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증후군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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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같이 산 부부가 왜 이제 와서 헤어진다는 건지 난 정말 이해가 안 가. 3년도 아니고 30년인데."
"지치신 거지. 봐. 지금 이 밥은 약간 꼬들거리는 편이야. 나랑 넌 모두 고두밥을 좋아하니까 문제될 게 없지. 알다시피 아버지도 고두밥을 좋아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꼬들꼬들한 밥 말이야. 그런가 하면 엄마는."
"진밥을 좋아하시지."
"그래서 문제야. 부부라는 건 각자의 솥을 갖고 있는 게 아니거든. 한 이불, 한 솥을 이고지고 살아가는 거야. 이 솥 하나에서 진밥과 고두밥을 동시에 해낼 수는 없어. 한쪽이 양보하든가, 아니면 반씩 양보해서 중간 정도로 먹든가."
"그런데 엄마는 매일 고두밥을 드셨지."
"그래. 돌처럼 단단한 밥. 엄마는 지금 단지 깨달으셨을 뿐이야. 진밥과 고두밥은 한 솥에서 지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야."-39~40쪽

나는 늘 아프다. 아무래도 질긴 바이러스가 신체 부위별로 혹은 장기별로 떠돌면서 증상을 보이는 것 같은데, 원인이 확실하지 않다. 생각해보면 나만 아픈 것은 아니다. 사무실은 병균 덩어리였다. 본인들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장은 '추함'을 앓고 있고, 조 부장은 '무모증'과 '외로움'을, 그리고 이 과장은 '외로움'과 '숙취'를 앓았다. 앙숙인 조 부장과 이 과장이 같은 병을 앓는다는 사실은 참 흥미롭다. 그런가 하면 홍 과장은 '엉덩이 처짐'과 '교통 체증으로 인한 짜증'이란 병을 앓고 있다. 젊은 피를 자랑하는 김 과장 역시 '노동'이라는 병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유 과장은 '눈 밑 주름 강박증'을, 송 과장은 '신경질적 무릎 관절염'을 앓았다. 내가 지금 나열한 것들은 모두 과거에는 없었으나 현대에 와서 생긴 비질병성 사례 상위 20위 안에 드는 것이다. -47쪽

내 나이는 스물다섯이었지만, 형의 스물다섯과 나의 스물다섯은 달랐다. 아무리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고 해도, 그 정도로 설명될 수 있는 차이가 아니었다. 나는 형의 청춘에 비해 폭삭 늙어 있었다. 물론 그것은 아버지의 탓도 형의 탓도 아니었고, 내 탓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형처럼 공부를 잘했다면, 아버지가 이름을 알 만한 대학에 들어갔더라면, 이도 저도 아니면 다른 특기라도 있었다면 내 인생도 달랐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아무런 특기도 없었고, 꿈도 없었다. 다만 장사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면 아이의 가정환경평가서에 '회사원'이라고 쓸 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긴 했다. 그게 내 유일한 목표였다. 그 꿈에 아버지의 '소속주의'가 결합되어 나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직을 했던 것이다.
대학 졸업식은 어떤 의미에서 낙인과 같았다. 다시 무소속이 될 수 없다는 낙인. 나는 여러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넣어놓았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고 그런 모호한 상태로 졸업식을 맞았다. -67쪽

"요즘의 평균 지적 수준을 고려해서 대학 졸업 때까지는 내가 너를 키우기로 했다. 졸업 후에는 사회인이 될 테니 말이야. 그때는 네 스스로 커야 해."
"그땐 더 클 것도 없을걸요?"
그럴 줄 알았다. 대학까지 졸업한 나이에서 뭘 더 클 것이 있을까. 그러나 달랐다. 나는 마치 조로증(早老症)을 앓고 있는 것처럼, 아이의 모습 그대로 늙어버린 것 같았다. 아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던 해에, 벌써 이런 예감을 해버렸는지도 모른다. -69쪽

