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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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 책은 인도출신의 미국의사가 죽음을 바라보며 쓴 글입니다.

현대 의학계에 종사하지만, 동시에 가족 중심의 사회인 인도를 알고 있는 저자.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또한 의사였고, 이민1세로 미국에 정착하였죠.

특히 철학적인 주장들만이 아니고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례들도 알려주면서

또한 저자 가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함께 하다보니, 이 책이 더욱 유효하게 읽혀졌습니다.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존중.

이런 삶의 방식에는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다.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숭배가 삶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강할 때야 무엇이 걱정이겠습니까?

하지만 우리의 몸은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가 힘들어집니다. 아무리 건강관리를 해도 뼈도 관절도, 장기들도 모두 노화가 되는 것이죠.

성인이 되고서는 모두 흩어지게 되는 구조의 사회이다보니, 특히 노인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오히려 사회구조가 고립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일상적인 일의 사소한 부분에서도 불편을 겪게 되는데, 이것이 병마와 싸워야 할 경우에는 그 불편함이 더해지는 것이죠.

그리하여 책을 읽다보면 이러한 '독립적인 자아'들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노인들의 고생을 완화하고자 하는 '어시스트 리빙'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고

이에 대해 입주하는 노인들에게는 최소한의 비용을 받고 자원봉사자들이나 그 외의 다른 소싱들을 통해서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약자들에 대한 사회의 임무를 세금의 힘을 빌리지 않고 개인들이 단체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노인들이 '집'에 있는 느낌이지만 가족처럼 누군가 도와준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다.

일상을 살다보면 잘 모르지만, 어딘가 건강에 이상이 생기게 되면 알게 되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말이죠.

저자는 의사로 활동하는 아버지가 활기 넘치게 활동하지만, 몸이 노화되는 것을 발견하고 은퇴후 쉬는 모습을 함께 하게 됩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발견한 순간, 보통의 우리라면 바로 수술을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자의 아버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생활에 불편이 생긴다면 그때 급할 경우 수술을 하겠다며,

의학에 바로 기대는 태도를 버리고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합니다. 그리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역에서 집중하며 다시 활력을 찾고 생활하지요.

그리고 중간중간 그는 어떻게 자신의 생을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그 날이 온겁니다. 그의 아버지는 자리에서 힘이 없어 일어나지 못하게 되지요.


요양원으로 가느냐, 아니면 병원에 가느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저자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호스피스 케어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호스피스라 하면 왠지 생이 마감되기 직전에 모든 것을 포기하는 느낌을 떠올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호스피스는 '완화프로그램'의 의미를 가집니다. 고통을 완화하고 시간을 더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것이죠.

이는 환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주며 남은 생을 편안히 지내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아버지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하지요. 물론 그렇다 하여 약물을 모두 제하고 스스로 견디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남은 시간을 편안히 보내고자 필요한 수준의 최소한 약물은 함께 진행하고 있지요.

 



 

 

더 나은 삶

물론, 마지막 부분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병원을 찾게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응급적인 처치는 하지만, 전적으로 현대의학에 시간을 쏟아붓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가든 저렇게 가든, 남은 시간은 같았기 때문이죠.



제목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지만,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삶의 마지막까지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정말 살아있음을 누리자는 관점이지요.

현대의학 덕분에 과거보다 생명연장을 이뤄왔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 동의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만,

평균적으로, 확률적으로 그러하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의학의 힘으로 삶을 연장시키고자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삶이 더 피폐해지기도 합니다.

수술, 화학치료, 방사선치료, 물약치료... 이것은 어떠한 치료의 수단이기는 하지만

인위적인 과정으로 결과가 더 나쁠 수도 있고, 혹은 그 과정에서 환자들도 가족들도 고생에 지쳐버릴 수 있지요.


누구나 마지막까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이 책은 의사들도 또한 함께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자가 현직 의사이기에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짚어봅니다.

전통적인 관계인 '가부장적 관계' - 대부분의 결정이 의사에 달려있습니다

'정보를 주는 관계' - 의사는 기술력을 가진 전문가, 환자는 소비자 입장,

'해석적 관계' - 의사는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분명 의사들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배우겠죠.

