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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정도 늦어 부랴부랴 입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찍 가려고 서둘렀건만, 상황이 여의칠 않았네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입구에 서서 안내해 주신 분께서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얼른 들어가보라는 말에 어찌나 안도가 되는지.. 덕분에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으로 좁은 통로 앞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며 숨 고르기를 했었죠.(감사드립니다 ^^) 드디어 6층에 도착. 

음악소리가 들려서 조금 의아해 하며 들어갔는데, 사진 슬라이드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처음 몇 컷은 놓친 듯 했지만.. 눈을 뗄 수 없었죠. 그야말로 시선 고정이었습니다. 음악이 멈추면서 큰 나무가 드리워진 사진이 고정되며 안애경 작가님이 등장하셨습니다. (짝짝짝:::) 

첫 인상이 약간 괴짜 느낌이셨어요- ㅋㅋㅋ 노란색 컬러의 층진 단발머리에 그린색 목걸이... 사실  포스가 대단했었는데.. 저만 그랬던 것인가요?? ㅋㅋ " 마이크 안써도 되겠죠? " 로 시작하신 강연. 소탈하고 털털하신 분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불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을 낮추시는 말씀을 하셔서 조금 당황했던 건 사실인데, 그게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의 안애경 작가님의 스타일이라는 것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        나무 그림자. 

 이 단순한 문장이 제 마음을 툭 밀치고 들어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나무그림자라니...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태양을 잠시 피하는 것 외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그 곳. ' 안애경 작가님은 저 것을 통해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신 걸까...?' 생각할 때쯤 너무도 태연하게 자신의 산책로의 일부라고 하시면서 "핀란드 디자인 산책" 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 것에 대한 말씀을 해 주시더라구요.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 산책이라니.. ㅋㅋ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의 일상을 특별한 그릇에 담아 디자인이으로 포장해주셨더라구요 ^^ 핀란드 디자인이라는게 어떤 방식이고 어떤 느낌일지... 그들의 디자인을 말하는데 있어서 너무도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라며... 감탄했습니다. ㅋㅋㅋ

그 때부터 작가님의 소소한 대화에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 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 부터 알았던 친구와 이야기 하듯 친숙함을 이끌어내시는 재능이 있으시더라구요 ㅋㅋ 그 때 부터 질문을 주고 받는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용기가 있으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다들 막 어려워하고 그러실 줄 알았는데; 너무도 적절한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도움이 되었어요 ^^  

핀란드는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자인이 대다수인데 그냥 디자인을 즐기고, 그 것이 민주화 되어있고, 일상적이고, 장애인을 위한 공공디자인이 배려라기 보단 당연시 여겨지는 사회라고 하더라구요. 참.. 솔직히 부럽더라구요. 부끄럽기도 하고. 

우리나라는 피해의식이 있고, 겉으로는 화려하나 기능성은 떨어지는 디자인도 있고, 우리의 전통을 외면하는 성향이 있다고 하셨는데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많이 공감했습니다. 핀란드는 독립적이며, 자연교육에 편리함의 다양성을 존중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다양성의 존중보다 획일화된 사고와 가치로 겉모습과 외적인 자존심이 중심이 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저도 인정하는 바였거든요. 정말 말보단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에 심히 반성도 하고, 힘을 얻은 것 같기도 하고... 

어느새 1시간이 넘어가고 아쉽게 강연은 끝이났지만 나무 그림자, 말보다 실천, 내적인 자존심 이 3개의 키워드는 가슴 깊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왠지 모를 힘이 솟더라구요 ^^ 안애경 작가님과 친구가 된 기분이랄까.. 뭔가 그 분의 에너지를 공유한 느낌이었어요. 묘한 매력이 있으세요~~

좀 아쉬웠던 건 살짝 늦어서 앞에 놓친 사진 한 컷 한 컷들을 다시 보며 설명을 듣고 싶었는데.. 다시 못 봤던 것. 그리고 짧았던 시간 정도였습니다. 좋은 기회 제공해주신 알라딘에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알라딘에서 책 구매를 이어갈게요 ㅋㅋㅋㅋ 

다른분들과 겹치는 부분은 가급적 생략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좋은 강연이었구요, 다음에도 기회가 생긴다면 자주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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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정도 늦어 부랴부랴 입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찍 가려고 서둘렀건만, 상황이 여의칠 않았네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입구에 서서 안내해 주신 분께서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얼른 들어가보라는 말에 어찌나 안도가 되는지.. 덕분에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으로 좁은 통로 앞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며 숨 고르기를 했었죠.(감사드립니다 ^^) 드디어 6층에 도착. 