어찌 보면 인생은 졸업과 졸업의 연속이다. 나는 지극히 평범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니까 중학교가 기다렸고, 중학교를 졸업하니까 고등학교가 기다렸다. 대학교까지 졸업하니 사회가 블랙홀처럼 나를 덮쳤다. 아버지는 늘 '사람은 소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나는 그 말에 떠밀리듯 아무 구멍이나 찾아 들어갔다. 그 결과 직장을 일곱 번이나 옮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졸업 이후 나를 설명할 만한 소속을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 가장 심각한 것은 영혼의 영양실조였다. 바삭바삭 말라가는 영혼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나는 여러모로 노력해야 했다. 50개가 넘는 온라인 동호회에 가입한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부였다.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나를 막지 않았다. 동호회가 많아지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소속된 모임의 수에 비례해서 그만큼 더 지구 밖으로 내팽겨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랬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바로 그것! 소외감이었다. -72쪽

달과 관련된 모든 것은 여전히 인기 검색어였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것을 궁금해 한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다. 각자 다른 생각들을 품고 있다는 것만큼 소외감을 느끼는 일도 없다. 그것이 내가 자주 인터넷 검색 순위를 살펴보는 이유이기도 했다. 순위에 내가 아는 것이 올라오면 안심이 되었고, 모르는 검색어가 등장하면 부리나케 정보를 찾아보았다. -82쪽

"어떤 질문의 답이 사실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뉴스가 되느냐 덜 되느냐. 그뿐이죠."
"너무 단순해요."
"그게 보도할 때는 효율적인 걸요. 생각해봐요. 달과 관련된 미신들을 믿는 건, 달이 정말 초인적인 힘을 가져서가 아니라구요. 대중매체나 소문으로 달의 어떤 능력에 대해 반복해서 떠들면, 사람들은 우선 그 이야기에 익숙해지죠. 점점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되고, 어떤 사람들은 그런 강화 현상을 지켜보다가 자신이 보게 될 자료를 선택하게 된다구요. 그 선택 기준이 뭐겠어요? 바로 우리가 제공한 뉴스죠!"-131쪽

모든 사건에는 주기가 있다. 예를 들면 연쇄 살인은 한 1년 주기로 사회를 뒤흔든다. 2년에 한 번씩은 식품에 이상이 생겨 파동을 만들어낸다. 4년 2개월에 한 번씩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기사가 각광받고, 6개월에 한 번씩 정치인들의 로비 사건이 생긴다.
이것을 형의 방식으로 말하자면 이렇다.
"모든 음식에는 주기가 있어. 대중의 선호도라고 하는 것. 즉 유행이라고 하는 것은 흐름을 탄다고. 이를테면 닭고기만 봐도, 그래. 페리카나 치킨이 언제 처음 나왔는줄 알아? 난 생생히 기억해.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야. 그때 최양락이 페리페리~페리카나~하면서 광고를 했었지. 그런데 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이 되니까 닭갈비가 유행하게 된 거야. 대대적으로. 그 다음 대학에 들어오고 나니 찜닭이 유행하더군. 닭갈비집은 다 찜닭으로 이름을 바꿨어. 대학을 졸업할 때쯤 되니까 불닭이 유행한거야."-201쪽

물론 사건은 늘 일어나지만, 이 주기라는 것은 사회를 뒤흔들만한 '이슈'가 됨을 말한다. 이슈가 되려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은 신문에 실려야 한다. 일주일 내내 신문 1면을 차지할 수 있다면 명예의 전당에 들어야 한다. 50일 이상 그것이 지속된다면 타임캡슐에 넣을 만한데, 아직까지 그런 사건은 없었다. -20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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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8-0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혀 딴 소리 하나..)
우리동네 도서관에 이 책을 신청했지요.(검색할때까지 책이 도서관에 없는 상태였거든요)
신청해서 구입 도서로 선정이 되면 신청자에게 제일먼저 대여를 해줘요. 그런데 그 기간이 신청일로부터 약 3주가 걸리거든요. (성질급한 사람은 이 짓도 못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문자가 왔네요. 책 도착했으니 일요일 안으로 '꼭' 대여해 가라고요..
내일부터는 집에 없어서 오늘 '꼭' 대여하러 가야하는데 이 날씨에 죽을것 같아요.. ㅠ_ㅠ
그래도 보고 싶었던 책, 빤딱빤딱하는 상태로 '무료'로 본다는 기쁨이 하늘을 찌릅니다 ^^

