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가 잘못됐습니다 - 쑤시고 결리고 늘 지친다면
이종민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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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자세는 관절을 정상 가동 범위 이상으로 비틀지 않고, 높은 하중을 주지 않으며,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자세입니다. 좌우 양쪽 관절 중 한쪽만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고 양쪽을 골고루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동작을 주 2~3회씩, 30분 이상 하면 6~8주 후 뇌와 몸의 근육이 연결되어 기능이 바뀐다고 해요. 바른 습관으로 바른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 하루 5분 초간단 바른 자세

자세가 나쁘고 등이 굽은 사람들은 벽에 등을 붙이고 서는 것만으로도 힘들 수 있어요.

먼저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발뒤꿈치를 벽에 붙입니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서서 머리 뒤통수부터 견갑골과 엉덩이까지 벽에 밀착시킵니다. 배 주위를 조이고 허리를 바로 펴면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합니다.

pp.38~40

  • 세면대 사용하기 (통증 부위 - 척추(목, 등, 허리))

세면대를 사용할 때는 목과 허리의 중립을 유지한 채 고관절을 접어 상체를 숙인다. 상체를 더 낮추려면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을 더 굽히거나 다리 사이 간격을 벌린다. 높이에 맞도록 스쿼트 자세를 취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p.53

  • 걷기 (통증 부위 - 척추(목, 등, 허리), 골반, 고관절, 무릎, 발목, 발, 발가락)

1) 가슴을 살짝 들어올리고, 등 뒤 양쪽 견갑골을 최대한 붙여서 가슴을 활짝 열고, 목과 허리를 세운다.

2) 내딛는 발이 착지할 때 무릎을 쭉 편다. 이때 무릎이 안팎으로 벌어지지 않게 한다.

3) 발꿈치부터 착지하고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힘껏 디딘다.

4) 발은 두 번째 발가락을 진행 방향으로 놓아 11자가 되게 걷는다.

5) 마지막에 엄지발가락이 떨어지도록 지면을 찬다.

p.73

  • 의자에 앉아서 일하기 (통증 부위 - 척추(목, 등, 허리), 골반, 고관절, 무릎, 발목, 발, 발가락)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이고 궁둥뼈를 세워서 앉는다. 골반은 엉덩뼈, 두덩뼈, 궁둥뼈로 3가지 뼈로 이루어지는데, 이 중 궁둥뼈는 골반의 아래 뒤쪽 부분이다. 우리가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 밑에 손가락을 대고 앉으면 딱딱하게 만져지는 부분을 궁둥뼈 결절이라고 하는데, 앉을 때 체중의 부하를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궁둥뼈 결절이 의자 받침에 닿게 앉으면 자연히 등이 쭉 펴지는데, 이때 가슴을 위로 들어 열고, 양쪽 견갑을 붙인다. 등받이가 허리를 잘 지지하지 못한다면 허리 뒤에 쿠션을 받쳐서 척추를 길게 펴고 앉는다. 이때 고관절보다 무릎 관절이 낮게 위치해야 한다. 하지만 의자가 너무 높아 발 전체가 닿지 않을 때는 전용 발 받침으로 높이를 조정한다.

p.101

  • 작업대(키보드) 높이 (통증 부위 - 척추(목, 등, 허리), 어깨, 팔꿈치, 손목)

작업대 표면 높이는 팔꿈치 높이 정도로 조절한다. 그러면 양어깨와 위팔과 아래팔, 손이 편하고 중립 자세를 취할 수 있어서 관절에 부담이 없다.

  • 모니터 위치 (통증 부위 - 척추(목, 등, 허리))

-시거리(모니터와의 눈과의 거리) 권장 기준은 60~80cm로 적어도 40cm 이상 확보하는 것이 좋다.

-모니터는 화면 상단과 눈높이가 일치하도록 위치시킨다.

-작업 시 화면상 시야는 수평선 위로부터 아래로 10~15도 사이에 오도록 한다.

pp.104~109

  • 일하다 간단한 스트레칭하기 - 목 운동(통증 부위 - 목)

1) 궁둥뼈를 세우고 앉아 허리를 편다.