음악소리가 들려서 조금 의아해 하며 들어갔는데, 사진 슬라이드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처음 몇 컷은 놓친 듯 했지만.. 눈을 뗄 수 없었죠. 그야말로 시선 고정이었습니다. 음악이 멈추면서 큰 나무가 드리워진 사진이 고정되며 안애경 작가님이 등장하셨습니다. (짝짝짝:::) 

첫 인상이 약간 괴짜 느낌이셨어요- ㅋㅋㅋ 노란색 컬러의 층진 단발머리에 그린색 목걸이... 사실  포스가 대단했었는데.. 저만 그랬던 것인가요?? ㅋㅋ " 마이크 안써도 되겠죠? " 로 시작하신 강연. 소탈하고 털털하신 분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불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을 낮추시는 말씀을 하셔서 조금 당황했던 건 사실인데, 그게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의 안애경 작가님의 스타일이라는 것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        나무 그림자. 

 이 단순한 문장이 제 마음을 툭 밀치고 들어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나무그림자라니...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태양을 잠시 피하는 것 외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그 곳. ' 안애경 작가님은 저 것을 통해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신 걸까...?' 생각할 때쯤 너무도 태연하게 자신의 산책로의 일부라고 하시면서 "핀란드 디자인 산책" 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 것에 대한 말씀을 해 주시더라구요.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 산책이라니.. ㅋㅋ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의 일상을 특별한 그릇에 담아 디자인이으로 포장해주셨더라구요 ^^ 핀란드 디자인이라는게 어떤 방식이고 어떤 느낌일지... 그들의 디자인을 말하는데 있어서 너무도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라며... 감탄했습니다. ㅋㅋㅋ

그 때부터 작가님의 소소한 대화에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 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 부터 알았던 친구와 이야기 하듯 친숙함을 이끌어내시는 재능이 있으시더라구요 ㅋㅋ 그 때 부터 질문을 주고 받는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용기가 있으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다들 막 어려워하고 그러실 줄 알았는데; 너무도 적절한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도움이 되었어요 ^^  

핀란드는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자인이 대다수인데 그냥 디자인을 즐기고, 그 것이 민주화 되어있고, 일상적이고, 장애인을 위한 공공디자인이 배려라기 보단 당연시 여겨지는 사회라고 하더라구요. 참.. 솔직히 부럽더라구요. 부끄럽기도 하고. 

우리나라는 피해의식이 있고, 겉으로는 화려하나 기능성은 떨어지는 디자인도 있고, 우리의 전통을 외면하는 성향이 있다고 하셨는데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많이 공감했습니다. 핀란드는 독립적이며, 자연교육에 편리함의 다양성을 존중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다양성의 존중보다 획일화된 사고와 가치로 겉모습과 외적인 자존심이 중심이 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저도 인정하는 바였거든요. 정말 말보단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에 심히 반성도 하고, 힘을 얻은 것 같기도 하고... 

어느새 1시간이 넘어가고 아쉽게 강연은 끝이났지만 나무 그림자, 말보다 실천, 내적인 자존심 이 3개의 키워드는 가슴 깊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왠지 모를 힘이 솟더라구요 ^^ 안애경 작가님과 친구가 된 기분이랄까.. 뭔가 그 분의 에너지를 공유한 느낌이었어요. 묘한 매력이 있으세요~~

좀 아쉬웠던 건 살짝 늦어서 앞에 놓친 사진 한 컷 한 컷들을 다시 보며 설명을 듣고 싶었는데.. 다시 못 봤던 것. 그리고 짧았던 시간 정도였습니다. 좋은 기회 제공해주신 알라딘에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알라딘에서 책 구매를 이어갈게요 ㅋㅋㅋㅋ 

다른분들과 겹치는 부분은 가급적 생략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좋은 강연이었구요, 다음에도 기회가 생긴다면 자주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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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회를 처음 참석해보는 저는 나름 이러이러한 분위기에서 어떤식으로 진행이 되겠지? 하고 생각한 그림이 있었습니다.
음 소극장처럼 적은 인원이모여 재미있고 알찬 내용을 함께한다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며 즐거운 발걸음으로 가볍게 마음은 서둘러 갔습니다. 그리고 핀란드라는 나라는 제게있어 낯설지만 알고싶고 왠지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나라로 느껴졌었거든요~ 아뭏튼 저는 강연회에 도착을 했고 딱 들어선 순간, 소박한 분위기는 저의 예상과 같았습니다.