환자에 대해 어떻게 해야할지 말이죠. 그리고 적어도 일부는 그런 의사들이 있겠다는 기대는 합니다만,

아직도 우리에게 의사는 차갑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자잔한 병들이야 필요여부를 잘 모르겠지만

이러든 저러든 마감으로 가고 있는 삶에 대해서는 환자의 요청이 어떤 것일지 깊이 생각해주는 배려를 기대하네요.

의학으로만의 과정이 아닌, 환자가 원하는 현재를 위해 온정이 있는 의사들이 가득하기를 기대합니다.


더불어, 우리가 시간이 유한하다는 생각을 해본다면,

당사자이든, 가족에게든 미리미리 삶을 어떻게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한정된 시간을 삽니다. 

마침표를 찍을 때 까지, 소중하게 낭비없이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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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빌라 - La Villa de Paris
윤진서 지음 / 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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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빌라 by 윤진서.

배우 윤진서가 아닌 작가 윤진서의 작품으로 만나보게 되는 책.

서울, 뉴욕, 파리, 아테네...

여행이 목적이었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게 되고서 여행을 하고 있는

그리고 각 도시의 경관이 아닌 사람을 통해 주인공은 담담하게 현실을 즐깁니다.

책은 참 차분하게 쓰여졌습니다. 읽는 이들이 편안히 읽을 수 있게 말이죠.






친구 효정. 친구를 만나러 그녀는 뉴욕을 참 많이 다녔더랬죠.

- 내게 이 도시는 버거워. 꿈만 남고 모든 게 사라지고 있어.

- 다음날이 되어 눈을 뜨면 꿈에 더욱 집착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여.



그래서 그녀들은 떠납니다.

어디로 떠날까 했을때, 그녀는 '파리!'

그렇게 그녀들은 파리로 떠나게 되지요.



파리에서 주인공은 사랑을 한 번 더 만나게 됩니다.

관심과 함께 요리도 기꺼이 해주는, 그녀는 그와 결혼을 할 것이라 생각하죠.

하지만, 뉴욕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며 그가 뉴욕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게되는 것을 알게되고 그리고 사랑은 다시 날라갑니다.

그리고 그녀는 도시들을 여행하죠.





인도. 예전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던 인도.

미안, 난 안되겠다는 그녀는 다시 그 길로 돌아오게 되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호기심 어린 눈과 마주치게 됩니다.

하지만 금새 두려움을 걷어내고, 여행은 계속됩니다.


저자의 밝은 모습이 책 속에 간직되어 있어서 아마, 그래서 이 책이 더 편안햇나 봅니다.

소설집 답게 책은 흥미롭게 읽혀가는데, 그런데 지나치지 않은 표현들에 숨이 차지 않았더랍니다.

두려움을 금새 걷어내고, 그리고 여행을 계속 하는 그녀.

사랑을 잊고자 노력하고.. 그리고 무언가 허전함에 떠나는 여행이라

휴식과 함께 하지만, 그녀는 기대고, 치유를 위한 여행이 아니라 '나아가고 있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부디.

 

-어려울 거라 먼저 생각하지 마. 일단 파도를 타고 나면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녀에게 용기를 주는 이들은 결국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소설이니 교훈을 주겠다는 목적을 세우지 않건만,

공감하고 대화하는 이들이 참 많이 나오다보니, 그녀와 그들의 대화에서 

독자들에게 조용히 인생을 다듬어 볼 수 있는 지혜들을 알려주기도 한답니다.





파도는 하얀 침을 흘리며 멀고 먼 바다로부터 육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제, 나도 달려야겠다. 


그녀는 순리에 맡기고자 하는 듯 합니다.

파도에 몸을 맡기고 파도가 움직이는 방향을 보며 그녀도 파도를 즐깁니다.

떠날 떄 혼자였듯, 그는 여전히 혼자인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렇게 현실을 달려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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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식탁까지 100마일 다이어트 - 도시 남녀의 365일 자급자족 로컬푸드 도전기
앨리사 스미스.제임스 매키넌 지음, 구미화 옮김 / 나무의마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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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남녀의 365일 자급자족 로컬푸드 도전기

농장에서 식탁까지 100마일 다이어트


곧 손님들이 오는데,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양배추 하나만 달랑.

