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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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철학은 미지의 것에 대한 가설적 해석이다. 

철학은 최전방의 참호이며. 과학은 안전한 후방이다."

윌 듀런트<철학이야기> 


저자 황광우는 지난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부조리한 현실에 맞섰던 현장 노동자이자, 정인이라는 필명으로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뗏목을 이고 가는 사람들》 등을 출간하여 시대의 고민과 나아갈 길을 제시한 실천적 지식인이다. 그가 대학시절에 읽었던 《논어》《국가》《자본론》과 감옥에서의 《성경》《반야바라밀다심경》은 이 책을 쓰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삶의 무게가 그를 짓누를 때마다 그는 늘 고전을 되읽으며 삶의 지혜와 위안을 찾았다고 한다. 


젊은 날에 아무 것도 모르고 읽었던 철학서와 인문서가 나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지는 몰랐다. 중간에 외도로 문학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책은 아마도 인문서인 듯하다. 인생을 살아갈 때 공자와 노자를 몰라도 삶은 가능하다. 그러나 삶에 대한 깊이의 물음앞에서는 느껴지는 차이는 많이 틀리다고 생각한다. 논어를  읽으며 바라보는 세상과 논어를 모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지차이라는  생각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 과거 현인들의 삶을 보면 그 현인들의 삶조차 평탄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다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인들은 죽음앞에서 죽음을 초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을 하지 못하느니 독배를 마시는 것을 선택하였고 토머스 모어 역시 자신의 영혼과 양심을 속이느니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한다. 그들은 과연 무엇때문에 무엇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우리의 유한한 생에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삶과 공존하고 있다. 그런 우리의 삶을 가치있게 진정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이 철학이 아닐까 생각한다.  철학 philosophy라는 말이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hilosophia에서 유래되었듯이 말이다... 


유럽의 철학은 세계를 이해하는 보편적인 지식을 제공한다면 동양의 사상은 삶을 사는 아름다운 지혜를 준다. 서양의 철학은 기계론적 유물론에 입각한 것이지만 동양의 철학은 유기체적 자연관을 기초로 한다.  동, 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철학이야기는 지루할 시간이 없이 펼쳐진다. 소크라테스가 무신론자이며 청소년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멜레토스와의 설전을  통해 보여지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빈틈이 없다. 그럼에도 독배를 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관습적이거나 일상적인 생각이 아닌 새로운 생각을 한 이유로 체포된 소크라테스는 철학하는 일을 그만두면 무죄로 해주겠다는 아니토스의 말에 " 참된 명예에 대해서, 진리에 대해서, 그리고 고매한 영혼에 대해서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이것이야말로 부끄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하며 거절한다. 철학하는 자유를 포기하는니 차라리 죽음을 ... 달라 ..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술퍼한 제자 플라톤은 정치가의 길을 접고 철학의 길로 들어서면서 정의로운 국가의 실현을< 국가> 에서 탄생시킨다. <국가>에서 그는 통치자의 사유재산을 폐지하며 부부공유제를 정치 지도자의 청빈을 위한 기본 조건을 내세우는데 이는 이상국가의 골격을 세운 것이 된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걸쳐 사유재산을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이것은 <유토피아>가 정치사상사에서 획기적 의의를 갖는 것으로서  대중을 사회의 주체로 내세운 데 있다. 토머스 모어사 대중을 사회의 주체로 파악한 점에서 플라톤을 넘어섰다면, 애덤 스미스는 대중을 역사 변화의 창조자로 파악한 점에서 플라톤을 능가한다. 역사는 철인의 지혜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대중의 창의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에 대한 철학적 사상은 <국부론><도덕감정론> 에서 보여지듯이 자본주의적 가치관을 넘어 진정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새로운 경제학을 필요로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시대이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윤리학을 쓰고 나서 경제학을 집필한 것처럼 이 시대는 경제학을 바르게 이끌어줄 윤리학의 정립을 요청하고 있다. 


