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국제분쟁의 외교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제시했다. 또 사회보장제도를 개혁하겠다는 국내정책의 기본 방향도 드러냈다. 부시는 취임사에서 자유의 확산이라는 이상을 화려하게 펼치는데 그쳤다. 때문에 그는 국정연설에서 2005년의 정책목표를 밝히는 것을 뛰어넘어 집권 2기의 전반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하는데 주력했다.
부시는 오는 22일부터 프랑스 독일 등 이라크 전쟁으로 소원해진 유럽각국을 방문하며 보다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연설 직후 유럽·중동 순방에 나섰고,빠르면 다음달 동북아 지역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을 비롯해 이란 핵문제,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부시와 라이스의 방문외교를 통해 하나하나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문제에 관한 한 부시의 국정연설은 낙관과 자부심으로 가득찼다.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에서의 선거성공은 대외정책에 관한 한 부시의 입장을 한껏 고무시켰다. 그는 “이라크에서 자유의 승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새로운 동맹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중동의 다른 국가들에는 단호했다. 부시는 “우리는 테러범을 계속 숨겨주고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하는 정권과 부딪쳐야 한다”며 “시리아는 테러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란은 세계 제일의 테러 후원국”이라며 “이란이 핵을 포기하고 테러 지원을 그만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의 억압적인 정치체제 개혁을 촉구했다.
부시는 연설 앞부분에서 국내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주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 “부시가 사회보장제도의 역사적인 개혁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어 동성결혼 금지를 위한 헌법개정을 다시 강조하고 의료보험 개혁,일자리 창출,소송제도 개혁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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