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사랑의 초콜릿먹고 힘내세요∼”
기사입력 : 2005.02.14, 18:21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14일 오후 서울 구로동 구로유통상가 박광수(42)씨의 전자부품 판매점. 성준(9),성진(7) 형제가 TV광고에서 본 노래와 율동을 하느라 열중해 있는 동안 아버지 박씨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난데없이 찾아온 두 아들은 노래를 마치자 준비해온 초콜릿과 양초를 박씨에게 선물하며 “오늘 밸런타인데이 이잖아요”라고 했다.

상업주의로 변질돼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알려진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등학생 형제가 초콜릿을 들고 아버지 사무실을 찾은 것은 신길종합사회복지관이 준비한 밸런타인데이 행사 때문이었다.

복지관측은 수만원대 선물용 초콜릿이 나올 정도로 상업성이 덧칠된 밸런타인데이를 ‘가족사랑의 날’로 치르기 위해 지난달부터 ‘어린이 초콜릿 배달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했다. 성준 성진이 형제 등 참가 어린이 42명은 이달 초부터 복지관에 모여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포장하며 밸런타인데이를 준비했고,이 날 각자 아버지 직장에 찾아가 초콜릿을 선물하는 깜짝 이벤트를 개최한 것이다.

박씨는 “외환위기 때 회사를 그만두고 전자부품 가게를 차린 뒤 두 아들 커가는 걸 보는 낙으로 살았는데 뜻밖에 이런 선물을 받으니 정말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형제의 노랫소리를 듣고 찾아온 주변 상인들까지 가세해 박씨 점포에선 왁자한 웃음꽃이 피었다.

또 복지관 자원봉사자 29명은 이날 신길동 일대 독거노인 30여명과 노인회관 등을 찾아 초콜릿을 선물했다. 13년째 홀로 살고 있다는 심재천(66) 할아버지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초콜릿 선물을 받고 깜짝 놀랐다”며 “오랜만에 사람의 온정을 느끼고 옛 기억도 떠올리게 됐다”고 기뻐했다.

복지관 사회복지사 이은주(25·여)씨는 “외국에서 들어와 변질된 문화지만 밸런타인데이가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가족사랑의 날로 정착되면 우리 문화가 될 수 있다”며 “가족과 이웃간의 사랑을 되새기는 날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복지관측은 앞으로 매년 ‘초콜릿 배달 프로젝트’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동권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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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 철새지도 바뀌었다
기사입력 : 2005.02.14, 18:09

영남지역 최대 철새도래지인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의 철새서식지도가 바뀌고 있다. 저수지 수위와 주변 먹이 공급처 면적이 철새 대표종(種)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주남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 1980년 이후 25년간 주남저수지에서 월동중인 대표철새가 가창오리에서 큰부리큰기러기,쇠기러기 순으로 바뀌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1980년부터 1992년까지 주남저수지의 대표 철새는 단연 가창오리였다. 저수지 인근 3∼4㎞내 논에 벼의 낱알이 풍부해 1990년의 경우 최고 5만여 마리까지 월동했다. 그러나 1992년 이후 이곳 논이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축사,공장 등으로 바뀌면서 그 수가 서서히 줄어들어 올 겨울에는 겨우 300∼400마리만이 이곳을 찾았다.

큰부리큰기러기는 1993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매년 5000여마리씩 이곳을 찾아와 저수지의 대표종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기껏 200∼300 여마리만 보일 뿐이다. 높아진 저수지 수위가 큰부리큰기러기를 떠나게 한 결정적인 이유다. 주로 30∼40㎝ 가량의 낮은 수심에 있는 수초뿌리를 먹이로 하는데 최근 2∼3년 사이 수심이 2뻍까지 깊어지자 먹이찾기가 쉬운 창녕 우포늪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쇠기러기는 10년전보다 2배 가량 늘어나 올해 3000여마리가 월동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벼의 낱알을 주로 먹지만 수만마리씩 군무를 이루는 가창오리떼와 달리 소규모로 월동하기 때문에 인근 소규모 논들이 먹이 공급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환경단체들은 분석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저수지 수위와 먹이 공급처 감소는 물론 저수지 내에서의 불법 어로행위도 철새 개체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 “실제로 저수지를 찾는 겨울철새의 예년 평균 개체수는 6만여마리였지만 최근 5년 사이 1만여마리 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들어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70여마리와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 3마리가 주남저수지에서 월동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생태사진작가 최종수씨는 “한 곳에서 흑두루미와 재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은 강원도 철원과 주남저수지 두 곳밖에 없다”고 말했다.

180만평 규모인 주남저수지는 10월중순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20여종의 철새들이 날아들고 있으며, 하루 평균 탐조객수만 500∼5000명에 이른다.

창원=윤희각기자 hg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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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니라는 도시,,,, 
 이름: realist(211.208.98.175)  조회: 578  리플수: 3  추천점수: 10  작성: 02/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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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빙판길 사고 운전자 80% 책임
기사입력 : 2005.02.13, 18:09

배수시설 및 위험표지가 설치되지 않은 상습 빙판길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해도 운전중 주의를 소홀히 한 운전자가 80%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부장판사 김윤기)는 13일 상습 결빙지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조모(52)씨 부부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20%의 책임을 지고 모두 5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고 도로는 상습 결빙지역임에도 배수시설은 물론 위험표지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 등을 보면 도로의 설치·관리상 잘못이 사고의 한 원인이 됐다”면서도 “운전자가 결빙된 도로 위를 운전할 경우,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고 미리 속도를 줄여 사고를 방지할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으므로 국가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지호일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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