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 1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3년 7월
구판절판


나쁜 일이 습관이 되면 환경을 바꾸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 법이다.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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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묘촌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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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존재는 대부분 지나치게 격렬한 상황의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도 겁을 내는 것이다. 하물며 내 경우처럼 나를 기다리는 미래가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우 한층 겁이 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그러려니 하며 이대로 내버려둬 줬으면 하는 기분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39쪽

사람에게는 각자 향기란 게 있다. 향기가 강한 사람도 있고 약한 사람도 있다. 또 매력있는 향기가 있으면 불쾌한 향기도 있다. 미인이라도 조금도 사람을 끌어당기지 않는 향기의 소유자가 있는가 하면 그정도의 용모도 아닌데 무척이나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향기를 가진 사람도 있다. 개성이라는 것일까. 미야코는 미인이다. 게다가 매력적인 향기를 비상하게 많이 발산하는 여자였다.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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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크러셔 밀리언셀러 클럽 45
알렉산더 가로스.알렉세이 예브도키모프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8월
절판


능동형 인간들은 인생을 소비했고, 수동형 인간들은 인생살이에 소모되었다. 그러나 존재적 정체성은 성 정체성보다 더 바꾸기 어려웠다. 양쪽 인생 모두가 똑같이 허섭스럽게 끝난다는 사실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25쪽

인도의 전통 의술인 베다 의학에서는 정신 및 신체 건강에 가장 해로운 의식 상태를 특수한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바로 '수면' 상태라 불리는 것이다. 우리의 생이 안정된 이완 상태에 이르러 동력의 가속도를 완전히 잃는 것을 뜻한다. 매일매일 우리는 복제되고 반복되며, 일련의 동일한 필수 행동을 아무 생각 없이 수행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해서 아무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 -29쪽

그러나 아무도 200라트 위스키가 지금 바짐이 야만스럽게 병째 마시고 있는 위스키보다 열 배 더 나은 맛이 난다고 그를 설득시킬 수는 없었다. 아니, 이 사람아, 그건 정말 백 퍼센트 사기야. 권위 의식에서 생기는 노골적인 환상이지. '내게도 그거랑 똑같은 넥타이 있어, 근데 내 거는 1만 라트 주고 샀다는 게 다르지.'라는 생각 같은 거 말이야.(마음만 먹으면 발견하기 쉬운) 어떤 한계선을 지나면 돈은 어떤 것과도 동등한 가치를 갖는 물질이기를 멈추고, 그것을 벌고 쓰는 사람들만의 생활 수단으로서 스스로 복제하기 시작해. 그 한계선을 넘어서면 창조와 진화의 왕인 인간은 단순한 생식기관, 관념적 실체의 눈에 보이는 성기, 돈의 공급처로 전락하는 거라고. -257쪽

먹고 입는 데 필요한 충분한 돈이 없어서 끊임없이 돈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은, 최소한 돈의 상징과 돈으로 상징되는 것 사이의 상관관계를 머릿속에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본래의 상징을 획득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 상징의 상징성에 의미를 둘 정도로 물질적 부를 성취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 혹은 자신의 필요와는 전혀 상관없이 무(無)를 확장하는 과정에 집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중고차 한 대를 샀다고 하면, 그 차의 속력이 얼마나 나올지 혹은 어디다 세워둘지 따위를 걱정할 수 있다. 그러나 삐까뻔쩍한 비엠더블유나 아니면 더 번쩍번쩍한 메르세데스로 바꿨다면, 이미 그것은 오로지 무를 확장하려는 욕심에서 나온 결과가 된다. 축하하네, 친구, 자네도 마침내 머저리 집단에 속하게 됐어! 자네 허세의 크기는 자네의 멍청한 정도와 정비례하지. -25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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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겨레의 미학사상 - 옛 선비 33인이 쓴 문학과 예술론 겨레고전문학선집 13
최행귀 외 지음, 리철화.류수 옮김 / 보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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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사물 가운데 귀천과 빈부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정하지 않은 것은 오직 문장뿐이다. 훌륭한 문장은 마치 해와 달이 하늘에서 빛나는 것과 같아서, 구름이 허공에서 흩어지거나 모이는 것을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지 못할 리 없으므로 감출 수 없다. 그리하여 가난한 선비라도 무지개같이 아름다운 빛을 후세에 드리울 수 있으며, 아무리 부귀하고 세력있는 자라도 문장에서는 모멸당할 수 있다. -이인로. -20쪽

작가는 먼저 언어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이 고전에서나 대가들이 어떻게 썼는지를 헤아려 자세히 살핀 뒤에 붓을 들어야 한다. 언어 구사가 정밀하고 힘차야 어려운 기교가 피어날 수 있다. 만일 언어 구사가 정밀하지 못하거나 힘차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감정이나 기백이라도 피어나지 못하고 마침내 졸렬하고 거칠고 서툰 시 작품으로 되어 버릴 것이다. -최자. -65~6쪽

