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나 날씨가 좋았던 17일, 금요일.
젊음과 예술의 상징 홍대 앞으로 근 15년을 기다렸었던 차인표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우리에게 혜성과 같이 나타나 많은 여성들의 맘을 설레게 했었지만, 저에겐 한철 짧게 기억되고 지나가는 연기자일거란 생각이 커서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그에겐 그 자신이 얘기했었던 것과 같이 "바른생활 사나이"란 별명이 붙을만큼, 남들에게 칭찬받는 삶을 살고 있는 참으로 바람직한 연예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자, 한 종교의 사랑의 전도자로서 변화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자신의 명성이 높아질수록 이득만을 챙기며 대우받기만을 바라는 사람들과는 달리, 작품을 보고 조연이라도 감사하다고 하고, 의리때문에 중소기업의 광고도 하는 너무나 인간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시켜주셨습니다. 그래서 근 십 년 간, 저에게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말설임없이 "차인표씨요!"라고 말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그런 의미인 그가, 책을 썼다고 하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일반적으로 다른 연예인의 책들에서 느꼈던 자신의 명성에 의존하는 책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책을 받아보고 읽었을 때 역시나!! 라는 탄성이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실물(?)과의 만남.
처음 등장부터 느껴졌던 가식없는, 거짓없는, 꾸밈없는 그의 모습에 참으로 안심을 느꼈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끝까지 서서 임하는 그의 모습에 참으로 편안했습니다.
어린이가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첫 말문을 여는 그의 모습에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무엇보다, 질문을 받고 답을 하는 과정에서, 느릿느릿, 어찌보면 약간은 어눌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한 문장, 한 단어를 골라쓰려는 노력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참으로 믿음이 갔습니다.
가장 많은 질문과 고민을 했었던 위안부의 용서에 대한 문제.
그의 생각은, 엄마별의 존재를 통해, 인간이 인간을 용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하여서는 "신"의 개입이 있지 않고는 용서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합니다. 같은 종교인으로서 그가 말하는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그와 내가 믿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무한 믿음과 사랑이 배어나오고 있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갖고 있는 비젼은, 세상의 너무나 비참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한 명이라도 사랑받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그들에게 새 삶을 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너무 그다운 비젼이라 절로 끄덕거려지더군요.
대중들의 사랑과 관심, 칭찬으로 인한 행복이 아닌, 남을 사랑하며, 그들에게 사랑 받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을 때가 더 행복하다는 그.
사인회 중, 한 명 한 명의 독자들의 눈을 보며 말을 건네고, 대화를 나누고, 종교와 직업과 희망을 묻던 그.
남자에겐 악수를, 여자에겐 먼저 악수를 청하지 않던 매너 있던 그.
그를 좋아하는 수 많은 팬 중 한 명으로서, 이제껏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던 하루였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알라딘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고, 한 눈 팔지 않고, 알라딘만 바라보며 살겠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