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알라딘에서 하는 고미숙의 <임꺽정, 길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강연회에 다녀왔다.

 책에서 보여주던 글빨처럼, 그녀의 말빨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는데, 아무렇게 않게 던지는 일련의 발언들이 폭소를 자아내서 1시간여가 정말로 유쾌했던 강연이었다.

 그녀가 천착한 '임꺽정과 그의 친구들' 은 한 마디로 노는 남자들이다. 직업에 의지가 없는 이들, 그래서 어마어마한 사회적 편견에 휩싸인 이들. 그러나,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긍정할 줄 아는 사람들.

 천한 신분과 마땅한 직업도 없는 그들이 그렇게 스스로를 당당하게 여길 수 있었던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임꺽정과 그의 친구들이 내버려지고 가진것 없는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배우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부는 현대인의 공부처럼 '합격' 을 내세우는 대가의 공부가 아니라, 그저 공부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치열한 훈련의 과정이고 그 공부를 통해 그들은 존재로서 의미를 얻는다.

 공부를 통해서 자기운명을 긍정하게 되고, 그 긍정은 그들의 존재를 구원한게 되는 것이다. 하늘아래 어디에도 머리숙이지 않는 당당함. 그게 공부가 그들의 존재를 구원한 결과다.

 
 고미숙은 일전에 문사철특강을 통해서 '배움이란 삶의 적용되는 모든것' 이라고 했다. 그리고, 경제 경영등의 소위 주가가 높은 학문의 예측이 다 틀렸는데(혹은 틀릴것인데) 왜 계속 그런 실용학문을 배우려 드는가라는 의문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를 하면 아는게 많아지므로 삶이 더 자유로져야 정상이다. 아는게 많으니 누리는게 많아야 정상인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공부해오던 것들은 현대인을 자유롭게 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속박하기만 했다.

 왜 인가. 산업화시대 이후의 공부들은 인간존재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의 공부들은 세부적인 기술이나 방법론에 불과하다. 인간존재, 총체적인 개념을 제시하는 공부는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는 '고전읽기' 밖에는 남아있지 않다. 따라서, 현재의 삶(결코 행복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을 성찰하고 대안을 보기위해서 우리는 고전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현대인의 공부로는 결코 현재의 삶을 통찰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원 안에 있는 사람이 원을 제대로 볼 수 없는것과도 같다.

 고전읽기는 삶의 이유와 목적을 찾게끔 해주는 가치있는 공부다. 우리는 고전을 통해서 '이렇게 사는것이 옳은가' 라거나 '어떻게 살아야하나' 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렇게 공부를 하면, 다른 삶을 찾게 된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에 다가가게 된다.

 현대사회에서 고리타분한 고전을 왜 파고있어야 되는지 의심하지 말라. 진부하지만, 책 속에 길이 있다.

 공부를 통해서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많이 가지거나 사회적 평판에 의식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공부는 아는만큼 누리고, 아는만큼 자유로워지는 '진짜 공부' 다. 그러니, 삶이 퍽퍽한 자들이여. 고전을 읽을지어다. 책이 당신을, 앎이 존재를 구원하리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9-08-0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은 잘 써도 강연은 재미없게 하는 분도 많은데 이분은 두 가지 다 재주 있나 봅니다.^^
고전읽기, 삶의 이유와 목적을 찾게 해주는 가치있는 공부라는 말씀에 끄덕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원래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강연이 있었나본데, 난 신촌토즈비즈니스센타에서 고미숙 선생님을 뵀다. 지난 강연에 미리 책을 읽고온 사람이 없어서 최악의 상황이였다는 말을 전하며 시작됐고, 이곳의 상황도 미리 책을 읽고온 사람이 적기는 마찬가지였다. <임꺽정>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좀 사변적인 내용으로 강연이 진행됐고 제법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고미숙 선생님의 관점은 다소 독특했다. 유심론과 유물론이라는 상반된 철학이 몸을 매개로, 주체를 매개로 결합되었다는 인상이다. 이건 아마도 내가 읽지 못한 책들에 그 힌트들이 들어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몸은 앎(지식)의 거처이며 앎이 거하는 몸은 삶이 된다. 좋은 삶이 된다. 언뜻 상식적 사고에는 배리된다. 몸에 앎이 거하더라도 몸은 몸에 앎에 또다른 장소에 있을 것 같다. 고미숙 선생님은 앎이 두뇌로 가지않고 경락과 핏줄을 통해 '세포'로 간다고 한다. 서양철학과 한국철학의 결합이라는 눈치는 있지만 그쪽에 지식이 없는 나로는 궁금할 뿐이다. 

