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안 죽어 - 오늘 하루도 기꺼이 버텨낸 나와 당신의 소생 기록
김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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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에게는 '소곤소곤'이지만 역시나 병원 어디서도 정확히 들을 수 있는 볼륨이다.

"언니!"

"응"

"오래 살어!"

"그래, 고마워. 동상도 오래 살어!"

진료가 시작되고 먼저 들어온 할매의 진료가 끝날 때쯤 끝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묻는다.

"같이 오신 할머니하고 친하신가 봐요."

"누구?"

"아까 대기실에서 언니라고 부르던....."

"아, 친하지."

"같은 동네 사세요?"

"몰러, 오늘 첨 봤어."

그러더니 '원장님도 오래 살어.'라고 말하며 나간다.

p.64

'당신 덕분에 참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았어요.'라고 말해줄 사람이 곁에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이 100세 넘게 장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아니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가치 있는 삶이 아니겠는가.

p.140

"조심해 가요. 계단 특히 조심하고요."

지팡이를 붙잡고 막 출발하려던 할매가 뒤돌아서서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웬일이랴."

'뭐가 또 웬일이야'라는 표정으로 할매를 쳐다보자 한 마디를 더 한다.

"안 하든 짓 하믄 디진댜."

'계단 올라오기 힘들다 그러지 말고 계단 없는 딴 병원으로 가세요.'라고 말하던 싸가지 없는 놈한테 뭔 볼일이 있다고 몇 년째 저 계단을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는 할매가 조금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인 고만고만한 동네 병원인데. 뭐 하러 힘들게 저런 고집을 부리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고마웠다.

아, 그 할매 참! 안 하든 짓 하게 만들고 말이야.

p.155~158

"근데 이 한여름에 감기는 왜 걸리는 겁니까?"

"뭐, 여름에도 사람들이 감기 좀 적당히 걸려주고 그래야 저도 먹고사니까요."

내 대답을 들은 그는 무릎을 탁 치면서 깔깔대며 웃다가 사래가 들리는 바람에 또 한참 기침을 한다.

그래, 먹고 살아야지. 먹여 살려야지.

그것 말고 뭐가 더 중요하겠는가.

p.173

"근데 원장님은 하고 싶던 일인가요, 지금 하시는 일이?"

"지금 하는 일이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면 끝!"

p.210~211

의사에게는 본인의 감정과 상관없이 환자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그 평가에 따라 적절하게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무관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노동..... 어쩌면 의사의 감정적 노동은 거기까지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폭발할 것 같은 순간이나 반대로 힘이 쭉 빠지는 고단한 감정을 애써 외면하며, 그 감정의 파도가 뇌세포 안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버텨 나가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다. 입으로는 늘 괜찮다고, 사람은 그리 쉽게 안 죽는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나 역시 괜찮지 않을 때가 많다.

p.261

김시영, <괜찮아, 안죽어> 中

+) 이 책은 응급의학 전문의로 살던 의사가 동네 의원으로 살게 되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생각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저자는 응급실 의사로 10년을 지내면서 죽고 사는 문제가 걸린 심각한 환자들을 치료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친손자처럼 아껴주던 가족 같았던 할아버지 의사의 유언으로 시골 동네 병원 의사가 된다.

처음에는 응급실과 다른 분위기의 병원에 심심하기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궁시렁거림이 짜증나기도 해서 불친절하게 굴기도 했다. 나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대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매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모습이었다. 어쨌든 그도 차차 적응하게 되면서 어르신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도 주고 받게 된다.

이 책에는 짠하면서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그렇기에 짧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먹먹하기도 하다가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다가 코끝 찡해지는 순간도 있다. 저자의 냉정한 면모도 있지만 그 밑에 깔린 애정도 보이고, 점차 어르신들을 대하는 방법을 깨우쳐가는 사람의 모습도 나타난다.

