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39)씨는 급여가 입금되는 자신의 주거래계좌를 A은행의 종합통장에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로 바꿀 생각이다.
은행통장이 입출금이 자유롭고,카드대금 결제와 자동이체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잔고가 있어도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다는 게 불만이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한 푼이 아쉬운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김씨는 최근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로부터 자산관리계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편리함과 수익성을 동시에=증권사들이 올 들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는 편리성과 수익성이 혼합된 복합금융상품이다. 은행 통장의 편리함에다 ‘은행금리+α’라는 수익성을 가미한 일종의 서비스계좌인 셈.
계좌를 개설하면 현금카드를 발급 받아 은행 현금인출기(CD) 등을 이용,영업시간 여부에 상관없이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고,카드대금 결재,공과금 및 보험료 자동이체 등 은행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증권사 홈페이지나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하면 자금이체나 거래내역 및 잔고확인 등 온라인 뱅킹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이 단기 금융상품인 어음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자동편입돼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게 강점이다.
삼성증권 상품기획팀 류준호 과장은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는 여유자금을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 손쉽게 찾아 쓰면서도 어느정도 수익까지 기대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어떤 상품들이 있나=크게 종금사에서 전환된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CMA와 일반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 2종류로 구분된다.
CMA는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의 하나로 고객의 예탁금을 받아 수익성이 높은 국공채 및 우량기업 어음등에 운용해 그 수익을 분배하는 실적배당형 저축상품이다. 금액에 관계없이 기간에 따라 연 3.7∼4.1%의 높은 금리를 지급하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은행 보통예금통장(MMDA,금리 연 0.10%)에 500만원을 예치했을 경우 이자는 3개월에 고작 1250원,1년에 5000원이 붙지만 동양 CMA(금리 연 3.7∼4.1%)에 500만원을 예치하면 3개월에 4만6250원,1년에는 20만5000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더욱이 CMA는 실적배당 상품이면서도 은행예금과 마찬가지로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우리은행과 연계해 지난 4월부터 CMA를 본격적으로 판매한 이후 6개월만에 1만계좌가 신규개설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종금사인 금호종합금융도 국민은행과 연계된 CMA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CMA가 인기를 끌자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의 SMA,LG투자증권의 WmA,한국투자증권의 KMA,CJ투자증권의 CMA 등과 같은 종합자산관리계좌들이 바로 이런 상품들이다.
이 상품들도 수시 입출금 및 자동이체,자금결재가 가능한 동시에 자산을 전용MMF에 자동 편입시켜 운용한다.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수익률이 연 3.5%내외로 은행 금리에 비해서는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원금보호는 되지 않지만 자산이 대부분 국공채 등 절대 안전자산으로 구성된 MMF에 투자하기때문에 원금을 날릴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증권사들은 밝혔다.
주식거래를 원할 경우에는 증권사 홈페이지나,입출금기를 통해 손쉽게 위탁계좌로 투자자금을 이체할 수 있다.
LG투자증권 김기환 금융상품개발팀장은 “자산관리계좌는 증권사나 제휴 은행 등에 따라 부가서비스 등에서 약간씩 차이가 있다”면서 “상품 특징을 꼼꼼이 따져 본 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고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동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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