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업주가 경관에 ‘뇌물 상납계’

기사입력 : 2004.11.11, 18:18


윤락업주들이 이른바 ‘상납계’까지 만들어 관내 경찰관들에게 주기적으로 뇌물을 상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경재)에 구속된 전직 경찰관 이모(51)씨가 종암경찰서 방범지도계 풍속반에 배속된 것은 1999년 3월. 이씨는 이른바 윤락업소 밀집지역인 ‘미아리 텍사스’ 업주 10명으로 구성된 ‘상납계’ 대표로부터 ‘단속과 관련한 제반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700만원을 건네받았다. 이씨 외에도 풍속반 직원들은 같은 해 11월까지 이들로부터 매월 700만∼1400만원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윤락업주들은 상납금을 맞추기 위해 ‘상납계’까지 구성했고 이씨 등은 이들로부터 월급보다 많은 뇌물을 월정금 형식으로 꼬밖꼬박 챙겨온 것이다.

이처럼 이씨에게 뇌물을 정기적으로 갖다 바친 윤락업주 상납계만도 모두 5개로 30여개 윤락업주들이 참여했다. 이씨가 같은해 12월까지 불과 9개월만에 거둬들인 돈은 모두 1억4500여만원이나 됐다.

물론 이씨는 이 대가로 윤락업주들에게 사전에 단속 정보를 흘려주거나 사건이 발생할 경우 무마해주는 ‘해결사’노릇을 해왔다.

이후 이씨는 미아리 텍사스 업주 비호 경찰관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되자 도주해 기소중지됐다가 결국 8일 경찰에 체포됐다.

하윤해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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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김일성방송大 접속차단 요청

기사입력 : 2004.11.11, 18:20


북한이 최근들어 직접 인터넷을 통한 체제선전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관계당국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은 일본에 설치된 서버로 운영하고 있는 김일성방송대학이 9일부터 인터넷 방송강의를 시작하자 11일 정보통신부에 해당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해 줄 것을 긴급요청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일성방송대학의 방송강의 내용을 정밀 분석한 결과 국가보안법 7조1항인 찬양고무죄에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긴급 차단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외 체제 홍보 교육이 목적인 김일성방송대학은 최근 홈페이지 ‘우리민족강단’(www.ournation-school.com)을 통해 인터넷 강의를 시작했으며, 학장인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개학 축사에서 “1962년부터 42년간 해온 라디오 방송 강의를 중단하고 인터넷 강의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일성방송대학은 이 사이트를 통해 김일성?김정일 혁명역사와 김일성 회고록인 ‘세기와 더불어’ 등을 소개하고 있다.

검찰도 북한이 인터넷을 이용한 체제선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판단해 조만간 국가정보원,경찰,정보통신부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여는 한편 적용 가능한 법률 검토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검찰은 친북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친북 성향의 사이트를 개설하고 김일성 전집 등 친북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렸다면 우선 국보법 7조의 찬양고무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도 친북사이트나 이적표현물이 게시된 사이트에 대해 사이트의 폐쇄 내지 게시물 삭제 등을 명령할 때 이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2000년부터 올 8월까지 인터넷상의 이적표현물 게재 혐의로 15명을 구속하고 4개 사이트를 폐쇄했으며,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에 따라 총 4170건의 인터넷 이적표현물에 대해 시정 및 삭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김영석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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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머니 600京’ 30억대 챙겨

기사입력 : 2004.11.11, 22:56


사이버머니를 수집해 현금으로 되팔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조작한 사이버 범죄단에 대해 검찰이 처음으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처벌했다.

의정부지검 형사 3부(부장검사 차동언)는 11일 온라인 게임사이트에서 1만5000명의 신용정보를 도용해 사이버머니 600경원을 모은 뒤 이를 되팔아 30억원대의 현금을 챙긴 혐의(업무방해)로 사이버 범죄단 8개파 14명을 적발,신모(41) 김모(35)씨 등 10명을 구속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경(京)은 조(兆)의 1만배 숫자 단위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2002년 5월 컴퓨터 1대에 4명의 ID로 접속해 최고 한도까지 베팅과 기권을 반복,사이버머니를 추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모은 사이버머니 100경원을 200조당 현금 10만원을 받고 파는 방법으로 7억원을 챙긴 혐의다. 신씨는 이 과정에서 컴퓨터 사용에 미숙한 60∼70대 1만5000명의 신용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1000명당 50만원씩 주고 구매,이들 명의로 게임에 가입한 뒤 게임방에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사이버머니를 대량 수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함께 구속된 김씨는 2002년 2월부터 최근까지 오피스텔에 컴퓨터 8대를 설치하고 신씨로부터 구입한 프로그램으로 사이버머니 160경원을 불법수집한 뒤 이를 현금 8억원에 판매한 혐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이버머니 불법 도매상들이 20%의 수수료를 챙기기도 했다.

검찰은 사이버머니를 모으기 위해 정상적인 게임을 통해 잃는 것처럼 속인 점에 착안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같은 사이버머니 불법 수집 및 거래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특정지역에서 활동중인 6개 조직을 추적하고 있다.

