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 최후의 날
킴 매쿼리 지음, 최유나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0년 1월
절판


그러나 항해술을 비롯한 기술이 발달하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것이고 신대륙 발견 소식이 전해지면 야심 있는 누군가가 정복에 나섰을 것이다. 현실주의 정치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보면 '멜로스인과의 대화'라는 부분이 나온다.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싸움에 말려들기 싫어 중립을 표방하고 있던 멜로스 섬에 아테네의 사자가 찾아온다. 그 사자는 아테네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섬 사람들에게 "강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고 약자는 당해야 할 것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명언을 남기고 돌아간다. 곧이어 멜로스는 아테네의 침공을 받아 모든 남자는 살해되고 모든 여자는 노예로 팔려가게 되며 섬 전체는 아테네 이주민의 차지가 된다.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냉엄한 현실은 기원전 400년 아테네나 기원후 1500년의 쿠스코나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그후 500년이 지난 지금도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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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1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다 읽고 어떤지 좀 말해주세요. 살까 말까 고민중이거든요.

이매지 2010-02-13 13:13   좋아요 0 | URL
넵 :)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품절


하지만 소피, 대체 나는 뭐가 문제인 걸까? 내가 너무 까다롭니? 나는 그저 결혼하기 위한 결혼은 싫어.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사람, 혹은 더 나쁜 경우에는 침묵을 나눌 수 없는 사람과 함께 남은 인생을 보내는 것보다 더 외로운 일은 없다고 생각해. -18~9쪽

바로 그 점이 제가 독서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작은 관심 하나로 책 한 권을 읽게 되고, 그 책 안에서 발견한 작은 흥미 때문에 그 다음 책을 읽게 되고, 거기서 찾아낸 것 때문에 또 다시 다음 책을 읽게 되는 거죠. 그렇게 해서 독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진행됩니다. 거기에는 가시적인 한계도 없으며, 순수한 즐거움 외에는 다른 이유도 없습니다. -25쪽

놀라웠던 것은,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놀라운 것은, 서점을 서성거리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가 어떤 책을 찾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점이에요. 그들은 그저 서점을 둘러보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아떨어질 만한 책을 마주치게 되기를 바라는 거죠. 출판사에서 써 놓은 자화자찬 광고를 신뢰하지 않을 만큼 똑똑한 사람들이라면 점원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겠죠. (1) 무엇에 관한 책인가? (2) 당신은 이 책을 읽어봤는가? (3)읽을 가치가 있는가?-34쪽

그때 나는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에 빠졌다는 생각, 그게 바로 비참한 점이죠.)-49쪽

하지만 책이 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고자 하신다면, 앞서 얘기했듯 저에게는 단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세네카입니다. 세네카가 누군지 아십니까? 그는 로마시대의 철학자로 가상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서 앞으로 남은 인생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얘기했습니다. 어쩐지 지루할 것처럼 들리겠지만, 그가 쓴 편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상당히 재기가 넘칩니다. 글을 읽으면서 웃을 수 있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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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2-08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이거 읽으시는군요!! >.<

이매지 2010-02-08 22:41   좋아요 0 | URL
남들 다 읽고 심지어 '품절!'까지 된 이때에 혼자 뒷북 치고 있어요 ㅎㅎ

무스탕 2010-02-08 23:06   좋아요 0 | URL
남들 다 읽고 심지어 '품절!'까지 된 이때에 아직 뒷북도 안치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

다락방 2010-02-08 23:23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뒷북 쳐보세요. 이 책 정말 좋아요, 정말!!!!!!!!!!!!!

이매지 2010-02-08 23:39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도 어서!!!
이제 30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완전 빠져들어요~

순오기 2010-02-09 05:12   좋아요 0 | URL
정말 좋아요.2
나도 두 번 읽었는데 두번째는 처음에 놓친 것들도 보여서 더 좋았어요.
영화로 나와도 좋을 거 같아요.^^

라로 2010-02-09 09:11   좋아요 0 | URL
정말 좋아요.3
'품절!'까지 되었군요!!ㅠㅠ

이매지 2010-02-09 09:28   좋아요 0 | URL
나온지 1년쯤 되니까 품절 되버렸더군요 ㅠ_ㅠ
심지어 중고샵에는 웃돈 얹어서 파는 분도 계시더라능;;

라로 2010-02-09 11:04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책을 친정에 가져가서 읽었는데 깜빡 잊고서 놓고 왔지 뭐에요,,,그래서 찾아 달라고 하니까 어디다 뒀는지 모르시겠다며,,,흑흑흑
다시 재출간 되지 않을까요?????