뭘 어찌해야 할 것인가 하다,

손수 식재료를 사냥(?) 해와서 식사를 대접하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손수 밥해먹기의 프로젝트.

앨리사 스미스 & 제임스 매키넌 커플은 원래부터도 먹는 것에 관해 신경을 쓰던 편이었던 프리랜서 기자.

편하게 사는 것이 특히나 익숙한 산업화된 캐나다에서, 그들의 생각은 지극히 독특한 발상이다 싶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100마일?

지역먹거리를 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큰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리를 정했다고

뒤쪽에 그들의 인터뷰를 보면 알 수 있답니다.


자. 이렇게 시작되는 자급자족 로컬푸드 도전기!

그들은 100마일 내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만으로 밥을 먹기로 합니다.

원산지를 아는 것부터가 일이었다죠.






로컬푸드로 100마일 다이어트를 하고자 결심하면서 그들이 발견한 통계기사.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레오폴드 지속형 농업센터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음식은 보통 생산지에서 식탁까지 

1,500~3,000마일 (약 2,400~4,800킬로미터)를 이동해 온다고 합니다.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글로벌 시대이기에 음식도 글로벌하게 조달이 가능은 하지만

과연 그 식재료들은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식량이 맞을런지는

책 속 내용을 참조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종종 수입 농산물에서 혹은 수입 가공식품에서

농약 소동이라던가 안전성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에 생각해볼

로컬푸드 식단에 대한 주장은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들도 초반에는 원산지부터 생각해가면서 식재료를 구하자 하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당장 밀도 구하기 힘들었으니 말이죠.

어찌어찌 밀을 구하기는 하는데, 그 쥐똥을 발라내는 것에서 시작하여 나중에는 비구니 제거까지 하자니 보통 일이 아니었더랍니다.


3월에 시작하여 점점 적응하고 찾아내기 시작하던 그들은

9월에 이르러서는 활력을 찾기 시작합니다. 텃밭에 심었던 농작물들이 드디어 결실을 맺으니 말이죠.

직접 재배한 기쁨이 더해서인지 그들의 농작물들은 게다가 맛도 좋았더랍니다.


농부가 아니기에 그들의 지식이 그리 깊지는 않았을 터입니다.

하지만 뒤로 점점 갈 수록 그들이 식재료에대해 이야기하는 수준들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

식사가 단지 맛있는 것, 배불리 먹는다가 아닌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이 음식은 어떤것이던지 알아내는 과정이 그들의 로컬푸드 도전기에는 점점 깊게 자리잡습니다.






물론 철에 맡는 각각의 식재료만 이용하지 않습니다.

제철 농작물에 대해서 어떻게 보관해서 더 오래 먹어볼 수 있는지 고민도 하게 되지요.

옥수수를 제배하고 보니, 이를 어째야 할 것인지.

밤 10시, 옥수수를 냉동시킬 작업을 합니다.


한끼 한끼 해먹기에도 시간이 대단히 걸렸건만,

이제 다음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하는 생활이 더해집니다.

100마일 다이어트라는 것, 딱 순간이 아니라 계절을 모두 지내고 생각해보는 1년 프로젝트인만큼

지역에서 생산품들에 더 관심을 가져보게 될 것이고 또한 때를 대비하는 마음이 함께 하게 되는군요.





1년이 다 되가는 후반에 이르르면, 그들의 식사 메뉴는 점점 풍성해집니다. 

조미료가 있다거나 하는 기교도 없이, 그들의 메뉴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진정한 건강식이었군요! 후반에 그들의 대화에 몸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합니다.

100마일 내의 식품들을 신선한 상태로 섭취하고, 가공식품이 아닌 식재료들의 본래 색을 취하게 되니.

운반비를 절약하는 로컬푸드 애용은 내 몸 뿐 아니라 지구에도 옳은 일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록처럼, 로컬푸드 먹기를 하는 13가지 행복한 마음 !


