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진해일은 엄청난 인명피해 못지 않게 동·서남아 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특히 10m가 넘는 해일로 세계적 휴양지가 몰려있는 이 지역 관광인프라가 대부분 파괴돼 주요 소득원인 관광산업은 상당기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짐작조차 힘든 경제적 피해=아직 피해상황이 집계되지 않아 정확한 피해규모를 추정하기 어려우나 세계은행은 1998년 중미를 강타한 허리케인 미치 때와 비슷한 50억달러의 구호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해지역에 산업시설이 거의 없어 경제적 피해는 상대적으로 작다 하더라도 인명 및 각종 인프라의 손실을 감안하면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스리랑카를 비롯한 이 지역 경제는 국제적인 도움이 없을 경우 회생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관광산업의 피해는 더욱 극심하다. 관광산업이 해일피해 국가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관광종사자수도 적잖아 관광자원의 파괴는 곧바로 국가경제 추락과 직결된다. 몰디브의 경우 전체 고용인원의 3분의 2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는 1900여만명이 몸담고 있다.
관광산업은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하고 있고 몰디브는 전체 외화수입의 절반 이상을 관광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낮은 보험가입률=블룸버그 통신은 28일 아시아 지진해일피해 규모는 지난 여름 미국 플로리다 일대를 연이어 덮친 허리케인 때보다 훨씬 크지만 이 지역의 낮은 보험가입률로 보험금 지급규모는 훨씬 작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허리케인으로 인한 보험업계의 손실규모는 27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번 피해에 따른 보험지급액은 5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재보험사가 계산한 인구 1인당 보험보장액(2003년 기준)은 미국이 3638달러인데 비해 인도네시아는 14.50달러에 불과하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허리케인과 아시아 지진해일 등 잇따른 대형 천재지변으로 올해 세계보험업계가 최악의 한 해를 보낼 것 같다고 보도했다. 스위스재보험사는 재해로 인한 올해 보험지급액 규모가 420억달러에 달하고 자연재해와 기타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규모는 10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흥우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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