2) 가슴을 들어 올려 활짝 열고 양쪽 견갑골을 붙인다. 팔꿈치를 접어 손을 옆으로 들면 견갑골을 붙이기 좀 더 쉽다.

3) 턱을 들어 고개를 뒤로 젖힌다.(신전 동작) 불편하지 않을 정도 혹은 통증이 생기기 직전까지만 신전 동작을 한다.

p.127

  • 베개 선택(통증 부위 - 척추(목, 등, 허리), 어깨)

좋은 베개는 적당한 탄성력(푹신함)으로 잠자는 동안 경추의 정렬이 잘 유지되도록 자세에 따라 목의 높이에 맞게 변형되어 목을 받쳐줄 수 있어야 한다. 바로 누웠을 때는 뒤통수 부분이 최대한 낮은 높이를 유지하고 목 부분은 바닥에서 대략 6~8cm로 누웠을 때는 어깨높이 때문에 목의 C자 커브 유지에 좋다. 옆으로 누웠을 때는 어깨높이 때문에 목뼈와 허리뼈가 일직선이 되기 위해서는 10~15cm의 높이 정도로 어깨와 목을 제대로 받쳐줄 수 있어야 한다. 베개의 폭은 내 머리의 3배 정도 크기가 적당하다.

p.171

  • 칼질하기 (통증 부위 - 척추(목, 등, 허리), 어깨, 팔꿈치, 손목, 손가락)

칼질할 때는 목과 허리를 펴고 양어깨를 편안하게 내린다. 팔꿈치를 몸통에 붙이고 아래팔과 손은 일자로 손목을 고정한 채, 팔꿈치를 펴는 힘으로 '미는 칼질'을 한다.

p.193

이종민, <자세가 잘못됐습니다> 中

+) 이 책은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작성한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몸의 통증을 느끼는 것이 나쁜 자세에 길들여진 습관 때문이라고 조언하며 바른 자세를 권해준다. 우리 몸에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신체 부위가 어디인지 설명하고, 바른 자세를 얼마 동안 유지해야 좋은 지도 가르쳐 준다.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하루 일과에 맞게 통증을 일으키는 나쁜 자세를 지적하고 바른 자세를 권해준다. 기상부터 출근할 때까지의 생활 태도와 자세, 출퇴근과 외출 시의 생활 자세, 사무실과 작업장, 집에서 작업할 때의 생활 습관과 자세, 퇴근 후 취침 전까지와 취침 후 잠잘 때의 자세 등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한다.

또 장 보기, 요리, 청소, 빨래 등의 집안일 할 때의 자세와 육아부터 반려동물을 돌볼 때의 생활 습관과 자세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일상의 상황을 세분화하여 그에 맞는 바른 자세를 권하고 있어서 꽤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초반부의 아침에 기상하면서부터 출근 전까지의 자세에 대해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자세, 침대에서 일어서는 자세, 배변 볼 때, 씻을 때 세면대를 사용하거나 샤워하는 자세 등으로 나누어 꼼꼼하게 설명한다.

심지어 양말 신기, 바지 입기, 웃옷 입기, 신발 신기, 배낭 매기 등등에 대해 어떤 자세가 나쁜 것이고 어떤 자세가 올바른 것인지 비교하며 가르쳐 준다. 각각의 자세를 단계별로 가르쳐 주고, 그때 필요한 소품들의 무게나 올바른 활용법 등에 대해서도 유익한 방법들을 제안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각각의 생활 습관과 자세에 맞는 그림을 단계별, 상황별로 담고 있어서 이해하기 쉽다. 그 그림에 보충 설명까지 보태고 있어서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더불어 일상생활에 따른 통증이 어느 부위에서 일어나는지 말해주고 있어서 평소 생활할 때 주의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어떤 자세도 기본은 몸을 함부로 굽히지 말고 되도록 신체가 일직선이 되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 집안일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생활할 때에도 그동안 몸을 얼마나 굽히며 생활했는지 반성했고, 개인적으로 통증이 있는 부위와 관련 있는 자세를 눈여겨보았다.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바른 자세를 권하고 있기에 어르신들이 따라 해도 어렵지 않다. 크고 또렷한 그림이 저자의 설명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어서 배우기도 쉽다. 몸의 통증을 줄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서 일상생활 습관과 자세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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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아파하고 적당히 슬퍼하기를
김동근 지음 / 부크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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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지켜 주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지켜 줘야 할 덕목 중 하나다.

p. 31 [덕목]

그때, 지는 해거름에 그을린 얼굴이 참 많이 예뻐 보였는데.

