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An Inspector Morse Mystery 1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여러모로 예전에 읽었던 <진리는 시간의 딸>이라는 책과 닮아있었다. 우연한 계기로 이미 묻혀진 사건의 진상을 밝혀가는 진상이라던지, 그 진상을 밝히는 주인공은 침대에서 추리만 할 뿐, 나머지 모든 자료들을 그를 돕는 조력자에 의해서 얻는 것등이 비슷하다. 사실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모스 경감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었는데, 그는 영국인들이 셜록홈즈보다 더 좋아하는 탐정이라는 말에 혹해서 선뜩 잡아들었는데 그 말도 틀린말이 아닌듯한. 너무도 인간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추리에 그에게 매료되어버렸다. 모스경감시리즈가 계속 나오는 모양인데, 과연 학교에서 책을 사줄런지. 끄응.

 여튼간에, 이 책 속에서 모스 경감은 오래전에 옥스퍼드 운하에서 벌어졌던 사건에 대한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고 그 책을 읽어나가면서 마치 크로스워드 퍼즐을 풀듯이 재미삼아 사건에 손을 댄다. 그리고 그가 이윽고 밝혀낸 진실은 아무리 진실이라고 해도 이미 다시 파헤치기엔 너무도 오래된 사건. 그저 그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줬다랄까? 여튼간에 책 속에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의 또 한 권의 책의 내용이 등장하는 일명 액자식 구성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3인칭과 1인칭의 혼용이라던지 단어의 중의적 의미를 이용한 농담들이 나와서 읽으면서 전혀 지겹지 않았다. 그리고 이야기가 각 장마다 짧게 짧게 제시되어 (총 40장에 에필로그까지 나오지만 책은 200장이 갓 넘을뿐이다.) 오히려 짬짬히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물론 잠시 읽는 것을 멈춘다면 뒷 장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자연히 계속 읽게 되지만...아. 그리고 각 장의 시작 전에 제시되는 다른 책 속의 말들이 마치 그 장의 내용을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색다른 감정을 느낄 수도 있었다.

 어찌되었건간에 모스 경감과의 첫 만남. 책 속에서 그를 만난 다른 사람들의 반응처럼 나도 그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싹터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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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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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모>로 익히 알려져 있는 미카엘 엔데의 <자유의 감옥>은 이전에 나왔다가 절판되었다가 다시금 출판된 책이다. 요새 심취해있는 퍼트리샤 콘웰시리즈나 히치하이커 시리즈도 그랬지만, 요새는 어째 묻혀졌던 작품들이 다시금 발간되는게 유행인 것 같은 느낌이...어찌되었건간에 새로나온 판으로 보려고 생각을 했는데, 도서관에는 절판된 책만 있고, 새 책으로 신청해도 받아줄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절판된 책으로 읽어버렸다. 보니까 번역한 사람도 같길래...

 잡소리는 그만두고, 이 책에는 총 8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긴 여행의 목표'라는 제목을 가진 이야기부터 어떤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묶을 수 있을 법한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교외의 집', '조금 작지만 괜찮아'. 그리고 지하묘지 동굴세계에 사는 그림자들에 대한 이야기인 '미스라임의 동굴', 이상한 하얀 도시에 관한 이야기인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자유의 감옥', 그리고 순수와 믿음에 대한 이야기인 '길잡이의 전설' 이렇게 총 8편의 이야기들은 저마다 내가 최고라고 하면서 뽑낸다하여도 난 어떤 놈이 젤 좋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각각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뭐 책에 실려있는 내용이 8편정도 되니까 슬슬 한 놈씩 읽어주마!라고 생각했는데, 잡자마자 다 읽어버렸다. 젠장!

