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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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만 얼핏 보기엔 소설책같기도 하지만 엄연히 마케팅에 관한 책이다. 퍼플 카우(보랏빛 소) 효과에 대해서 이 책은 다양한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안전하게 물건을 만들고 안전하게 마케팅하는 것이 아니라 튀는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에 환호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그 제품을 홍보하게 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 책은 가장 위험한 것이 가장 안전한 것이며, 전체의 고객을 타켓으로 잡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만들고자하는 제품의 오타쿠 즉, 매니아층을 공략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존의 마케팅이었던 TV광고나 인터넷 배너광고는 죽었다고 하면서, 보다 신선하고, 보다 개성있는 마케팅법을 찾아낼 것을 요구하며, 그렇게 해서 퍼플카우효과가 나타났을 때 퍼플카우의 젖을 있는대로 다 짜내고(돈을 벌 수 있는한 다 벌어들이는 것) 그리고 새로운 퍼플카우효과를 위해서 연구할 것을 말하고 있다. 

  퍼플카우는 우리의 생활속에서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는 인터넷 배너광고에 그렇게 주목하지 않으며, TV광고도 왠만큼 개성있는 것이 아니면 튀지 못한다. 물건을 파는(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자신들의 물건을 팔기 위해서 보다 새로운 방법을, 보다 매력적인 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제품을 발견할때 주변에 그것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그 제품에 관한 얘기를 한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이 모두 마케팅에 속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퍼플카우 효과를 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이다. <보랏빛 소가 온다>는 마케팅에 관해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미국에서 지어진 책이라 예시가 미국에 한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새로이 만들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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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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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속에는 총 6개의 짤막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한 밤에 심한 공복감을 이기지 못하고 이것을 과거 친구와 함께 빵가게를 습격했던 것때문이라는 엉뚱한 결론 아래 아내와 빵가게를 다시 습격하는 빵가게 재습격, 어느날 마을의 코끼리와 조련사가 없어진데에 대한 이야기인 코끼리의 소멸, 결혼을 앞둔 여동생과 바람둥이인 오빠의 이야기인 패밀리 어페어, 1973년의 핀볼에 등장하는 쌍둥이 자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쌍둥이와 침몰한 대륙, 지나친 강풍이 불던 날의 일상적인 이야기인 로마제국의 붕괴, 1881년의 인디언 봉기, 히틀러의 폴란드 침입, 그리고 강풍세계, 마지막으로 태엽감는 새의 내용의 첫부분과 거의 같은 (아마 같다고 생각이 되는데, 태엽감는 새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정확하게 비교할 수가 없다.) 태엽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 이렇게 총 6편의 이야기는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이 한 권의 책 속에서 어우러져 있다.



 하루키의 단편은 대개 장편을 만들기 전에 장편에 대한 소재로써 많이 쓰여지는 편인 것 같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다시 한번느꼈다. 특히나 쌍둥이와 침몰한 대륙과 태엽감는새와 화요일의 여자들에서는 장편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났으니까. 게다가 와타나베 노보루는 몇 번이나 등장했는지. 그나저나 하루키의 장편 소설이 번역되어서 나왔으면 좋겠다. 아. 역시 단편만으로는 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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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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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감방에 동성애자인 몰리나와 좌익 게릴라 발렌티가 함께 수감되어 있다. 몰리나는 발렌티에게 영화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둘은 점점 친해진다. 사실 몰리나는 게릴라인 발렌티에게 게릴라의 본거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대가로 가석방을 받게 되는 인물이지만, 그것을 속이고 발렌티와 생활하며 점차 발렌티와 사랑에 빠진다.

  이 책은 두 남자의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르는 이야기에, 각주로는 동성애에 대한 이론들을 알려주고 있다. 동성애와 정치투쟁. 둘 다 사회의 이념에 반대되는 개념들이다. 작가인 마누엘 푸익은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그나마 비교적 가볍게 풀어나간다. (어디까지 비교적 가볍게다. )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책 자체는 나에겐 어려웠다. 특히 몇 장이나 이어지는 각주는 버거움의 극치였다. (원래 각주 읽는것을 정말 싫어함.) 여튼 몰리나의 영화이야기를 위주로 전개되는 구성은 굉장히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책 자체는 그렇게 마음에 와닿지 않았던 듯. 나에겐 아직 어려운 내용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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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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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 여인의 키스>에 충격을 받아 머리를 좀 식힐겸 가벼운 책을 선택했다. 이미 읽었던 <레볼루션 no.3>을 지은 작가의 책으로 레볼루션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해서 반가운 느낌마저 들었다.

  이번에는 성장소설이라기보다는 한 무기력한 회사원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더 좀비스가 도와줬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자신의 딸이 복싱선수에게 맞아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나 아버지인 자신은 어서 집에 들어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는 집에 돌아와서도 잠을 못이루고 아내로부터 아버지를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 뒤 자신의 딸을 때린 그 녀석을 죽여버리겠다고 칼을 가지고 가는데, 그 찾아간 학교는 복싱선수의 학교가 아닌 그 옆학교. 그곳에서 그는 좀비스를 만나고 순신으로부터 두달여간 훈련을 받아 결국 그 복싱선수를 된통 혼내준다.

  보통의 우리라면, 자신의 딸에게 그런 일이 생겼다면 법적으로 소송을 거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보상금을 받고 죄값을 받는다고 아버지의 마음이 편해질까? 내 생각엔 보상금이나 사과로는 아버지의 충격이나 상처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 과격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 그를 벌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자기자신에 대해서 반성하고 자아를 깨달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재미있게 다가왔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레볼루션>처럼 굉장히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제일교포이기도 한 작가는 일본속에서의 한국인의 비애를 순신을 통해서 드러내기도 하고, 그 외 다른 인물들을 통해서도 그런류의 감정을 실어 넣는다. 굉장히 박진감넘치는 구성에 흥미로운 이야기라서 금새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그의 작품은 가볍지만 먼가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게 한다. 아직 읽지 못한 그의 작품인 <GO>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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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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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접한 성석제의 소설집. 몇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굉장히 맛깔스러웠다.

  그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무언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하지만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들이었다. 가장 인상에 깊었던 '황만근은 이렇게 말한다'에 나온 황만근은 바보이긴 하지만, 정이 깊고, 농사에 대한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그는 융자를 받아서 무언가 새로운 농사를 짓는것보다는 자신이 가진 범위내에서 만족하며 살아갈 것을 말해준다. 그의 그런 말은 오늘날 수없이 생겨나고 있는 신용불량자들에게 경종을 울릴만 하다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성석제라는 작가는 때로는 독특한 개성의 사람을 앞세워 돌려서 풍자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그런 작법은 결코 부담스럽다던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책 뒤표지에 써있는 밤새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어떤 것임을 알 수 있었다는 말과 같이 이 책은 상당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었다. 성석제라는 작가를 발견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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