그래, 행복이 뭐 별건가.

어딘가로 옮겨 놓을 푸른 시선이 있고 온실처럼 따뜻한 순간들을 마음 안에 들일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행복이지.

행복은 의외로 소소함에서 오니까. 그 소소함이 모여 여운처럼 오늘을 살게 하고.

p.44 [헤이즐넛]

그래, 삶이 항상 봄날일 수는 없겠지.

그런데 나는, 네게 굳이 아플 일이 생겨도 적당히 아파하고 적당히 슬퍼하고

그러다 날이 적당한 봄이 찾아오면 입춘을 앞두고 강변에 모여드는 새처럼

적당히 일상으로 돌아가서 너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좋은 사람들과 조금 과하다 싶을 만큼 행복했으면 좋겠어.

p.66 [적당히 아파하고 적당히 슬퍼하기를]

"상황이 나쁘면 얼마나 더 나빠지겠니. 살아야 해서 사는 사람도 있고 죽지 못해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은 닥치면 살게 돼 있어."

그래, 나쁘면 얼마나 더 나빠지겠어. 걱정만 앞세우고 산다고 그 일이 바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잖아.

p.70 [삶을 대하는 자세]

간혹 있어. 타인의 아픔이 쉬운 사람들. 상처를 벌려 보고도 별거 아니라는 사람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세상에서 얻어진 아픔이 별거 아닐 리 없는데.

p.82 [별거 아닐 리 없는]

가끔 거품이 이는 항아리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자꾸 이렇게 계속 구시렁거리게 돼. 괜찮다, 괜찮아. 어떻게 달기만 하고 쓰기만 한 게 인생이겠냐.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뭉개고 사는 법을 배우는 것도 인생이다.

천수를 누리는 것도 감지덕지할 생, 어디 상처라고 백 세를 넘기겠냐. 기억처럼 희미해질 거다, 모든 게.

흘러갈 건 흘러가고 마음에 부유물처럼 떠다니는 것들은 모두 계절 따라, 세월 따라, 죄다 그렇게 지나갈 거다.

그러니 지나갈 것들에 마음을 꽉 쥐여 주면서 살지는 말자.

p.118 [어느 술도가의 이야기 1]

이해는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것.

배려는 내 불편을 감수하는 것.

p.131 [이해와 배려 사이]

덫을 놓고 기다리는 포수처럼 허공에 떠도는 소문에 미리 줄을 그어 놓고 어떤 게 진실인지 가늠하기도 전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어깃장을 놓고 비난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

애초에 내 설명은 중요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았을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내 인내를 소진하는 건 말 그대로 에너지를 허투루 소비하는 것과 같아.

그 사람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로 혹시나 하는 마음이 현재의 감정선처럼 복잡하게 엉켜 있을 테지만,

우리가 여기서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조금 더 냉소적일 필요는 있다는 거야.

멍이 드는 관계는 무슨 짓을 해도 계속 멍이 들 수밖에 없으니까.

p.135 [멍]

김동근, <적당히 아파하고 적당히 슬퍼하기를> 中

+)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고백, 그리고 걱정과 응원,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에세이집이다. 여기서 사랑하는 사람은 연인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자기 자신이나 친한 친구일 수도 있다. 진심 어린 고백으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에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

이 책의 곳곳에는 꽃을 비유한 표현들이 많다. 가끔은 은유적으로 꽃의 생에 우리의 인생을 엮어내기도 하고, 또 가끔은 꽃말이나 꽃이 피고 지는 자연스러움을 직접적으로 인용하여 솔직한 마음을 담아내기도 한다. 현재 사랑과 이별이 삶의 중심인 사람들에게 와닿는 표현들이지 않나 싶다.