소련의 붕괴로 마르크스의 사상을 몰락한 것으로 보고 있는 지금 영국 영론 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살가로 마르트스를 꼽았다. <철학콘서트>에서는 마르크스의 사상이 사상의 역사에서 최초로 노동을 철학의 무대에 호명한 것이 가장 큰 공적이라고 말한다.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의 돼지로 변신한 마르크스의 사상과 로빈슨 크루소의 섬에서 보여지는 노동에 대한 사고는 마르크스의 핵심 사상인 "역사유물론"으로 세계사를 바라보게 한다. 여기서 저자는 21세기는 자본주의의 강 언덕에서 사회주의의 강 언덕으로 건너는 뗏목을 띄울 시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그만큼 마르크스의 역사유물론과 잉여가치론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새로운 탈출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공자> <노자>< 퇴계> <예수><석가>의 삶과 사상의 이야기들도 아주 재미있다. 현인들의 삶을 보면 사상의 탄생배경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는데 난해한 사상에 앞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면 사상의 이해가 더 빠르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10인의 현인들은 인간의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였다. 그로서 그들의 사상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현자들을 만난지 24년만에 이 책을 완성하였다고 하며 플라톤의 <국가>를 완독하는데 2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으며 <논어>를 완독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인문과 고전을 읽는 일은 그만큼 사유의 깊이가 있어야 한다.<철학콘서트>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사상을 자연스러운 문장과 중간중간 유머와 재치의 표현으로 글 읽는 재미을 더 해 준다. 철학에의 쉬운 접근을 하고 싶다면 아마도 많은 도움을 줄 듯한 철학입문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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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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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고등어 귀신이 하나 있어서 고등어를 자주 식탁에 올린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안동간고등어를 식탁에 올리니 딸아이가 물어보기를 엄마 고등어이름이 왜 안동이냐고 물어본다. 마침 읽고 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의 3편이 안동이라 읽은 그대로 간만에 식구들 앞에 아는 척을 해 보았다. "경북 안동은 내륙 중의 내륙이라 뱃길이 닿지 않아 냉동시설이 없던 옛날사람들은 갓 잡은 고등어에 굵은 소금을 잔뜩 뿌려서 절인 상태로 운반을 했지. 그래야 생선이 썩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안동고등어는 소금 간을 해서 안동 간고등어라고 부르는 거란다. 하며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을 때마다 뿌듯해지는 것은 아마도 이런 즐거움 때문인 것 같다. 어떤 동네를 가도 그 곳 토박이보다도 해박한 동네의 특성과 역사이야기와 더불어 인문학적 체험과 성찰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그래서인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을 때마다 항상 미소가 머문다. 


남도 답사 일번지를 강진으로 꼽고 영남의 일번지로는 안동을 꼽았는데 그 이유는 안동문화권에는 유교, 불교, 민속 등 전통적 삶의 형식이 모두 잘 보존되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안동에는 독특한 불교문화 유적도 남아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삼충석탑이 전국적으로 유행하였지만 이 지역만은 전탑양식을 고수하는 독자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으로 첫째 둘쨰를 다투는 봉정사 극락전과 부석사 무량수전이 모두 여기에 건재하고 있으니 불교문화의 뿌리와 전통이 얼마나 깊은가 알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회탈춤을 비롯하여 차전놀이, 놋다리밟기 같은 민속문화도 어느지역보다도 잘 전수되어왔다. 게다가 서원마다 때맞추어 지내는 향사와 내력있는 종갓집에서 거하게 치르는 불천위제사는 안동문화권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문화유산이다. 이와같이 안동문화권에 유교, 불교, 민속 등 전통적 삶의 형식이 모두 잘 보존되어왔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안동지역의 언어생활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다른 지역보다 한글이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한글이고 한자고 한번 접수한 것은 무조건 끝까지 지키고 보는 전통고수의  저력이 안동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으로 본다. 안동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가  중간중간 웃게 된 것도 저자가 내가 살고 있는 곳의 특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였는데 일테면 경상도 사람만 빼고 전국사람들이 경상도 음식이 짜고 맛이 없다는 말을 할 때는 정말 빵 터지고 말았다. 사실 나도 서울에서 나고 자라 경상도에는 십년째이지만 음식이 입에 안맞아 한 일년은 고생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십년 익숙해지니 경상도 음식 또한 나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전라도 사람들이 경상도에 와서 푸념하는 것은 대부분이 음식푸념이기 때문이다. 3권에서는 아주 자세하게  안동지역의 특성뿐만이 아니라 아주 세세하게 안동사람들이 특유의 성격과 독특한 문화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안동의 양반문화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역사적 사실에서 문화승계과정 중 성립된 사실은 무척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또한 안동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이다. 마침 오늘 신문(2012-01-11 )에 문화재청은 안동 도산서원(사적 제170호)과 병산서원(사적 제260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고 밝히는 기사가 나왔다. 도산서원하면 퇴계선생의 삶과 사상을 떠올리게 되는데 예전에 퇴계집을 읽었을 당시 퇴계의 학문에 관한 사상에서 학문을 벼슬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격의 완성을 위해서 공부해야 하며 책을 읽으면 그것을 생활과 연관시켜야 진정한 독서의 뜻에 있다는 말이 기억이 난다. 그런 퇴계의 사상은 안동의 양반들에게도 미쳤는데 안동의 양반들은 벼슬보다도 인격의 완성이 더 중요하다는 학자적 긍지, 선비의 높은 도덕률로 양반의 체통을 지켜왔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 전수되어왔다. 바로 이것이 안동의 독특한 문화를 이루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건축을 논하려면 반드시 사찰 건축을 거론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중 뛰어난 절집이라면 당연히 여주 부석사, 순천 선암사, 경주 불국사가 꼽힌다. 특히 불국사처엄 자연과 인공을 대비하면서 조화를 구한 절은 달리 예를 찾아 볼수 없는 유일본이다. 그 점에서 불국사는 어느 건축보다도 독창적이고 독특한 건축이라 할 수 있다. 