의정부=김칠호기자 seven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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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주축인 다단계 업체,대학생 수천명 등쳐

기사입력 : 2004.11.11, 22:58


대학생 수천명을 다단계 판매 조직원으로 끌어들여 수십억원을 가로채온 불법 다단계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대학생 조직원 모집을 주도한 이 회사 주요 간부들 역시 대학생이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11일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보장한다며 대학생들에게 다단계 수법으로 물품을 강매한 혐의(방문판매업법 위반)로 T사 대표 박모(36)씨와 대학생 2명이 포함된 간부 5명 등 모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25명을 검거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2003년 1월부터 서울 방이동 역삼동 등에 본점과 지점 사무실 2곳을 차려놓고 대학생들을 모집,건강식품 속옷 치약 비누 등 2만∼3만원대 생활용품을 20만∼40만원의 고가에 팔아넘기고 하위 판매원들을 모집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T사 사무실 3곳을 압수수색한 결과 전체 다단계 회원 3000여명 중 90% 이상이 대학생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역삼동 지점에서 올 상반기에만 3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으며,대학생 회원들의 피해 규모는 모두 64억원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에게는 "학자금을 대출해준다"고 제안하고,지방 학생들에겐 "서울에 당신 전공과 꼭 맞는 일자리가 있다"고 유혹해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이후 학생들에게 제2금융권에서 300만원씩 학자금을 대출받게 한 뒤 이를 대부분 다단계 판매품 구매에 사용토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자 회원들에게는 "물건을 많이 구매해 다단계 직급이 골드 이상이 되면 군 면제 방법이 생긴다"고 속이기도 했다.

피해자 조모(22?여?대학2년)씨는 "350만원을 대출받아 다단계 회원으로 들어갔다가 대부분 날리고 빚만 계속 불어나 신용불량자가 됐다"며 "학업을 중단한 채 빚을 갚으려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점마다 조직을 통솔하는 고위 간부가 30명쯤 되는데 대부분 대학생"이라며 "서울지역 영업을 주로 맡은 역삼지점 간부 중엔 명문대생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노용택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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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상온] 북한의 민중 봉기

기사입력 : 2004.11.11, 17:44

속담이나 격언,아포리즘에는 선인(先人)들의 지혜와 통찰이 농축돼 있다. 삶의 미로에서 방황할 때,특정한 상황에서 방향을 모색할 때 그것들은 훌륭한 길잡이가 돼준다.

다만 그 중에는 때로 상충되는 내용이 있다. ‘못 오를 나무 쳐다보지도 마라’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만 해도 그렇다. ‘나무가 다르다’(?)고 우길 수도 있겠으나 전자가 판단·분별력을 강조했다면 후자는 성실성에 더 무게를 두었다고 할 수 있다. 둘 다 올바른 처세훈이긴 하지만 막상 하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또 다른 예도 있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와 ‘낙엽 한 잎 떨어지매 천하 가을됨을 안다’는 말. 일견 상반되는 것 같지만 시류의 바뀜이야 어김없는 것이고 보면 결국 요체는 그 타이밍을 아는 것이라는 게 양자가 같이 강조하는 교훈일 터.

그렇다면 ‘반 김정일’을 겨냥한 민·군의 봉기가 잇따르고 있다는 북한의 내부 상황은 어느 쪽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이미 가을이 시작된 걸까. 그래도 아직 봄은 오지 않은 걸까.

미국의 뉴욕 타임스가 8일 독일 슈피겔의 기사를 전재한 바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김정일 독재에 저항하는 봉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철저한 감시체제와 강압에 길들여진 주민들이 정권에 반항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른 얘기다. 예컨대 98년 2월 황해북도 송림 제철소에서는 북한 사상 최대의 노조 봉기가 일어나 탱크를 앞세운 진압병력에 의해 노동자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굶주린 노동자들을 위해 공장 관리자들이 중국 상인들에게 부품을 팔아 식량을 들여오다 적발돼 공개 총살된 게 계기였다.

또 김정일이 애써 ‘선군정치’를 내세우고 있음에도 일부 군인들 역시 저항운동에 나서고 있다. 92년에는 함흥 주둔 육군 부대 부사령관과 부총참모장 등이 경제개혁을 촉구하며 쿠데타를 모의하다 처형됐고 95년에는 청진에서 군 장교들이 항만과 로켓포기지를 장악하고 평양 진격까지 꿈꿨다고 한다. 이밖에도 기사는 90년대 중반 경호부대원에 의한 김정일 암살 기도를 전하면서 지난 4월의 용천역 폭발참사도 반 김정일 운동과 연계돼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이같은 기사 내용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알 수 없다. 어떤 것은 부풀려졌을 수도 있고 어떤 것은 단순한 소문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중 몇 개만이라도 사실이라면 심상하게 볼 일은 아니다. 단단한 것일수록 깨지기 쉬운 법이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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