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입속에서
마이클 모퍼고 지음, 바루 그림,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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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책이긴한데 가끔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 어른을 감동시키기도 하니까. 이 책은 저자의 삼촌들이 2차 세계 대전 때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가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책을 보면 진짜 용기있는 사람들을 마주하곤 한다. 자신은 독일인이나 일본인이라서 얼마든지 점령국민의 입장에서 그냥 편하게 살 수 있음에도 희생자들의 편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고 저항군이 되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 끝까지 나라를 구하려는 이들도 있다.


   90세의 생일을 맞이하게 된 프랜시스가 과거를 인물별로 하나하나 추억하는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프랜시스는 평화주의자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징집되거나 자원해서 전쟁터로 나가고 동생 피터도 입대를 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농장에서 전쟁 식량 조달을 위해 일할 것을 명령받는다. 그러던 중 동생 피터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전하기로 하는데 동료 교사의 소개로 비밀요원으로 훈련을 받고 '늑대의 입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이들용 도서라 글밥도 많지 않고 글자 크기도 큼지막하고 그림도 있어서 금방 읽게 되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모두 실존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책의 마지막에 인물들의 사진이 있어 다시 곱씹어보게 된다. 어떻게 하면 그런 용기가 생기지? 늑대의 입속에서 탈출하기 위해 아니 다른 이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싸웠던 이들에 대한 감사를 우리는 충분히 하고 있을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보통의 삶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얻기 어려운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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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 밤 모호
파스칼 키냐르 지음, 류재화 옮김 / 난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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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책입니다. 제게 익숙했던 수많은 예술작품들의 의미를 다시 재조명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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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 - 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김승희 지음 / 난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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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파먹기. 아마 이 책도 어딘가에서 인용된 것을 보고 + 문학작품에 대한 에세이라 구입했을 것이다. 책 안읽는 사람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작품들과 책 좀 읽어본 독자라면 대부분 알법한 세계문학 작품들에 대한 저자의 단상이다. 뭔 일인지 내가 읽은 책들도 좀 되고 읽지 않았더라도 내용을 대충 아는 작품들도 좀 되고 해서 지루하지 않게 읽긴 했다. 그런데 이게 좀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책이었다. 첫째 저자가 시인이다. 물론 산문이나 소설도 쓰시는 분이시기는 하지만 등단은 시로 하신 작가님. 그래서 말이 어렵다. 알쏭달쏭 시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시알못인 나로서는 음...하면서 몇 번을 반복해서 읽게 되는 문장들이 좀 있었다. 두번째는 이게 92년에 쓴 책의 개정판인데 좀 손을 봤다고 해도 정서가 여전히 92년에 머물러 있는지라 저자의 감상이 덜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사실 나도 92년에는 이미 성인이었기 때문에 당시 시대공감이 아주 안되는 바는 아니나 52년생인 시인이 느끼는 것을 따라잡기는 힘들었다. 개정판을 낼 때 현 시대에 비추어 좀 더 보완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긴 그러면 개정판이 아니라 아예 새로 쓰는 것이 될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았다. 작품 줄거리나 설명만으로 보자면 요약이 꽤 잘되어 있어 내가 읽어보면 좋을 책들과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은 책들에 대한 구분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명작이라고 해서 다 나에게 맞지는 않으니까. 소개된 작품 대부분이 시대의 절망, 인간성 결여, 획일화된 사회에 사는 현대인이 느끼는 부조리 같은 것들을 다루고 있어 전체적인 색채가 어둡기는 하다. 실제 생이 찬란하지는 않아도 가끔은 찬란하다는 상상을 하고 싶기는 하니까. 사회와 인간에 대한 적나라한 해부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김승희 작가님이 들려주는 52권의 문학작품을 정독해 보시기를. 물론 그러다가 허무주의에 빠져도 내 책임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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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들 세트 - 전3권 - 1960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이승재 옮김 / 더모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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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이렇게 엄청난 분량일 줄 몰랐네요. 그럼 그동안 내가 읽었던 빈센트의 편지들은 무엇이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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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세계사 - 생명의 탄생부터 세계대전까지, 인류가 걸어온 모든 역사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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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SF 작가가 역사책을? 허버트 조지 웰스님은 SF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제목을 들으면 알법한 작품들(우주전쟁, 투명인간, 모로박사의 섬 등)로 유명한 분이다. 무려 '타임머신'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던 작가라는. 그런데 이런 분이 역사책도 썼다니, 다방면에서 출중한 분이었나보다. 그런데 번역판 기준 400페이지 약간 못되는 분량에 '인류의 세계사'를 담다니, 너무 날림이 아닐까라는 대가를 믿지 못한 나의 방만함이 아주 잠깐 고개를 들었으나 원제에 'A Short History'라는 말이 들어간 것을 보고 처음부터 작가의 의도가 이랬구나라고 바로 인정모드. 그러니까 너무 긴 역사책을 보기만 해도 질리는 분들을 위해 인류의 세계사를 짧게 요약해 놓은 작가의 친절함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럼 인류의 세계사는 언제부터 시작할까? 선사시대? 노노, 오지랖 넓으신 작가님은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상에 등장하기 훨씬 오래 전, 그러니까 지구에 생명의 씨앗이 마구마구 자라기 시작한 '캄브리아기'부터 시작한다. 그러니 마음 단단히 먹으시라. 그리고 끝은 제1차 세계대전이다. 아마 더 오래 사셨다면 그 이후의 시기에 대한 추가적 내용이 있었을 지 모르겠으나 암튼 여기까지다. 기간의 거대함에 비해 분량이 아주 소소한만큼 깊이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개략적인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데는 그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사서를 멀리했던 분들이라면 아마도 이 책으로 역사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게다가 중간중간 그림도 있고 사진도 있고 지루하지 않다.


   한가지 독특한 부분이 있다. 보통 서양 역사가들이 쓴 역사서를 보면 유럽의 역사 위주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유럽의 역사와 동등한 시기에 등장했던 아시아 문명에 대해서도 꽤나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 나라들이나 사상가, 철학가들의 이름도 자주 보이다보니 동서양을 비교하면서 유럽사가 아닌 진정한 세계사의 흐름도를 그려볼 수 있다. 예전에 학교다닐 때 가끔했던 동서양의 역사적 사건들 연도별로 매칭하기 같은 그런 느낌도 약간 든다. SF 작품들만큼은 매력적이지 않지만 세계사 입문용으로 딱 적합한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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