에세이 형식의 글을 모은 것이라 짤막한 단상이 대부분이고, 가끔 시나 수필 형식으로 쓰인 글도 있다. 저자의 글에 자주 언급되는 봄이라는 계절처럼 설레는 사랑의 감정을 녹인 글이 전반부에, 굴곡진 인생에 대한 응원과 위로, 토닥임의 글이 후반부에 구성되어 있다.

현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거나, 혹은 이별을 경험하고 아파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구절들이 와닿지 않을까 싶다. 또 앞서 말했듯이 인생의 시련에 조금이라는 흔들리는 친구에게도, 타인과의 관계에 아파하는 자신에게도 따뜻한 위로가 되는 구절들이 있다.

저자의 말처럼 적당히 아파하고 적당히 슬퍼하기를 바라는 사람들, 수없이 흔들려도 넘어지지 말고 넘어지더라도 주저앉지 말길 바라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듯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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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의 영화비평
홍은화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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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지킬이 하이드를 묘사한 것처럼 '자연스럽고 인간적으로 보이며 영혼을 보다 생생하게 영상화한 무생물적 존재로 지킬(관객)을 더 젊고, 더 가볍고 더 행복하게 하며, 자유를 갈망하게 하면서 지금과 다른 새로움'을 느끼게 한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영화가 '영혼을 생생하게 영상화'하여 '자유를 갈망'하는 하이드의 모습을 이어 나가기를 바란다. 지난날 지킬과 하이드처럼 특정 이데올로기, 헤게모니, 악습이 될 때까지 변하지 않는 관습, 편협한 사상에 잠식당해 다시는 파멸하지 않기를, 또 자유를 넘어 타락과 방종에 잠식당해 다시는 자살하지 않기를 간절히 원한다.

p.11~13

시점은 카메라의 눈, 다시 말해 감독이 제한하여 제공하는 관객의 눈이다. 감독은 미장센 안의 시점 주체를 영화 속 인물, 제3자, 전지적 위치, 또는 감독 자신이나 관객으로 설정함으로써 영화의 디제시스*를 완성도 있게 구축할 수 있을 뿐더러, 하위 텍스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 디제시스 - 스토리가 전개되는 영화 속 시공간 또는 가상의 인물들이 살고 있는 허구화된 세계

p.30

미장센은 작가주의를 탄생시킨 감독의 날인이다. 바꾸어 말하면, 감독이 자신만의 특정한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도록 움직임과 시점을 획득한 미장센은 영화를 미술이나 연극이 가진 예술성의 지위로 끌어 올린다. 때때로 그 이상의 지위를 획득한다.

p.41

배우란 현실에서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든지에 상관없이 영화 내에서는 감독이 생각하는 캐릭터(가면 : 페르소나)를 입어야만 하고 영화 밖에서는 객석에 앉은 관객이 상상하는 정체성(가면: 페르소나)으로만 남겨질 뿐이다. 연기력 또한 감독의 연출과 편집으로 얼마든지 다음을 수 있기에(영화사 초기에 이를 충분히 실험하고 증명했다.) 나의 비평문에는 '이 영화에서 어떤 배우가 연기를 참 잘했다.'하는 문장은 존재할 수 없다.

p.47

정리하자면, 영화 비평에서의 모티브란 창작자의 창작 동기가 되는 이유를 가리키고 모티프란 영화의 구성 요소를 통해 모티브를 입체적으로 또 반복적으로 구현해 내어 관객이 보고 듣고 유추해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을 가리킨다. 모티프는 모티브를 포함하므로 사용 시 다소 헷갈릴 수 있다. 그럼 거칠고 단순하게 보자. 모티브는 '동기가 된', 모티프는 '반복된'으로 대입하여 보다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 되는 쪽을 선택하자.