불국사의 역사의 시작은 통일신라의 경덕왕때부터 시작된다. 경덕왕은 통일신라문화의 꽃을 피운 '예술의 왕자'였다. 통일신라의 예술품으로 뛰어난 것은 모두 경덕왕때의 소산이다. 불국사, 석불사, 석가탑, 다보탑, 에밀레종 등등 ..그러나 이런 찬란한 문화전성기는 경덕왕으로 끝나고 만다.  2권에서는 석불암의 역사가 보수공사로 인해 갈가리 해체되어 반신불구가 된 것과 같이 불국사 또한 일제시대부터 제 3공화국에 이르는 기간동안 갖은 수난을 당하였다는 사실의 기록을 보게 된다. 저자는 불국사의 오욕 또한 완벽한 아름다움에 대한 신의 질투라고 표현할 정도로 훼손된 문화재에 말할수 없이 슬픔을 이야기한다. 


 

1박2일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유홍준 교수를 집접 모시고 경주문화탐사를 나섰던 적이 있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유홍준 교수님의 설명도 좋았지만 백제의 능선을 보기 위해 모든 조명을 끄고 곡선을 느끼라고 했던 유홍준 교수님의 말씀이 가슴에 많이 남았다. 그리고 불국사에서 석탑에 관한 이야기는 나같은 문외한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것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불국사 건축의 아름다움은 석축으로부터 시작된다. 위의 그림은  90m달하는 석축이 자연석과 인공석의 다양한 벽화로 이루어진 것을 보여주며 돌계단의 설치로 긴 석축이 지루해보이지 않고 자연석 위헤 인공석이 올라않아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 옆의 석축은 방송에서도 보았던 모습이다. 이서은 자연석의 초석을 깍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얹을 장대석을 자연석에 맞추어 깍았다. 이런 기법을 목조 건축에서는 그랭이법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법이다. 


한국사회에는 불교가 갖고 있는 도덕적 순수성과 유교가 지닌 공동체 지향적 윤리의 전통이 있습니다. 이것을 결합시킨다면 한국사회는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위르겐 하버마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는 문화에 너무 무지하다는 사실이다. 외국의 많은 학자들이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보고 '판타스틱'과 '어매이징'을 외치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문화유산들은 그런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안동역에 천덕꾸러기 같이 처박혀 있는 동부동 오층전탑을 커다란  관광안내문으로 가려놓아 그 누구도 눈앞의 명작을 1초도 바라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처럼 , 우리의 문화재는 아직도 그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오고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가슴 아프게 다가오면서도 우리 문화재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위로를 얻게 되는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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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래스팅 - 완결 이모탈 시리즈 6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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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로 살아가는 세상을 종착역으로 생각하면 안 돼. 그것이 전부인 양 생각하면 안된다고."