지금까지와 다른 음식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신선하니깐, 내구성이 아닌 맛을 기준으로 선택이 되고

그러하니 음식의 제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군요.


또한 여행이 훨씬 즐거워진다

그들은 이제 그 지역의 식재료를 즐기던 100마일 다이어트가 

몸을 더 가볍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새로운 맛들도 감명깊었던 터죠.

그리하여 그들은 어느 지역에 가든 지역에 사람들이 제공하는 식재료를 자연스럽게 즐기게 될 것이고

그리하여 그들은 이제 어딜 가든 맛집에 대한 고민 없이 여행에 대한 호기심도 더해지고

알아가는 재미도 더해져서 여행은 그들에게 또 다르게 즐겁게 느껴지리 싶습니다.




사는 것이 즐겁게 되는 시간,

알고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알려주는 책,

100마일 다이어트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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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1
김호경 지음, 정형수.정지연 극본 / 21세기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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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피로 쓴 교훈 - 징비록 1

징비록에 관한 책은 KBS 대하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참 많이 발간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도 또한 덕분에 다른 책을 읽어보았고

그리고 이번에 다시 드라마를 소설로 담은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될 때 보게 되는 드라마인터라,

극적 분위기를 잘 담았을 것이라는 기대로 

책표지만 보고도 두근거리게 되는 책입니다.





<징비록>에서 그려지는 조선은

명나라에서 요구하는 명분들을 지키려는 노력때문에

그래서 나라의 중심이 섰을 수도 있겠지만, 위기를 맞이하게 된 원인도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동인, 서인 나뉘어서 당파의 이익을 위해 당파라는 것도 사실 각 개개인이 기득권이 되고자 하는 이유로 인하여,

최종 목적이 어떤 것이던가 '대의'를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들. 

류성룡이 <징비록>에서 임진왜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궁궐에서의 상황을 후세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에서 실패를 보며 또다른 우를 범하지 않기를 당부하는 것이었지요.


책마다 선조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준이 다른데

지나치게 어리석게 묘사하지 않는 분위기라 일단 걸리는 마음이 없이 책을 일게 됩니다.

명나라는 태조가 조선을 건국할 때, 고려 왕을 시해하여 왕위를 찬탈했다 하여 

<대명회전>에서 조선에 대한 기록을 이처럼 유지한 지 200년.

그리고 선조에 이르러서야 이 기록은 바로잡히게 됩니다.

측실부인이 낳은 첫번째 왕. 선조가 왕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던 이유는

대명회전에 특히나 기뻐하듯이 명분을 중시하는 이유로 가능했습니다.



"고려 말의 신하 윤이와 이초가 명 황제에게 우리 태조대왕을 음해하면서 비롯되었고,

이후 종계를 바로잡아달라는 거듭된 청에도 불구하고 외면했던 명나라 아닙니까?

그로부터 200년 동안 우리 왕실과 조정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습니까. 

.... 따진다면 뒤늦은 종계변무는 오히려 대국의 사과를 받아야 할 일이지, 은혜라 할 수 없습니다"



<징비록>이 류성룡의 붓으로 쓰여졌기에 그의 관점이 더욱 도드라질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대명회전>에 대한 선조의 넘치는 기쁨에 대해 지적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읽는 이에게 참 통쾌한 모습입니다. 명이 대국이라 하여 그 눈치를 보느라 재물을 받쳐야 하고

왕을 임명하는데도 눈치를 봤어야 했던 것, 조선왕조 5백년이라는 긴긴 역사가 자랑스럽지만

그럼에도 눈치보며 독립국으로서의 위상이 바로서지 않았던 것은 참 안타까운 역사였습니다.






조선은 북쪽으로는 명, 그리고 거란과 같은 오랑캐가 그리고 남으로는 왜가 있었죠.

이 왜나라는 사무라이 기반의 풍신수길로 통일이 되었는데, 

왜에는 속해있으나 조선과 열도 사이에 존재하는 대마도는 풍신수길의 야욕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또한 이 야욕으로 인하여 조선으로 화가 미칠 것 같다는 예상을 합니다.

