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적수가 없다’
한국 선수에 이어 한국 선수, 또 한국 선수. 얼굴은 달라도 가슴에는 모두 태극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한국이 21일 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올림피아월드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여 1,000m에서 이날 걸린 6개의 메달을 모두 쓸어담았다.
한국 쇼트트랙이 3일 동안 6개 종목에서 따낸 메달은 금메달 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3개 등 모두 14개. 이날까지 총 18개의 메달 가운데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 등 4개만 다른 나라에 내줬다. 쇼트트랙의 선전에 힘입어 한국은 종합순위에서도 금 6·은 5·동 5개로 일본(금 5·은 3·동 5)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메달 싹쓸이의 선봉에는 여자팀 주장 최은경(21·한체대)이 섰다. 전날 가장 약한 종목이던 500m에서 중국의 주밀레에 ‘날 내밀기’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던 최은경에게 1,000m 우승은 너무 손쉬웠다.
결승에 오른 선수 가운데 다른 나라 선수는 중국의 류치지아 한명뿐. 최은경은 여수연(20·중앙대), 조해리(19·고려대)와 함께 류치지아를 견제하며 달리다 1분37초81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1,500m와 500m에서도 우승한 최은경은 이로써 대회 전관왕 가능성을 높였다. 여수연과 조해리도 최은경에 이어 들어오며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결승 역시 한국의 독무대였다. 출발선에 선 5명의 선수 중 한국 선수가 4명. 중국의 류샤오량이 결승에 올랐지만 상대는 되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끼리의 순위 다툼이 벌어진 끝에 막내 성시백(18·연세대)이 1분27초895의 기록으로 선배 서호진(22·경희대)에 불과 0.005초 앞서 우승했다. 이어 안현수(20·한체대)가 류샤오량을 제치고 동메달을 따내 이날의 메달 싹쓸이를 마무리지었다.
〈김석기자 skim@kyunghyang.com〉
입력: 2005년 0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