 미카엘 엔데는 굉장히 능숙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을 읽는 독자는 그의 거짓말을 마치 사실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매우 훌륭한 거짓말 쟁이다. 대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이리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쓴 것일까 싶기도 하지만, 그 얘기를 직접 해줄 미하엘 엔데는 이미 이 세상에 없다. 이 책이 환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해도, 한 편으로는 뭔가 철학적인 색채 또한 풍기고 있다. 밖으로 나갈 수 있었지만 스스로 나가기를 포기했던 '자유의 감옥' 속의 주인공이라던지 '집'이라는 개념을 찾기 위하여 끝없이 헤메는 '긴 여행의 목표'의 주인공의 모습, 그리고 아무런 인식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는 '미스라엘의 동굴'의 많은 그림자들의 모습. 그런 모습들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미카엘 엔데같은 작가가 또 나올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지만, 또 이런 작가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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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루이 가족 4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미애와 루이 가족 엮음 / 자인 / 2005년 1월
품절


모든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는 마음. -103쪽

어디로 갈 것인지 혼미해질 때,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을 그냥 믿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점점 의심하게 되고, 사방을 둘러보며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봐도 길이 보이지 않아.... 길은, 눈 앞에 보여지는 길은, 마음에 보여지는 길을 미쳐 깨닫기도 전에 마음을 가리고 단지 눈에 보이는 것에만 의존하도록 할 뿐이다.
-119쪽

케냐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마음의 평화가 있어 보인다. 싸울 때도 서로 주먹질 하며 상처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말로 한다. 화를 내도 도무지 화 난 사람 같지 않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잠깐만요! 케냐 사름들은 모두 평화로와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입니다. 지금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돈이 없어도 내일이 있기 때문에 늘 희망이 있습니다." 아, 결국 마음의 욕심이 마음의 평화를 밀어내 버리는구나-182~3쪽

구름과 하늘을 사랑한다. 두둥실 떠 있는 흰구름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많은 의미를 마음에 전해준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하늘은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205쪽

네 머리로 보려고 하지 마. 네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말하면 되는거야!-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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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구판절판


흔히들 남자는 여자의 눈물에 약하다고 하지.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가 흘리는 눈물의 실제 의미를 자신의 그것과 동일시하는 커다란 오류를 범하기 때문이란다. 설사 이 생각이 맞더라도, 여자는 남자와 달리, 그 눈물의 본질적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섬세함을 본능적으로 지녔음이 먼저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즉, 여자는 남자와 여자가 흘리는 눈물 사이의 그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기에, 자신의 운명을 남자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다. 돌처럼 굳어 있는 남자의 얼굴에 눈물이 흐를 때, 어느 여자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는가! -46~7쪽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아직 이해할 수 없었으나, 한 가지 사실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 세상 모든 사람들 가운데 단 한 사람, 오직 자신에게만 의미가 있는 메시지라는 점이었다. 수백년이 지나더라도 그것에 합당한 사람은 자신밖에 없을 터였다.-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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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An Inspector Morse Mystery 1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2월
품절


문체는 소재에 뚜렷이 찍힌 작가 성격의 낙인이다. -(앙드레 모로아. <글쓰기 기술>)-54쪽

책의 세계란 얼마나 즐겁고 다가가기 쉬운지! 만일 이곳까지 누군가에게 이끌려 왔다면 학생의 의무나 게으름의 임시방편으로만 책을 대하지 말고, 모험가의 열정을 가지고 그 세계로 뛰어 들어라! -(데이비드 그레이슨 <만족스러운 모험>)-59쪽

우리가 훌륭한 책들을 읽는다 하더라도, 작가로서 똑같은 과정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 진정한 가치를 결코 느낄 수 없다.(존 키츠, 존 레이놀즈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115쪽

이상하게도 여행지나 객지에 머물렀던 시간이 끝나게 되면 늘 슬픔이 따른다. 우리 모두가 떠나기 마련인 마지막 여행에 대한 예감 때문일 수도 있고, 더 단순하게는 길게 이어지는 작별 인사들 때문일 수도 있다.-168쪽

그대가 온 목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다만 하나의 껍질, 의미의 껍질이다. 목적은 그것이 다소라도 실현되는 때에 비로소 그 껍질에서 터져나온다. (T.S. 엘리엇. <리틀 기딩> )-218쪽

세상은 둥글고, 끝처럼 보이는 곳이 출발점일 수도 있다. (아이비 베이커 프리스트 <퍼레이드>)-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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