문안공 유승단은 일찍이 이런 말을 했다. "지극히 묘한 문장은 오래 씹어야 맛을 알되 범속한 작품은 첫눈에 즐겁다. 그러나 학자가 글을 읽을 때에는 마땅히 곰곰히 읽고 깊이 생각하여 사상-감정(意)을 이해하도록 하여야 한다."-최자.-77~8쪽

옛사람의 시는 눈앞의 풍경을 그리면서도 뜻은 말 밖에 있어 말은 끝나도 그 맛은 끝나지 않는다. -이제현
-86쪽

시는 뜻을 말하는 것이다. 뜻이란 마음의 지향을 이른다. 그러므로 시를 읽으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서거정
-125쪽

작가는 멀리 여러 곳을 여행해야 하는가? 생각건대 수만 권의 책을 읽으면 문밖에 나서지 않고도 천하 고금의 일을 알 수 있는데 어찌 반드시 먼 여행을 해야겠는가?
그러면 작가는 먼 여행을 하지 말아야겠는가? 생각건대 나라의 사명을 띠고 사방으로 다니면서 산천을 유람하면 문장과 기백을 더욱 장하게 할 수 있는데 어찌 먼 여행을 하지 않겠는가?
수만 권의 책을 읽어 근본을 다지고 여러 고장을 여행하여 쓸 만한 능력을 기르면 자기에게 주어진 문학의 임무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서거정 -128쪽

시란 사상-감정(志)의 표현이다. 제아무리 시어를 잘 다듬었다 하더라도 정작 사상적 내용과 그 지향성이 결여되었다면 시를 알아보는 사람은 이를 취하지 않는다. -유몽인-156쪽

문장은 자연스러운 것이 귀중한 것이요, 인위적인 기교를 부려서는 안 된다. 이런 경지에 이르면 글 짓는 데 힘을 억지로 들이지 않아도 된다. 문학을 하는 사람은 이 말을 꼭 알아야 한다. -이수광
-171쪽

대체 글이란 조화다. 마음속에서 이루어진 문장은 반드시 정교하게 되나 손끝으로 이루어진 문장은 정교하게 되지 않으니, 진실로 그러하다. 그런데 세상에는 마음속으로부터 글을 이루는 이가 적니, 그 글이 정교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수광-174쪽

젊은이들의 온갖 병을 다 고칠 수 있으나 오직 속된 병만은 고칠 수 없다. 속된 병을 고치는 데는 오직 책이 있을 뿐이다. -허균-186쪽

문장이란 어떤 것인가.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느낌이 바깥 사물과 부딪쳐서 구상을 이룰 때 진실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다음기를 지나치게 하면 도리어 진정한 맛을 잃어버리는 것이며, 칠했다 지웠다 하기를 너무 지나치게 하면 도리어 참다운 자태에 손상을 끼친다. 아아, 요즈음 문장의 폐단을 말할 때 간결해서 실패한 것은 적다. -김창흠-198쪽

문장이란 장절이나 글귀를 꾸미어 겉치레만 하는 것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모으고 물어서 헤아리며 말을 더듬어 이치를 밝히고 의견을 세워 진리를 옹호하는 것이 모두 문장이다.
모일 때마다 반드시 시문을 지으면 그것은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되지는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거기게 온 힘을 기울이게 되고 온 힘을 기울이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면 장차 시문이 빛나게 일어날 것이다. -홍양호-212쪽

아아, 옛것을 배우는 사람은 형식에 매이고 새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법도가 없다. 만약 능히 옛것을 배우더라도 변통성이 있고 새것을 만들어 내더라도 근거가 있다면 지금의 글이 옛날의 글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지원-239~40쪽

비록 조그만 재주라도 모든 것을 잊고 덤벼야 성공할 수 있다. -박지원 -264쪽

글을 잘 짓는 사람은 전법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글자는 말하자면 군사요, 사상-감정(意)는 장수요, 제목은 적국이요, 옛일이나 옛이야기는 전장의 보루다. 글자를 묶어서 구句로 만들고 구를 합해서 장章을 이루는 것은 대열을 지어 행진하는 것과 같으며, 성운으로 소리를 내고 문채로 빛을 내는 것은 북, 종, 깃발 같은 것이다. 조응이라는 것은 봉화에 해당하고, 비유라는 것은 유격 부대에 해당하고, 억양 반복이라는 것은 백병전과 육박전에 해당하고, 제목을 끌어내고 결속을 짓는다는 것은 적진에 먼저 뛰어들어 적을 생포하는 데 해당하고, 함축을 귀중히 여긴다는 것은 적의 늙고 쇠한 병사를 사로잡지 않는 데 해당하고, 여운이 있게 한다는 것은 기세를 떨쳐 개선하는 데 해당한다. -박지원-275쪽