 

5권 <나이트 스타>에서  마일스에게 데이먼이 불사자란 사실을 밝히고 마일스에게도 엘릭서를 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마일스는 시간이 흘러가며 자신이  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며 불사자가 되는 음료 엘릭서를 거절한다. 그러나 로만과 헤이븐은 영원한 삶을 담보로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한 나머지  결국 에버에 의해 불사자들의 감옥인 섀도우랜드에 가게 된다. 그러나 로만의 섀도우행으로 에버와 데이먼이 육체적인 접촉을 하게 되면 데이먼이 죽게 되는 저주의 주문을 풀 방법이 사라지게 되자 에버와 데이먼은 절망한다.사랑하지만  서로 만질수 없는 저주는 둘에게 고통만을 남겨주지만 그래도 둘의 환상의 공간 서머랜드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다행이면 다행인 것이다. 6백년을 산 데이먼과는 달리 환생을 거듭하여 태어난 에버를 찾아 왔던 데이먼의 모습이 담긴 생의 기억들을 둘은 추억처럼 서머랜드에서 보는 것이 유일한 기쁨이지만 어느 날 , 나타난 노파에 의해 에버는 의구심을 가눌 수가 없다. 갑자기 나타난 노파는 에버를 아델리나라고 부르는데 전생의 모습 중 자신의 삶에서 아델리나라고 불리운 시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6백년을 살았지만 데이먼 또한 전생의 기억이 없고  데이먼은 에버가 노파의 말에 흔들리는 모습에 불안해 하기만 한다. 자신이 모르고 있는 생을 찾아 에버는 노파를 찾아 나서고 노파는 알듯 모를 듯한 " 과거로 돌아가는 여행을 해야만 진실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을 한다.

 

과거 에버와 데이먼을 둘러 싼 사람들 - 드리나, 주드, 로만, 헤이븐과 엃히고 설킨 인연으로 인해 둘의 사랑에는 많은 난관에 봉착하기도 하며 둘의 사랑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나 과거로 떠난 여행속에서 이 모든 인연이 아주 오래전의 인연의 업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또 다른 전생 속의 에버는 아델리나, 데이먼은 알릭, 로만은 알릭의 동생 뤼즈 , 드리나는 에즈미, 주드는 히스였던 과거의 생속에서 비롯된 생이 번복되었던 것이다.  아델리나의 죽음에 슬퍼했던 알릭이 데이먼으로 태어나면서 엘릭서를 만들면서 그들의 얽히고 설킨 인연은 다시 시작된 것이다. 과거의 여행을 통하여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에버는  육체는 죽지만 영혼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진실을 깨닫게 되고 , 불사자의 삶을 사는 자들은 대신 영혼이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불사자들의 감옥이었던 섀도우랜드에 가서 모든 불사자들을 풀어주고 로만에게서도 해독제 만드는 법을 듣게 된다.

 

그러나 에버의 임무는 그것이 끝이 아니다. 에버의 진정한 여행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생명나무를 찾아  그 열매를 엘릭서와 바꾸는 것이다. 불사의 삶을 살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영혼이 함께 할 수 없는 아픔을 경험한 노파 로터스는 영혼이 없는 무한한 삶보다는 영혼이 함께 하는 유한한 삶을 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에버 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네가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고, 우리의 빚을 갚기 위해, 모든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떠나야 한다.”

 

 

