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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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멜리 노통브의 새로운 작품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사 번역되어 나왔으니 새 작품이라고 하자. (원래는 1997년작이구만.) 아멜리 노통브의 책들은 대개 나름대로 비판의 요소가 들어있고, 반전의 요소들이 있었기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는데, 요새들어 어째 비슷비슷한 느낌의 식상함을 느껴서 다소 멀어지려고 하던 찰나에 이렇게 새 작품이 나오니 어찌 안 읽겠는가. 우연히 간 대형서점에서 철푸덕 앉아서 그녀의 세계로 빠져들어갔다.

  이 책은 <노틀담의 곱추>를 현실적으로 바라본 책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자신이 봐도 세계 최고의 추남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그를 보는 모든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못 생겼고, (얼굴이 귀를 닮았단다.) 축축 늘어진 살갗에 등에는 혐오스럽기까지한 여드름들이 있는 그야말로 추남이라 이름대신 카지모도라 불릴 정도다. 그는 자신도 노틀담의 곱추처럼 최고의 미녀와 사랑에 빠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중, 그의 앞에 아름다운 여배우 에텔을 만나게 되고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에텔의 도움으로 세계 최초의 못난이 모델이 되고, 자신의 외모를 통해 외모 지상주의 사회에 일침을 가하면서 성공을 하게 된다. 에텔에 대한 사랑은 깊어가지면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곁에서 머무르는 카지모도. 그녀는 어느 새, 미남 화가에게 빠지게 되고 카지모도는 자신의 마음을 알리려고 부단히도 노력한다. 그리고 벗겨지는 에텔의 실체.

   그간 아멜리 노통브가 보여준 공격이 인간의 내면에 근거한 것이라면 이 책에서는 외면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너무도 추악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카지모도. 우리는 그의 그런 추악한 모습을 보고 피하고 꺼려한다. 그리고는 흘러간 유행가의 가사처럼 "마음이 고와야지 여자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카지모도는 남자이지만, 사람들은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던간에 겉으로는 사람은 내면적으로 아름다워야한다고(혹은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건 뭔가가 아이러니하다.

   카지모도는 우연히 상속받은 유산으로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만약 그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더라도 수술을 하지 않았을까? 사회에서 그를 속으로는 흉을 보더라도 어느정도 받아들였던 것은 그가 남자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람들의 눈은 여자의 외모에 대해서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니까 말이다.  

  물론, 단순히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같은지를. 외모 지상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독자에게는 왠지 뜨끔해지는 이야기였다.

 

  여담이지만 아멜리 노통브 정도면 예쁜 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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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09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함 띄워주시면 평가를.... ^^

이매지 2005-08-09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 작가소개 보세요 ㅋ

Mass 2005-08-1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집을 사고싶네요,-_ㅠ 근처에 헌책방이 엄써성, 전집은 꿈도 몬꾸는,, 혹시 인터넷헌책파는데 좋은곳 아세용?

이매지 2005-08-11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인터넷에서 안 사고 가서 뒤적거리는 걸 좋아해요^-^
동네에 신고서점이라고 제법 큰(?) 헌책방이 있어서요^-^;

마태우스 2005-09-27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그러시군요. 식상함. 저도 그래서, 작년부터 노통브와 결별했어요 첨엔 노통이였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노통브라고 부르는 것은, 노무현 때문인가요 혹시?

이매지 2005-09-27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권 읽다보면 식상해짐을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도 결별을 고하려하지만 혹 이번 작품은 다를까라는 마음에 잡곤 하죠. 노통브라고 하는건 외국어 표기법때문으로 알고 있는데... 그쪽에서도 노통브로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하더군요. 흠. 정말 혹 노무현때문일까요 -_ -a
 
Chie Ayado - Love
치에 아야도 노래 / 스톰프뮤직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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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실 난 재즈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재즈 뮤지션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그러던 중 우연히 치에 아야도의 L-O-V-E를 듣게 되었다.
이전에 들은 L-O-V-E가 고운 느낌이었다면 그녀의 L-O-V-E는 시원시원한 느낌이었다.
그녀만의 목소리에 빠져들어 뒤적이다 동영상을 하나 발견했었다.
아마 우리나라에 공연을 하러 온 적이 있었나본데 그 때의 동영상이었다.
자그만한 체력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힘이 나를 압도했고, 결국 그녀의 음반을 구해서 들었다.

이 음반은 유명한 곡들을 그녀가 나름대로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건 1번 트랙의 Blue skies와 11번 트랙의 どんなときも,
그리고 내가 처음 그녀에게 눈을 뜨게 해준 15번 트랙의 L-O-V-E이다.