어쩌면 어르신들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그분들의 기준에서는 자신의 건강을 돌봐주는 의사면서, 동네 친절하고 똘똘한 젊은이 같을 것이고,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함께 나눌 사람 중의 하나일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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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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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에 의미가 없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에게 저는 오히려 굳이 뭘 하려고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합니다. 상담을 받으러 와서도 잘 그리거나 어떤 형태를 잘 만들려 하지 말고 그냥 손과 마음이 가는 대로 표현하라고 합니다.

결과가 좋아야 하고 너무 잘 하려는 강박 관념이 우리를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p.47

"저는 사람들이 저를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어요. 왜 날 가까이 하지 않는 거죠?"라며 고민을 털어놓는 이들을 보면, 사람들에게 전혀 틈을 내주지 않는 완벽주의자들이 많습니다.

p.129

심리학에서는 인생에 크게 4차례의 반항기이자 위기라고 불리는 시기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시기의 인간에게는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1기(세 살 무렵), 2기(일곱 살 무렵), 3기(사춘기 무렵), 4기(중년기 무렵)가 그것인데, 앞의 1~3기는 부모에게 포옹을 받아야 하지만 4기는 배우자로부터 포옹을 받아야 합니다.

p.239

<하버드 대학교 건강저널>은 과거를 생각하거나 미래를 계획하기보다 현재에 몰두하면, 스트레스가 줄고 수면의 질이 높아지며 혈압이 내려간다고 밝혔습니다.

요는 당면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법을 터득하는 것입니다. 지금 비추는 해는 언젠가 지게 될 것이고, 우리에겐 원하든 원치 않든 편히 쉴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니 일할 수 있게 허락된 매 순간을 소중히 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그 가운데 어떤 변화나 희망도 생기지 않을까요.

p.328

김선현, <그림의 힘> 中

+) 이 책은 심리상담과 미술치료를 전문적으로 해온 저자가 그림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과 상담하며 효과가 좋았던 약 90여편이 명화들을 제시하며 그 그림들을 인상적으로 보게 되는 의미를 간단히 풀어냈다.

그림을 보며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미술을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치유의 기회를 준다. 물론 이 책을 통해 각자 지닌 문제들의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림을 감상하며 저자의 설명을 참고하고 즐기면 된다. 또 우리 나름대로 그림을 감상하며 천천히 그 느낌들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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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
글배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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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위 사람들에게 서운한 게 많다면 내가 지쳐서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내가 타인만을 향한 배려에서 잠시 멈춰 지친 내 마음을 배려할 때입니다.

p.9

가까운 사람에게 화를 자주 내고 나를 잘 감추고 공허하고 외롭고

작은 말에도 크게 상처받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건

자존감이 낮아서이고 자존감은 나와 나와의 관계입니다.

나와 내가 관계가 좋지 않아서입니다.

p.26

내가 힘들면서까지 상처받으면서까지 계속 배려만 하는 건 내가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해 나와 내가 관계가 좋지 않아서입니다.

그러니 내가 배려를 해서 상처를 받는다면 배려를 줄이거나 멈추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내가 나와 관계가 좋아지는 방법은

지금부터 내가 나에게 자주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봐주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해주는 거예요.

p.29~31

완벽한 행복 내가 바라는 순간이 늘 있으면 좋겠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도.

누구나 최선의 행복을 선택해나가요. 거기서 만족감을 얻으면 다행이지만 선택했는데 아닐 수도 있어요.

그럼 실패가 아니라 그 선택을 수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p.45

미래를 미리 예측하지 마세요.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아요.

지금을 충실히 하다 원치 않은 일이 일어나면 그때 그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세우고 배워요.

p.88

사람으로 스트레스 받지 말자.

그 사람이 어떻게 하든 나는 내 할 도리를 다하고 아니다 생각이 들면 그때 그만해도 늦지 않는다.

p.95

어떤 생각이든 반복해서 자꾸 생각하면 심각하고 큰 생각으로 변합니다.