언표의 배치와 욕망의 배치라는 말도 등장한다. "배치"는 최근 읽고 있는 책에 등장하여 생소한 문맥을 제공했다. 그런데, 고미숙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배치가 어떻게 문맥에서 작동하는가를 어렴풋하게 이해했다. 배치를 통해 의미가 결정된다. 넓혀보면 배치를 통해 사회적 역사적 의미도 결정된다. 반대로 배치를 역전시키면 의미도 역전되며 사회적 역사적 역학 동학 관계도 갱신된다. 배치의 중요성이다. 

 <임꺽정>에 대한 내용은 사실 기억나는 내용이 별반 없다. 워낙 고유명사가 많이 등장해 책을 읽지도 않은 나로서는 청석동?과 7두령이 전부다. 또한 문학은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는 어떤 분이 말씀도 기억난다. 문학 곧 이야기인데, 이야기는 전승도 되어야 하지만 글과 책이 존재하는 현대로서는 이야기 곧 문학이 정신과 마음에 순간 각인시키는 인상에의 노출이 더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한다.  

추측건데 고미숙의 <임꺽정>은 임꺽정을 민중의 영웅, 민중을 호령하는 호민관이 아닌 다른 각도로 조명한 듯 하다. 최근의 사회상이라는 컨텍스트에서 새롭게 해석된 임꺽정은 WHITE HANDS다. 백수다. 직업을 가지지 않고 일을 하지 않고 혁명에도 떠밀려 들어간 존재로 동일시된다. 백수가 사회변동의 주체가 되는 것은 조선조만의 일은 아니다. 요즘은 88만원새라는 차고도 넘치는 용어가 일찌기 등장했던 386세대를 대체헸다. 현재의 88만원세대는 조선조의 임꺽정이라는 등식을 세워본다. 그런 현재적 해석의 맥락에서 임꺽정은 2009년에 다시 살아났다. 80년대 벽초 홍명희의 불세출의 명작 <임꺽정>10권이 있었다면 2009년에는 고미숙의 <임꺽정, 길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거의 향연>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 2009년 7월 23일 오마이뉴스 회의실에서 '상식의 힘'의 저자 차병직 저자 강연회가 있었다.

강연에 들어가기 전 책을 읽고 갔기 때문에 30분 일찍 도착한 7시에 들어서 다섯개의 질문을 적어보았다.

물론 강연회에서 그 다섯가지를 다 질문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중복되는 걸 피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보았다. 그리고 늦게 오는 이들로 인해 강연은 7시 40분에 시작되었다.


 

 



 

저자는 상식에 대해 그렇게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상식에 대해 다를 수밖에 없었다며 운을 뗐다. 또 그러면서 강연보다는 저자들에게도 상식에 대한 견문을 듣고 싶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겸손한 말도 했다.

저자는 상식은 행동의 기준이라고 말을 했다. 그래서 상식은 사람들마나 다를 수밖에 없으며 다르기 때문에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맺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우리 시대의 상식은 있는 건가 아니면 없는 건가. 있다면 하나로 정립이 아직 안 된건가 아니면 없다면 어떻게 상식을 정의내릴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할 기회를 주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쓴 목적을 밝혔다. 그는 모든 삶에서는 경제적 이해관계 즉 경쟁이 있다고 본다며 애기를 이끌었다. 따라서 현재의 자유경쟁주의는 끊임없이 가진 자는 더 가지려고 하고 못 가진 자도 남보다는 더 잘 살기 위해 그들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산다고 말했다.

따라서 만약 가진자의 재산이 있다면 그건 가진자의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그가 그만큼의 재산을 모았을 때 그때문에 실패를 맛보거나 패배한 모든이의 땀방울도 그 재산에는 포함된다고 저자는 말했다. 그러므로 자유경쟁주의에서의 모든 승리자는 패배자의 아픔도 보살필줄 알아야 한다며 이것이 내가 쓰고자 한 상식의 힘이었고 출판사와는 달리 내 기본적인 생각이 들어가 있는 '낙천적 냉소주의자의 상식'이라는 첫 페이지가 들어가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해서 나는 우리나라의 경쟁의 정의가 잘못 정립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 비슷하게 던졌다. 즉, 핀란드의 경우 학업에서의 경쟁이란 친구간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 자신간의 경쟁을 말하는 것이고 세금도 공동으로 잘 살기 위해 우리보다 몇 배나 더 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경쟁이 친구간의 경쟁으로 받아들여지고 또 진보측에서도 잘 살기 위해 세금을 많이 내라고 하면 반대하는 걸로 알고 있다는 것이 내 의견이었다. (물론 말을 할 때는 좀 정리가 안 되어 있었지만 말이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고 거의 일치한다고 말을 하며 결국 공존의 문제가 한국에서는 정립이 안 되어 있고 그런 하나의 상식으로 정립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썼던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강연은 9시에 끝이 났고 사인회도 있었다. 물론 강연회에서 미디어법 질문도 나왔다. 나도 그 질문을 던졌지만 그 강연회에서 그 문제를 풀 수도 없고 마음만 답답할 뿐이었다. 그렇게 강연회장에서 나와 집으로 가려고 할때쯤 홍익 출판사 관계자 분이 내게 선물을 주었다.


