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미 이치로 선생님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교를 10여년 만에 방문한다는 설레는 마음과 함께
저자께서 어떤 얘기들을 들려주실지 무척 들뜬 마음으로 한경직 기념관으로 출발했다 .
나는 저자 강연회를 처음으로 가봤다.
강연회를 신청하고 우선 기시미 이치로 님의 책을 7권 읽었다.
솔직히 늙어갈 용기는 강연 전날 다 읽으려 했는데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 다 읽진 못했다.
늙어갈 용기는 그냥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생각을 좀 많이 해야 되는 책이다.
강의가 끝난 후의 느낌부터 말하자면
역시 철학자 라는 느낌...좋은 의미에서다
내 삶을 돌아볼수 있고 내 삶을 생각하며 살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강의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강의 내용은 거의가 책에서 했던 이야기들이었다.
법륜스님께서 자기 경험에서 우러나온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씀하셨었는데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거지만 자기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강연후 내가 질문을 했다.
나는 어디 가서 손들고 무슨 말을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냥 있는듯 없는듯 하는, 없다고 해도 누구하나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그런 내가 손들고 질문을 한거다. 이건 용기 시리즈를 읽은 효과인듯하다.
기시미 선생님 책 덕문에 질문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내 질문은
"나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들에게 화내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종종 화를 내고는 합니다.
물론 화낸 후 아이들에게 사과하긴 합니다만, 그런데 알면서도 화를 내버린 저 자신이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기시미 선생님께서는 '안다면 안될리가 없다고' 책에 쓰셨었는데 그렇다면 저는 알고 있는게 아닌 것입니까?
진짜로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였다. 음 마지막의 진짜로 안다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은 제대로 전달되진 않은것 같다.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선생님께서는
아는게 아니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에 나는
"그래 난 여태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는게 아니었어!!!
난 그냥 알고 있다고 우기고 있었던 거야."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여때껏 아이들에게 화내지 말라고 말로 하라고 얘기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기시미 선생님께서는 그러면서 몇가지 실천지침을 내게 주셨다.
아이들에게 의문문 사용, 가정문 사용이 그것이다. ~해주지 않을래? ~해 주면 기쁘겠다. 등등
명령하지 말고 상대방이 거절할 수 있는 부탁하는 말로 하라는 거였다.
실천해 보고 다음에 또 자기에게 상담해달라고도 하셨다.
아 진짜 선생님의 메일주소라도 어떻게 알아내야할판이다 ㅎ
그 다음날 나는 시험에 들었다.
아이가 정말 그냥 때를 쓰는데 확 그냥 나도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이... 안생겼다.
전에는 좀 참다가 참다가 도저히 못참고 나도 소리지르고 화내 버렸는데
배웠으니 실천을 해야되지 않겠는가....
물론 전에도 알고는 있었는데 (이건 가짜로 안다고 생각하는 거였다.)
그냥 안방으로 들어와 기다렸다.
그랬더니 아이가 와서 내게 안겼다.
안다면 행동해야된다는 것 이거 논어에도 비슷한 가르침이 있는거 같았는데
행동의 중요성...전에는 그냥 나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눈으로 보고 귀로 듣기만 한거였다.
아는게 아니었던 거다.
강연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용기를 낼 수 있는 두가지 경험을 했다 .
지하철에서 장님 할아버지가 지나가셨는데 잔돈을 바구니에 넣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돌아왔다.
아니 이건 날 대등하게 생각하는 발언!? 나는 그 고맙습니다에 약간의 공헌감을 느꼈다.
평소 같았으면 돈을 줄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지나가 버렸을 텐데...
또 핸드폰 빳데리가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 핸드폰을 빌려썻다.
소심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용기를 낸것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 가르침을 받은 사람을 '아들레안'이라고 한단다.
그리고 기시미 선생님께서 어떤 책엔가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아들레안 이라고 하셨었는데....
앞으로 진짜 진정한 아들레안이 되어서
살아가는데 많은 용기를 내면서 잘 살고 싶다.
이런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또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