왜는 조선의 해안으로 노략질을 하며 민간 피해를 주던 존재였습니다.

그리하여 조선은 일본에 통신사를 보내지 않고 대륙으로부터의 문화를 전달하지 않고 있었던 터,

대마도의 평의지는 양국 관계를 돈독히하도록 조선에 통신사를 보내주기를 간청합니다.


절대 안된다고 딱 잘라버리는 선조.

징비록에서 그려지는 선조는 당파세력을 조정하여 왕위를 온전히 보존하고자 노력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바른 뜻을 세우는데 있어서 안타까운 면들이 있습니다.

유동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들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왕이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읽는 내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류성룡은 그런 선조의 곁에서 다행히 신임을 받아왔던 인물입니다.

다행히도 사사로이 권력을 쓰지 않으려 했던 인물인터라, 옳은 방향으로 선조를 보좌하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평의지는 대마도의 평화를 위해 조선과 왜의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요청을 하고

소총이라는 것이 왜에 들어왔으니 이 위력을 알아야 한다며 조선에 이를 보내오기도 합니다.

아마 류성룡이 안타까워하던 일들 중 또 하나의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후에 조선의 군대에서는 소총을 개량할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진즉에 '무시'하지 않고 알아차렸더라면 긴긴 전쟁을 더 잘 대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 사신들이 항복 사절로 속아서 왔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최대한 시일을 끌어라


어쨌든 조선에서 사신들이 왜에 다녀옵니다만

통역관을 통한 언지들은 항복 사절로 비춰지며 풍신수길에게 이야기가 전달됩니다.

또한 풍신수길의 말들도 조선을 무시하는 말들이지만, 통역관을 통해 다른 말로 전해지게 되죠.

황윤길과 김성일은 사신으로 다녀오며 풍신수길의 답서를 가지고 오는데

그 글들 또한 사뭇 건방이 넘쳐납니다. 

선조는 그 글을 보며 화가 나기도 하지만, 더불어 사신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또 한 번의 기회는 이 때 놓치게 되지요.

황윤길은 풍신수길이 야욕이 넘치는 이라, 분명 전쟁이 있을 것이라 하고

김성일은 그 반대를 이야기합니다. 굳이 백성들에게 혼란을 주지 말자는 것이죠.

농번기에 농사짓는 백성들을 끌어다 전쟁준비를 하자 하면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면은 일리가 있겠지만, 뜻이 있다면 그 많은 사신들이 묘책을 어찌 못많들었겠냐 안타깝습니다.

양반이 가진것을 움켜지고픈 욕망들만 가득하니, 쉽지는 않았겠죠.






"과인은 논의해보라 한 것이지 수군을 폐지하라 한 적은 없소... 

경들의 뜻이 그러하다니 수군 폐지는 없던 걸로 하지요."


결정이 빠른 것은 좋은 면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무게가 없는 결정과 행동들은 왕으로서 안타까운 성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산해와 류성룡은 대부분 뜻을 같이 하고 있었기에 선조를 옳은 리더로 나아가게 보필하던 이들입니다.

이산해는 쉽게 말하지 않기를 전하에게 감히 고언을 드리기도 합니다.

선조로서는 위신을 지키는 것이 참 중요한데, 이렇게 고언들을 듣고 깨달음들이 생겨나기는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후에 계속 급하게 결정하는 모습들이 돌이키지 못할 실수들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왜 난공불락인 조령을 놔두고 허허벌판인 이곳에 진영을 꾸린 것입니까."


한편, 조령은 지세를 이용하기 좋은 곳이었음에도, 신립은 모두의 기대와 다르게 벌판에 진영을 꾸립니다.

심지어 신립이 내려갈 때, 류성룡이 이 지세를 이용하기를 당부했지만 알아서 하겠다는 말만 하고 떠났던 것이죠.

조총을 가진 보병이라 하여 무시를 하는 것이죠. 물론 일리가 있기야 했지만, 

조령을 이용하지 못했던 것은 탄금대의 비극을 만들고야 맙니다.

물론 왜도 손실이 많았던 승리였기는 하지만, 지세를 이용한 전략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어보입니다.