이매지 2008-08-08 11:17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학교 도서관에 그 맛에 신청했어요 ㅎㅎ
오늘도 햇빛이 완전 사람 지지는군요 -_-;;
선크림에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무장하고 나가세욧!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구판절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고, 다만 부모의 말에 순종하는 편이었던 나는 그저 자식 된 도리로서 습관처럼 알파벳을 외웠던 게 아닐까 싶다. 지금에 와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아무튼 당시의 자식 된 도리란- 확실히 뭔가를 외우는 일에서 시작해 뭔가를 외우는 일로 끝을 맺곤 했다. 예컨대 구구단을 외우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우고, 국민체조의 순서를 외우고,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고, 애국가의 1,2,3,4절 가사를 외우고, 교과서를 외우고, 공책을 외우고, 전과를 외우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압권은 단연 국민교육헌장이었다. 실로 지극한 효성의 자식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그 도리를 다할 수 없을 만큼이나 그것은 길고, 까다로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8쪽

꿈과 낭만이라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나 야구에 있어서나 적어도 5할대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을 때만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3할대 정도의 승률로도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거야' 따위의 개똥 같은 대사를 읊으며 웃고 떠들 수 있겠지만, 도무지 1할 2푼의 승률로 꿈과 낭만을 간직할 수 있는 인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범한 인생이라면, 대부분 4할에서 5할 정도의 승률을 유지할 것이며, 운이 좋은 인생이라면 6할에서 7할 정도의 승률을 유지할 것이고, 비록 운이 없는 인생이라 해도 아무튼 3할에서 4할 정도의 승률은 유지하기 마련인 것이다. 더군다나 소년이라면, 하늘의 특별한 도움 없이도 쉽게 꿈과 낭만에 젖어들 수 있는 소년이라면 - 그 승률은 좀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상에는 1할 2푼의 승률을 숙명처럼 끌어안고 사는 소년들이 있었다. -60쪽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선수와 팀을 가지고 있다. 60년 동안 야구를 사랑해온 늙은이에게도, 바로 어젯밤부터 야구가 좋아진 중학생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을 뽑거나 국회의원을 뽑을 때와는 달리, 적어도 야구에선 '다 똑같은 놈들이야'라거나 '전부 도둑놈들이야'와 같은 태도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야구에 관심이 없는 이라 해도, 경기를 죽 지켜보다 보면 어쨌든 누군가를 응원하고 있거나 어떤 팀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야구란 그런 것이다. -80쪽

잘 관찰해보면
세상의 모든 것은 본래 위치로 돌아온다. 아니, 어쩌면 세상은-결코 사라지거나, 떠나거나, 달라질 리 없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것은 마치 질량 보존의 법칙과도 같은 것이다. 물론 '운명'과 같은 것에도 질량이 있으며, 그것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진정코?
진정코! -104쪽

생각해보니, 내 인생은 과연 별 볼일 없는 것이었다. 평범하고 평범한 가문의 외동아들이었고, 거의 이대로 평범하고 평범한 가문의 아버지가 될 확률이 높은 인생이었다. 타율로 치면 2할 2푼 7리 정도이고, 뚜렷한 안타를 친 적도, 그렇다고 모두의 기억에 남을 만한 홈런을 친 적도 없다. 발이 빠른 것도 아니다. 도루를 하거나 심판을 폭행해 퇴장을 당할 만큼의 배짱도 없다. 이대로 간다면.... 맙소사, 이건 흡사 삼미 슈퍼스타즈가 아닌가. -124쪽

평범한 야구 팀 삼미의 가장 큰 실수는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것이었다. 고교야구나 아마야구에 있었더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팀이 프로야구라는-실로 냉엄하고, 강자만이 살아남고,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하고, 그래서 아름답다고 하며, 물론 정식 명칭은 '프로페셔널'인 세계에 무턱대고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인간이 평볌한 인생을 산다면, 그것이 비록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인생이라 해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수치스럽고 치욕스러운 삶이 될 것이라 나는 생각했다.
큰일이었다. 세상은 이미 프로였고, 프로의 꼴찌는 확실히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원년의 종합 팀 순위로 그것을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126쪽

6위 삼미 슈퍼스타즈 : 평범한 삶
5위 롯데 자이언츠 : 꽤 노력한 삶
4위 해태 타이거즈 : 무진장 노력한 삶
3위 MBC 청룡 :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한 삶
2위 삼성 라이온즈 : 지랄에 가까울 정도로 노력한 삶
1위 OB 베어스 :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삶

