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진해일 뒤 닷새 동안 구호팀조차 접근하지 못해
‘죽음의 도시’로 변한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시에 마침내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긴급구호팀 선발대가 들어갔다.
서원석 기아대책 부총재는 인천공항을 출발한 지
사흘만인 31일 오전 6시(현지시간) 화물을 실어 나르는
인도네시아 군수송기의 좌석을 어렵게 구해 단신으로 현지에 도착했다.
기자가 동행한 구호팀 본진 22명도 수마트라섬
메단시에 도착,이날 밤 반다아체시로 갈 계획이어서 예정대로라면 새해 첫날부터 본격적인 아체지역 구호작업이 시작된다.
주민 가운데 8만∼9만명이 숨졌을 것으로 보이며 도시시설의 80% 가량이 파괴됐다고 메단시 관계자가 전한 ‘절망의 땅’ 반다아체시에 새해 선물을 안겨주게 된 셈이다.
선발대 중 김누가 팀장은 서 부총재와 별도로 혼자 육로진입을 시도,
일부 복구된 해안도로를 따라 31일 새벽 아체주 경계선까지 도착했지만
정부군 보초병들이 외국인 진입을 가로 막아 이날 낮 메단시로 돌아왔다.
인도네시아 현지 당국은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외국인 구호팀 전용 신분증인 ‘블루 페이퍼’를 만들어 배포키로 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조건희 영사도
선발대와 비슷한 시각에 항공편으로 반다아체시로 들어가
한국인 실종자 1차 수색을 벌이고 이날 낮 메단 공항으로 돌아왔다.
공항에서 기자와 만난 조 영사는
“반다아체 공항은 떠나려는 주민과 도착하는 구호물자들로 뒤엉킨 데다 구호품을 얻으려는 이재민 수천명이 공항으로 몰려들어 극심한 혼란상태”라고 전했다.
반다아체시에서는 교민 은희춘(61)씨 부부가 실종되기도 했다.
라파즈 인도네시아 시멘트공장 책임자로 근무하던
희춘씨는 지난 8월 국산 경비행기 시험운행 중 추락사한
항공대 은희봉 교수의 친형으로 지진해일 직후부터
국내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메단 공항은 구호품을 실은 각국 항공기가 착륙하느라
일반 여객기는 내려앉을 활주로를 찾지 못해 2∼3시간씩 연착하고 있다.
또 메단 시내의 의료센터 ‘아체세파캇’에는 수마트라섬 각지에서
해일부상자들이 실려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정작 피해가 가장 큰
아체지역 주민은 교통편이 없어 한 명도 도착하지 못한 상태다.
의료센터 관계자는 “웃돈을 주고 비행기표를 살 수 있는 화교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