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 - Shakespeare's Complete Works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이다희 옮김 / 달궁 / 2005년 6월
품절


진실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늘 그렇게 좌절해 왔다면 그것은 운명의 법칙입니다. 그렇다면 시련 속에서 인내를 배워야지요. 사랑에는 늘 고통이 따른다고 하니, 사념이니, 꿈이니, 한숨이니, 소망이니, 눈물이니 하는 것들은 사랑의 동반자들이겠군요. -45~6쪽

사랑은 아무리 하찮고 천하고 더러운 것이라도 아름답고 기품 있게 만드는 것. 날개 달린 에로스를 그릴 때 눈을 가린 모습을 그리는 것도 이 때문인가. 더구나 사랑하는 마음에는 분별도 없다. 날개가 달려 있고 눈은 가려져 있으니, 천방지축 물불 안 가릴 수밖에. 그래서 사랑의 신 에로스를 어린아이라고 하는가 보다. 어린아이는 종종 엉뚱한 것에 속아서 선택을 하니까. -50쪽

그대가 날 끌어당기지 않았어요? 아, 무정한 지남철 같은 사람. 하지만 그대가 끌어당기는 것은 쇠붙이가 아닙니다. 강철 같이 진실한 저의 일편단심이랍니다. 끌어당기는 힘을 버리세요. 그러면 끌려가는 힘도 없어지겠지요. -72쪽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나 미치광이들은 머릿속이 복잡하고 뒤숭숭해서 그런지 냉정한 이성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들을 상상해 내고는 하지요. 미치광이들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시인들은 그렇게 상상해 낸 세계에서 산답니다. 이 세상에는 드넓은 지옥을 꽉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은 악마를 만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 사람들이 바로 미치광이들이에요. 마찬가지로 정신나간 사람들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인데, 이들은 새까만 집시의 얼굴에서 트로이아 헬레네의 아름다움을 보아내지요. -155쪽

연극이란 아무리 훌륭해도 인생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아요. 시시껄렁한 것도 배우들의 상상력이 제대로 풀어지면 꽤 볼만하게 되는 법이지요.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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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 Shakespeare's Complete Works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이다희 옮김 / 달궁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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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곡 작품인 이 작품은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여기에 테세우스와 히폴뤼타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그 외에 가지가지 이야기가 나타나고 있다. 하룻 밤 동안에 한 방울의 마법 꽃즙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겪는 웃지 못할 헤프닝, 사랑과 미움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 그리고 간간이 등장하는 언어유희, 날품팔이꾼들의 희화화된 비극적인 연극담등의 곁가지적 이야기에, 결국은 모두에게 해피엔딩!이라는 부담없는 결말. 이 모든 게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다.

 이윤기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테세우스와 히폴뤼타 등의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해준 것은 책을 읽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어주는 듯하다. 그리고 책의 중간중간에 실려 있는 삽화도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어갈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책 값이 너무 비싼거 아닌가하는 생각은 여전하다.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책이 만원이라니 양장이기도 하고, 칼라판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주제에 말이 많다! )

 보아하니 다음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같은데, 언제쯤 나오려나. <햄릿>이나 <리어왕>, <오셀로>와 같은 작품들도 어서 나왔으면 좋겠다. (왠만하면 책 값 좀 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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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의 지문 2 - 법의관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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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는 훨씬 전에 읽을 수 있었던 책인데, 학교 도서관에서 도서 신청을 이상하게 받아줘서,(보통 2권짜리 책일 경우에는 1권만 신청해도 2권도 같이 사주는데, 이 책은 1권만 달랑 사줬었다. 그래서 2권을 신청하고 그게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이제서야 읽게 됐다. 그만큼 기다리는 동안 기대감만 증폭되고 있었는데, 역시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 정말 흥미진진했다.

