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 쓰나미 여성피해 훨씬 컸다
쓰나미 발생 2주일이 지난 요즘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의 람푸크 마을 주민들은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했다.
살아남은 사람을 자세히 보니 남자가 80%인 데 비해 여자는 2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더 타임스는 11일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해온 여성들이 격감, 이 마을의 이슬람 문화가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람푸크 마을은 이번 쓰나미로 흔적조차 없어졌다. 주민 6,000여명 중 살아남은 사람은 950명. 전체 주민의 80%가 숨진 것이다.
그런데 남녀의 생존율은 각각 25%, 7%였다. 남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살 수 있었던 까닭은 쓰나미가 밀어닥친 새벽시간 주로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배가 전복되더라도 배의 나무조각을 잡고 바다위에 떠있다 해변으로 밀려오거나 수영에 능해 물살을 헤치고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반면 여성들은 화급한 시간에 노인과 아이들을 챙기느라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외신은 전했다. 이 지역 여성이 한꺼번에 줄어 앞으로 결혼·출산 등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레코드 체인점 ‘뮤직월드’를 운영하는 부유한 노부부가 쓰나미 복구기금으로 미화 5백만달러(약 52억원)를 적십자사에 기부했다. 11일 캐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크로움 핀도프(90) 부부는 아시아 쓰나미 소식을 접하고 50만달러를 기부하려다 피해참상이 새롭게 드러나자 5백만달러로 대폭 증액했다. 이는 캐나다 적십자사가 받은 개인 기부금 중 최고액이다. 핀도프는 “우리는 온타리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집에 살고 겨울은 미 플로리다주의 별장에서 보낸다. 더이상 무엇이 필요하겠나”라며 거액 기부의 동기를 밝혔다. 1915년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난 핀도프는 1955년 토론토로 이주, 친척집 단칸방에 세들어 살며 고기포장 공장에서 일하다 음반 체인점 사업으로 거부가 됐다.
○…인도네시아의 유수프 칼라 부통령이 아체 지역에서 활동하는 외국 군대를 향해 조속히 철군하라고 요구했다.
칼라부통령은 12일 “아체 지역 등 국내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외국 군대는 임무를 완수하는 대로 조속히 철수하라”면서 “아무리 길어도 3개월 이상 주둔해선 안된다”고 촉구했다고 국영 안타라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군당국은 쓰나미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 지역에서 외국 구호요원들의 활동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엔디 아르토노 수타르토 장군은 11일 “아체 지역에서 활동하는 구호요원들이 반군조직의 공격목표물이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외국 구호요원들이 반다 아체시 등 주요 도시 밖에서 구호활동을 펼칠 경우 반드시 군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원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