아아, 실로 무서운 프로의 세계가 아닐 수 없다고 16살의 나는 생각했다. 그럼 평범한 삶보다 조금 못하거나 더 떨어지는 삶은 몇 위를 기록할 것인가? 몇 위라니? 그것은 야구로 치자면 방출이고, 삶으로 치자면 철거나 죽음이다. 그런 삶은 순위에 낄 자리가 없다. 평범한 삶을 살아도 눈에 흙을 뿌려야 할 만큼 치욕을 당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니까. -126쪽

시골 출신의 신입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가능한 한 자신의 촌티와 사투리를 숨기려는 스타일과, 자학을 하듯 그 오버액션을 연출하는 두 부류로 나뉘었다. 물론 더 큰 상처를 받는 쪽은 후자지만, 클립턴 행성의 인간들이 그런 사실을 알 리 만무했다. 행성인들은 술자리가 심심하다 싶으면 이들의 촌티와 사투리를 부추겼고, 이들은 이미 15:0이라는 심정으로 자학적인 희극과 코미디를 연출하곤 했다. '소속'의 슬픔이란 그런 것이다. 이른바 가장 우수하다는 평을 듣는 집단에서도 이 '소속'의 콤플렉스 앞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사실 그래서, 인간은 절대 평등할 수 없다. -144~5쪽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적어도 패션과 외모에 관한 한, 나는 김치사발면 속의 동결건조김치와도 같은 존재였다. 아무리 물을 붓고, 불려도 그것은 절대 진짜 김치가 되지 않는다. -168쪽

청춘은 고장난 탱크와 같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누구나 그런 모습으로
내일의 문 앞에 서 있었다. -185쪽

인생은 결국, 결코 잘하리라는 보장도 없이-거듭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가 몇 가지의 간단한 항목으로 요약되고 정리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도 버티고 있는, 그래서 아무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삶은- 실은 그래서 기적이다. -199쪽

제대를 하면서, 나는 '소속'의 고민과 비슷한- 또 하나의 강박관념을 그곳에서 가지고 나왔다. 그것은 '계급'이었다. 세상은 수없이 많은 소속 안에서, 또 다시 여러 개의 계급으로 나뉘어 있었던 것이다. 마치 지구가 위도와 경도로 나뉘어 있듯- 결국 인간은 그런 식으로 이 세계를 분할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었다. 위도 몇에 경도 몇... 결국 그곳에 한 인간의 좌표가 위치해 있고, 우리의 삶은 여간해서 그 위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xx사단 xx연대 xx중대 xx소대 ooo상병이라든지, xxx주식회사 xx부 xx팀 ooo대리라든지, 그런 소속과 계급이 없는 듯 보여도 결국은 xxx주식회사 xx부 xx팀 ooo대리의 아내라든지. -203쪽

이 땅에서, 보편적인 결혼의 대부분은 <가정을 버려야 직장에서 살아남는다>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의 결합이다. 보편적인 인간이라면, 그래서 누구나 사는 게 고달프다. 나 역시 그런 인간의 하나였다.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아내의 외눈이 그 사각(死角)을 봐주기를, 자신의 사각 속에서 나는 늘 갈망했었다. 물고기는 끝끝내 그 사각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무렵, 그 보편적인 인생 속으로 조성훈이 찾아왔다. 돌이켜 보면
인생은 다소
신기한 것이었고,
이제 나는
그 '다소'나 '신기함'에 대해
그대에게 말하고자 한다.
즉 이것은, 그해에 펼쳐진
우리의 야구에 관한 이야기이다. -217쪽

자본주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사 시험을 치를 때 면접관이 던진 질문이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라고 나는, 또렷하게 대답했다. 아닌 게 아니라 나는 자본주의를 사랑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먹고 살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가진 것 없이도, 투자가 없이도 노력으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누구에게나 사는 건 마찬가지다. 재미없고, 힘들다. 또 바보가 아니라면, 세상을 더 이상 재미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어른이 되면서 알게 된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던 철부지들도, 물신 풍조를 우려하던 몽상가들도, 때가 되면 자신의 손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 세상을 잘 살기 위해서는-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좋은 습관, 그리고 사는 건 원래 힘들고 재미없다는 사실에 대한 빠른 인식이 필요하다. 그 세 가지만 제대로 갖춘다면 누구나 이 세계에서-먹고, 살 수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물론이다. -220~1쪽