p.76~77

영화의 스토리는 아방가르드나 다큐 영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장르나 신화를 내포하고 있다. 왜냐하면 스토리의 궁극적 목표에는 관객과 친해지기인 일종의 썸(some)을 경유한 관계 설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p.89

홍은화, <지킬의 영화비평> 中

+) 이 책은 저자가 영화 잡지에 기고한 글과 영화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논의한 내용을 모아 엮은 것이다. 영화 잡지 [anno.]에 저자가 기고한 글은 그 잡지가 영화 비평 전문이기에 영화와 영화 비평을 공부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쓴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서문에서 그 글들을 이 책에 엮으며 일반 독자에게는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는 글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다. 그렇기에 일반 독자들을 위해 그 영화 비평을 쓰게 된 배경이나 느낌을 에세이 형식으로 함께 풀어놓았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말처럼 영화 관련 용어들, 이를테면 미장센, 페르소나, 스토리, 장르, 시간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각 장 별로 저자의 영화 비평글과 사진 등이 소주제에 맞게 수록되었다.

비평이다 보니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점에 주목하기 보다 영화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 몰입했다. 그의 생각에 참신함을 느끼고 글을 읽으며 함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어서 반가웠던 것 같다.

이 책에서 언급한 영화는 최근의 익숙한 작품들도 있고 오래된 고전적인 작품들도 있다. 저자의 말처럼 영화 용어가 낯선 일반 독자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으나, 관련 용어마다 저자가 주석을 달아 부연 설명하고 있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저자는 각 장을 끝맺을 때 그 소주제에 대해 함께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질문을 기록해두었다. 읽는 이로 하여금 한 번쯤 고민해 볼 화제를 제시하여 각자 영화 비평을 써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사람들과 영화 혹은 영화 비평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관심 있게 본 영화를 이렇게 깊이 있는 시선으로 볼 수도 있구나 싶어서 새로웠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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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리디자인하라 - 변화의 시대에 직원의 만족도와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실전 전략
린다 그래튼 지음, 김희주 옮김 / 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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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더불어 '기준을 높일, 기준을 제대로 끌어올릴' 특별한 기회가 마련된 이유 중 하나는 팬데믹이 개인들이 원하고 요구하는 변화를 시행하는 기업과 제도 사이의 지연, 즉 제도적 지체를 제거해서이다. 이는 새로운 디지털 스킬이 개발되고 관료주의가 해체됨에 따라 애자일 역량이 생성된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여기에 반영된 비즈니스 리더들의 감정과 이들이 변화를 추진하는 동기다.

  • 집단적인 팬데믹 경험에 기초해 업무 리디자인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조직들이 새로운 현실을 어떻게 파악했는지 살펴보자.

- 디지털 스킬을 가속화했다.

- 관료주의를 '모닥불'에 내던졌다.

- 진정한 유연성에 따르는 보상과 과제를 이해했다.

- '오프' 스위치를 존중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 인적 연결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p.17~27

  • 일을 리디자인하는 4단계 프로세스

무엇이 중요한지 이해하기 / 미래를 재상상하기 / 아이디어를 모델로 만들어 테스트하기 / 모델에 따라 행동하며 새로운 업무방식을 창조하기

pp.34~36

나는 이제껏 많은 연구를 진행하며 각각의 직무가 여러 가지 고유한 과업들로 구성되지만 대부분 생산성 4요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에너지와 집중, 조정, 협력이다.

p.47

  • 이해하기

생산성을 뒷받침하는 행동과 역량을 이해하라 / 지식 흐름과 네트워크 구조를 이해하라 / 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라 / 일 경험을 이해하라

pp.50~94

  • 재상상하기

장소와 시간을 재상상하라 / 사무실을 협력의 장소로 재상상하라 / 가정을 에너지 원천으로 재상상하라 / 비동기 시간을 이용한 집중력 생성을 재상상하라 / 동기 시간을 이용한 조정을 재상상하라

pp.97~185

공정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요인을 자세히 살펴보라.

