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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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독특하게도 1인칭 심리소설이다. 그 때문에 마치 한 권의 일기나 자서전을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지만, 그 덕에 책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져서 그런지 마지막에는 사뭇 섬뜩해짐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작품이었다.

   우연히 부유한 상속녀인 엘리를 만나 사랑하게 되는 가난하고 야심도 없는 마이클. 그는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고 그들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시작되는 듯 싶다. 하지만, 그들이 살기로 한 곳은 주위에 안 좋은 소문으로 자자한 '집시의 뜰'. 잇달아 그들 주위에는 이상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마을에 사는 집시 여인은 그들에게 계속 떠나라고 위협을 가한다. 그러던 중 엘리는 사고로 죽게 되고 마이클은 그녀의 재산을 모두 상속받게 된다.

  애거사 크리스티가 이 책을 76세에 썼기 때문인지 몰라도 이 책에는 인간에 대한 통찰이 담겨져 있다. 인간의 숨겨져있는 본성을 조용히 이야기하는 것을 읽노라면 인간이란 이렇듯 사악한 존재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끝없는 밤. 끝도 없는 암흑 속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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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와 구더기 -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우주관 현대의 지성 111
카를로 진즈부르그 지음, 김정하.유제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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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했던 것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땐 솔직히 말해서 서문을 읽고는 기가 팍 죽어서 어렵다는 생각에 다 읽지않았었는데,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보니 왜 그 때 이 책을 다 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에도 쓰여있다시피 이 책은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우주관에 대한 이야기이다. 메노키오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비롯 촌구석에 사는 방앗간 주인이지만 글을 읽을 줄 알고, 여러가지 책들도 읽은 사람이다. 그는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을 자신의 생각과 결합하여 독특한 우주관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회 세력에 반발하게 된다. 그의 우주관이라는 것이 우유에서 치즈가 나오고, 치즈에서 구더기가 나오듯이 하느님과 인간은 혼돈 속에서 나왔다는 다소 신성모독적인 것. 그 때문에 그는 종교재판소에서 이단으로 찍혀 심문을 받게 된다. 이 책은 메노키오의 독특한 우주관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가, 메노키오는 심문을 받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 그 당시 시대상은 어떠했는가 등을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왜 메노키오는 독특한 우주관을 가지게 되었는가!'라는 것을 이해시켜준다.

   요사이에는 출판되는 책들을 보노라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미시사쪽에 치중되는 듯 싶다. 그런 일련의 변화의 중심에는 이 책이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메노키오라는 인물을 마치 현미경을 보듯이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미시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 뿐만 아니라 나처럼 평범한 독자라도 이 책을 접한다면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로 받아들일 듯 싶다.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로 잘 풀어나간 카를로 긴즈부르그. 그의 다른 저서들도 접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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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8집 - Karma
이승환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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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환옹이 날 애태우는 가장 큰 이유는 앨범이 나오면 다음 앨범까지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집 이후로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꼬박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기다린 시간이 길었던만큼 기대치도 커져만 갔는데, 그런 면에서 이 음반은 내 기대치에 부응하는 그런 음반이었다. 역시 이승환답다.

지난 7집에서 내 염장을 마구 질러놓은 승환옹은 이번 앨범에서도 여지없이 염장을 지른다. 4번 트랙의 Happy Wedding Song에서는 이제는 대놓고 결혼해줘서 고맙단다. 여전히 미어지는 가슴. 하아. 이제는 어쩔 수 없도다. 첫 트랙이자 타이틀 곡이었던 심장병은 처음에 들었을 때는 솔직히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자꾸 듣다보니 마음에 든 곡. 들을수록 맛이 난다랄까? 손을 따면 마음에 얹힌 니가 내려갈까라는 가사를 비롯하여 맛깔스러운 가사와 애절함이 담뿍 느껴지는 곡이었다. 이어지는 물어본다는 예전에 첫날의 약속(몇 집인지 까먹었다.)이라는 곡과 비슷한 생각을 해주게 하는 곡으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곡. 나무꾼의 노래, 마지막 인사와 같은 곡들은 이승환다운 곡들. 한 편, Quiz show나 Notorious와 같은 다소 격한(?) 곡들도 있으니 기분따라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제 남은 건 다음 앨범이 나올 때까지 기다림에 기다림을 반복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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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7집 - Egg (Sunny Side-Up & Over Easy) - 재발매
이승환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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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이 이승환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천일동안>과 같은 조용조용하면서 애절한 음악을 하는 사람. 뭐 그런 이미지다. 하지만 원래 그가 지향하는 음악이 그와는 동떨어진 것임을 또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이번 7집은 그런 면에서 대중이 그에게서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담긴 Sunny Side-Up과 그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음악이 담긴 Over Easy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이승환의 노래이지만 각각의 CD는 다른 느낌을 준다.

Sunny Side-Up에서는 사랑에 빠진 탓인지 유독 닭살스러운 노래가 많아 눈물을 머금고 들었지만, 미어지는 가슴은 둘째치고라도 그 닭살 노래들이 좋았는데 어쩌냐. 특히나 림양에게 바치는 A song for you는 내 심장을 후비팠다. (그만큼 닭살이었다는 소리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랑하나요!?를 비롯하여 나 잡아봐라에까지 이어지는 심장 후벼파기는 계속 된다. 나처럼 승환옹을 오래전부터 사모해온 처자들이라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자.

닭살 노래들 뿐만 아니라 후렴부가 마음에 드는 Christmas Wishes와 잘못, 그리고 조용조용 잔잔한 기다림이라는 곡들도 좋고, 삼촌 장가가요나 춤바람의 경쾌한 음악도 좋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의 엄마는 정말인지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곡.

Over Easy에서는 조금은 격한 노래들이 등장한다. 첫 트랙인 왜?에서부터 시작하여 처음에는 조용하게 시작되어 이게 왜 여기에 실렸나 의문이 되던 위험한 낙원은 중반부 이후에 리듬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곡. 다른 트랙들의 노래도 다 좋지만 10번 트랙의 동지는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라서 그런지 더 기분이 좋은 곡.

속이 꽉 찬 앨범 ! 골라 듣는 즐거움을 주는 앨범이다. 어느 트랙을 듣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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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세요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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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리카에게서 편지가 왔다. 이 편지가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인간이란 기다리는 동물이다. 인간처럼 기다릴 줄 아는 동물은 없다. 인간은 분명 기다리기 위해 태어난 존재일 게다. -**쪽

5월 27일

보내온 편지를 곧바로 열지 않는 것은 그 여운을 되도록 오래 즐기기 위해서. 품에 꼭 안아보고 물끄러미 쳐다보고 때로는 향기까지 맡아본다. 향기를 맡다니. 어쩐지 정상이 아니라고 느껴지긴 하지만 편지에서 떠도는 향기가 말 그대로 누이 그 자체인 것만 같다. 편지니까 이렇게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 수도 있는 게 아닐까?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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