자~~ 이제 작가님이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죠...
시작은 조용하게...
작가님이 핀란드의 풍경을, 더 정확히 말하면 작가님이 본것들, 밟아본 곳들을 작가의 시점에서 산책하고 저는 작가님을 졸~졸~졸 따라다니며 그녀의 그림자를 놓치지않고 따라갔습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속에 싱그럽고 상쾌하고 따뜻한 무언가가 계속 맴돌았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작가님의 간단한 소개와 마이크를 어색해하며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라며 이야기의 말문을 열었습니다.
강연은 청중의 질의와 작가님의 응답으로 진행이되었는데 너무 아시웠던건 3명의 질의밖에 못받았죠~ 그러니까 짧은 시간이였다는게 정말 아시웠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새로운 관심사를 불러일으켜줘서 좋았습니다.

강연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자연은 그 자체가 인간이 마음대로 건드릴수없는 존재라는것!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벌레, 새, 인간 등등)와 함께 같이 나누는 것이다... 고로 디자인에 있어서도 한 사람이라도 생명체가 또는 인간이 다니는 곳이라면 굳이 '이렇게 하자'고 역설하지 않아도 당연시 밟는 곳곳에 생활 곳곳에 반영되어지는 것이 핀란드 사람들의 마인드가 담긴 핀란드 디자인임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고로 핀란드에서는 아이들에게도 이래라 저래라 강요하며 휘둘르는 일이 없고 대량생산을 하는 공장이 없어서 명품이 존재하지 않고 아이들의 헤진 옷들도 아주 자연스런 풍경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천국이구낭...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말로는 이렇다 저렇다 해야한다 하면서 실천에 반영되지 않고있다.. 올바른 목소리를 각각의 환경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삶 가운데 실천으로 녹아 있어야함을 아주 중요하고 아주 심각한 문제로 강조하였습니다..

정말 와닿는 강연이였습니다. 음... 짧다는게 좀 아쉽지만요..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과거의 않좋았던 기억들을 아이들에게 상기시키기 보다는 개선되고 새로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것이 중요하고 시급한것 같습니다..

기대도 안했던 기회를 주셔서 알라딘에게 감사드리고요, 김애경 저자의 계속되는 활동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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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noa 2009-09-05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아도 너무 짧았죠.
 

 예정된 시간보다 다소 일찍 도착한 강연회는 다소 어색했지만 생각보다 소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강연회는 책에 소개된 핀란드 디자인 산책로, 바꿔 말하면 circle of life의 풍경 등을 

 담은 사진들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 그리고 참석자들의 

 질의와 작가님의 응답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짧은 시간이 아쉬웠지만  

 좋았습니다.    

그 질의 응답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공공 디자인이란, 그 필요성을 굳이 역설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생활 곳곳에 반영되어야 하는 것임을 핀란드  

디자인을 통해 전달하였고, 핀란드에는 대량화가 가능한 공장이 없다는 것, 명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고  

내면의 자존감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핀란드에서의 삶의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실은 일상적이고 지극히 평범한 것에서부터 디자인의 가치가 존중되어야할텐데, 그런 면에서 우리 나라는 많이 아쉽죠.   

그럴수록 각 개인이 단순 명료하지만 건강한 가치 기준으로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 주장을 

각자 처한 환경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말하는 작가님의 당당함이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역시 대다수 물건은 (사적이든 공적이든) 기성 제품을 소비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평범한 소비자에게 

핀란드 디자인은 멀리 떨어져 있는 현실 밖의 개념같다는 느낌, 가까워지려면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의 문화처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교육하여 내재화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대략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다소 산만해질 수도 있었을텐데 무형식^^에서 오는 편안함이 진솔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작가님의 멈추지 않는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참, 강연과는 별개로 여담이지만,

강연이 진행되는 장소는 채광이 좋은 장소 같았는데 활용을 잘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피티된 물품들을 둘러보며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고,  입구에서 엘리베이터 찾기도 쉽지 않고 다소 럭셔리해보이는  