<이모탈 시리즈>는 불사자의  삶 이면에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는  판타지로맨스이다. 즐거운 상상의 세계와 철학적인 사고를 결합하여 성장하고 있는 십대들에게 많은 꿈과 사랑과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아름답고도 매혹적인 소설이다.영원한 생명, 그리고 거듭되는 윤회를 통해 인간의 업을 그려내며 인간의 끝없는 욕망의 표현인 로만과 헤이븐,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간 에바아줌마, 수세기를 걸쳐 에버를 사랑해 온 데이먼,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 에버의 마지막이야기  에버래스팅에서는 드디어 둘의 사랑은 결실을 맺게 된다.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그 결실은 아니다. 불사자의 삶의 결실이다. 불사자라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삶이 결코 축복이 아니라 그것은 영혼의 소멸이었으며 반대로 유한한 삶이 주는 진정한 의미의 삶의 결실인 것이다. 이모탈시리즈는  로맨스 소설뿐 아니라 십 대의 성장 소설로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사랑과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에버는 여느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들과 다르다. 또한 에버의 사고는 철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우리의 영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며, 모든 사물과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고에 이르게 된다. 이모탈시리즈가 다른 로맨스소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바로 이런 철학적인 사고이다. 로맨스를 좋아하고 또 환상적인 사랑을 하고 싶다면 이모탈 시리즈를 추천한다. 약간은 독특하지만 진부하지 않으면서 꿈과 사랑과 철학을 느끼게 되는 <에버레스팅>이었다. 이제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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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미술관 - 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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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미술관>은 재미있는 역사이야기이다. 역사의 조금 지루한 듯한 부분도 그림과 함께 설명이 되어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역사책이다. 서양화는 동양화와는 달리 역사화가 유난히 많다. 동양화는 거의가 다 산수화인데 반해 서양화는 영웅주의적 사상이 짙게 배인 회화들이 대부분이다. 한가지 더 동양화와 차별된 점을 꼽자면 서양화는 권력자와 결탁한 그림이 대부분이라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시대정신과 유행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권력자의 의도에 따른 그림속에는 당시 그들이 원했던 영웅의 이미지를 위해서 역사적  왜곡 또한 서슴지 않았던 것을 그림을 통해 알수 있다. 절대왕정을 추구한 루이 14세가 절대군주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왕의 영광과 권세를 빛내는 데 예술가들을 자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이미지와 상징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그림만큼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루이 14세의 초상은 거의 군주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이 맟추어져 있다. 이렇게 앞다퉈 왕의 영광을 칭송하려는 화가들로 인해 루이 14세는 영원한 절대군주의 이미지로 사람들의 뇌리에 남을 수 있었으나, 그의 사망이후 프랑스 국민들은 신께 감사하며 기뻐했다고 한다. 결국 절대왕정은 루이 14세 혼자 만의 절대왕정이었던 셈이다. ^^ 

 

역사상 최고의 전략가 나폴레옹의 그림은 나폴레옹의 이미지를 영웅적인 모습 뿐만아니라 지적이고 감성적인 예술가의 이미지를 선사한다. 위<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은  실제로는 노새를 타고 가는 나폴레옹을 기마를 탄 모습으로 변신케 하여 알프스 등정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까지 강화해줄 비책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통찰한 나폴레옹의 모습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그려낸 것이다. 전쟁터에 갈 때도 수백권의 책을 지니고 갔고 글쓰기를 좋아해 한 때 작가가 되기를 꿈꾸었다는 나폴레옹, 그의 위대함은 이렇듯 예술가적인 직관으로 전략의 정연한 그물망에 영감과 톨찰의 전류를 흘려보낸데서 비롯된 것이다.

 

<1581년 11월 16일 이반 뇌제와 그의 아들 이반> 이 그림은 러시아 최초의 차르 이반 4세가 아들을 죽인 이후의 모습이다. 눈은 공포가 가득하고 충격에 가득찬 모습이다.  <무서운 그림>에서도 이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그림에 다가가는 모습이 다른 이유에 이 그림과 연관된 자세한 역사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그림은 러시아 역사의 비극적인 순간을 생생히 묘사하는 작품이다. 이반뇌제가 비극으로 점철된 역사의 주인공이 된 것은 어렸을 적 경험했던 지독한 공포와 소외로 인하여 영혼이 병들었기 때문이다. 의심이 가면 무조건 죽이고 수많은 귀족들을 처형시킨 이반뇌제는 어느 날 잡자기 쓰러져 죽었다. 막강했던 권력이 사라짐과 동시에 러시아는 더욱 깊은 혼란 속에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이반뇌제의 그림은 미화된 것이 거의 없다. 빅토르 바스네초프가 그린 <이반 뇌제>의 그림에서도 의심이 많고 잔인한 차르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묘사되어있어 보는 순간 섬찟함이 느껴지고 다른 그림에서도 여지없이 의심과 망상에 시달리는 모습의 그림이 많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영웅화시키는 것에 몰두한 또 한사람이 있다. 바로 스탈린인데 혁명과정에 자신의 동지를 800만명을 숙청하고,집단농장화 등 강압적인 농업정책으로 1000만 명 이상을 굶어 죽게 만든 폭군이다. 또 강제 이주 정책을 실시해 1000만 명이 넘는 인민이 질병과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나게 만든 독재자이다. 그러나 스탈린의 그림은 주로 통솔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지도자이자 자상하고 자애로운 인민의 벗으로 그려져 있는 그림들이 많다. 이것은 그림이 보여주는 이미지와 인간 스탈린 사이에 놓인 간격은 옛 소련이 지닌 모순의 크기를 잘 보여주는 징표라고 할 수 있다. 스탈린의 사후 스탈린을 찬미하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레닌은 사후에도 그림 속 영웅의 이미지로 계속 등장한다. 스탈린과 대비되는 행로이다.