광해는 세자에 오르고, 선조는 도망치다.

광해가 세자에 오르는데도 선조가 그렇게 선뜻 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광해가 세자였다 하는 사실만 알았는데, 이번 책을 통해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선조가 한성을 버리고 도망가기 위해서 광해를 한성을 지키도록 세자로 급히 올렸던 것이죠.


대신들이 민심을 위해서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티기를 주장하는 동안

그렇게 하라 했던 선조는 파천만을 머리에 담고 있습니다.


"최흥원과 함께 평안도와 황해도로 먼저 가서 

과인의 어가를 영접할 수 있도록 민심을 수습해주시오"






"그게 문젭니다. 지금은 전쟁 상황이오! 옳든 그르든 일단은 상관의 명을 따라야지."

이는 아마도 선조가 조선을 보며 하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습니다.

옳든 그르든 일단은 상관의 명. 

조선이 기울게 되는 이유는 그놈의 '상관' 타령이 아니었을까 싶어집니다.

리더가 잘못된 판단을 할 때, 눈에 뻔히 보이는 구렁텅이로 들어가는 결과가 있다 하거늘

사안이 생사의 문제이건만 상관의 명이라는 것에 따라야 한다는 것.

상관이 똑똑하다면야 문제가 없었겠죠.


그리하여, 신각이 첫 승을 거둬들인 장군이건만 승전보가 올라오기 전에 선조는 외칩니다.

'군령을 위반한 신각의 목을 베라'


징비록2에서는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요.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진진한 전개에 몇시간만에 금새 책을 읽어볼 수 있었던

징비록1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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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다행이에요 마음을 전하는 작은 책 시리즈
호시바 유미코 지음, 최윤영 옮김, 후쿠이 유키 그림 / 인디고(글담)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귀여운 책, 당신이 있어 다행이에요.

소중한 연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선물하기 좋은 책이랍니다.

깜찍한 사이즈 만큼이나, 그림도 내용도 예쁘지요.

특히 연인에게 그냥 하기 어려운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기에

"'정말 딱이네!" 하며 흐뭇하게 읽어보게 되는 책이지요.






두근두근 콩닥콩닥

설레는 마음.

당신과 함께 있으면 세상이 새로워져요.


소중한 연인과 함께 할 때,

저도 그러고보니 혼자 있을 때 하지 않던 일들을

함께 있으니 하게 되기도 했네요.

고백컨데, 계절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하면서였던 것 같아요.

연인의 존재에 두근두근 콩닥콩닥 마음이 설레기도 하겠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반짝이니 그 시간이 또한 설레이지요.





무엇이든 즐기자는

긍정적인 마음.

... 당신이 있어 다행이에요.



저도 느긋한 편이기는 하지만

새로 닥치는 일이 두렵게 될 때, 곁에서 잡아주지 않으면

기분이 수렁속으로 빠져드려 하는데,

그럴 때, 곁에서 다독여주고 방향을 찾아주고 하니

그리하여 책의 한 장면을 보면서 저도 그 때를 생각하며

"당신이 있어 다행이에요!'"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

당신의 느낌을 믿어요.


'어느 쪽이 더 어울려?' 그림이 특히나 참 와닿네요.

작은 고민들, 머리로만 생가하기엔 쉽지 않은 일들이 있곤 해요.

그럴때 당신의 느낌, 사랑하는 연인의 느낌을 함께 해봐요.





감사하기.

고마워요.

당신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당신이 이러저러 하기 때문이 아니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당신과 함께 할 수 있기에,

당신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집니다.





무엇보다 내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은

지금, 당신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

당신이 태어나 줘서 정말 다행이에요!



시작되는 연인들에게만이 아니고

소중한 연인과소중한 시간을 함께 해 온 이들에게

저는 오히려 시간을 함께 해온 연인에게

그의 존재 자체에 대한 감사함을 생각해 보기 좋은 책이 아닌가 싶어요.

소중한 연인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하기에도

그런 소중한 연인을 곁에 둔 나에게도 

봄날 같은 기분을 불러일으켜 줄 수 있는 예쁜 책,

당신이 있어 다행이에요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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