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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우리 아부지가 몇 년째 고수하고 있는 말씀이 하나 있다. "오래 사는 건 원치 않는다. 다만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 말은 곧 요새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웰빙과 일맥상통하는 말? 웰빙이 무엇인가. 뭐 간단하게 말해서 건강하게 사는 것정도가 아니겠는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주변의 환경적 요소나 운동같은 것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먹거리가 중요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가공식품들에 대해서 가히 충격적일 정도로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과자가 몸에 안 좋다. 라면이 몸에 안 좋다. 어쩌고 저쩌고. 사실 이런 류의 말들을 우리는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모두들 몸에 좋지않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식을 하면서도 '어떻게, 왜' 안 좋은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이 책은 가공식품들이 '어떻게, 왜' 안 좋은지에 대해서 알려준다. 그냥 그런 책 아니냐고? 그런게 뭐가 특별하냐고? 이 책의 저자의 전직을 보면 특별하다. 한 때 유명 제과회사의 중견간부로 과자 신제품을 개발하던 사람. 과자를 너무도 사랑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이 책을 쓴 사람이다.
그는 정제당, 트랜스지방산, 식품 첨가물 등등 우리가 익히 들어온 것들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어떤 점에서 좋지 않은가를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있고, 동물 실험 결과를 덧붙여 더 이해하기 쉽게 해줬다. 한 예로, 피로회복 드링크제에 들어간 안식향산나트륨이라는 첨가물을 사료에 섞어 쥐에게 4주간 주었을 때, 이 쥐는 신경과민, 요실금, 경련 등의 증세로 사망했다고 한다. 맙소사. 게다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대개의 물질들은 단순히 육체적인 문제만 생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까지 유발한다고 하니, 더욱 겁이 났다. (내가 이렇게 정신이 없는 것도 그간 먹은 아이스크림과 과자들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바나나는 들어있지 않은 바나나 우유처럼 이미 알고 있던 사실들도 있었지만, 초코렛이 들어있지 않은 초코파이, 왠만한 음료수보다 더 많은 당분이 들어 있는 드링크류, 물과 기름의 혼합물인 아이스크림 등등. 읽는 족족 충격에 충격을 거듭받으며 '그럼 난 이제 뭘 먹나...'하고 생각하면서 한숨만 푹푹 쉬었다. 아아. 정말 삼시세끼 밥이나 먹고 과일이나 먹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느낀 것이지만, 자본을 가진 기업에서는 어떻게든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공론화되는 것을 막기때문에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설사 알려진다고 해도 슬쩍 꼬리를 감추듯 사라지기 일쑤다. 소비자들이 이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계속 이런 제품을 만들게 된다고 소비자의 자각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를 권하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어차피 내 돈 주고 사먹는 거라면 좀 더 몸에 좋은 제품을 먹을 권리가 있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각을 촉구하기 위해서 당분간 가공식품을 끊어야 하겠지만.
그나저나 난 이제 뭘 먹고 살아야한단말인가. 아아. 무서운 세상이여. 여담이지만, 다이어트에 엄청난 도움은 되겠다. 간식을 죄다 끊어버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