 10년 전, 유명한 앵커를 잔혹하게 살해한 로니 조 워델. 그는 긴 복역 생활을 전기의자에서 마감할 날을 앞두고 있다. 헌데, 그가 처형되기 바로 전 날, 그가 10년 전에 벌였던 살인 사건과 똑같은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워델은 결국 처형되고, 그 이후 발생한 사건에서는 워델의 지문이 발견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처형당한 사람이 워델임을 증명할 수 있는 그의 모든 기록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계속되는 살인 행렬. 거기에 스카페타를 점점 궁지로 몰고가는 일들. 과연 범인은 누구이고, 왜 그런 일을 벌인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 크게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첫째는 사형제도에 대한 문제이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워델의 처형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등장한다. 과연 사형 제도는 정당한 제도인가. 한 사람의 삶에 대해서 과연 다른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가. 그 판단은 옳은 판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문제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게끔 해준다.두번째는 언론의 힘에 대한 문제이다. 이 책 속에서 스카페타는 자신이 실제로 한 행동과는 무관하게, 그녀에게 악의를 가지고 있는 주위의 사람들의 말에 의해서 언론에게 엄청난 공격을 받는다. 진실 여부는 제껴두고 한 사람이 언론에 의해서 공격당하고 벼랑 끝까지 몰리는 모습은 얼마나 익숙한 모습인가. 그렇게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일명 '공인'이라고 불리는 남들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정말 여러 사람이 작정을 하면 한 사람 인생 망치는 건 일도 아니겠다 싶을 정도로 스카페타는 정말 말도 안되게 당해버리고 만다. 물론, 끝내 진실은 밝혀지지만 말이다.

 언제나처럼 스카페타의 시리즈는 흥미진진하다. 1권을 펴서 읽기 시작하면 푹 빠져서 다른 어떤 일은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이런 반응의 속도는 어째 그녀의 책이 점점 더 출간되어갈 수록 더해지는 것 같다. 오랜만에 등장한 스카페타의 조카 루시가 커가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보다 돈독해진 스카페타와 마리노 형사의 이야기들도 그렇고 그 모든게 흥미로웠다. 다음 책인 <시체 농장>도 빨리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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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성석제 지음 / 강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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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에 읽은 책의 짜증을 씻겨보낼 유쾌한 책을 읽고자 했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의 선택 또한 실패한 것 같다. 성석제 특유의 입담은 살아 있지만, 유쾌하지 않은, 서러움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랄까.

 이 책은 이전에 나왔던 <새가 되었네>라는 책의 개정판으로, 총 7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표제작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시작으로 금과 은의 왈츠, 첫사랑, 이른 봄, 새가 되었네, 황금의 나날, 스승들로 이어지는 일련의 글 속에서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그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어떤 이들은 그 아픔을 (주인공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죽음으로 마무리하고, 어떤 이들은 그저 그렇게 계속 살아가는 모습들을 마치 포장마차집에서 소주와 함께 하는 안주거리인양 보여주고 있다.

 슬로우머신을 보는 것과 같이 느리게 자동차가 추락하는 걸 보여주며 동시에 주인공의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그의 일생을 보여주는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와 작가의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스승들(단순히 학교 선생님 뿐만 아니라,여인, 군대, 술, 음악 등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을 이야기하는 '스승들', 한 편의 우화 같은 '이른 봄', 돈이 없는 자의 비애를 보여주는 '새가 되었네','황금의 나날', 그리고 두 친구의 다소 묘한 우정을 보여주는 '첫사랑', 유년 시절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게 해주는 '금과 은의 왈츠' 이 일곱편의 작품 모두 저마다의 매력이 느껴져서 좋았다. 다만 아쉬운 건, 내가 밝은 소설을 읽고 싶었었다는 것. 다른 날 읽었으면 더 좋았을껄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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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필드 파크 - 하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3
제인 오스틴 지음, 이옥용 옮김 / 범우사 / 2003년 11월
구판절판


"그건 그렇고, 한 마디도 빼지 말고 전부 털어놓도록 해, 오빠. 도대체 언제부터 패니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거야?"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것만큼 불가능한 일은 또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런 질문을 받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겠지만 말이다. 헨리는 '이 즐거운 번뇌가 어제 그에게 숨어들었나'라는 질문에 대해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오만과 편견에도 이와 비슷한 의미의 구절이 있었다.)-87~8쪽

너희 두 사람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안 된다고는 생각하지 마. 나는 오히려 그런 점이 필요하고 그것이 좋다고 생각해. 나는 두 사람의 성격이 너무 똑같은 것보다 다른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해. 다르다고 해 봐야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는지 안 쓰는지의 차이라든지, 손님이 많은 것을 좋아하는지 적은 것을 좋아하는지, 말을 많이 하는지 적게 하는지, 꼼꼼한지 활달한지 하는 것들 뿐이야. 내가 확신하는 건 이럴 때 다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편이 결혼 생활의 행복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거야. 모든 측면의 성격이 아주 닮았다고 하면 극단적으로 가기가 쉽기 때문이지. 은근히 서로 반대되는 측면이 있어야 안전한 거야.-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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