 

남성중심의 역사속에서 그나마 많이 등장하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 바로 클레오파트라, 퐁파두르 부인이다.  신적인 존재와 같았던 파라오의 핏줄이라 그런지 클레오파트라는 수많은 신화와 전설이 끝없이 확대 재생산되어 왔다. 관능과 미모의 현현체로 클레오파트라를 그림 그림은 매우 많다. 가끔 나도 궁금한 것이 그녀는 요부일까 ? 정치인일까? 야망인일까?  그림 속에 보여지는 클레오파트라의 만들어진 모습은 그 어떤 것도 아닌 이집트 마지막 왕가를 지키기 위한 사명감에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어 퐁파두르 부인에 대한 새로운 사고이다. 나는 과거 퐁파두르 부인이 루이 15세의 정부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퐁파두르에 관한 그림을 통하여 그녀의 진면목이 잘 드러나 있다. 그녀의 그림에는 책이 기본적으로 등장한디.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볼테르의 <앙리아드>, 당랑베르가 편찬한 <백과전서>그리고 지구의도 같이 등장한다. 이것은 그녀가 높은 수준을 가진 교양을 나타내는 징표이기도 한데 그림에서는 그녀의 모든 지적, 예술적 배경을 통해 루이 15세가 어떤 면에 반한 것인지를 짐작케 한다. 수많은 여성에게 둘러싸여 아무리 예쁜 여성도 3년을 넘기지 못하였으나 풍파두르 부인만은 예외였다. 그녀는 미모만이 아니라 재능과 교양, 품성에서 루이 15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자 왕은 비바람을 맞으며 눈물을 흘렸으며 퐁파두르 부인의 별세로 예술가들은 < 운명의 여신에게 퐁파두르 부인의 목숨을 연장해달라고 호소하는 예술들>이란 그림을 통해 애통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운명의 여신이 가위를 들어 부인의 명줄을 끊으려고 하자 아폴로와 주위의 조각, 회화, 건축, 음악이 간절한 자세로 그러지 말 것을 호소하는 그림이다.

 

과거 유럽에서는 퐁파두르 부인처럼 왕이나 귀족, 권력자의 정부가 된 사람을 코티잔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일반적인 정부와 달랐고, 창부들과도 구별된 존재들이었다. 이들은 높은 지위의 후원자들과도 관계를 맺을 뿐 아니라, 그 관계가 사회적으로 공인된 이들이었다.

 