"너 4년 내내 그렇게 살았지? 내 느낌이 맞다면 아마도 그랬을 거야. 그리고 조금 전 들어온 공, 그 공이 스트라이크였다고 생각했겠지? 삼진이다. 끝장이다, 라고!"
"......"
"바보야, 그건 볼이었어!"
"볼?"
"투 스트라이크 포 볼! 그러니 진루해!"
"진루라니?"
"이젠 1루로 나가서 쉬란 말이야... 쉬고, 자고, 뒹굴고, 놀란 말이지.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봐. 공을 끝까지 보란 말이야. 물론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겠지. 어차피 세상은 한통속이니까 말이야. 제발 더 이상은 속지 마. 거기 놀아나지 말란 말이야. 내가 보기에 분명 그 공은-이제 부디 삶을 즐기라고 던져준 '볼'이었어."-225쪽

인생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들고, 쉽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혼을 하고 실직을 당한 그 시점에서부터, 나는 서서히 인생을 쉽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자 하나씩, 하나씩 할 일들이 생겨났다. 우선 그날 이후 나는 하릴없이 하늘을 쳐다보는 새로운 습관이 생겨났고, 어느새 산보를 하며 하늘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일과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하늘을 즐겨가면서 나는 점점 낙천적인 인간으로 변해갔다. -241쪽

세계는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구성해 나가는 것이었다. -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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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습관 1 - 동사형 조직으로 거듭나라
전옥표 지음 / 쌤앤파커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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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업의 목표는 동일하다. 많이 팔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바로 고객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고객'에 집중해서 생각하면 해답은 간단하다. 즉 "어떻게 해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어떻게 해야 고객에게 우리 상품을 잘 알릴 수 있으며, 어떻게 해야 고객이 원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이다. 너무 뻔한 얘기라고 생각되는가? 그런데 이 뻔한 사실을 많은 경영자와 구성원들이 현장에선 망각해버리고 만다. 그러고선 그들은 책상머리에 앉아 오늘도 골똘히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많이 팔까? 어떻게 해야 매출을 올릴까? 어떻게 해야 수익을 극대화할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으로 되돌려야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모든 문제는 실타래가 풀리듯 저절로 풀리게 되어 있다. -19쪽

여기서 말하는 '동사형'이란 단순한 움직임(moving)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목적도 체계도 없이 공연히 분주하기만 하고, 진정한 성과와는 거리가 먼 일에 매달리느라 밤을 새고, 쓸데없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머리를 쓰고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은 진정한 동사형 행동(action)이 아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의 목적지가 어디이며 그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뚜렷하게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참다운 동사형 행동이다. 이러한 공유된 인식 하에 전 구성원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각자 맡은 바 업무에서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조직이 바로 '동사형 조직'이다. -22쪽

미래는 강자에게는 기회를, 약자에게는 위협을, 준비된 자에게는 도전을 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가만히 앉아서 구경만 해도 목표가 달성되리라 믿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시궁창에 떠미는 것이나 진배없다. 땀과 열정, 그리고 철저한 헌신이 있어야 비로소 우리가 이루고자 하던 일들을 120% 달성할 수 있다. 놀면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에게는 더 큰 기쁨이 오지 않는다. 가장 힘든 '지금'이 있어야만 가장 값지고 기쁜 '미래'를 껴안을 수 있다. 세상은 '자신에게 호되고 남에게 후한 자'에게 궁극적으로 성공이라는 단어를 선물한다. -38쪽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듯이 행동한다. - 세네카, 로마의 웅변가이자 철학자-40쪽

데일 카네기는 시간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파했다.
"현재의 이 시간이 더할 수 없는 보배다. 사람은 그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을 어떻게 이용하였는가에 따라서 그의 장래가 결정된다. 만일 하루를 헛되이 보냈다면 큰 손실이다. 하루를 유익하게 보낸 사람은 하루치 보배를 파낸 것이다. 하루를 헛되이 보내는 것은 내 몸을 소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50쪽