북카페(맞나요? 책은 거의 없던 것 같은데-.-*) 를 지나서 올라가야하는 것도 

좀 부담스러웠어요. 다음 기회에는 좀 더 편안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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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을 처음 만난것은 2009년 서울국제도서전시회에서였다. 그때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책의 세계에 막 빠지기 시작한 터라, 도서전을 온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사전입장을 통해 한번은 무료로 구경을 하고 마지막날엔 자비를 들여 도서전엘 갔는데, 이유는 대략 한가지였다. <작가와의 대화> 행사가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이지민님은 5월 17일, 내가 마지막으로 전시전에 갔을때 뵌 작가님이었고, 그때 <그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왠지 매력적이라는 생각에 책을 사게되었고, 읽고 난후 만족스럽게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내가 무척이나 취향을 반영하여 책을 고르는 스타일인데 (같은 작가님이라도 취향에 안맞거나 하면 잘 읽지 못한다.) 이지민 작가님의 소설만큼은 왠지 전작도 궁금해져서 얼마전에 <모던보이>도 구입하게 되었다. 강연회 때 영화 시나리오를 쓰셨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소설이 영화화 되서인지 정말 담백하고 '모던'한 느낌이 좋아서 책을 금방 읽었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이지민님의 강연회를 한다는 공지가 올라왔을때 진짜 거의 바로 신청글을 올렸다. 책에 대해 무지한 내게 이런 일도 다 생기는구나~ 새삼 놀라면서 '세상에 이런일이!'를 속으로 부르짖었다. 사실 <나와 마릴린>은 그 후에 산 작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처 <나와 마릴린>을 읽지 못한것이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남았다.  

 토요일 이른 시간의 (보통 강연회는 저녁 7시쯤에 하니까..) 강연회는 처음이라 서둘러서 준비를 했다. 건물 주위에서 방황을 하다가 함께 강연회를 보러오신 분들과 함께 들어갔다. 정말 '티타임'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과자도 아지가지한 게 정말 예뻤다.^^ 시원한 음료를 시키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드디어 작가님 등장! 

 이렇게 가까이서 오븟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될줄은 몰랐다^^; 정말 말그대로 '대화'가 가능한 분위기라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중엔 열심히 이야기했던것 같다. 작가님이 인사를 간단하게 하시고, 사회자분도 자기 소개를 하셨다. 사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기소개를 했다. 이런 강연회는 처음이라 적절히 긴장되면서도 신선했다. 마치 엠티나 소풍온 느낌이었다. 그런 후 다들  어색하기도 해서 처음엔 다들 머뭇거리다가, 내 옆에 여성분(앞에 후기를 써주셨네요^^) 이 첫 질문을 해주셔서 '작가와의 만남' 다운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실제의 질문순서와는 다르지만 작품별로 묶었습니다. 질문 풀버전이 아닙니다.)    

  

#<모던보이>와 <그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의 문체의 차이에 관하여

그러고보니 <모던보이> 이후에 <그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사이에는 <좌절금지>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는데 어느 서점이나 품절상태여서 그 연유가 궁금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수 있었다. 사회자분이 <모던보이>와 <그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의 스타일 차이에 대한 질문을 해주셨는데, 아무래도 작품과 작품 사이의 긴 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맞다.사실 작가님은 단편을 잘 안쓰신다고.. 사실 난 <모던보이>보다도 <그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한다>를 먼저 읽어서 인지 의외라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님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를 써보고 싶었다고 하셨다. 에피소드 자체는 실제로 일어난 실화라고 하셨는데, 다만 표제작이었던 그 이야기는 제일 진짜 이야기같지만 사실은 작가님이창조해낸 이야기라는 말씀. 원래는 표제작이 아니었다가 여성 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표제작으로선정되었다고 한다. 단편화자가 거의 여성이어서 그런지, 여성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던것 같다. 실제로 주위에 누군가 한명이 겪었을 법한 느낌의 이야기.  

 

                                              # 현대가 아닌 이야기들이 많은데 자료 조사는 어떻게 하시는지..   

 집필기간은 짧지만 자료는 꾸준히 모으신다고 한다. 텍스트적이고 교과서적인 이야기보다는 실제 겪었던 일에 대한 실화가 담긴 책들을 중심으로 자료를 모으셨다고.. 정말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작업인데 (실은 내가 작가 지망생이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제일 소홀히 하게 되는것 같다. 앞에 살짝 <나와 마릴린>에 관한 질문을 해주셨는데 책을 읽지못한 관계로 제대로 이해할수 없었던 관계로 패스ㅠ

#<나와 마릴린>이 영화화된다면? 