질문을 많이 하여 고맙다며 주신 책은 바로 따근따근한 신간, '뇌의 선물'이었다. '뇌의 선물'은 서번트 신드룸과 관련된 책이며 실제로 저자도 그 서번트 신드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현재 제 1부를 다 읽고 있다.)

이런 기분 좋은 강연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상식의 힘'의 차병직 저자를 만나고 오다
    from # 간이역, 꿈꾸는 식물 2009-07-24 14:12 
    지난 2009년 7월 23일 오마이뉴스 회의실에서 '상식의 힘'의 저자 차병직 저자 강연회가 있었다. 강연에 들어가기 전 책을 읽고 갔기 때문에 30분 일찍 도착한 7시에 들어서 다섯개의 질문을 적어보았다. 물론 강연회에서 그 다섯가지를 다 질문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중복되는 걸 피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보았다. 그리고 늦게 오는 이들로 인해 강연은 7시 40분에 시작되었다. 저자는 상식에 대해 그렇게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을 듣고

고전평론가 고미숙, <임꺽정>으로 쿵푸하다!
조선시대 청년 백수들이 전하는 당당하고 여유로운 삶의 향연
그것은 우리 시대의 모든 마이너가 전수받아야 할 삶의 노하우이다. <- 띠지가 전하는 컨셉

모든 마이너 중에 한 사람인 나는 반드시 가야만 했다.
마이너로의 자의식에 빠져 허우적대는 우스꽝스러운 꼴에서 벗어나
삶을 놀이화하며, 원하는 분야에 대한 달인이 되는 멋진 꿈을 꿀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직장을 갖고 돈벌이를 해야 사람으로, 성인으로 인정받는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난 일이 년 정도? 인문서를 접한 이후, 내 20대의 삶이 우울한 청춘으로 기억되는 이유를 알게 됐다.
다수의 인문서와 강의를 통해 길을 잡고 있던 중 조선시대 대표 백수 임꺽정을 말하는 현재의 대표 백수 고미숙님을 만나게 된 것은 끙끙대던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낸 기분과 같았다. (이런 비유밖에 안 되는 것인가. 수학 문제라니-)  

금번 출간한 고미숙님의 책은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임꺽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임꺽정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임꺽정 입문서로 좋을 것이고, 읽은 사람이라면 놓친 부분,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니 보물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배우는 백수의 삶
힘의 대명사 임꺽정을 비롯해 당대 최대 지성이었던 갖바치도 백수였고, 유복이도 백수였다. 그들은 가진 것도 없고, 비천한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는 데 자신만만했다. 풍요롭기까지 하다. 가진 게 없는 그들은 지킬 것도 별로 없었다. 남아도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수련해서 검술의 달인이 되고, 활쏘기, 축지법의 달인이 된다. 갖바치는 유교에서 도교, 불교까지 섭렵하여 최대의 지성인으로 거듭난다. 그들은 모두 길 위에서 배우고, 깨닫고, 놀았다.

야생적인 여성의 삶 
모계사회였던 이때는 여성들의 생명력이 강했다. 나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요즘 여성들은 기계에 의존하고, 병원에 의존하고, 돈에 의존하다보니 몸은 약하고, 마음도 병들었다. 활기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임꺽정이 살던 시대의 여성들은 에너자이저와 같은 삶을 누렸다. 발을 땅에 대고 사는 특유의 활기랄까?

더 많은 이야기를 하셨고, 나누었지만 여기까지만 정리하려고 한다.
책 한 권 사서 읽으며 느끼는 재미가 더 쏠쏠할 거란 생각에 말이다.


komisuk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이야기 중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간단 정리하며 이만 마친다.

#1. 어떤 시대에도 시민에게 우호적이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살아있는 한 길은 있기 마련. 표창의 달인 유복이는 십년 동안 알 수 없는 이유로 앉은뱅이로 살아야만 했다. 그때 심심해서 손장난으로 시작한 것이 열심히 하니 재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해도 길은 만들면 된다는 이야기다.

