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쓸쓸한 그림 이야기 - 경계의 화가들을 찾아서
안민영 지음 / 빨간소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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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미술사 공부는 역사 사건과 같은 보통명사를 그 안에 내던져진 인물의 고유명사로 다시 보게 하는 전환점이었다.

내 역사 수업을 돌아봤다. 분단, 한국전쟁, 월북자, 고려인, 재일조선인. 나는 이러한 사건의 배경과 개념만을 나열하며 피상적으로 가르쳐 오지 않았을까. 저마다의 사정을 가진 존재들을 납작하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pp.8~9


구글 검색창에 '이쾌대'를 넣으면 그의 월북 이전 작품들이 나온다. 반면 '리쾌대'로 검색하면 북한에 가서 그린 그의 그림이 나온다. 작가는 한 명이었으나 전혀 다른 두 개의 작품 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진다. 남과 북 모두 이쾌대 인생의 반쪽만을 보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한국 현대사가 이와 같을지도 모르겠다.

p.43


북에서는 정치적 상황에 의해 의도적으로 지워져 버리고, 남에서는 별다른 공간적 접점이 없어 결국 남과 북 모두에서 잊힌 사람. 늘 고국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이름을 조선식 이름 그대로 평생 사용했지만 남과 북 어느 역사에도 기록되지 못한 사람. 변월룡의 이야기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 이후까지 우리 역사의 디아스포라를 생각하게 한다.

pp.92~93


"죽은 줄 알았던 자식이 북쪽에 살아 있고, 만나게 해 줄 테니 오란다면 거절할 사람이 어디 있겠소? 만난 다음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거절하겠습니까? 심판을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이런 분단을 낳게 한 장본인들이 아니겠습니까?"

이응노와 그의 아들은 한국전쟁 뒤 각각 국적이 달라졌다. 아버지는 남한 사람, 아들은 북한 사람이 되었다.

p.193


안민영, <어느 쓸쓸한 그림 이야기> 中

+)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화가와, 그들의 그림과, 그들이 존재했던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함께 담고 있다. 저자는 역사 선생님으로 미술사 공부를 하면서 역사의 이면에 묻힌 낯선 화가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총 9명의 화가들을 여기서 소개하면서 그들의 대표작을 싣고 그에 대한 해설을 풀어냈다. 또 그들이 그림을 그린 동기나 화가에 대한 정보, 그들이 존재한 역사적 상황 등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경계의 화가들을 찾아서'라는 부제가 무슨 의미일지 궁금했는데 읽으면서 바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미술사에 대한 이론이나 어려운 개념 등의 정보를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둔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일반인의 시선을 배려하여 이해하기 쉽게 그림을 감상을 할 수 있도록 쉽게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창의적이고 신선한 느낌의 그림을 발견한 것도 좋았지만, 화가와 그림이 존재했던 시절의 역사적 흐름을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어서 반가웠던 것 같다.

저자는 원고를 작성하면서 상당한 분량의 자료 조사와 오랜 시간 자료를 분석하는 시간을 통해 사실적인 근거를 찾고자 애쓴 듯이 보인다. 그걸 바탕으로 9명의 화가가 간직한 사연들에 생각을 덧붙여서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역사의 혼돈 속에서 사라진 화가 혹은 예술가들을 찾고 그들의 작품을 보존하는 작업을 늘리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꼭 어렵게 접근하지 않고 이 책처럼 일반인도 관심을 갖고 살펴볼 수 있도록 먼저 대중화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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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
고혜원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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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저만 정의를 따르는 것처럼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였다. 굳이 대놓고 표현하지 않아도 '인간적으로 행동하세요. 늘 지켜보고 있습니다.'는 말이 자연스레 들려오는 것 같아 듣기 거북했다. 최대희 소령에게 전쟁에서 옳은 선택은 승리뿐이고, 그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는 것이 맞았다. 그에겐 그것이 바로 지휘관의 소명이었다.

p.21

래빗의 삶은 늘 의심받는 삶이었다. 그렇지만 대체 왜 내가 의심받게 된 거지. 한 번도 실수는 없었는데.

"...... 이유가 뭔데?"

"...... 네가 매번 살아 돌아왔잖아."

p.46

"소위님, 전쟁 중이잖아요. 죽거나 사는 건 운에 달렸어요. 만주에서 제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도 그냥 그날 운이 나빴던 거거든요. 제가 어떻게 구해낼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니까 못 지킬 것 같으면, 지키려고 애쓰지 마세요. 다 운명이구나 하세요. 알겠죠?"

"버려도 된다는 게 아니라, 살아남으라는 뜻이에요. 나 때문에 희생하지 말라고요. 나도 희생 안 할 거거든요. 나는 목숨이 위험하면 소위님 버릴 거예요. 그러니까 약속해요. 어떻게든 살아남기로."

pp.58~59

"그들의 희생으로 전쟁이 승리한다면 더할 나위 없지."

