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꿈틀… 돈이 움직인다
기사입력 : 2005.02.06, 17:54

 
 
 
 
 
 
 
 
 
 
 
돈이 돌기 시작했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은행권에 고여 있던 시중 부동자금이 속속 증시와 부동산 관련 시장으로 이동하는가 하면,설연휴를 앞둔 자금수요도 크게 살아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계에선 설매출이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늘어나는 신장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돈의 흐름이 실물경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을 알리는 청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올들어 신용카드 사용액 및 자동차판매 증가 등을 들어 정부가 ‘경기바닥론’을 선언한 데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현재 경기상황을 긍정적으로 진단하는 등 경기회복세 전환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소비회복의 온기가 중산층 이하로 얼마나 확대되는지가 본격적인 내수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05년 1·4분기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현재 소비지출지수가 1·4분기 43.1로 전분기보다 1.2포인트 상승,2분기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소비지출지수란 1년전과 비교한 현재의 소비지출수준에 대한 소비자평가지수로,기준치인 50을 넘으면 1년전보다 지출이 증가했음을 의미하고 50보다 낮으면 그 반대임을 의미한다.

연구소는 또 소비선행지수인 미래소비지출지수가 1·4분기 48.6으로 전분기보다 1.7포인트 상승하며 지난해 2·4분기 이후 첫 상승세를 기록,향후 소비부진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 부동자금도 기지개를 켜고 증시와 각종 펀드를 통해 산업계로 수혈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457조308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7748억원이 준 반면에 1월 한 달간 증권사 고객예탁금이 1조8582억원 증가했고 투신사의 부동산·실물펀드 등에도 1조41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한은이 매년 설을 앞두고 내수경기 지표 중 하나로 조사하는 현금수요도 급증,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25일부터 설전 10영업일간 새로 공급되는 화폐(화폐공급량에서 환수액을 뺀 순발행액) 규모는 4조3530억원으로 전년 3조5214억원보다 23.6% 증가했다.

KDI는 이날 ‘월간 경제동향’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들의 경기기대지수 등 올 1월의 경기관련 지표들이 대체로 긍정적인 쪽으로 선회했다고 분석했다. KDI는 특히 “1월 서비스업 생산이 6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극심했던 소비부진이 개선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옥 황일송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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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성 노숙자에 쪽방 지원 늘린다
기사입력 : 2005.02.06, 17:58

 
 
 
 
 
국무조정실은 6일 ‘노숙인 대책회의’를 갖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여성과 모자 노숙인들의 안전을 위해 이달말 여성전용 상담보호센터를 마련하고,거리 여성 노숙인들에게는 쪽방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정부는 우선 이달중 확장 개소하는 서울역 ‘노숙인 상담보호센터’내에 여성전용 공간을 만들어 여성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이달말에는 용산 서계동에 여성전용 상담보호센터를 개소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존 노숙자쉼터에 여성 노숙인이나 모자가정이 입소를 꺼리는 점을 감안,쪽방 형태의 독립공간을 제공키로 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노숙인은 4466명으로 IMF체제 시절(6000여명)보다 줄었으나 거리 노숙인은 2003년 말 928명보다 늘어난 96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노숙인은 315명이며 이중 거리 노숙인은 3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노숙인이 알코올중독 등으로 정신적인 면에서 취약하다고 판단,4월부터 노숙인 진료소에 정신과 전문의를 확대배치키로 했다. 또 현재 노숙인 쉼터의 시설이 남아돌고 있음에도 거리 노숙인이 계속 생기고 있어 서울과 부산 등 주요 지하철 역사에 전담 공무원을 배치,쉼터 입소를 권유하기로 했다. 이밖에 노숙인이 거리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실내 급식 장소를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노숙인으로 인한 일반 시민들의 불편해소도 필요하다고 판단,시민안전 차원에서 철도공안과 청원경찰을 증원배치하고 노숙인 밀집지역에 대한 경찰 순찰을 강화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노숙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최근 이들을 ‘노숙인’으로 지칭키로 했다고 밝혔다.

손병호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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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그리워도 돈 때문에”…설에도 귀향 못하는 조선족, 노숙자들
기사입력 : 2005.02.06, 20:14

"한국에 나와있는 (조선족)사람들은 모두 생이별한 이산가족과 같습니다. 이맘때면 가족 생각이 더 간절해지지요."

