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 O.S.T.
조영욱 음악감독, 최승현 작곡 / 파고뮤직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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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의 첫번째 트랙은 "왜 이렇게 눈만 시뻘겋게 칠하고 다녀?" "친절해 보일까봐."라는 영화 속의 대사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왠지 서글픈 현악기의 선율. (현악기에는 문외한이라 듣고 무슨 악기인지 알 수 있는건 첼로밖에 없다.) 처음 금자씨의 예고편을 봤을 때 흐르던 그 선율이었다.

이 선율로 금자씨를 만났다면 이 후에 등장하는 2번 트랙의 기도하는 금자에서는 제목과 어울리듯이 왠지 경건하게 기도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내면의 갈등이 잘 드러나고 있는 곡인 듯 싶다. 특히 후반부에 긴장감이 고조되었다가 스르르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소리가 예뻐서 무슨 악기인가 찾아봤더니 쳄발로라는 악기라고 한다.

3번 트랙의 너나 잘하세요는 뭔가 웅장한 혹은 비장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곡으로 뭔가 부족하게 보이는 (들린다고 해야할까?!) 트랙이었다.

4번 트랙의 마녀 이금자는 한 곡 안에서 여러가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선율에 빠져듬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5번 트랙의 속죄에서도 쳄발로가 사용되어 신선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6번 트랙의 슬픈 인연은 (확실치는 않지만) 오보에 소리가 인상적인 곡으로, 오보에 외에도 여러 악기가 등장해 듣는 즐거움을 준다.

7번 트랙의 화창한 오후는 제목답게 6번 트랙까지의 약간은 어둡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고 환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6번트랙까지의 긴장을 이 곡으로 잠시 풀고 지나갈 수 있을 듯 싶다.

8번 트랙의 너무 변했어는 현악기의 흐느끼는 듯한 선율과 튕기는 듯한 음색이 약간은 느릿하게 진행되어 묘한 느낌을 준다.

9번 트랙인 구슬 이야기는 2번 트랙인 기도하는 금자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곡이었다. 선율도 좀 비슷하고.

10번 트랙인 천사가 지나간 자리에서는 피아노 선율이 조용히 이어지면서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듯 싶다.

11번 트랙인 이별에서는 멜로디는 플룻 선율이, 반주는 쳄발로가 맡아 묘한 어울림을 들려준다. 짧고 굵게 34초동안에.

12번 트랙은 제니의 자장가로 지금까지의 트랙에서 사람의 목소리라면 1번 트랙의 대화가 다여서 아쉬웠다면 이 트랙을 통해서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사람의 목소리도 하나의 악기임을 느낄 수 있는 트랙이었다. 금자씨의 딸 제니의 목소리로 제니의 아픔도 이해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3번 트랙인 편지에서는 쳄발로 선율이 마치 오르골처럼 연주되는 기분이 들었다.

14번 트랙인 죄와 벌에서는 비발디의 느낌을 얻을 수 있었는데 비발디의 곡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여튼 마음에 드는 트랙 중 하나였다.

15번 트랙인 방아쇠를 당겨라에서는 다른 어떤 트랙보다 긴박감이 넘치는 선율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방아쇠를 당기기전에 고조되는 마음과 함께 방아쇠를 당기고 난 후의 긴장이 풀어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곡이다.

16번 트랙인 세상에서 제일 사악한 케잌에서는 저음의 피아노에서는 둥둥둥둥의 소리와 함께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멜로디는 뭔가 침착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곡이다.

17번 트랙인 우울한 파티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귀를 휘감아들어감을 느낄 수 있었던 트랙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트랙이었다.

18번 트랙인 Mareta, mareta no'm faces plorar은 1700년대 알리칸테의 자장가를 조르디 사발이 재해석한 곡으로 조르디 사발의 부인인 몽세라 피구에라스와 딸인 아리안나 사발의 이중창을 통해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곡 인듯 싶다,

19번 트랙인 친절한 금자씨 (Another Take)에서는 1번 트랙의 친절한 금자씨를 대사없이, 그리고 조금은 다른 음색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1번 트랙과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마지막으로 20번 트랙인 제니의 자장가 (Another Take) 역시 제니의 음색이 들어가지 않아 선율 자체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무척이나 서글퍼지는 느낌이었다.

올드보이때에도 그랬지만, 영화는 둘째치고라도 꼭 갖고 싶은 ost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번 금자씨 앨범도 기대에 부응하는 앨범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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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결사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용태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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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추리소설을 읽을 때면 드는 생각은 '어쩜 이렇게 주인공은 똑똑한 것인가!'라는 점이다.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그들의 모습은 아무리 소설 속의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기가 팍 죽어버리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토미와 터펜스라는 젊은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뛰어난 머리보다는 일을 물고 늘어지는 끈기가 장점인 이들의 모습을 읽는 재미는 제법 쏠쏠했다.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토미와 터펜스. 그들은 전쟁 이후 마땅한 직장도 없이 일자리를 구하는 그렇고 그런 젊은이들이다. 우연히 다시 만난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청년 모험가 회사'를 만들고 우연히 일거리를 얻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영국을 구해내는 일이었다.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루시타니아 호라는 호화 여객선이 침몰된다. 그 배에는 전쟁의 형세를 바꿀만한 힘을 가진 문서를 운반하고 있던 사람이 있었고, 그는 그 문서를 침몰 전에 한 여인에게 맡긴다. 그 문서는 몇 년이 흘러 영국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진 문서로 등장한다. 그 문서를 찾는 것이 바로 토미와 터펜스의 첫 임무이다. 영국의 운명은 그들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과연 그들은 임무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후 부부 탐정으로 여러 작품에 나오는 토미와 터펜스의 첫 작품이다.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모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책은 제목은 은근히 무겁게 느껴져도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등장인물들 간의 유머러스한 대화나 그들이 겪는 모험, 그리고 '브라운'이라는 사람의 정체에 관한 일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너무도 평범하지만 유쾌한, 그리고 무모한 젊은이다운 두 젊은이의 모험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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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8-1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젤 첨인 줄 알았는데.. ㅎㅎ