일찍이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나의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
음미해볼수록 모골이 송연해지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자신의 불행에 대해 흔히 남보다 못한 환경을 탓하거나, 주변의 누군가의 방해와 잘못 때문이라고, 혹은 지독히도 운이 없어서 그렇다고 치부해버리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은 공평하다. 당신의 내일은 어제와 오늘 당신이 살아온 '결과물'이라 하겠다. 간혹 부정한 방법으로 일확천금을 거머쥔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 떵떵거리고 잘 사는 것을 보면서, 혹은 정말로 열심히 사는데도 계속 불운만 겹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겉모습만 보고, 혹은 지금 눈앞에 펼쳐진 당장의 결과만 보고 내리는 우리들의 잘못된 판단이다. 인생은 언제나 진행형 아닌가. -66쪽

'법조계의 팔방미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고승덕 변호사는 본업인 변호사 활동뿐만 아니라 방송인으로, 대학교수로, 1인 4~5역을 하면서도 항상 활력과 자신감에 차 있다. 고 변호사는 자신이 그 어려운 사법고시에 도전할 때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들려준다.
"세상은 절대적으로 잘하는 사람을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냥 남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된다. 그런데 다른 사람보다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 그것은 남보다 좀더 하는 것이다.인간은 다 거기서 거기다. 내가 하고 싶은 만큼만 하고 그 선에서 멈추면 남들도 그 선에서 멈춘다. 그러므로 남들보다 약간의 괴로움이 추가되었을 때라야 비로소 노력이란 것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정말 멋진 말이 아닌가! 남들보다 10분만 더, 남들보다 1미터만 더 달려보라. 당신이 힘들 땐 남들도 힘들고, 그들이 거기서 멈출 때 당신은 1%의 프리미엄으로 100%의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다. 한 뼘 차이는 사소해 보이지만, 그것이 바로 인생의 커브를 바꾸어놓는다. -76쪽

인생은 그 자체가 학교다.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학생이다. 어디에 있건, 무슨 일을 하건, 삶은 하루하루가 배움의 연속인 것이다. 성공한 이들은 그것을 잘 알고 열심히 실천한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탓하며, 멀리 있는 무지개만 쫓느라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거나 다른 곳을 기웃거리느라 지금 여기서 배우는 일을 소홀히 한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환경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곳을 기웃거리느라 그 일에 100% 올인하지 못한다. -92쪽

훈련이란 본능을 극복하는 행위이다. 편하게, 쉽게 살려는 저 밑바닥의 본능을 누르고 자신을 통제하고 훈련하는 사람만이 인생의 행복과 성공을 거머쥘 수 없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철학자 니체의 말처럼 "자신에게 명령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의 명령을 들을 수밖에 없다."-109쪽

한 가지 뜻을 가지고 그 길을 걸으라!
잘못도 있으리라. 그러나 다시 일어나서 앞으로 가라!
-카렐 프라게르, 체코의 건축가-128쪽

사람들은 맹인으로 태어난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이 뭐냐고 나에게 물어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시력은 있으나 비전이 없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헬렌 켈러, 미국의 교육자-128쪽

이기는 조직, 이기는 사람들의 습관 중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 냉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평균적인 성취에 자신을 도취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의 영웅이었던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언제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목표는 원대하게, 과정은 철저하게, 평가는 냉정하게! -141쪽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건 새로운 일을 전혀 시도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다.
- 우디 앨런, 미국의 영화감독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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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파워 - 학습하는 당신이 미래의 리더다
유영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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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learning)은 삶(living)과 일(working)이 맞물려 돌아가는 중요한 활동이다. 앞으로는 아날로그 학습방식과 디지털 학습방식을 통합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로 축적, 개발하는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디지털 학습방식을 통해 학습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고, 아날로그 학습방식을 통해 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양수겸장 전략을 쓰는 것이다. 이제 학습은 모든 사람이 필요에 따라 시간이 남으면 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조건'이다. -10쪽