"다 살아야죠! 그게 진정한 승리 아닙니까?"

"다 살아? 그게 전쟁터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p.94

"몸에 힘을 빼야지. 안고 있는 네가 불안해하면 어떡해. 이 작은 아이도 느껴. 불안하다는 걸. 그리고 원래 누구든 잘 안아주면 울음을 그치는 거야. 나이가 많든 적든 기댈 품이 있다는 게 중요한 거거든."

pp.170~171

고혜원, <래빗> 中

+) 이 책의 첫 장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래빗'이라고 불리던 소녀 첩보원들이 있었다.' 그 문장을 보면서 읽기 시작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마음이 무척 아팠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로 단숨에 소화할 수 있었다.

전쟁 중인 혼란의 나라,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가족과 동료를 생각하며 눈 내린 산을 밤새 걸어 첩보 내용을 암기해 돌아오는 소녀들의 모습이 연상이 연상된다.

첩보원 소녀들의 목숨을 지켜주려던 군인도 있었지만, 전쟁의 승리를 위해 그들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던 군인도 있었다. 그리고 첩보원 활동에 충실한 래빗들을 끝없이 의심하는 군인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래빗들은 자기 역할에 충실했다. 그렇기에 희생된 이들도 많았다. 소리 없이 사라져간 이들을 기억하는 남은 소녀들의 두려움에 깊이 공감했다.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하던 친구들이 갑자기 사라진다는 것. 죽음과 배신과 변절에 익숙해지는 것. 그리고 자기 편인지 끝없이 의심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게 바로 전쟁의 잔인함이다.

이 소설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도 좋을 만큼 역사성과 흥미성을 동시에 간직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첩보원 활동을 하는 소녀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랍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성과 허구성을 잘 담아낸 장편소설이라고 느꼈다.

또 소설 속 군인이 언급한 숭고한 희생의 가치에 대해 한참 생각해 보게 한 작품이었다. 첩보원 소녀의 입장에서, 래빗을 적진으로 들여보내는 지휘관의 입장에서, 각각 진지하게 고민할 시간을 준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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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한국추리문학선 17
황정은 지음 / 책과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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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긴 한데, 상당히 진부하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야."

"현실은 허구보다 진부한 법이지."

"참으로 잘 짜인 계획이야. 다만, 당신이 간과한 게 있었지. 도진명은 누나와 아버지를 사랑했어. 그는 매일 아버지 집에 찾아가서 위험을 알리려고 했었어."

pp.92~94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아빠, 미안해.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줄 몰랐어.

자살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빠가 그렇게 용기 있는 사람이었나? 인생의 절반을 직업군인으로 살아온 아빠의 실행력을 과소평가했던 걸까? 왜 진작 아빠를 돌아보지 못했을까? 쇠약해진 아빠를 병원으로 모시기만 했어도.....

p.101

"아빠가 수면제를 삼키는 것을 제 눈으로 직접 본 건 아니니까요. 수면제를 먹겠다고 하셨지만, 마음이 바뀔 수도 있잖아요. 지 형사님은 말한 대로 다 행동에 옮기시나요?"

p.144 [낯선 가족]

"한 명은 자백을 했는데 신빙이 없고, 또 한 명은 증거가 없고, 다른 한 명은 알리바이가 완벽하니......, 대체 누가 범인인 거지?"

pp.285~286 [가나다 살인사건 - 행운의 편지]

"경찰이 들이닥치면 세탁하기 어려울 것 같아 서둘러 세탁기에 넣고 돌렸어요. 엄마가 돌아가신 일과는 별개로 가사가 몸에 밴 가정주부인 거죠. 특별한 의도를 갖고 한 일이 아닌데, 뭐가 잘못됐나요? 그저 습관처럼 몸이 움직였을 뿐이에요. 지 형사님은 그런 경험 없으세요?"

p.351 [우리만의 식사]

황정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中

+) 이 책은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소설을 모아 엮은 추리 소설집이다. 애거사 크리스티를 좋아하는 저자가 <ABC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가나다 살인사건]을 썼다고 한다. 이 책에는 그 작품을 포함하여 단편 추리소설 4편이 실려 있다.

네 편의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 소재는 '가족'과 '욕망'이다. 가족의 사연과 인간의 욕망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가족 간의 애증이 얼마나 무섭게 커지고 변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가족의 잇따른 자살 이면에 인간의 탐욕이 존재하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아빠의 죽음으로 벌어지는 새엄마와 남매의 갈등, 그러나 의외의 또 다른 잠재된 갈등이 존재하는 [낯선 가족],

행운의 편지를 받은 이들의 연쇄살인 사건과 사람을 죽게 만드는 인간의 욕망을 담은 [가나다 살인사건 - 행운의 편지], 가족 간 애증의 끝을 보여주는 [우리만의 식사], 이렇게 네 편의 작품을 이 책은 담고 있다.