이매지 2010-02-09 11:12   좋아요 0 | URL
아악 ㅠ_ㅠ
나비님 어떻게 해요 ㅠ_ㅠ
저는 사려고 했더니 품절이라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
계약 기간이 끝난 건지, 어떻게 된 건지 통 알 수가 없네요.
재출간되면 좋겠어요!

라로 2010-02-10 09:53   좋아요 0 | URL
안타깝지만 괜찮아요~ 다행이 제겐 턴님께서 선물로 주신 원어판이 있답니다.ㅎㅎㅎ근데 그거 읽을 시간이,,,ㅠㅠ

오늘도 비가 오네요,,,마음까지 촉촉한 하루 되세요~.

이매지 2010-02-10 16:0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원서로 읽어도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아서, 저도 기회가 닿으면 한 번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네요 :)

그나저나 댓글의 댓글 달기도 힘들어졌군요 ㅎㅎㅎㅎ

Kitty 2010-02-09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왜 품절일까요?;; 괜찮은 책인데 많이 안팔렸나?
하지만 전 결.말.이 마음에 안들었다구요! ㅋㅋㅋㅋ

이매지 2010-02-09 12:57   좋아요 0 | URL
어느 정도 팔렸던 것 같은데, -_ㅜ
그나저나, 결말이 어떻길래요~
이제 한 100페이지 못 되게 남았는데 퇴근할 때 낼롬 읽어야겠어요!

순오기 2010-02-09 19:21   좋아요 0 | URL
이 책 진즉 작년 6월부터 품절이었어요.
우리 독서회 토론도서로 정했는데 품절이라 중고 올라오면 바로 찜해서 회원들 사줬어요.^^

이매지 2010-02-09 22:59   좋아요 0 | URL
독서회 토론과 이 책,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작년 6월부터 품절이었으면 꽤 오래 품절이네요. -ㅅ-;;
 
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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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잡는 것을 좋아한다.
모르는 남녀가 거리낌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원 나잇 스탠드가 요즘처럼 횡행하는 세상에서도
누군가와 손을 잡는다는 행위가 여전히 특별할 수 있다는 것.
그 느낌이 이렇게나 따뜻하고 애틋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눈물겹다. -12쪽

절대로 드러나지 않을 만큼 안전한 비밀은 사생활이 되고 위험에 노출되는 순간 그것은 컴플렉스가 되어버린다. 컴플렉스에 맞닥뜨렸을 때 사람들은 그것에 대처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노력을 하게 되는 데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사생활이 사생활에 머물러 있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비극이다. 나에겐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슴만, 모든 과정과 비밀이 안전하게 보호된 채 내가 드러내도 괜찮다고 승인한 모습만 세상에 보여줄 권리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위태로워질 때 우리는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다. -32쪽

공개되지 않는다는 느낌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 그래서 나의 공간과 머릿속 생각, 물건들의 안전은 소중하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혼자 있는 집에서조차 혹 어떤 존재가 나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망상을 한번쯤 가져본 사람이라면 완벽한 비공개의 자유란 얼마나 갖기 어렵고 소중한지 공감할 것이다. 일탈이란, 아무도 모르는 머나먼 타지에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나의 집, 아무도 들여다 볼 수 없는 곳에서 언제든 가능한 것이다. -33쪽

스러져가는 존재를 앞에 두고 잔인할 정도의 무심함으로 대했던 나는, 정작 나 자신 또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상태였다. 갈망의 마음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면서도 다른 존재의 간절함에는 무심했던 것이다. 간절함이란 이처럼 모순된 것일까. 눈앞에서 죽음으로 호소하고 있는데도 이토록 외면할 수 있다니. 아마도 지금 내가 기다리고 있는 무엇도 내게 이렇게 무심하리라. 나의 간절함은 결코 그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리라. -85쪽

만약 세상의 유에프오가 모두 거짓이라는 게 과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진다면, 지구 위의 인간들은 모두들 약간씩은 더 외로워질 것이다. -100쪽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자신의 입장과 시각으로 타인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존재의 본질이란 어쩌면 타인에 의해 인식되는 것 외에 다른 답이 없을지도 모른다. -108쪽