결과 : 직원들이 결과가 공정하다고 판단할까? 절차 : 디자인한 프로세스가 시간이 지나도 일관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며 정확한가? 상호작용 태도 : 관리자와 팀 리더가 공정하게 상호작용하도록 행동 계획을 디자인했는가?

p.264

  • 좋은 관리자에게서 확인한 네 가지 중요한 사고방식의 전환

- 좋은 관리자는 '우리 팀은 나의 성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전통적인 관리자 위주의 계층적 개념에서 '나는 팀의 성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한층 더 팀에 기반한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 좋은 관리자는 자원 비축에서 자원 공유로 사고방식을 전환했다.

- 구조적인 팀에서 유동적인 팀으로 전환하는 회사가 증가하며 좋은 관리자는 '온전한 팀을 관리하고 통제한다'는 사고방식에서 '우리 팀은 유동적이어서, 팀원들이 다른 부서의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기도 하고 다른 부서에서 인력을 빌려오기도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이 증가하며 좋은 관리자는 '일이 사무실 안에서 수행되도록 팀 내부에서 자원을 조달해 직무를 조직한다'는 사고방식에서 '일은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중심은 과업과 프로젝트이며 회사 안팎에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전환했다.

pp.275~276

린다 그래튼, <일을 리디자인하라> 中

+)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팬데믹 이후 각 기업의 경영 방식과 운영 방식에 일어난 변화에 집중하여 설명한다. 기존의 정해진 틀에 맞게 일하던 방식은 이제 달라졌다.

각 기업들은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와 원격 근무 등의 방식을 도입하며 회사의 근무 시간과 근무 공간에 변화를 시도했다. 저자는 그 부분에 주목하며 이제 회사의 운영 방식이 좀 더 유연해져야 함을 주장한다.

저자는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기업 활동을 위해 일을 리디자인 할 것을 제안한다. 일을 리디자인하기 위해 각 조직에 무엇이 필요한지 이해하고, 그런 뒤에 일을 최적으로 디자인 할 수 있도록 미래를 재상상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모델로 만들어 직접 테스트하고, 업무 모델이 회사의 관행과 문화에 뿌리내리도록 새로운 업무방식을 창조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직원의 만족도와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과 방법들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일을 리디자인하는 프로세스 4단계는 기업이나 조직의 크기와 상관없이 충분히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기업이 되려면 기존에 고수하던 조직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오래도록 고수해온 원칙이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수정하고, 직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근무 시공간에도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화합과 협력 문화는 구성원의 희생이 아닌 존중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 개인이 동시에 잘 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결국 기업에도 이익이다.

이 책은 자기가 속한 기업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읽어도 반가울 것 같다. 리더와 팀장 그리고 한 조직에 소속된 구성원 등 그 누구든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많다.

또 구체적인 사례를 함께 담고 있어서 이해하기 쉽고 본인의 기업에 이입해 방향을 잡기 편할 듯 하다. 기업을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모범 답안을 제시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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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무휴 김상수 - 부암동 카페냥 김상수 상무님의 안 부지런한 하루
김은혜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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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가벼운 슬픔이다. 약간의 반성과 약간의 아쉬움이 섞여 있다. 쉽게 드러나지 않는 감정이다. 색깔은 조금 어두운, 마치 그림자 같다. 지금 와서야 느낀 건데 상수를 입양하기 전 나는 꽤 우울했다. 오랫동안 교육 일을 하면서도 무언가 제대로 한 건 하나도 없는 기분이었다. 후회까진 아니었지만 아쉬웠다.

평범한 하루지만 위로가 필요한 밤이 있다. 나는 종종 우울감이 밀려오면 사무실 보라색 빈백에 주저앉아 생각에 잠긴다. 도저히 답을 찾지 못할 것 같을 땐 눈 감고 한참을 더 누워 있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잠들려고 할 때쯤 상수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눈을 반쯤 뜨면 상수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뭐해? 괜찮아? 살아 있지? 내가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어슬렁어슬렁 걸어와 다리에 털을 비비기 시작한다.

pp.14~15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들이 무엇으로 채워졌는지에 따라 반응은 다르게 나타난다. 공간 안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객관화해서 바라보면, 요즘 왜 피곤한지 이상하게 사사건건 짜증이 나는 건지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한지 조금은 알 수 있다.

