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소리 마마 밀리언셀러 클럽 4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6월
절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과거의 연줄을 이용하고, 이용할 가치가 없어지면 지워버린다. 그렇게 하면 아주 깨끗한 노트로 살 수 있으니까 자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어쨌든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그러니까 과거의 인간관계를 이용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결국 타인이기 때문에 어떤 번거로운 일이 생기거나 귀찮아지면 그만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해버리기 때문에 처리해야만 한다. 그래, 그래, 그런거야 하고 아이코는 간단하게 결론에 도달했다. 그것이 아이코가 살면서 깨달은 지혜였다.-142~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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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르수 우잘라 - 시베리아 우수리 강변의 숲이 된 사람
블라디미르 클라우디에비치 아르세니에프 지음, 김욱 옮김 / 갈라파고스 / 2005년 11월
품절


땅을 갈 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돼. 필요한만큼 조금씩 갈아야지. 그래야 땅도 많은 것을 주거든. 여긴 그럭저럭 지낼 만한 것 같은데, 그저 다른 무리가 오지만 않으면 좋겠어. 우린 부자가 될 생각도 없어. 금도 싫고, 좋은 옷도 필요 없어. 그냥 우리끼리 아이들 키우며 살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 새로운 땅은 돈을 요구하지 않지. 마음 내키는 대로 고르면 되니까. 한번 둘러보라구. 땅은 끝도 없어. 물고기도 얼마든지 있고. 사냥할 짐승도 많고 집 짓는 데 쓸 나무도 충분해. 게으름만 안 피우면 어디서든 살 수 있어. 먹을 만큼 뿌리고, 거둘 수 있는 만큼 거두면 어디서든 아이들을 키울 수 있지. -28쪽

문제는 환경을 자신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환경에 맞추는 데 있다. -28쪽

문득 스위스 속담이 떠올랐다. "노래가 있는 곳에 생활이 있다. 노래는 인간을 결코 악하게 만들지 않는다."-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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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행 승객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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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단다. 사람들은 커가면서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된단다. 삶이란 뜨개질에 관한 책과 같은 거야. 약 65개의 다른 형태의 멋진 스티치가 나와 있는 책 말이다. 넌 그걸 보고서 특별한 종류의 스티치를 알게 되는 거야. 바로 지금 너의 스티치는 낭만적인 모험이라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구나.-91쪽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 점을 명심하시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자신의 비밀을 지킨다는 것을!-140쪽

"나는 세상의 높은 곳에서 사는 것이 도덕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오." 스태퍼드 나이 경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회적 지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오, 지리적으로 높은 지대를 말하는 거요. 당신이 산봉우리에 있는 성에 살면서 산 밑의 세계를 내려다본다면, 그곳 사람들을 무시하게 되지 않겠소? 당신은 가장 높은 존재고, 또한 가장 큰 존재가 되는 거지요. 아마 베르히테스가든에서 히틀러도 그런 식으로 느꼈을 것이고, 등산하는 사람들도 산 위에서 골짜기의 동료 인간들을 내려다보며 그런 식으로 느낄거요."-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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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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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난 삼아 연애한다는 기분으로 그 책을 대강 훑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책을 펼친 그 순간부터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은 대개 재치가 넘치고, 때로는 재미있는 사상으로 구성되거나 깜짝 놀랄 정도로 기발해서 평생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단편집들이었다. 나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 장편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비속함도 없이 철저한 개인주의를 그린 <장크리스토프>는 내게 새롭고 유익한 사실들을 듬뿍 가르쳐주었다. 그 책이 아니었다면 나는 개인주의라는 것이 그토록 탁월하고 폭넓은 것인지 결코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도둑질을 해서 <장크리스토프>와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재교육까지 받은 나의 빈약한 머리로는 한 개인이 전세계와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장난 삼아 시작한 연애가 위대한 사랑으로 바뀌었다. 작가가 사용한 과장된 허풍조차 작품의 아름다움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글자 그대로 수백 페이지의 거친 강물이 나를 집어삼켰다. 내게 있어서 그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책이었다. 그 책을 다 읽고 나니 침범할 수 없는 개인적인 삶도, 세상도 더 이상 이전의 것과 같지 않았다. -152~3쪽

소설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소설의 구조, 복수의 주제를 얽어놓은 짜임새, 확고하고 교묘하면서도 대담한 솜씨로 결론을 끌어내는 복선에 이르기까지 소설가의 기교를 명확하게 볼 수 있게 되어 내심 몹시 놀랐다. 그것은 유쾌한 놀라움이었다. 그것은 멋진 등걸, 무성한 나뭇가지, 굵직한 뿌리를 드러낸 채 땅에 누운 뿌리 뽑힌 거목을 보는 것과 같았다. -172쪽

감옥에 갇히시기 전에 아버지께서, 춤은 남에게서 배울 수 없는 거라는 말씀을 종종 하셨어. 그 말씀이 맞아. 다이빙이나 시를 쓰는 일도 춤처럼 혼자서 터득하는 거야. 아무리 평생 훈련해도 열매처럼 가뿐히 낙하할 수 없는 사람들은 공중에서 바위가 떨어지는 것처럼 떨어질 뿐이라구.-193~4쪽

발자크 때문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는 거야. 여자의 아름다움은 비할 데 없을 만큼 값진 보물이라는걸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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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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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박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에는 모든 게 끝장이리라. 온니 렐로넨의 지금까지 수십 억번에 달하는 심장 박동은 전부 부질없는 짓이 되리라. 죽음은 원래 그런 것이다. 해마다 수천 명의 핀란드 남자들이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 가운데 죽음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서 다시 돌아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12쪽

죽음의 문턱에 서보았던 사람만이 새로운 삶의 시작이 진정으로 뭘 의미하는지 깨닫는 법이다. -28쪽

심문받는 사람은 마치 양파와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심문은 양파 껍질을 벗기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었다. 거짓말의 껍질의 벗기고 나면 순백색의 진실이 드러나고, 양파 껍질을 벗기면 몸에 좋고 맛 좋은 양파 살이 모습을 나타낸다. 두 경우 모두 껍질을 벗기는 사람은 눈물을 흘린다. 삶은 그런 것이다. -3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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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6-06-16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셨군요...좋은 책이죠^^

이매지 2006-06-1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구요^^ 전 내심 좀 진지하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