말이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기억될 뿐이다.
나를 황홀하게 했던 수많은 말들은 언제나
내 귀에 들려온 순간 사라져버렸다.
말이란 이처럼 존재와 동시에 소멸해버리기에
그토록 부질없고 애틋한 것인지도 모른다. -142쪽

사람이 외로워서 연애를 해봐도 여전히 외로운 것처럼 외롭지 않으려고 결혼을 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처방, 혹은 선택이 될 수 없을 확률이 크다. 결혼이라는 게 뭘까. 결혼이란 이를테면 영화는 평생 이 사람하고만 보겠다는 약속이다. 물론 지켜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결혼이란, 두 사람이 만나서 데이트를 한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한집으로 들어가 여전히 함께 있는 것, 즉, 데이트를 한 이후에도 쭉 같이 있다가 나중엔 데이트 자체가 없어지는 것. 그게 바로 결혼이다. -2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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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의 향기를 찾아서
정병헌, 이지영 지음 / 돌베개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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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작가의 삶과 문학적 공간은 한 개인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시작하여 정치·사회적인 활동 공간을 거쳐, 죽어서 묻힌 무덤까지를 포함한다. 탄생지는 개인이 생을 시작한 출발지이며 무덤은 육신이 묻힌 생의 종착점이자 안식처이다. 무수한 세월이 흐른 탓에 탄생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무덤은 격렬했을 삶과 죽음을 반추하게 된다. 무덤 외에도 작가가 오래 머물렀던 자연의 공간, 곧 유배지 또는 정자나 누각, 계곡과 산야, 고향의 서재 등도 고전문학의 산실이라 할 소중한 공간들이다.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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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1월
구판절판


'인정이란 다른 사람을 위한 게 아니다'라고 옛날 사람들은 말했다. 이 말에 대해 우리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가르쳐주었다.
"이 속담의 의미는 '쓸데없는 인정을 베풀면 그것이 오히려 그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차갑게 대할 줄 아는 것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필요하다'는 거예요."-9쪽

그 무렵의 우리는 섬 그림자라고는 하나도 없는 바다 한가운데서 뱃머리를 맞대고 있는 세 척의 난파선이었다. 각자의 모습은 물론이고 목소리도 다 들렸지만 도와줄 수 없었다. 게다가 무전기에서는 잡음만 잔뜩 들려오고 있었다. -59쪽

학교라는 공동체는 온갖 욕구불만을 꽉 눌러 뚜껑으로 닫아놓은 곳이라서 어딘가에 공기가 새는 구멍이 뚫리면 폭발적인 기세로 눌려 있던 분노와 불만, 그리고 원한이 튀어나온다. 그것은 모두 '장난'이라는 가면을 쓰고 웃으면서 덤벼든다. 튀어나오는 것들 중에는 선생님들의 감정도 섞여 있다. 그들도 인간인 것이다. -60쪽

이 사회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행운'을 허용할 만큼 도량이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행운을 축소시키기 위해 마이너스의 압력이 들어옵니다. 지금은 그저 가만히 참고 기다리며, 귀댁 가족이 무사히 이 폭풍을 뚫고 나가기를 기도드릴 뿐입니다. -86쪽

순진한 아이……라는. 하지만 자식은 반드시 순진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법이고, 또 순진한 것만이 최선도 아니지 않은가. 대개 어른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지만. -171~2쪽

"너, 부모를 너무 못 믿는 거 같다."
나는 마음속으로 혼잣말을 했다.그렇지 않아. 다만 어떤 인간이든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은 있다는 거지.-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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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4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미야베 마유키 책은 정말 많이 나오는것 같네요^^

이매지 2010-02-05 18:00   좋아요 0 | URL
정말 많이 나오죠.
미친 듯이 나온다능~
그래도 이제 좀 수그러든 것 같기도 해요. ㅎㅎ

L.SHIN 2010-02-04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 박스의 말에는 추천을 안할 수가 없군요..^^;

이매지 2010-02-05 18:0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사실 저 구절 다음에 다른 구절이 이어지는데,
엘신님은 그 구절에는 동감하지 않으실 듯 ㅎㅎ

2010-02-05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5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