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代 겨냥한 상술…‘어린신부’ 신드롬
기사입력 : 2005.02.04, 20:57

‘어린 신부’를 소재로 한 대중문화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하나의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그 배경에는 10대들의 지갑을 노린 상업성이 숨어 있다.

이같은 작품의 효시는 고교생 신부를 등장시킨 영화 ‘어린 신부’. 그러나 이 영화만해도 노골적인 성묘사보다는 결혼을 재미 있는 사건으로 다루면서 청소년들에게 색다른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최근 작품은 다르다. 여고생의 결혼 에피소드를 다룬 ‘여고생 시집가기’가 지난해 개봉된 데 이어 18일에는 15세 중학생들이 실수로 임신한 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산에 성공한다는 줄거리의 ‘제니 주노’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쪽에서도 어린 신부들이 활보한다. 여고생과 검사의 결혼을 그린 ‘낭랑 18세’(KBS), 19세 여고생이 형수로 들어온다는 내용의 ‘형수님은 열아홉’(SBS), 고교 시절 부부가 된 커플을 소재로 한 ‘쾌걸춘향’(KBS) 등이 시청률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자 이같은 인기에 편승하려는 작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달 중 방송되는 ‘굳세어라 금순아’는 21살의 애 딸린 과부의 얘기다. 내달 선보이는 ‘원더풀 라이프’(이상 MBC)는 21세 대학생 부부의 육아일기를 그린다.

특히 이같은 드라마는 도덕적 경계를 넘는 데에 문제가 있다. 10대들의 성관계를 굳이 피해가지 않고 자연스런 일로 인정하며,나아가 이들의 임신과 결혼,출산 문제를 거론한다. 10대들의 성을 성적 호기심 차원에서만 묘사하던 이전의 작품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연기획가 송애경씨는 “영화 ‘어린 신부’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새로운 소비자를 찾은 대중문화계가 10대 관객들을 겨냥해서 내놓는 기획상품들”이라고 분석했다. 드라마 ‘원더풀 라이프’를 방영할 예정인 MBC의 박종 제작본부장은 “10대들의 성인식이 조숙하고,실제 성관계를 갖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대중문화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제니 주노’를 만든 김호준 감독은 “아이들의 임신문제를 공론화하고,실질적인 성교육이 좀더 일찍 시행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10대들의 성문제를 다루는 대중문화계의 태도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나리오 작가 최수완씨는 “성 상품화의 혐의를 제기하기 이전에 10대의 성관계를 당연시하고 미화하는 것은 문제”라며 “영화 ‘제니 주노’는 임신을 하나의 이벤트처럼 묘사하는데다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락성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남중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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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새만금 취소 또는 변경하라”…또…국책사업 잇단 제동
기사입력 : 2005.02.04, 18:19

환경단체의 반발로 인해 대규모 국책사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고속철 천성산 터널공사를 둘러싸고 3개월 동안 환경영향 공동조사를 벌이는 데 이어 새만금간척사업도 중단될 위기에 몰렸다. 특히 천성산 터널공사의 경우 지율스님의 단식에 따라 정부가 사업을 지연시키는 행태를 보여 앞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강영호)는 4일 전북 주민과 환경단체 등 3538명이 농림부 등을 상대로 낸 새만금사업계획 취소청구소송에서 “공유수면매립면허 및 사업시행인가처분을 취소 또는 변경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체 공정의 90% 이상 진행된 방조제 보강공사 및 올 12월 재개될 마지막 2.7㎞의 물막이공사에 대해서는 공사중지 집행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비상걸린 국책사업―현황·정부 책임] 탈나는 ‘일방통행 정책’ 수兆혈세 날려
외국 간척사업 사례
새만금 판결 배경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새만금사업은 간척지를 농지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경제성 평가 및 환경영향 평가를 거쳐 수질관리대책을 세웠으나 그동안 사정이 변해 원래의 공유수면매립면허 및 사업시행인가처분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지역주민들은 물론 국민에게 미치는 환경·생태·경제적 위험이 크므로 농림부장관은 사업면허 및 인가처분의 취소·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행정권 발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2001년 5월 확정된 새만금간척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조치계획을 취소하라는 청구에 대해서는 소송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각하,사업 자체를 중단하라는 결정은 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새만금사업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용도결정,수질관리대책 등 사업계획 전반에 대한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국가는 행정소송법에 따라 막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환경단체들은 판결선고 뒤 “정부는 즉각 새만금공사를 중지해야”한다고 주장했고, 농림부와 전북도는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고 정부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유보입장을 보였다.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에 33㎞ 길이의 방조제를 쌓아 4만100㏊를 간척하는 새만금간척사업은 1991년 착공 이후 현재 1단계 방조제공사 중 2.7㎞ 구간을 남겨 놓은 상태다.

지호일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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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ne 
 이름: Roi(211.63.243.45)  조회: 12130  리플수: 35  추천점수: 127  작성: 01/18 14:12
2004. 1. 15 전남 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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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경제] 이런 마케팅도 있었네
기사입력 : 2005.02.03, 18:20

180만원짜리 모피숄이 3만원,60만원 남성정장이 5만원,디지털카메라가 5만원…. 단,상품은 구매하기 전에 볼 수 없음.

롯데백화점이 상품을 볼 수 없게 포장한 채로 균일가에 판매하는 이색 판촉 행사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일본 유통업계의 새해 첫 행사로 ‘복주머니’란 이름의 봉투에 여러 상품을 넣어 싼 값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본뜬 행사로 ‘블라인드 마케팅’의 대표 사례다.

롯데백화점은 설 연휴 다음 날인 11일 본점과 잠실점,영등포점,부산본점 4개 점포에서 밀봉한 상품을 정상가보다 40∼90% 할인된 3만?5만원 균일가에 판매하는 ‘복상품전’을 연다. 수량은 점포별로 2005개 한정. 이 가운데 1%는 롯데백화점 15만원 상품권이 경품으로 첨부돼 있다. 상품군별로 구분해 판매하는 만큼 불필요한 제품을 살 확률도 낮다.

백화점측은 이에 앞서 지난달 7일 수도권 12개점에서 ‘신년 복상품전’을 열었다. 당시엔 품목별 구분이 안된 상태였는데도 불과 30분만에 물건이 동나 행사는 조기에 마감됐었다.

행사를 기획한 이장화 상품총괄팀장은 “상품을 볼 수는 없지만 좋은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앞으로도 해마다 이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선기자 boky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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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카페] “특허공유 일본이 먼저 원했다”
기사입력 : 2005.02.03, 18:39

“정말 일본이 먼저 요청한거야? 그런 거야?”

일본의 대표 기업들이 한국 기업에 특허 공유와 공장 공개를 잇따라 제안한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았다.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소니의 지적재산 담당 나카무라 요시히데 수석 상무는 “지난해 12월 체결된 삼성과 소니의 대규모 특허 공유 계약은 소니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특허 공유 계약 체결 당시 이러한 내용을 함구,국내 언론에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나카무라 상무는 “소니측이 주체적으로 움직인 결과 삼성의 협조적 자세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협상 초기 삼성측이 특허 공유에 대해 소극적이어서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 난항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지난 2일에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공장 상호 공개 제안을 현대자동차가 거절하기도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말 도요타의 부사장급 임원이 품질총괄본부의 서병기 부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도요타) 나고야 공장과 (현대차) 울산 공장을 서로 공개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가 대외비로 관리해온 나고야 공장을 공개하겠다고 해서 선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고민했으나 공장을 공개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거절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뿌듯한 일”이라며 “일본 기업에 기술 하나라도 배우려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격세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정승훈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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