사건의 원인을 풀어가는 추리소설의 재미를 마음껏 느끼며 읽은 책이었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잘 그려낸 소설들이었다.

또 서사에서 드러나는 환경 보호의 중요성, 인간에 대한 예의, 가족 간의 신뢰와 관심, 물질적 욕망으로 인한 인간의 정신적 파탄 등등도 작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살인 사건을 대하는 형사들과 무언가를 감추는 듯한 용의자들의 모습을 보며 인물 구성이 꽤 사실적이고 그들의 심리 묘사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지 않았나 싶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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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데일 카네기 지음, 유광선(WILDS) 외 옮김 / 와일드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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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을 비난하지 마라. 우리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그들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

사람들과 관계할 때는 논리적이지 않은 존재들과 관계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는 감정적이며, 편견에 발끈하고 오만과 허영심에서 동기를 찾는 존재들을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p.29~32

칭찬과 아첨의 차이는 무엇일까? 답은 단순하다. 전자는 진심이고, 후자는 진심이 아니다. 전자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고, 후자는 가벼운 입놀림에 불과하다.

랠프 월도 에머슨은 말했다.

"어떤 언어를 쓰든 당신의 말은 곧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기 마련이다."

p.44

나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타인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진다면, 아무리 인기 있고 바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관심을 사고 시간과 협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해보자. 그것은 시간, 에너지, 이타심과 배려를 요하는 일이다.

pp.70~71

행복을 찾는 방법은 딱 하나다. 생각을 통제해야 한다. 행복은 외부의 조건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내적 조건에 따라 변화한다.

당신이 소유한 것, 지위, 사는 곳 또는 하는 일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생각이 행복을 결정한다.

pp.79~80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그러니 좋은 대화 상대가 되고 싶다면, 경청하는 법을 배워라. 관심을 받고 싶다면, 관심을 가져라. 상대방이 즐겁게 대답할 만한 질문을 던져라. 상대방이 자신에 관해 그리고 자신의 성과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라.

p.101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만일 당신이 논쟁하고, 지지 않으려 애쓰고, 반박한다면 때때로 승리할 수는 있다. 그러나 결코 상대의 호의를 살 수 없다는 점에서 그건 공허한 승리가 될 것이다."

당신이 옳았을 수도 있다. 정말 옳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돌리고자 한다면, 그 사실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p.125

당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만 한다면, 그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p.130

당신이 그에게 동의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계속해서 강조해라. 가능하다면 상대방과 똑같은 목표를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유일한 차이는 목적이 아닌 방법이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p.157

다른 사람이 완전히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을 비난하지 마라. 어떤 바보라도 비난을 할 수 있다. 단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해 보아라. 현명하고, 관대하고, 특출난 사람만이 그런 시도를 한다.

p.177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원한을 사지 않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의 실수를 간접적으로 알려주어라.

p.211

  • 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7가지 방법

절대, 절대 잔소리하지 마라. / 배우자를 바꾸려 들지 마라. / 비난하지 마라. / 진심으로 칭찬을 건네라. / 작은 관심을 보여라. / 예의를 지켜라. / 부부의 성생활에 관한 좋은 책을 읽어보라.

p.277

데일 카네기,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中

+) 이 책은 인간관계를 매끄럽게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 것으로 꽤 오래전부터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고전처럼 인정받고 있다. 이미 읽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제목만 알지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후자에 속하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좀 놀란 것은 이 책이 1936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이다. 요즘 작성한 책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시간차를 느낄 수 없었는데, 그건 아마도 사람 사이 관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이론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와 경험담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잘 맺기 위한 현실적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하고 겪으며 그들의 모습에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점들을 발견해 규칙처럼 완성했다.

사람을 다루는 방법,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 방법,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원한을 사지 않고 상대를 변화하게 이끄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결혼한 부부들에게 해주는 조언으로, 어떻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주 들여다보고, 중요한 이야기에 밑줄을 긋고, 매달 다시 읽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기서 언급한 규칙들을 적용해 보라고 조언한다. 또 매주 이 방법들을 적용하며 생활한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관찰하며 반성하는 자세,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추라고 이야기한다.