학습하는 과정 역시 꿈을 향한 여정이다. 학습을 실천하면서 꿈을 이뤄낸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는 습관을 가져보자. 그것은 실제로 학습에 몰입하는 강도를 한층 더 강하게 해준다. '미래의 나'를 떠올리면서 스스로 그토록 갈망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앎에 대한 깨달음이든, 원하는 일이나 직장을 얻는 것이든 모두 소중히 간직하자. 이들은 모두 꿈을 향한 바라봄의 여정에서 자신의 열정을 한층 더 높여주는 강력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나는 오늘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또 내일은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 바라봄은 바라보는 주체(나)가 바라보는 대상(미래의 모습)에게 보내는 열정이며 갈망이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흐르는 열정과 갈망의 에너지가 크면 클수록 자신이 바라보는 모습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다.
한편 이 바라봄의 여정에서 반갑지 않은 불청객도 만날 수 있다. 바로 절망과 좌절, 포기를 불러오는 '저항'이다. 저항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을 가로막는 방해꾼이다. 하지만 또 달리 생각하면 내 열정의 강도를 더해주는 기폭제로도 작용할 수 있다. -21~2쪽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새롭게 찾고 깨닫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학습을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는 없다. 더욱이 배운 내용을 익히면서 내면화시키는 과정은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이다. 때로는 고독의 시간도 필요하며, 그 시간을 통해 자기만의 생각의 모닥불을 피워내야 한다. 생각을 연마하는 시간은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몸도 마음도 불편한 시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불편한 시간이 얼마쯤 지나고 나면 오래 숙성된 지식이 탄생하는 희열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학습은 자기와의 끝없는 싸움이다. 그런데 학습과정에 편안함과 편리함이 개입된다면 그것은 이미 학습을 통해 살아 숨 쉬는 지식을 창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머릿속에 살아 펄떡이는 메기 한 마리를 집어넣고 스스로를 불편하게 해보자. -27쪽

스스로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주변 탓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짐나 바람개비를 돌리기 위해 마냥 바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기회는 기다림이 아닌 도전하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바람이 부는 날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바람이 불든 안 불든 바람개비를 들고 세상 밖으로 달려 나가자. 바람의 유무에 자신의 인생을 걸지 말고 당당히 자신의 바람을 만들 수 있는 적극적인 사람에게는 훗날 인생의 순풍이 반드시 찾아온다.
배우고 익히는 학습여정도 바람개비를 들고 거센 바람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것이다. 남들이 지나간 장밋빛 탄탄대로를 달리는 편리함이나 안락함 속에서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 학습의 참맛은 선각자들이 앞서 구축해놓은 안전지대를 벗어나려는 도전의식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행을 기꺼이 정면으로 맞서서 이겨나갈 때, 비로소 찾을 수 있는 즐거움인 것이다. -31~2쪽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생명수를 퍼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마중물. 이 마중물이 학습에 던져주는 의미는 깊고도 넓다. 학습도 마중물과 같은 도움닫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원한 물을 얻기 위해서는 마중물의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멀리 뛰기 위해서는 학습의 도움닫기를 힘차게 굴러야 한다. 마중물처럼 강렬한 학습욕구는 학습자에게 깊이 잠들어 있는 지혜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작은 도움이 학습의 커다란 성과를 가져오는 촉발제가 되는 것이다. -36쪽

학습도 마찬가지다. 비록 지금 당장 두드러진 학습 성과가 없더라도 쉽게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말자. 현재의 고통의 시간을 굳건히 견디면서 성실히 자신의 학습여정을 밟아나가야 한다. 그래야 자기만의 독창적인 배움의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배움의 결과물은 남의 정보를 단순히 짜깁기해서 생긴 '얼룩'이 아니라, 실천적 삶 속에서 얻은 상처를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풀어낸 아름다운 '무늬'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것이다. 이처럼 꾸준히 자신의 학습을 실천하다보면 어느순간 꽃망울이 터질 듯 그동안 축적되어 온 학습 에너지가 찬란한 빛을 터트리면서 아름다운 열매로 다가올 것이다. -51~2쪽

닻은 대나무의 마디와 같다. 대나무가 가늘어도 그렇게 높이 자랄 수 있는 것은 일정하게 성장한 후 마디를 만들기 때문이다. 마디는 더 높이 성장하기 위한 디딤돌이자 발판이다. 만약 대나무가 마디 없이 높이 자라기만 했다면 한 차례 비바람에도 쉽게 부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학습도 멈춤의 시간을 통해 배움의 마디를 견고히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천천히 그리고 제대로 배우고 익혀가는 학습을 통해서 진정한 지혜를 만들어 갈 수 있다. -57쪽