6일 오후 서울 구로동 조선족교회는 주일 예배를 보러온 조선족 동포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그러나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때문인 듯 예배 분위기는 착 가라앉아 있었다. 4년 전 지린성에서 왔다는 최모(38)씨는 "설은 중국에서도 가장 큰 명절이라 지방에 있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며 "이즈음엔 고향 생각에 일손이 안 잡힌다"고 말했다.

민족최대 명절인 설을 맞았지만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족의 생계를 떠맡아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조선족 동포나 가난에 떠밀려 거리로 나온 노숙인들,남을 위해 연휴를 반납한 사람들….

특히 고향에 있는 가족들의 기대 속에 우리나라로 건너와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조선족 동포의 경우 설이나 추석 등 큰 명절 때면 가족 생각이 각별해진다. 연변 출신인 김모(35)씨는 3년 전 남편과 함께 한국에 건너와 식당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고 있지만 요즘 같은 때면 가족들 생각에 하루에도 몇번씩 귀국 충동을 느끼곤 한다. 김씨는 "고향에 부모님과 아들 딸이 살고 있는데 오늘 아침 안부전화를 했다"며 "언제 오느냐며 보채는 아들 목소리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 울먹였다.

서울조선족 교회관계자는 "한국의 중국 동포들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한국에 들어올 때 쓴 비용과 가족들의 생활비 때문에 몇년이 지나도 귀국 한번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 교회는 오는 10일 건국대 새천년기념관에서 인기가수 등을 초청해 '2005년 중국동포를 위한 설날 대잔치 행사'를 열 계획이다.

길거리를 전전하는 노숙인에게도 설은 찾아오지만 고향이나 가족을 만나지는 못한다. 서울역 3층에서 만난 강모(42)씨는 "대구에 아버지와 형제들이 살고 있지만 무슨 낯으로 고향에 내려가겠느냐"며 "돌아가신 어머니 제사를 못챙겨 너무 죄송할 뿐"이라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역 노숙인들은 오히려 귀성객이 몰리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철도 공안이나 인근 백화점 경비원들과 실랑이가 더 잦아졌다. 일부는 선물을 한아름 든 귀향객들을 부러운 듯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시는 63개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2298명을 위해 1인당 1만원씩 설 비용을 지원했다. 서울 송림동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설 당일인 9일 50여명의 노숙인들이 모여 떡국과 과일을 나눠 먹는 행사를 계획 중이다.

김민호기자 alethe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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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만한 쥐’ 네티즌 화들짝
기사입력 : 2005.02.03, 16:57


[쿠키 인터넷팀 3급 정보] ○…“저기 쓰레기통 옆에 눈에 쌍심지를 켠 놈이 바로 대형쥐라고 합니다. 정말 강아지만하군요. 무시무시합니다.”(사진 맨 위)

최근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본명 이선웅·25)가 자신이 출연하는 TV 오락프로그램과 라디오 등에서 “미국에는 강아지만한 대형쥐가 있는데 직접 TV뉴스 화면에서 본 적도 있다”고 증언한 데 이어 실제 대형쥐라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타블로는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미국의 TV 뉴스 리포터가 지하철에 대형쥐가 있다는 멘트를 하는 도중 바로 뒤에서 할머니에게 달려드는 대형쥐가 찍힌 화면이 방송됐다”고 증언했다.

타블로의 발언에 반신반의하던 네티즌들은 덩치가 큰 개를 상대로 날카로운 이빨을 사납게 앞세운 대형 쥐의 사진을 본 뒤에야 “이런 쥐가 실제로 있다니 정말 놀랍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골칫거리지만 아프리카 일부에서는 대형 쥐를 훈련시켜 지뢰를 찾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미국 펜실바니아주에서는 대형쥐를 이용한 축제도 열리고 있다.