많은 악기는 사용되지 않은 음반이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하나의 악기로 훌륭한 음악들을 만들어 냈다.
곡마다 목소리를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 음반에 실린 다른 곡들도 유명한 곡들이니 한번쯤 새로운 느낌으로 들어보면 좋을 듯 싶다.
원곡보다 더 좋은 리메이크곡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음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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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관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용태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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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 가운데에서도 독특하게 절반 이상의 이야기가 법정에서 이야기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기로 되어 있고, 병으로 누워있는 고모의 재산을 물려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엘리노어 칼리슬이 있다. 그녀는 어느 날 고모의 곁에서 누군가 알랑거리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익명의 편지를 받고 겸사겸사 고모를 만나기 위해 간다. 헌데, 그 곳에서 그녀의 약혼자인 로더릭 웰먼은 고모를 간호하고 있던 메어리 제어드에게 한눈에 반해버린다. 그녀 때문에 사랑을 잃은 엘리노어 칼리슬. 그녀의 고모는 곧 죽고, 집은 팔기 위해 내놓아진다. 그렇게 끝이 났으면 좋았을 것을 그 곳을 떠났다가 집 정리를 하기 위해 돌아온 엘리노어. 그녀는 메어리를 다시 만나게 되고, 무슨 일인지 메어리는 모르핀때문에 죽게 된다. 동기, 상황 모두 그녀에게 불리하기만 한데. 어떤 관점에서 생각해봐도 그녀는 범인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는 무죄라고 한다. 그렇다면 진범은 과연 누구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는 등장 인물 중에 누군가 포와로에게 사건을 빨리 좀 해결해달라고 얘기해서 '정말 더럽게 보채대는구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이건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인 증거는 꽁꽁 숨겨놨다가 나중에서야 밝혀지기 때문이다. 독자는 의심은 할 수 있을지언정 확신은 할 수 없는 그런 상태에 놓이고, 결국은 '사실은 이렇지롱~'이라면서 약올린다. 이런 책을 접하면 무지하게 심술이 난다. 공정한 게임을 좀 하자고!

  독자와의 공정한 게임은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이 책에서 다른 즐거움을 찾아보자. 내가 찾은 즐거움은 마치 체념한 듯이 법정에 앉아 파노라마처럼 엘리노어의 머리를 스쳐가는 지난 일들. 그리고 그녀의 심리상태였다. 자신이 생각해도 메리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지만, 자신은 죽인 기억이 없는. 하지만 그걸 변호하려는 마음도 별로 가지고 있지 않은 그녀의 모습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줬던 것 같다.

  그지만 이 책 날 너무 심술나게 했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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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08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중학교때 참 재밌게 읽었는데 왜 이 시리즈들을 버렸을까 몰라요.

이매지 2005-08-08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걸 버렸단 말씀이셔요?
하나씩 빼서 보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데요 - ㅋㅋ

panda78 2005-08-08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주 쏠쏠하죠. ^ㅂ^ 갖고 다니기에도 딱인데...

이매지 2005-08-09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가방에도 쏙 들어가는 착한 사이즈와 적당한 두께! ^-^

마늘빵 2005-08-09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들이 그러니깐 더 아깝잖아요.. ㅠ_ㅠ 흙흙 일부러 그러시는거죠?
 
위치우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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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에서 경찰으로 활동했던 룩 피츠윌리엄. 그는 경찰을 그만두고 영국으로 돌아오게 되고, 런던으로 가는 기차에서 우연히 노처녀 래비니아 풀러튼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녀는 런던 경치성에 자신의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을 막아달라고 가는 길이라고 했고, 런던에 도착한 그들은 각자 갈 길을 가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신문에는 풀러튼이 뺑소니 사고로 죽었다는 기사가 나오고, 그로부터 얼마 뒤, 그녀가 다음에 죽을 것 같다고 한 험블비 의사가 죽었다는 기사가 나온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호기심에 위치우드로 찾아간 룩 피츠윌리엄. 범인을 잡기 위한 조사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 책이 매력이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번째로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녀의 로맨스가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생판 모르는 젊은 남녀가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알게모르게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두번째로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탐정인 룩 피츠윌리엄이 좀 어리버리하다는 점이었다. 등장하는 탐정이 영리해서 똑 부러지게 일을 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긴 하지만, 룩 피츠윌리엄처럼 헛다리를 짚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하는 것도 매력이 있다. 탐정이라고 해서 특별한 존재는 아니구나 싶으면서 동질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이 책의 원제는 Easy to kill 이다. 그 때문인지 책 속에서도 몇 번 이런 류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혐의만 받지 않는다면 살인처럼 쉬운 것은 없어요." 정말인지 아닌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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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속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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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전, 유명한 화가인 크레일이 독살당한다. 유력한 범인으로 그의 아내가 지목되고 그녀는 가까스로 사형은 면하나 곧 감옥에서 죽고 만다. 그로부터 16년 뒤, 죽은 어머니는 딸에게 편지를 자신이 무죄임을 알리고, 결혼을 앞둔 딸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진실을 알고자 한다. 그리고 16년 전의 그 사건을 포와로에게 의뢰하고, 포와로는 그 사건에 얽힌 5명의 사람들을 찾아가 각각의 기억을 모아 진실을 밝힌다.

   이 책의 결말을 다소 예측하기 쉬운 편이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범인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사람이 범인이었다는 점에서 난 반만 맞춘 셈이었다랄까?

   대개의 포와로가 등장하는 책에서는 포와로의 그 건방짐이 싫은데, (좀 더 겸손하면 좋겠지만 그러면 매력 없을 것 같긴 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포와로의 성격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가 잘난척하면서 행동하는 건 초반에 사건을 의뢰받을 때만 나타나서 오래간만에 포와로의 추리를 편하게 감사할 수 있었다.

   물질적인 증거는 모두 없어진 상황에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기억을 토대로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는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또 한 편으로는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관점에서 사건을 서술하고 있는다는 점에서 문득 <핑거포스트 1663>이 다시금 생각이 났다. 책을 덮음으로써 범인은 알게 됐지만 다시금 그들의 증언을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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