그림속에 이렇게 많은 역사적 사실과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될때마다 예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흑사병이 창궐하는 모습을 날개달린 괴물을 타고 해골의 모습을 그린 화가의 시선에 감탄을 하게 되고 전쟁을 아담과 카인으로 표현한 그림은 소름끼치도록 그로테스크한 마력을 뿜어낸다. 격렬한 사선의 붓질은 전쟁의 격렬함을 느끼게 해주며 1차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의 심연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착각또한 불러일으킨다. 그림은 역사속에서 때론 오락으로 때론 상징으로 때론 권력의 포장으로 이용되어 왔지만 현대에 이르러 그림은 인간 내면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도구로서 인식의 흐름을 보인다.  각 장들이 보여주는 역사가 각각 독립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대와 중세, 현대의 역사를 그림과 이야기에 심취하다보니  어느 새 현대로 넘어와 있다. 그림속에  담겨진 역사이야기 , 이보다 더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는 있을 수 없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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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읽는 중국 현대사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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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자고자대하는 것은 패망의 길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2개국(G2) '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은  올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동시에 권력교체기를 맞는다. 쫓기는 자로서의 미국과 쫓는 자로서의 중국에 동서양의 모든 나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중국이 초고속 성장때문이다. GDP에서 세계 제 2의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을 앞지르며 2010년에 들어와서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의 일원인 중국은  서구 열강에 100년 가까이 수모를 겪고 이후 공산체제하에서 후진적인 빈곤경제에 허덕이던 나라였다. 그런데  어떻게 30년만에 'G2'의 일원이 되었을까? 그에 따른 답을 중국현대사를 주름잡았던 인들을 통하여 중국의 정치행보와 통일시대를 맞이하게 된 우리나라의 현 시점에 대비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웃인 중국을 소상히 알 필요가 있음이다.  

 

원세개

중국 인민들의 지탄 속에 숨을 거둔 원세개는 심상시의 난으로 혼란에 빠진 후한 황실을 평정하고 권력을 장악한 동탁에 비유할 만하다. 원세개는 수양 아들 여포에 의해 비명횡사한 동탁과 달리 지병으로 사망했으나 죽음에 이르는 과정만큼은 별반 차이가 없다. 그가 황제의 자리에서 내려온 뒤 이내 화병이 나 죽게 된 것은 자신이 그토록 믿었던 휘하 군벌들의 배신 때문이었다. 부하의 배신으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된 점에서 두 사람은 하등 차이가 없다. 원세개가 생전에 그토록 추구하다 끝내 실패한 '중화제국'은 30년만에 모택동에 이르러 실현된다. 

 

<모택동>

모택동은 원소를 격파하고 화북의 주인공이 된 조조에 비유할 수 있다. 비록 원소로 비유되는 손문을 직접 타격한 것은 아니나 큰 틀에서 보면 손문의 '삼민주의'를 물리치고 '모택동주의'를 채택한 점에서 손문을 사살적으로 제거한 것이나 다름없다. 모택동은 전장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기존의 어떤 형식이나 관행에 얽매이지 앟고 검소하며 서민적이고, 재담과 계교에 능하고, 임기응변을 잘하고, 준령대천을 지날 때면 늘 천하를 삼킬듯한 기백이 넘치는 시사를 짓는 등 조조와 너무나 빼닮았다. 자부심이 지나친 나머지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는 것도 닮았다. 역대 황제 중에서 모택동과 꼭 닮은 인물은 명제국의 주원장이다. 두사람 모두 득천하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음에도 치천하에는 적잖은 문제를 드러냈다. 첫째 인해 '문자지옥'을 일으킨 것처럼 모택동 역시 '문화대혁명'과 같은 참사를 일으켰다. 이는 출신부터 주원장과 똑같은  빈농이었으며 둘째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못한 것 또한 같았으며 셋째, 빈민과 노동자를 동원해 천하를 거머쥔 것도 닮았다. 넷재, 주원장이 학력 콤플렉스와 더불어 엄청난 자존심으로 기본적으로 지식인에 대한 불신 및 열등감등이 뒤엉킨 결과였다.

 

득천하를 성공한 것은 중국의 전통에 기초한 농민혁명 노선을 취한데 있다. 모택동이 득천하에 성공하고도 치천하에 실패한 것은 농민들의 바람과 동떨어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데 있다. 임기응변의 자유로운 사고와 많은 독서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연마치 못한 자신의 부족한 학문에 대한 인식부족, 창업자의 지나친 자만심 등 또한 원인이었다. 그런 점에서 득천하에 성공한 이후에도 경서와 제자백가를 멀리하고 문학서에 탐닉한 것은 커다란 불행이었다. 중국 전래의 역사문화사에 공산주의 사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중국 특유의 역사문화를 배척해야만 했기에 결국 공자를 보수반동의 사상가로 낙인 찍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는데 이것은 중국의 차원을 넘어 유구한 동양문화 전체에 대한 모독이었다.후에 등소평은 보수반동의 표상으로 낙인 찍힌 공자를 중국 문명의 아이콘으로 부상시킨다.