나에게 안정을 물어봐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p.31

맥락의 관점에서 보면 '원래 그런 건' 없다. 누군가를 볼 때 맥락을 살피면 이제까지와 다른 면이 보인다. 내가 싫어하는 어떤 면 때문에 누군가가 불편하다면, 어렵더라도 그 사람의 맥락을 살펴보면 어떨까?

물론 싫은 사람을 걱정하고 궁금해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다르게 살아왔다는 것을 전제로 다른 면을 찾아보는 약간의 노력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p.43

지금도 나는 중요한 결정 앞에서 멈칫한다. 큰일이 벌어져서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많다. 하지만 이제 6살이 아니기에 취소를 할 수도 변경을 할 수도 누군가로 대체할 수도 없다. 결국 내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야 만다.

6살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건, 걱정했던 일도 고민했던 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지나가면 아무 일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적응할 것도, 결정해야 할 일도 많다. 애매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완벽한 선택이란 건 무엇일까.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의 과정은 너무나 당연하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는 중요한 결정요인이 된다.

좋은 결과가 아니어도 괜찮다. 결과와 상관없이 선택을 통해 경험하고, 다시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 때는 조금 더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pp.108~111

불안은 막연한 공포다. 대상을 구체화하기가 힘들다. 불안을 느끼지 않을 최고의 방법은 원인을 찾는 것이다. 막연함을 구체화하는 게 포인트다. 내가 왜 불안한지 천천히 글로 적어보고,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해치운다. 적으면서 구체화하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은 줄어든다.

p.198

과도한 관심이 피곤해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고립'은 일상에서 쓰는 방어기제의 종류이다. 어떤 일에 관련되는 것을 거절하고 회피함으로써, 그로 인해 생길지도 모르는 정서적 긴장과 갈등 상황을 벗어나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기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고립의 방어기제가 악의적으로 반복되는 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부드러운 사람은 거친 사람과 거리를 두려 하고, 밝은 사람은 어두운 면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피하려 한다. 감정도 거리두기가 있기 때문이다.

p.217

감정은 이름을 불러줘야 떠나간다. 우울도 슬픔도 화남도 안타까움도 안 느끼려고 하지 말고 정확히 이름을 불러주면 된다.

스스로의 감정을 토닥여줄 때 부정 감정은 떠나간다. 그러면 그 안에 다시 긍정적인 감정으로 채우면 된다. 부정적인 감정을 비우고 긍정적인 감정을 채우는 것.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는 것. 감정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는 것이다.

p.228

김은혜, <연중무휴 김상수> 中

+) 이 책에는 부암동 카페에 거주하는 김상수 상무의 이야기와 바로 그 상수 냥이 집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고양이 상수의 묘생을 보면서 우리들의 인생을 돌아본다. 저자는 사람들의 감정 관리와 마음 관리를 돕는 일을 하는 전문 강사로 일하며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상수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그에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곁들인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정의하고, 그 감정에 따른 반응을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상수의 이야기와 모습이 주된 틀이지만 읽다 보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몇 가지 사례와 더불어 차분히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겠구나, 이러 감정이 들 때는 이렇게 생각해도 되겠구나, 이런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이 나만 그런 것은 아니구나 등등. 읽으면서 순간순간 공감하게 된다.

가벼운 에세이집으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책이 주는 심리적 위로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따뜻한 위로의 순간과 깊이 공감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을 여러 번 만났다.

카페 냥이 상수의 행동을 보면서 고양이의 묘생처럼 우리가 인생을 산다면 훨씬 더 가볍고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상수에게 주는 사랑만큼, 상수가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고 행복해지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고양이의 묘생을 가만히 바라보자면 행복하게 사는 비법이 바로 저런 삶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정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 편안한 인생을 사는 한 방법이 되리라고 느꼈다.

반려동물을 너무 사랑해서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감정 관리로 힘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토닥임과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모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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