여튼 전 N또는 M이 별로라서 토미- 터펜스 그리 안 좋아했는데

운명의 문이 아주 재밌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보게 됐죠. ^^


이매지 2005-08-1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게 첫 작품이예요~^-^ 여기서는 아직 둘이 결혼도 안했다구요 ㅋ
운명의 문은 언제쯤 보게 되려나 -_ -;;;

panda78 2005-08-1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명의 문이 대망의 80권이죠. ^^

이매지 2005-08-1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게다가 그게 빠지는 5권 중에 하나예요.
 
부머랭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용태 옮김 / 해문출판사 / 198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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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엄밀히 생각하면 탐정물을 아니다. 오히려 모험물이라고 하는게 더 올바른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책 속에는 탐정은 한 사람도 등장하지 않고, 다만 어린 시절부터 알고지낸 귀족의 딸(프랭키)과 가난뱅이 목사의 아들(바비)이 등장하고 있다. 사고로 죽어가는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왜 그들은 에반스를 부르지 않았을까?"라는 다섯마디의 말. 그 말의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그 둘(프랭키와 바비)은 사건을 조용히 추적해간다.

  이 책의 원제는 <Why Didn't They Ask Evans?>이다. 개인적으로 이 제목이 좀 더 괜찮은 것 같은 느낌인데, <부머랭 살인사건>도 어느 정도 의미는 괜찮은 것 같으니 뭐 아쉬운대로 참아야할 것 같은 느낌.

  애거사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들처럼 이 책에서도 젊은 남녀의 로맨스는 싹터오른다.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프랭키와 바비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선 즐겁다. 그리고 범인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 범인들의 행동은 마치 뤼팽같은 느낌이었다랄까? 좀 뻔뻔스럽기도 하고 능청스럽기도 하고.

   똑똑한 머리로 독자를 기죽게하는 탐정도 없었지만, 이 책이 재미있는 건 비전문가인 두 사람이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서 발로 뛰어다녔다는 점과 결말 부분에 드러나는 내용과 함께 책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러스한 대화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탐정은 꼭 범인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변장을 하고 찾아가야한다거나 발로 뛰어야 맛이지. 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읽으면 좋을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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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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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떤 여자든 남자의 사랑을 받게 되는 순간,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여자는 배우가 된다. 비록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아니 그럴 경우일수록 더 그렇다. 여자가 남자의 마음을 알지 못할 때 그것은 수천 배 수만 배나 더 분명해진다-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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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10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걸 '공격중' 이신가요? ㅋㅋ

이매지 2005-08-10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개그를 하시다니 -_ -;
 
구름속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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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와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그에게서도 인간적인 냄새를 맡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치과의사를 찾아가서 입을 벌리고 있을 때나, 이 책에서와 같이 비행기 멀미로 고생하는 모습같은 것들 말이다. 그럴 때면 포와로에게 비호감인 나도 그를 좋아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 그는 살인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물건이 그의 자리에서 있었기 때문에 범인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받게 된다.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보이기 위해 조사를 시작하는 포와로. 그리고 그는 목적을 이루어낸다.

   비행기 안에서 한 여인이 독침에 맞아 살해당한다. 이 여인은 돈을 빌려주고, 만일 갚지 않을 경우 협박을 해서라도 돈을 받아내는 여인이다. 비행기에 탄 사람 가운데 이 여자가 죽는다면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가 있는가. 그리고 그녀를 어떻게 죽였는가. 비행기라는 커다란 밀실 안에서 일어난 사건은 영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과연 범인은 누구이고, 무엇때문에 그녀를 죽였고, 어떻게 죽였단 말인가.

   언제나 그렇듯이 이 책에서도 '이 사람이 범인인 것 같이 몰아가다가 저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몰아가다가 결국 범인은 그 사람이었다.' 라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독자를 혼란하게 하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었지만, 결말 부분을 읽으면 '아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이야기. 

   비행기라는 커다란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라는 메인메뉴에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젊은 남녀의 로맨스라는 사이드메뉴도 곁들여져 있으니 맛있게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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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5-08-09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괜챦죠^^ 저는 포와로를 무지하게 좋아하는데(물론 간혹 너무 완벽하게 보이거나 잘난척할 때면..뜨악해지기도 하지만요^^) 좋았던 책 중에 이 책도 있죠~

이매지 2005-08-10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뜨악할만한 요소가 없는 책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