마릴린 먼로가 실존인물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재연 드라마가 될수도 있을것 같다는 말씀. 워낙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하고, 외국배우이기 때문에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을듯 하다. 과연 마릴린 먼로의 역할을 소화할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있다면 섭외를 할수 있을까.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부딪혀 아무래도힘들것 같다.   

 

#글을 쓰시다가 이야기를 갈아엎은 적은 있으신지.. 

내가 했던 질문은 아니었지만 심히 공감했던 질문. 그것을 안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모두 다 짜놓으신다고.. 구조나 플롯등은 다 작성해 놓으신 후에 쓰신다고 하셨다. 자료조사를 할때 꼼꼼하게 하셔서 언제든 불러내어 조합해 내신다고 한다. 많은 자료를 모아놓았다가 기억을 해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시다 보니, 플롯을 일일이 나누어 사건의 요소들이나 캐릭터들의 등장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신다고 하는데, 갑자기 대학때 작법 수업이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 전지까진 아니었지만 큰 도화지에 해본 경험이 나도 있기 때문에..(시나리오 계열 학과 출신 입니다.ㅠ) 

    

#소설에서 영화화된 <모던보이>를 보신 소감.. 

사실 영화화 될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셨다고 하셨다.^^ (특히 조선총독부..) 그런 불가능할 것같았던 설정들이 시각화되어 영화로 보여질때,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들이 '움직일때' 즐거움을 느끼셨다고 한다. 자신이 만든 인형이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 정말 이것은 원작자만이 느낄수 있는 쾌감은 아닐까. 

#원작에서 각색된 영화의 설정에 대해..

 결말이 바뀐것은 상업영화적인 어쩔수 없는 선택. 나만 해도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해명이 결국은 독립운동을 하는건가? 생각했으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 원하는 '일제시대'의 캐릭터는 독립운동을 하는 영웅적 캐릭터를 원하고있다. 그래서 이해명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해할수 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리는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던보이>의 원작의 결말에 좀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누구나 다 영웅이 되는것은 아니므로.. 그리고 그 환경안에서 살아보지 않은 이상 그 캐릭터를 '비겁하다'라고 말할수 있는 자격이 과연 현재의 시간을 살고있는 우리에게 있을까. 또한 뒤짚어서 생각해보면 '독립운동'을 한다는것으로, 거짓말 투성이인 조난실 양은 모두 용서가 되는것일까. 결국 상대적인 이야기인것 같다.  

작가님과 한번도 대화 안나눠본 분 이야기를 하시길래 그냥 내가 질문해 버렸다. 아니 그게 내가 강연회를 신청을 했을때는 신청자가 세명밖에 없어서 이거 나도 질문이라도 가져가야 덜 뻘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작품에 내용과는 상관없는) 작가님에 대한 질문을 몇가지 하였다.  

 #화자가 남성일때는 어떤 느낌으로 소설을 쓰시는지.. 

좀더 구체적인 얘기로는 <그남자는..>의 화자는 여자, <모던보이>의 화자는 남자였는데.. 작가분이 여성분이다 보니 여성의 화자로는 감정이입이 수월하게 될텐데, 그 반대일 경우에는 어떠한 느낌으로 집필을 하시는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실제로 작가분도 남자가 화자일때 많은 고민을 하고, 여전히 어렵다고 하셨다. 시나리오의 경우엔 3인칭이지만 남캐릭터가 나오는경우도 있으니까. 남캐릭터를 만들었을때 남성독자분들이 공감을 하지못하고 여성의 성향에 맞는 캐릭터를 그리는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을 작가님도 하신다고.. 그래도 이해명의 경우에는 일단 과거의 사람이고 만화적인 요소가 많아서 조금은 쓰기가 쉬우셨다고 한다. 최근들어 '남자를 이해하자!'라는 모토가 생기셨다고 한다.^^ 실제로 현실에 들어와서 남자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려면 남자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씀.. 여자작가들이 남자캐릭터를 쉽게 묘사하는 방법은 '남자를 부정적으로 그리는 것' 이라고 한다. 그것은 정작 남자들의 심리를 꿰뚫거나 남자들의 입장에서  친절하게 사고하지 못하기 때문에 작가님은 좀더 그 속에 감춰진 내면에 대해  생각하게 되신다고.. 현실의 남자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작가님께서도 항상 고민하고 있는 문제라는것이다. 

 #소설(그남자는..)속에서 보면 '진짜 나쁜남자' 들이 많은데, 집필당시에 대해..  