#2. 인간은 간신의 힘으로 산다. 배에 힘을 길러야 한다. 간과 신장이 좋아야 하므로!! 등산을 즐기고, 아주 먼 거리가 아니라면 걷는 게 좋겠다. 책을 읽다가 이에 관련된 글을 찾아 아래에 옮겨 적는다.

"현대인들은 특히 간신이 허약하다. 온갖 이벤트와 스펙터클에 길들여져 기운이 다 상체로 뜨게 된 탓이다. 전문용어(?)로 허열이 망동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쓸데없는 망상만 늘고, 또 망상이 늘다 보니 비위가 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한 의념(잔머리)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알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현대인들이 말하는 소통과 배려는 주로 이런 비위(비장과 위장)적 표상에 근거한다. 하지만 그건 아주 먼 우회로다. 왜냐하면 그 표상들은 다 주관적 통념들로 가득 차 있어서 그걸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한다는 건 요원하고 또 요원할 뿐이다. (중략) 하여 몸으로 소통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비위도, 간신도 튼실해질 수 있다. 중요한 건 머리로, 입으로 재지 말고 몸으로 부대껴보라는 것이다."
- 123P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알라딘'에서 문자 메시지와 E-mail이 접수됐다.  

고미숙 작가님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당첨'되었다고^^   

 내가 추진하는 미국 워싱턴주 Seattle 사업이 자꾸만 지연되어서 '새로운 활력'을 얻어야 겠다 는 생각으로 신청했다. 당초엔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내심으로는 은근히 고미숙 작가님을 만나 뷥고 '필'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나는 약간의 흥분을 느끼며 여유있게 광화문 사무실을 나섰는데 내가 이용한 대중교통 노선이 만만치 않은 정체 구간이라서 인지 1시간이나 걸려 19:30분이 다 되어서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도착하였다. 18층 강연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하고 대기 상태였다. 나는 맨 앞줄 왼쪽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니 19:40경에 진행자가 고미숙 작가님을 소개한다. 

  조금은 왜소한 몸매였지만 편안한 복장으로 나오셔서 자신을 소개하며 인사를 하셨다. 박수를 받고 자리에 앉아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설명하시고 '임꺽정'을 수차례 읽으며 그 주인공들의 특징을 통해 느꼈던 감흥을 말씀하신다. 아울러 현대 사회와 비교하여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을 하시는 강연 내용이 참석들의 동감을 받는 듯 했다. 젊은층이 많아 보였는데 자주 웃음이 터져 나왔고 반응들이 뜨거웠다. 나처럼 나이가(50대후반) 많은 사람은 2~3명 정도 오셨던 것 같다. 

 고미숙 작가님은 언어구사 능력이 뛰어 나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작가님이시니 어련하겠나 싶었지만, 모 TV방송국 예능프로에 '황석영' 작가님이 출연하여 말씀하시던 모습과 비교할 때 느껴지는 것은 역시 여성 작가다운 섬세함과 자상함이 있었고  참석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강연으로 진행하신다는 특징이 있었다. 

 말씀중에서 몇가지를 요약해서 소개하면,  

 -꺽정이는 자신에 대해서 당당했다. -현대의 젊은이는 이런 삶의 강도를 느끼지 못한다. -오늘날 모든 목표는 돈으로 귀결되지만 그 시대엔 목적이 없이 자신을 연마했다. -이 시대의 결혼조건은 물질 만능주의이다. -꺽정이는 자신의 운명에 대하여 당당했다. -좁은 이성적 견해를 갖고 현대인은 산다. -오늘날 젊은 연인들이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살아 있는한 길은 있다.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것은 외부의 힘을 끌어와 철저히 내 안에서 바꾸는 것이다. -현대인은 자신의 몸과 소통을 잘 하지 못한다. -내가 끌고 다니는 모든 인연을 끊으면 팔자가 바뀐다. -밑바닥 생활에서 일어서라. -매일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등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의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갖었고 고미숙 작가님의 성의있는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팬 사인회를 통해서 교감을 나누시기도 하셨다. 나도 작가님에게 '권두언'으로 사인을 받았다. 

"박재명님! 공부로 존재와 운명에 대한 비전 탐구를 해 나가시길. 2009.7.22. 고미숙.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미숙 작가님의 열정적이고 유쾌한 강연회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곳에 참석한 한 사람으로서 많은 시간을 투자한 보람을 느꼈으며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들이었다고 감히 말씀 올립니다. 아울러 미국의 사업추진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 당당하게 추진토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