풍부한 사례를 읽다 보면 강연을 듣는 것처럼 재미있고 공감이 되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더불어 저자가 언급한 핵심 규칙 한 문장을 납득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만큼 신뢰가 가고 근거가 타당한 내용을 사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의 실전 규칙들을 체득하려면 이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여러 사례에서 보았듯이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 한번 읽어서는 한두 가지밖에 기억을 못 할 것 같다. 틈틈이 읽으며 필요한 방법들을 찾아 먼저 기억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 인간관계를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이끌어가는 방법, 상대가 누구든 편히 대화를 꾸려가는 방법 등에 대해 깊이 있는 강연을 들은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왜 지금까지 오래도록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지 공감하고 감탄하며 읽은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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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마흔 수업 -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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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은 원래 완성되는 나이가 아니라 뭐든지 되다 마는 나이다. 과정의 나이지 결과의 나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마흔은 곧 안정'이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버리자. 마흔에게는 격렬하게 구슬을 만들고 용감하게 꿰어보는 '도전'이나 '성장'이란 꼬리표가 훨씬 더 현실적이다.

p.56

나이가 든다고 해서 성장 욕구가 갑자기 사라지는 게 아니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그렇듯 사람도 변화하고 순환하고 성장하지 않으면 생명력을 잃는다. 밥만 먹는다고 사는 게 아니듯, 즐겁고 행복한 세컨드 라이프를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 다시 예전처럼 가슴 설레는 버킷 리스트를 상상해야 한다.

물론 그러려면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40대부터는 나를 위해 당당하게 돈과 시간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 이 정도는 쓸 자격이 충분한 사람으로 나를 포지셔닝 해야 한다.

p.106

지금 우울감으로 사는 것이 힘겹다면, 그것은 내 멘탈이 약해서가 아니다. 지금 내 마음이 크는 중이고, 인생에서 너무나 중요한 질문을 하는 중이라고 믿자. 우울이라는 감정을 조금만 걷어내면 그 질문이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지금 많이 우울하다는 것은 내 안에 잠재된 에너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반증이다. '에너지의 방향만 돌릴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보자.

p.159

'이 불행은 내 편이다.'

p.185

20대 때처럼 다시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좁아도 책상 하나 놓을 공간이 없는 집은 없다.

내 공간에 100권의 책이 있다면 100권만큼 생각이 커지고 1,000권의 책이 있다면 1,000권만큼의 세상이 내 것이 된다. 생각이 크고 세상이 넓어져야 비로소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아무 자극도 받지 않는 상황에서는 나를 위한 그 어떤 대안도 낼 수 없다.

p.220

모든 부모는 매일매일 아이들의 표준값을 만들고 있다. 싫든 좋든 아이들의 스승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p.280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꿈과 관련된 습관에 무식할 정도로 '강하게' 몰입해야 한다. 일단 한번 제대로 습관을 만들고 나면 자신감이 생기면서 다른 인생 문제들도 이렇게 풀면 되겠다는 확신이 든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 보여도 꾸준함으로 안 풀리는 문제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습관은 평범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p.334

사람은 누군가와 연결되어야 본인이 그동안 얼마나 고립된 상태였는지, 내 좌표가 어딘지 알 수 있다.

p.477

김미경, <김미경의 마흔 수업> 中

+) 이 책은 마흔의 나이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살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그래서 몹시 흔들리고 당황하는 마흔의 사람들에게 던지는 위로와 조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인생 100세를 하루 24시간으로 볼 때, 40세라는 나이는 오전 9시 36분쯤의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50세는 낮 12시고. 그러니 40대의 사람들은 하루 중 상쾌한 아침 시간을 맞이한 셈이다. 그 시간을 활기차게 보낼 것인지, 지친 채 흔들리며 보낼 것인지는 본인의 몫이다.

마흔이라면 어느 정도 이뤄놓은 것이 있어야 하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고 그래서 불안했는데, 그 불안이 근거가 희박한 통념이었다는 걸 확실히 알게 해준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아직 40대는 20대처럼 도전하고 좌절하고 도전하고 다시 일어서는 그런 시기이다. 여전히 인생은 마음과 달리 제멋대로 돌아가고 해결해야 할 일들과 마음 쓰이는 일들이 넘치는 때다.

그럴 때 이런 책을 읽으면 따뜻한 위로를 주면서 든든한 후원자를 만난 기분이 들 것 같다. 사십 대의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울 것도 없으며 너무 아파할 것도 없다. 늘 그래왔듯이 부지런히 거르면 된다.

20대나 30대 때처럼 여전히 뚜벅뚜벅 걷고 있으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물론 멈추지는 말아야 한다. 아직도 우리는 인생의 하루 중 오전 9시 반을 지나고 있을 뿐이니까.

마흔인데 불안해서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마흔인데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벌써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마흔인데 여전히 인간관계를 잘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인생 선배의 현명한 조언과 따끔한 충고,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한 위로가 담긴 책이었다. 무언가 본보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으며 마흔과 사십 대를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지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가졌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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