내가 지금 하는 걱정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p.182

누가 나를 안 좋게 보든 내가 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게 아니면 누가 나를 안 좋게 보든 상관없습니다.

인생은 행복한 사람이 이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행복만을 잘 열심히 만들어가면 됩니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할 필요없습니다.

글배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 中

+) 이 책은 제목처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힘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단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언급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 그 배려에 지칠수록 상처를 쉽게 받고 그러면서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자존감이 낮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타인이 원하는 것에 더 비중을 두고 살아간다는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타인에 대한 배려에 앞서 자기 자신부터 배려해야 행복할 수 있다.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면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나씩 찾아서 스스로에게 선물해주어야 한다. 그럼 그만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줄어들 수 있다.

우리 스스로 먼저 행복해지고 따뜻해져야 타인도 보듬고 챙길 수가 있는 법이다. 이 책은 자존감이 무엇인지, 자존감을 높이고 타인에게 상처를 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쉽게 제안하고 있다. 상처받아서 힘든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미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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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분, 나만 생각하는 시간 - 마음 둘 곳 없는 당신에게 보내는 윤대현의 심리 편지
윤대현 지음 / 예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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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방어벽을 치고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는 방법이 마음의 내용에 반응하는 것이라면, 마음의 공간에 집중하는 전략이 있습니다.

내 마음에서 불안을 내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더 넓게 만들어 불안을 그 안에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마음의 공간이 넓어지면 마음 한쪽을 차지한 불안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일이 되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게 됩니다.

p.47

지금 결핍과 허무감을 느끼는 두 번째 사춘기가 찾아왔다면 그동안 너무 모범적으로만 살아온 당신에게 이제 조금 여유를 가져도 된다는 마음의 신호예요.

p.125

인생길에는 기쁜 감정 이상으로 슬픈 감정도 많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아닌 가치에 행복을 두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긍정적인 가치에 긍정적인 감정이 쫓아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느낌이라는 것은 항상 긍정과 부정을 오고 가며 요동칩니다. 느낌이 인생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버리면 나의 삶과 관계도도 요동치게 되고, 그것이 두려워 아예 관계 자체를 갖지 않는 회피 행동이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p.160

내 마음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데, 하물며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원하는 대로 끌고 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내가 운이 없거나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아니라, 우리네 인생이라는 게 원래 다 이런 것이다. 하고 대범하게 받아들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p.226

내 마음을 잘 모니터링하기 위해서

세번 깊게 호흡하며 그 호흡의 흐름을 느끼기 / 조용한 곳에서 밥 음미하며 먹기 / 하루 10분 사색하며 걷기 / 일주일에 한 번 친구와 힐링을 위한 수다 / 일주일에 한 번 슬픈 예술 작품 감상하기 / 일주일에 세 편의 시 읽기 / 스마트폰 집에 두고 당일치기 기차 여행하기

p.360

윤대현, <하루 3분, 나만 생각하는 시간> 中

+)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하루 최소 몇 분이라도 나를 생각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길 권한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마음 둘 곳이 없거나, 타인에게 상처를 받거나,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내면의 불안과 고통을 감당하기 위해서 저자는 우리 스스로 조금이라도 나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나만 생각하는 시간은 나를 들여다보고 내 마음의 상태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래야 타인과의 관계도 풀어나갈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권한 몇 가지 방법들을 사용해서 우리 스스로를 보듬고 들여다보기 시작한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의 언급대로 편하게 읽어도 괜찮을 정도로 쉽게 읽히는 책이다. 읽고 싶은 부분을 찾아서 먼저 읽어보다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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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버리는 심리학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힘
스티브 아얀 지음, 배명자 옮김 / 해의시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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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습관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쓸수록 더 생각나고 그것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쁜 습관을 버리려면, 의지를 불태우기보다는 한눈을 팔아야 한다!