그 당시에 인터뷰를 하거나 만났던 분들은 저마다 상처가 있었고, 욕망은 많으나 정작 자기자신은 모르는, 돌이켜보면 나약한 존재들이라고.. 그러고 보니 내가 작가님을 처음으로 뵈었던 그 강연회는 <그남자는..>을 중심으로 이루어 졌었는데, 당시에는 필기도구를 가져가지 않아서 작가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상처받은 여성' 에 대해 쓰시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실제로 작가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던것 같은데 소설을 다 읽고 이제와 돌이켜보면 어느한쪽이 일방적으로 받은 상처는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작가님을 전혀 모르는 관계(남자든 여자든)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될때 어떻게 하시는지..

작가들은 골방문화에 젖어있는 비사회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그것을 떨쳐내려 노력하신다고 한다. 직업도 다르고 환경도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정식으로 '인터뷰' 요청을 하신다고 하는데, '인터뷰' 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이 많이 꺼릴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오히려 '평생 한번 볼 사람' 이라는 인식이 있어 더 깊은 얘기까지 해주신다고 한다.

 #캐릭터를 만들어 낼때 &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납득이나 이해가 안되는 사람을 만났을때..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 낼때에는 글을 쓰지 않는 평범한 친구분들에게 물어보신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을때에는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했을까' 를 상상하면서 소설을 쓰신다고 하는데.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극적인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되신다고..그럴때에 감정에 동화되기보다는 냉정하게 프로파일링을 하게 되신다고 한다. 이해되지 않는 인물에 대해 차갑고 건조하게 봐야만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그것이 완전한 의미의 '이해'라고 보다는 "왜"라는 동기부여의 측면이 조금더 강한 것 같다. 소설이든 영화든 혼자쓰고 자기만족을 하는것이 아니라 독자 혹은 관객과 소통을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그 캐릭터가 그렇게 되어야했던 이유를 제시해 줘야만 그 캐릭터에 빠져 읽거나 볼수 있듯이. 사실 글을 쓸때 그게 가장 힘든 작업이다. 

 아, 책의 표지를 직접 담당하셨던 분이 참여해 주셨는데, 표지를 그려내기 위해 책도 다 읽어보셨다고 한다. (그렇게 부탁도 받으셨고^^) 아무래도 대표적이고 디테일한 작업을 구현하려는 의도인듯. 남자분이신데, 이분은 남자보다 여자를 더 잘 그린다고 하신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는 분들은 대부분 조금 그런 경향들이 있는듯 하다. 확실이 '동성'의 인체는 너무 잘 알고 있기때문에 쉽게 그리기 꺼려지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필로그 

 이 위에까지가 공식적인 행사의 후기입니다.^^ 사실 질문이 더 많았던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ㅠ 죄송합니다ㅠ 제가 중반까지는 일일이 필기도 하고 열심히 기록했는데, 후반부에 질문을 조금 몰아하다보니 마무리가 잘 안됩니다. 어디까지나 <후기>이지 평론이나 비평이 아니므로 조금 길게 주저리 거려보았습니다. 형식도 제마음대로 합니다.^^; 소감이기 때문에 문체를 정중한 문체로 바꿨습니다. 사실 블로그에서는 (두서없이) 후기를 많이 쓰는 편인데 서점 블로그에서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남겨보는것은 처음입니다.  

 격식이 없고 편안한 분위기에서의 작가님과의 대화, 정말 좋고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공식 행사가 끝난뒤에는 따로 남아서 작가님과 이야기도 했어요. 길게 대화한것은 아니었지만 저도 작가지망생이고, 시나리오를 전공하다보니 작가님과 공통되는 점이 조금이나마 있는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리고 싸인받을때 '1년에 두번 만난 분' 이라고 해주셔서 영광이었습니다. 저 세권 다 가져갔는데 (...) 친절하게 일일히 싸인해주셨어요>_< 책이 너무 무거워서 비닐봉지를 부탁했는데 관계자분이 이쁜 종이봉투(출판사에서 만든 봉투인듯한데 상당히 예쁩니다!)도 주셔서 안정적으로 잘 담아왔습니다.^^ 그때 뵈었던 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주최해주시고 진행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등록해 놓고 보니 별로 후기가 긴것 같진 않네요. 다만 두서가 없어서 죄송합니다ㅠ오타는 애교로 봐주세요ㅠ이렇게 오픈된 곳에서 글써보는것은 처음이라 최대한 후기양을 줄이려 노력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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