웹진 괴물딴지(www.ddangi.com)는 “2003년 8월 2일 탄자니아의 소코인 대학교의 연구원들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대형쥐들이 훈련을 받으면 개들보다 더 지뢰를 잘 찾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며 “아프리카 가나에 서식하는 대형쥐들은 평균 몸 길이가 30cm가 넘으며 사람을 잘 따르고 장애물을 잘 통과하며 몸무게가 가벼워 지뢰밭 위에서도 위험하지 않아 300마리가 훈련받고 있다”는 기사를 소개했다.

‘무능대령’이라는 블로거는 실제 모잠비크공화국에서 지뢰탐지를 수행하는 대형 쥐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 가운데)

한편 미국 펜실바니아주에서는 매년 2월 2일 펑크슈타우니 필이라고 불리는 대형쥐로 봄이 왔는지 여부를 점치는 축제를 벌인다.

일명 ‘그라운드호그 데이’(Groundhog Day·우드척 데이)로 불리는 이 축제는 원래 독일의 이민자들이 미국에 전래한 행사로 독일에서는 고슴도치를 이용한다고.

미국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이 축제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로 북적이며 축제와 관련한 정보는 해당 홈페이지(www.punxsutawneyphil.com)를 방문하면 볼 수 있다. (사진 아래)

2005년 2월 2일 열린 행사에서 이 대형 쥐는 올해 겨울이 끝나려면 아직 6주가 남았다고 예언했다. 쿠키뉴스 김상기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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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2-07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청포도사랑 2005-02-07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고마워요 님께서도 복 많이 받으세요~~~
 

10개월간 끌어온 이혼협의 마침표 김미화, 이혼후 첫 심경고백

“크나큰 아픔 겪었지만 다시 서야죠. 저를 믿어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웃을 겁니다.”



개그우먼 김미화가 이혼의 아픔을 딛고 힘겹게 다시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월 7일 협의 이혼으로 19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그녀. 김미화는 “행복해지고 싶었다”는 말로 팬들의 이해를 구했다.



“두 딸 키울 수 있게 돼 감사해요”

무명시절부터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방송인으로서 생체기 하나 없는 순탄한 길을 걸어온 개그우먼 김미화. 그녀는 늘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만을 전했다. 웃음 보따리를 양어깨에 이고 다니는 탓에 그녀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녀를 만나러 가는 마음이 편치 못하다. 워낙 천성이 밝은 사람이긴 하지만 짙고 어두운 이혼의 그림자로 혹여 우울한 모습이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편안한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가벼운 듯 웃는 낯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결혼생활 19년만에 파경, 합의이혼한 개그우먼 김미화. 지난해 4월 남편 김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 꼭 9개월만이다. 



“본의 아니게 걱정 끼쳐드려 팬들에겐 정말 면목이 없어요. 십수년을 고민해온 문제였어요. 갑자기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혼 앞에 오히려 더 담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차피 결론은 나 있던 거니까. 한동안은 서로 감정이 격해져서 걱정도 많이 됐는데 정리가 대체로 잘 돼 다행이에요. 저한테는 아이들이 굉장히 소중하거든요. 부모가 계속 안 좋은 모습 보이는 것도 아이들한텐 상처가 될 수 있겠다 싶어 하루 빨리 마무리 지어졌으면 했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원하던 아이들을 제가 키울 수 있게 돼 결과에 만족해요. 서로 한발짝씩 양보해 완만하게 합의를 봤습니다.”



언제나 밝고 당당한 모습의 김미화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이혼’ 앞에서만큼은 씩씩할 수 없었다.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 두려워 ‘참고 살자’ 몇 번이나 마음을 다잡았는지 헤아릴 수 없다. 아이들부터가 걱정이었다. 정작 자신이 아버지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자랐기에 내 아이들만큼은 같은 전철을 밝게 하기 싫었다. 이혼이 내 앞날에 혹시라도 걸림돌이 되면 어쩌나 걱정도 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돌아보니 가족 어느 한사람 행복한 사람이 없더란다. 이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김미화는 무엇보다도 “행복해지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부모라고 맨날 싸우기만 하고 괴로워만 하니 이런 모습 아이들에게 길게 보여 좋을 게 없겠더라구요. 이것저것 째다 보니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는데 어느 순간 ‘내 인생에서 남도 중요하지만 나도 소중한데 나를 잊고 살았구나, 나를 버리고 살았구나, 주로 남한테 보여지는 인생을 살았구나’ 싶으니까 미치겠데요. 누군가는 ‘참고 살지’라며 손가락질할지 모르겠어요. 물론 사람이 저마다 생각이 다른 거니까 욕하시는 분들 이해를 못하는 바도 아니에요. 하지만 전 참 오래 참았다 생각해요. 스스로가 대견스러울 정도로 말이죠.”