우리가 자주 불평하는 소위 '나쁜' 산만함은 어쩌면 그렇게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산만한 정신은 좋을지도 모른다. 의식에 집착하게 하는 지나친 심사숙고와 불안감만 없으면, 소위 '생각이 없어서 불행한 자아'는 구태의연한 관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저절로 드러난다.

p.34

불쾌감을 극복하려면 종종 환상에 빠지거나 적절한 순간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면을 살피고 사소해 보이는 것에 관심 두기가 여기서도 미덕의 면모를 보여 우리에게 뜻밖의 행운을 준다.

그렇다고 의지와 자제력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구체적인 저항을 극복하고 전략적으로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필요한 능력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의지력 문제로 설명하는 대신 느긋하게 한번쯤 한눈을 팔고 창의적인 변화를 꾀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처럼 한눈팔기는 설상가상의 상황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티기 위한 방법으로, 의지력과 자제력보다 더 낫진 않더라도 적어도 비등하긴 하다.

p.113

배우려는 사람은 잊을 수도 있어야 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왜 내가 이런 처지가 되었지? 어떻게 해야 없었던 일로 만들까?와 같이 실망이나 절망을 이리저리 고민하는 사람은 고민은 떨쳐낼 수가 없다. 고민을 멈추고, 글자 그대로 고민을 옆으로 미뤄놓으면, 이런 악순환을 깨기가 훨씬 쉽다.

p.177

엄격하게 조종하려는 대신 배회를 허락하면, 생각은 대개 얌전해진다!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고 딴생각을 한다고 화내지 말고 그냥 허락하기, 하나에 집착하지 말고 심심함을 허락하고 시간을 허비하기. 그것도 인생의 일부다. 게다가 집중 명상은 효율성을 키우는 정신 훈련이 아니라 여유 연습이다. 이때 어쩔 수 없이 생각의 초점이 계속 흐려진다. 중요한 것은 집중과 산만의 편안한 교환이다.

p.194

명심하자. 잘 결정하기 또는 결심 실천하기는, 그것에 더 많은 정신적 비용을 들인다고 해서 반드시 더 잘 되는 건 아니다. 생각이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다. 생각이 문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p.270

우리는 생각을 완전히 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각을 줄일 수는 있다. 우리가 생각이라는 이 소중한 재산을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조종하고 지휘하려 애쓰지 않고, 생각이 필요 없는 재미난 행위를 통해 생각에게 휴식을 허락하면 된다. 각자가 통제와 신경 끄기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대개는 신경 끄기가 더 영리한 선택이다.

p.509

스티븐 아얀, <생각을 버리는 심리학> 中

+) 이 책은 과도하게 생각에 몰입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을 버리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조언을 해준다. 흔히 고민이 많고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고민에 고민을, 걱정에 걱정을, 그렇게 끝도 없이 이어지는 생각의 고리가 더 많은 생각을 불러오고 보통은 부정적인 감정까지 유발하는 법이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조언한다. 잠시 한눈을 팔아보라고. 사람이니 생각을 안할 수는 없고. 그러니 다른 것에 신경을 써보거나, 너무 오래 깊이 생각하지 말고 순간적으로 선택하는 자신의 직관을 믿어보거나, 직관에 따라 선택한 것을 믿는 용기를 내라고. 생각을 미뤄두라는 저자의 조언에 깊이 공감한다.

아무리 생각하고 걱정해봤자 지금 당장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정말 많다. 그러니 생각의 무게로 힘들게 사는 것보다 잠시라도 그것을 미뤄두고 숨을 쉴 여유가 있는 삶이 낫다. 저자의 말대로 우연히 선택한 것들에서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었던 순간도 우리에게는 분명히 있다.

물론 미리 계획하고 의지를 갖고 실천하는 삶도 좋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거나, 계획이 틀어졌을 때 고민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니까. 저자의 말처럼 생각이 끝도 없이 이어질 때는 그 순간을 전환할 다른 일을 찾는 것이 편하게 사는 방법인 것 같다. 생각이 많고 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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