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부 2급 정보] ○…한국군 자이툰 부대의 파병 이후 이라크 무장단체들이 한국인의 몸값을 75만 달러(약 8억원)로 크게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이라크를 다녀온 김종성 목사(50·서울 본향교회) 등 한국인 목회자 일행은 23일 “당시 이라크 인접국의 한국대사관 직원이 ‘이라크에서는 한국인이 들어왔다고 무장단체에 알려주기만해도 1인당 25만 달러(약 3억원)의 현상금을 받을 수 있고,직접 데리고 가면 그 3배를 받는다고 우리에게 직접 말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 일행 5명은 지난달 25일 육로를 통해 이라크에 입국,모술과 바그다드를 들른 뒤 현지 한국대사관 측의 요청으로 1주일만에 돌아왔다.
◇한국인 위협 커져=그전까지 알려진 이라크 무장단체의 한국인 현상금은 8000달러(약 900만원)과 비교하면,자이툰 파병 이후 90배나 오른 것이다. 이는 자이툰 파병으로 이라크 내 한국인에 대한 위협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목사 일행은 실제로 무장단체에 납치당할 뻔 했다. 요르단에서 택시를 전세내 이라크로 들어가는 길에, 현지인 운전사가 ‘경찰관’이라며 한명의 이라크인을 차에 태웠다. 날카로운 눈매에 무거운 가방을 들고 있던 그는 김 목사 일행과 함께 팔루자로 가려 했으나 경로를 바꿔 모술로 직행하는 바람에 팔루자 입구에서 내렸다. 운전사는 그의 가방에 총이 들어있었다고 털어놨다.
대사관에서는 “아마도 무장단체의 경호원이었던 것 같다”며 “만약 위험지역인 팔루자로 들어갔다면 김 목사 일행이 어떤 일을 겪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군의 포로 학대로 민심 악화=김 목사와 함께 이라크에 들어갔던 박창성 목사(47·서울 한샘교회)는 “바그다드와 모술 사이 고속도로를 달리다 눈 앞에서 박격포가 터지고 교전이 일어나는 상황을 목격했다”며 “모술에서도 불과 100m 앞에서 미군 차량 2대가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폭발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지난해부터 5차례에 걸쳐 이라크를 방문한 김 목사는 “지난 7월에도 모술을 방문했었는데,그때만해도 공개된 교회에서 이라크인 기독교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왔다”며 “불과 3개월만에 교회가 무장세력에게 점거되고 기독교인들은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의 기독교인들도 대부분이 침략전쟁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며 “미군이 이라크 포로를 학대한 사건이 드러나면서 감정이 격화돼 결국 교회까지 문을 닫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일행인 이순옥(54) 전도사는 “우리는 가는 곳마다 기독교 목회자라는 사실을 밝혔지만,현지의 이슬람교도들까지도 무척 친절하게 대해줬다”며 “다만 소수의 무장세력들만 극단적으로 한국인과 기독교인들을 배척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군의 파병과 미군의 포로 학대 등이 적대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김지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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