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때 늦은 군자란 피다
베란다에서 화초가 잘 크는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잘 안되고 죽는 곳도 있다. 먼저 살던 아파트에선 화초가 몇 화분 죽고 병 들고 해서 그만 없에 버릴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남향 집인데도 추웠던건 아닐가 싶다.
지금 사는 아파트는 베란다가 도향에 가까운데 유리가 이중이여서 그런지 잘 자란다. 화초도 오래 한 집에서 살다 보면 그 환경에 익숙해지는건 아닌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사람도 약간은 소홀해 지는것 같다.
군자란이 회사 사무실에서 손자뻘쭘 되는걸 옮겨 심었는데 10여년이 지나고 보니 옆에서 또 싻이 올라와 한 화분에 그대로 두었다. 어느 관공서에 가 보니 그렇게 두 그루가 올라와 꽃이 쌍대가 올라와 피는게 괜찮게 보여서 놓아 두었는데 2월달에 먼저 아파트에서 볼때 꽃대가 하나 겨우 올라 오더니 이사온 뒤에 보니까 올라 오던 꽃대가 사라 져 버렸다.
비료나 주어야 겠다고 부엽토를 한 봉 사 갖이고 화분을 파 혜치고 보니 이런, 화분 속에는 뿌리만 엉켜있지 흙이 하나도 없다. 뿌리가 서로 엉키고 화분에 붙어 있는 놈을 간신히 뜯다시피해서 화분 두개를 만들고 부엽토를 채워 주었더니 때 늦게 군자란 꽃이 만개를 했다.

모든 생물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변해진다. 한 봉다리의 부엽토에 의해서 뒤 늦게지만 활짝 핀 군자란을 보고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15살쯤 된 군자란에서 포기를 가른 10살짜리 군자란이 때 늦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