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Letter -O.S.T.
레메디오스(Remedios) 작곡 / 포이보스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좋아하는 ost 중 하나가 바로 이 러브레터 ost이다.
이 영화를 처음 본 것도 벌써 몇 년전인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이 음반을 들으면 영화의 장면들이 아련하게 떠오름을 느끼곤 한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음악들이 이어지기때문에,
책을 읽을 때나 공부를 할 때에도 종종 듣곤 하는데,
방해된다는 느낌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다.

특히나 a winter story나 his smile 같은 곡들이 좋아하지만,
다른 곡들도 전체적으로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좋은 곡들로 가득찬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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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 1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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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 대한 얘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는데, 어쩌다보니 이제서야 손에 잡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알다시피 우리나라로 귀화한 박노자라는 사람이다. 겉모습은 러시아인이지만, 국적은 한국인, 그리고 그의 마음도 한국을 아끼는 마음이 있기에 이런 목소리가 나올 수 있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누어져있다. 한국사회의 초상, 대학, 한국사회의 축소판, 민족주의인가 국가주의인가, 인종주의와 대한민국. 각 장을 읽어갈 때마다 혹 그가 너무 편파적인 시각에서 한국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를 찾으려 했지만, 책의 뒷표지에 쓰여진 홍세화의 말처럼 '그는 이방인의 눈을 가졌으나 그의 가슴은 한국인의 것이다. 뛰어난 우리말 능력으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짚어내는 그의 글에 날카로움과 함께 항상 안타까움이 배어 있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정서의 아우름, 그를 갖게 된 것은 우리에겐 크나큰 복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뿐, 그가 편파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 책이 출판된 것도 벌써 4년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 때의 한국의 모습과 지금의 한국의 모습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는가? 그가 책에서 비판한 내용들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어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존재하고 있고, 툭하면 군대 내에서의 구타문제는 떠오르고 있고, 여전히 시간강사들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인맥을 바탕으로 한 관계들도 존재하고 있다.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다.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서 국적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한국으로 귀화하고 싶어도 시험을 통해 걸러지는 사람들도 있다.

 작년에 학교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에 대한 사진전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사진 속의 조선인들의 모습과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서 겹쳐지는 것은 왜였을까.

 이 책은 너무도 쓴. 하지만 한 번쯤은 먹어야 할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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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7-23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벌써 보셨군요. 이 사람 글빨은 알아주는데 그닥 재밌게 보진 못했어요. 날카롭다는 인상은 받았지만.

이매지 2005-07-2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카롭긴 한데 근거있는 날카로움이라서 자극은 되더라구요^-^;;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강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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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비밀>로 잘 알려진 로알드 달의 단편모음인 이 책은 표지부터가 흥미롭다. 와인잔을 휘감아 나오는 와인의 끝에 통통하고, 콧수염이 난 아저씨가 와인병을 들고 마치 날아가듯이 그려져있고, 한 쪽에는 왠 푸른빛의 고양이가 그려져 있고, 안경에, 담배에, 의자에, 왠 시무룩한 표정의 아줌마까지. 이건 뭔가 조합이 안되고, 그 때문에 저마다 무슨 얘기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게 했다. 일단 표지만 보고도 이 책이 유쾌할 것 같다는 예상을 했고 말이다.

 이 책에는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져있다. 목사의 기쁨, 손님, 맛, 항해 거리,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남쪽 남자, 정복왕 에드워드, 하늘로 가는 길, 피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같은 10편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대체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이 날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이 유발되어 책장을 계속 넘기게 되고, 결국 다 읽고는 무릎을 탁 치고, '아아.'라는 나지막한 탄성만 내뱉게 만든다. 다시 말하자면, 로알드 달은 굉장히 짖궂지만 그에 대한 보답은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목사로 위장한 채 고가구를 사러 가는 보기스에게 생기는 이야기인 <목사의 기쁨>이나, 카사노바는 그의 발 밑에도 못 미칠 엄청난 바람둥이인 오스왈드에게 벌어지는 이야기인 <손님>, 포도주를 맛만 보고도 어느 지역, 어느 농장에서 재배된 것인지를 맞추는 끝내주는 미각을 가진 프랏이 등장하는 <맛>을 비롯하여 다른 작품에서도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즐거움을 주고 있다.