참다운 시는 모두 자기 목소리를 낸다 - 박제가 -307쪽

옛날 문장에는 모방한 것이 없다. 모방한 것은 문장이 아니다. 문장의 묘미는 바로 진실한 마음을 표현하며 진실한 말로 이야기하는 것에 있다. 사람들은 진, 한 시대의 시를 좋아하는데 나 또한 그렇다. 사람들은 당나라 시를 좋아하는데 나 또한 그렇다. 사람들은 송, 명 시대의 시를 좋아하는데 나 또한 그렇다. 어찌하여 이렇게 널리 취하는가? 그것은 고금에 걸친 여러 작가에게 배워 좋은 작품을 쓰고자 하기 때문이다. -남공철 -311쪽

문장은 진리를 반영하고 이치를 해명하는 것을 근본으로 한다. 그러므로 옛사람은 말을 글로 쓰지 않으면 후세에 전할 수 없다 했다. 유한준은 문장이 능-316쪽

사람에게 문장이란 나무에 꽃이 피는 것과 같다. 나무를 심을 때 우선 뿌리에 북을 주고 줄거리를 바로 세워 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진액이 오르고 가지와 잎이 무성해지면 거기에서 꽃이 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를 잘 가꾸지도 않고 꽃만 보려고 서둘러서는 안된다. 나무뿌리를 북돋우듯 자기 마음을 바로잡고, 줄거리를 바로 세우듯 자기 몸을 수양하고, 진액이 통하듯 경전을 깊이 연구하여, 가지와 잎이 무성하듯 학식을 넓히고 기교를 연마하여 마음속에 든든하게 쌓은 다음에 마음에 품은 것을 표현하면 곧 글이 되는 것이며, 사람들이 보고 훌륭한 문장이라고 말할 것이니, 이것이 진정한 문장이다. 문장의 길만을 따로 떼어서 성급하게 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약용 -331쪽

문장을 보는 것은 꽃을 보는 것과 같다. 모란이나 함박꽃이 탐스럽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석죽이나 수구화 따위를 버리며, 국화나 매화의 담박함을 좋아하여 복숭아나 살구꽃의 아리따움을 싫어한다면 어찌 꽃을 감상할 줄 안다고 하겠는가? -김려 -348쪽

사람은 혼자 자신을 알려지게 할 수 없다. 반드시 말하는 사람이 있어야 남에게 일러 주게 된다. 더구나 글로 쓰지 아니하면 멀리 후세에 전할 수 없다. 이것이 문장을 소중히 여기는 까닭이다. -홍석주 -355쪽

지나친 찬사와 사실에 어긋나게 기리는 것은 뜻있는 사람들이 부끄러이 여기는 일이다. 이는 뜻있는 사람들만이 부끄럽게 여길 뿐만 아니라 문장에서도 몹시 꺼린다. 지금 문장에 뜻을 두는 사람들이 첫째로 주의할 것은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에서 출발하면 마음이 이치에 통하고 온갖 관찰력이 환하게 밝아질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어찌 문장에 능하지 못하겠는가? 이것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서 구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김정희 -3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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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9-0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어요. 쌓인게 있어서 읽을 짬이 안나지만요.ㅠㅠ;

이매지 2006-09-03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게 이어지는 타입이 아니라 길어야 한 3페이지 가량되는 글들을 모아놔서 틈틈히 읽으려구요. 책이 두꺼워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는 힘들듯 ㅠ_ㅠ 되도록 빨리 리뷰를 써야하는 책이라(알지에서 받았어요) 열심히 읽으려구요^^
 
배고픔의 자서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5월
구판절판


배고픔, 이건 욕망이다. 이것은 열망보다 더 광범위한 열망이다. 이것은 힘으로 표현되는 의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유약함도 아니다. 배고픔은 수동적인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굶주린 사람, 그는 무언가를 찾는 사람이다. -20쪽

나는 사람들에게서 감탄을 유발하기 위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감탄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감탄하는 것, 이것은 오묘하고도 절묘한 행위다. 두 손이 따끔따끔거리고, 호흡이 쉬워졌다.
독서는 감탄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었다. 나는 자주 감탄하기 위해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다. -139쪽

나는 배고픔을, 배고픔들을, 내 배고픔을, 다른 사람들의 배고픔을, 심지어는 배고픔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 자체까지도 증오하기 시작했다. 나는 인간, 동물, 그리고 식물을 증오했다. 돌만이 예외였다. 나는 돌이 되고 싶었다. -153쪽

교수들이 입에 달고 다니던 <이 작가의 문체를 분석하시오>라는 식의 이야기를, 나는 물론 기억하고 있다. <이 시는 아주 잘 쓴 시다. 이 모음의 경우 시 전체에서 네 번 나오거든>등등의 이야기들 말이다. 이런 식의 해부는 마치 사랑에 빠진 남자가 제 3자에게 애인의 매력을 조목조목 따져 설명하는 것만큼이나 지겨운 일이다. 문학적 아름다움이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문학적 아름다움을 경험한 일을 남에게 전달한다는 것이, 마치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자기 애인의 매력을 전달하는 것만큼이나 힘들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혼자 저절로 그 아름다움에 도취하지 않고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경험이었다.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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