어렵사리 이혼을 결심한 뒤에도 자기와의 싸움은 계속됐다. 무엇보다도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한없이 움츠러드는 자신부터가 감당이 안되더란다. 흔들리는 엄마의 모습에 혹여라도 상처받을까 아이들을 잠시 미국 이모집에 보냈던 적도 있다. 나를 다잡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었다는 그녀.



“이혼한다고 기자회견 가진 직후 한달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목욕탕엘 가도 예전에는 반갑게 인사하던 아주머니들이 자꾸만 절 이상한 시선으로 보며 피하는 것 같은 거예요. 한번은 식당엘 갔는데 주인 아저씨가 ‘아이구, 김미화씨 이쪽으로 들어가세요’ 라며 골방으로 절 안내한 적도 있어요. 나름 주인 양반은 절 배려한다고 배려한 건데 골방에 앉아 있으니 그렇게 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없데요. ‘내가 이거 진짜 엄청난 죄를 지은 건가’ 생각 들면서 움츠러들기 시작하는데 당시엔 정말 앞이 다 깜깜하더라구요. 계속 이런 식이면 내가 어떻게 살지 싶은 게… 그래도 그간 제가 잘못 살진 않았나봐요. 많은 분들이 제게 격려의 말을 해주셨고, 또 용기를 북돋워주셨거든요.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 분들 생각해서라도 앞으로는 행복하게 잘 살아야죠.”



한땐 남편을 죽일 듯이 미웠했던 적도 있다. 원망도 컸다. 하지만 이젠 그 어떤 미움도 그녀의 마음 속엔 남아있지 않다.



“아이들이 아빠를 보고 싶어하면 언제든 보게 할 생각이에요. 저 역시도 비록 이렇게 갈라서긴 했지만 아이들의 아빠로, 친구처럼은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구요. 예전에 가졌던 미움 같은 건 제 생각을 정리함과 동시에 다 사라져버렸어요. 그러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졌어요. 제가 남편과 헤어졌다고 아이들에게서까지 아빠를 빼앗을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혼협의 과정 중에 따로 살면서도 아빠에게 아이들을 두 번 정도 보낸 적이 있어요. 이젠 저도 저지만 그 사람도 행복해져야 해요. 아이들의 아빠니까요.” 



김미화는 요즘 그 어떤 때보다 밝게, 웃으며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어젠 ‘말아톤’을 봤는데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했더라구요” 이렇듯 이젠 혼자서도 극장을 다 찾을 정도다. 김미화는 요즘 압구정동 모 아파트에서 친정 어머니, 그리고 두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마음 고생이 심해 살이 쪽 빠졌겠다 싶겠지만 어머니의 각별한 챙김 덕에 체중도 3-4kg나 늘었단다.



“이게 다 어머니 때문이에요. 우리 어머니는 다 좋은데 식고문을 그렇게 해요. 라디오가 늦게 끝나다보니 집에 들어가면 밤 10시 정도 되거든요. 그러면 그 시간에 꼭 밥을 먹으라며 절 졸졸 따라다니며 괴롭히시요. 이런 게 행복 아니겠어요. 여자 넷이 한집에서 함께 사는데 서로에게 다 잘됐어요. 어머니가 사실 아버지 돌아가신 뒤 많이 힘들고, 또 외로워하셨었거든요. 저희 딸들도 어렸을 때 할머니 손에서 컸기 때문에 안정감을 찾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구요. 저 또한 어머니가 아이들을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시니 안심하고 바깥일을 볼 수 있잖아요. 이젠 정말 행복하게 잘 살 일만 남은 것 같네요.” 



지난 몇년간 이어진 고단한 삶으로 인해 그녀는 많은 것들을 잃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씩 다시 채워갈 차례. 앞으로는 사랑하는 두 딸과 함께 웃을 일만 가득하길 바래본다.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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