 

<주은래>

주은래의 삶은 여러 면에서 삼국시대 촉한의 제갈량과 닮아 있다. 그는 죽을 때까지 6無를 행한 군자의 삶을 살았다. '신 중화제국'의 초대 황제 모택동과 최고의 승상 주은래는 대장정 과정에서 군신지의를 맺은 이후 죽을 때까지 시종 긴장관계를 유지했다. '중화제국'의 창업이 결코 모택동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주은래를 뺀 모택동은 상상하기 어렵다. 주은래는 중국 공산당내에서  '엘리트 유학파'의 선두주자였으나 모택동이 중국혁명을 이끌 당대의 인물이라는 것을 발견하곤  그에게 1인자 자리를 양보한뒤 평생 충심으로 그를 보필했다. 주은래는 모택동을 보필하는데 그치지 않고 등소평을 다시 등용케 만들어 마침내 중국을 G2의 일원으로 우뚝 서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

 

" 모택동이 없었다면 중국의 혁명은 결코 불붙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주은래가 없었다면 그 불길은 다 타서 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등소평>

등소평은 사마의에 비유할 만하다. 명민한데다가 말수가 적고, ,온갖 굴욕 속에서 칼을 갈며 때가 오길 기다렸다가 일거에 정적을 무너뜨리는 도광양회의 행보가 그렇다. 조조의 위나라가 조환때 사마염에게 넘어갔듯이 모택동이 죽기 직전에 세운 화국봉 역시 조환처럼 등소평 세력의 막강한 힘에 밀려 '황권'을 고스란히 넘겨주어야만 했다. 등소평이 모택동이 이루지 못했던 치천하를 성공한 비결은 모택동과 정반대의 길을 걸은 데 있다. 중국 전래의 역사문화를 부정하고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모택동과는 달리 등소평은 자국의 역사문화 맥락을 충실히 좇은 것이 요체이다. '신중화제국'이 21세기에 들어와 'G2'의 일원이 된 것은 전적으로 등소평의 공이다. 등소평이 정의한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중도 내지 중용을 역설한 공자사상의 진수를 보여준다. 실제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내세우고 있는 중국은 일부 측면에서 한국 등 여타 자본주의 국가보다 훨씬 자본주의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이는 공자가 역설한 인레人禮와 선신, 온고지신, 자강불식등의 전통적인 덕목을 얼마나 잘 실행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부강'의 달성이 달려있다는 것을 뜻한다. 모택동이 득천하를 하였음에도 치천하에 실패하였지만 후대의 권력승계를 등소평에게 한 점은 높게 평가할 만 하다. 모택동의 득천하와 주은래의 치천하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등소평이란 인물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21세기 전반에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서구 민주주의의 위기를 타계할 방법으로  중국식 민주주의에 관심을 보이는 것 또한 서양의 기계론적 자연관의 위기를 초래하게 되자 결국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동양의 유기체적 자연관에 초점이 맞추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현재'신 중화제국'은 등소평의 뒤를 이은 강택민과 호금도의 치세에 들어와 '부강'의 속도와 질이 훨씬 고도화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고대사에서 근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역사를 자국에 편입시키는 공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동북공정이다. 동북공정은 한마디로 말해 소수민족 통일국가론에 따라 고조선, 고구려, 발해를 중국 소수민족의 정권으로 주장해 중국역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이다.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급한 것은 등소평이 중국 전래의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득천하와 치천하를 이루었던 것처럼 한국 전래의 역사문화에 기초한 정치이념의 성립은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이 책 <중국 현대사 >는  급변하고 있는 국제상황속에서 통일시대의 개막과 관련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 전래의 문화 전통에 기초한 통치이념 및 제도의 수립이다. 정치뿐만아니라 사회 , 경제 등  다각도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중국현대사>였던 것 같다.

 

"모든 개혁 가운데 정치개혁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조국은 정치개혁에 성공해야만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오타 324p 9번째줄 자나쳤다. ☞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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