미래의 인재는 전문가를 의미하는 'Specialist'보다 식견과 안목의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갖춘 'General Specailist'나 'Special Generalist'가 요구된다고 한다. 자칫 넓이 없는 깊이는 편협할 수 있으며 깊이 없는 넓이도 가벼울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서 관련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식견까지 갖추어야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경쟁력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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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1% 가치 - 위대한 성공을 만든 27가지 이야기
윤승일 지음 / 서돌 / 2008년 6월
절판


꿈이 있는 사람에겐 특징이 있습니다. 꿈꾸듯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는 점이지요. 현실에 발을 디디지 못하고 약간은 들떠서 살아간다고 누군가는 비아냥거리겠지만, 그건 의미 없는 비난에 불과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들은 평생 동안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손에서 놓아버리지도 않고, 등을 돌리지도 않습니다. 이런저런 변명으로 일관하지도 않습니다. 힘들면 힘든 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그 길이 아무리 험난ㄹ해도 끝까지 나아가지요.
꿈이 있는 사람들은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꿈에는 실패라는 것이 없지 않습니까? 성공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가짐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래서 성공을 꿈꾼다는 말은 어쩌면 틀린 말인지 모릅니다. -20~1쪽

때를 기다리기는 쉽습니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정진하고 연마하면 되지요. 많은 모사가가 설익은 영웅을 기다리며 살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정도전이나 태공망, 제갈량도 영웅이 될 자를 기다려온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때를 기다린다는 건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진정 기다리는 사람은 언제 올지 모르는 영웅이나,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운 그 누군가는 아닐 겁니다. 매일 만나고 헤어지며 부대끼는 사람들 속에 있지요. 바로 함께 가는 사람들입니다. 동료라고도 부르고, 친구라고도 부르고, 팀원이라고도 부르는 사람들.
그들은 영웅도 아니고, 나를 크게 이끌어줄 사람도 아닐지 모릅니다. 오히려 뒤처지고, 굼뜨고, 잘 넘어져서 왜 저런 사람들을 기다려주어야 하는 건지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있겠지요. 좀 더 빨리, 먼저 나아가야 하는데 발목만 잡고 늘어지는 것 같아 화가 날지도 모릅니다.
살다 보면 이 같은 일은 수없이 생깁니다. 뒷사람을 기다려야 할지, 그냥 두고 먼저 가야 할지 결정해야 할 때도 있지요. 모르고 살았지만, 전에 누군가도 나를 이렇게 참고 기다려주지 않았을까요. -56쪽

"결점이라..배우는 자에게 흔한 결점이 오히려 네게는 없는 듯하구나."
소년은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들었다. 스승의 표정은 진지했지만 온화했다. 스승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기억력이 뛰어나면 그걸 믿고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되지. 글재주가 좋으면 글이 들뜨기 십상이고. 이해력이 높으면 배움의 깊이가 얕아지기도 하는 법. 그런데 너는 그러한 결점이 하나도 없구나."-62쪽

둔한 사람이 계속 천착하면 구멍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넓어지게 되느니라. 그렇게 뚫린 구멍은 흐름이 얼마나 세차겠느냐. 답답하니 꾸준히 연마하기가 참 좋지. 그러다 보면 얼마나 반짝반짝 광채가 나겠느냐. -63쪽

그렇다면 사람을 알아보는 혜안은 아주 특별해서 범인에게는 없는 것일까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우리 모두는 대신 적당한 눈을 갖추고 있습니다. 바로 '긍정의 눈'입니다. 그 사람의 결점이 무엇이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점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66쪽

자전거 타기는 인생과 여러모로 닮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기로 자정했다면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 한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자전거는 멈춰 있을 수 없는 탓이죠. 그처럼 속도가 '0'인 채로 남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건 삶이 아니지요. 항법에서도 고도 0피트는 비행기가 지상에 착륙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륙하지 않는 비행기는 더 이상 비행기가 아닙니다.
자전거는 인간이 발을 굴려 움직여야 하는 기구로, 인간의 순수한 힘으로 육체의 속도를 능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구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속도를 내내 유지시킬 수 있는 기구이기도 하지요. 따라서 사이클에서 속도 조절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누가 얼마만큼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자신을 제치게 됩니다.
현재 남보다 조금 앞서 있다고 해서 결승점에 제일 먼저 도달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 지금 누가 나보다 조금 더 앞서 있거나 반대로 내가 앞서 있다고 해서 두려워하거나 자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ㅅ인생도 결국엔 똑같습니다.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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