 책 속에서는 왼쪽 새끼 손가락을 걸고 내기를 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남쪽 남자) 만약, 로알드 달이 "이 책을 보고 당신이 즐거워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갖고 싶은 어떤 것이든 다 줄테니 대신 당신의 손가락을 걸어라."라고 해서 내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큰일날뻔 했다. 10편의 이야기가 다 재미있었던 나는 이 글을 쓸 수 없었을 것 아닌가. 휴우. 천만 다행이다. 별을 한 백 개쯤 줘도 아깝지 않을 즐거움을 안겨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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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 유쾌한 미학자 진중권의 7가지 상상력 프로젝트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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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미학 오디세이>시리즈를 지은 진중권의 책이다. 그 시리즈를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그 시리즈보다 이 책은 훨씬 더 쉽고 재미있었다.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이 책 속에서는 우리가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그런 놀이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총 7개의 부분으로 나눠진 책은 재미있게도 무지개색대로 분류가 되어 있고, (일곱빛깔이라는 말을 떠올린다면 무지개는 바로 떠오르는 키워드가 아닌가 싶어서 '센스있군'이라는 생각을 잠시 가지기도.) 그 속에는 그림자 놀이, 미로, 주사위 등등의 많은 놀이들이 등장한다. 우리가 어릴 때 호기심에서 해본 놀이들이 과학적, 미학적으로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다소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책 속에 등장하고 있는 아크로스틱이라는 것은 우리가 한동안 많이 한 삼행시와 같은 개념이고, 아나몰포시스라는 것은 왜상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런 생소한 단어들이 그 이름보다는 속성이 더 익숙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만약, 이 책을 보면서 평소와 같이 그저 책을 똑바로 읽는다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기울여서 보기도 하고, 세워서 보기도 하면서 저자가 이끌어주는대로 즐기면서 보는 공간도 있기 때문이다. 혹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다른 이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지도. (책을 이리 돌려서 봤다가, 세워서 보기도 하고, 기울여서도 본다면 십중팔구는 '저 사람 왜 저러나'라는 눈초리로 볼테니 조심하자.)

 여튼 무료한 일상에 뭘 하고 놀까라는 고민을 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즐기기를 권하고 싶다. 읽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책이니까 말이다. 내킨다면 책에서 소개된 놀이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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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11월에는
한스 에리히 노삭 지음, 김창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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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책을 읽기 시작할 때에는 다른 분들이 써놓은 서평을 보거나, 이 책이 좋더라. 라는 입소문을 듣고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끔씩은 도서관에서 어슬렁 어슬렁거리다가 눈에 띄는 책을 읽기도 하는데, 이 책이 바로 그 경우였다. <늦어도 11월에는>이라는 제목 앞에서 왜 하필 그 많고 많은 달 중에 11월인지. 11월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인지 궁금했기에 스리슬쩍 빌려와서 읽기 시작했다.

 부유한 사업가 집안의 며느리인 마리안네. 그녀는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욕망을 마음 한 구석에 안고 있지만, 그냥 그렇게 일상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여자이다. 어느 날 남편 대신 참석한 문학상의 시상식에서 만난 한 남자(수상자)로부터 "당신과 함께라면 이대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선뜻 그를 따라 나선다. 어디로 가던, 어떤 일이 그녀 앞에 기다리고 있던 전혀 상관없이. 게다가 몰래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남편에게 말을 하고 나가는 그녀.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왔기에 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렸다기보단 자신이 그 남자의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마리안네. 어느 날 그들을 방문한 시아버지와 대화를 한 뒤 그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일상 속에서 그녀는 그 남자를 그리워하기도 하며, 또 한편으로는 불안해하며 살아가고, 결국 그녀 앞에 다시 나타난 그를 따라 집을 또 다시 나선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새롭게 시작되기 전에 끝이 난다.

 늦어도 11월에는. 그때가 되면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고 사고 싶은 폭스바겐을 사서, 그걸 타고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함께 가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 너무도 평온한 일상(아무런 변화가 없는 그런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랑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버리고 모험을 시작하는 마리안네. 그녀의 섬세한, 그리고 예민한 내면을 작가는 잘 그려낸다. (남자 작가가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잘 그려내면 솔직히 소름 끼친다.) 단순히 몇 시간 전에 만난 남자의 말 한마디에 무너져버리는 마리안네의 모습. 그녀에게 있어서 그 남자(묀켄)의 말은 그저 하나의 도화선이었을 뿐. 그 남자가 아니었더라도 그녀는 그런 자극이 있었으면 떠났으리라. 결혼이라는 굴레 속에서 그녀는 벗어나려고 했고, 행복을 찾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녀는 과연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죽음으로써 영원히 사랑을 유지시킬 수 있었을까. 너무도 애절한, 그리고 너무도 위험한, 그리고 너무도 안타까운 그런 책이었다. 나에게도 모든 것을 던지고 일상을 벗어나게 해줄 사람이 찾아 온다면 난 과연 마리안네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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