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새 책 - 절판된 책에 바치는 헌사
박균호 지음 / 바이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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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11년 9월에 출간된 <오래된 새 책>은 나의 첫 책은 아니다. 첫 단독 저서다. 공저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이름이 오른 첫 책은 오마이뉴스에서 나온 <아버지를 팔아 산 핸드폰>이다. 간혹 나를 두고 글을 참 잘 쓴다고 칭찬하는 사람이 있는데 만약 그 칭찬이 아주 립서비스가 아니라면 오마이뉴스에 올린 260건의 기사로 글쓰기 연습을 한 덕분이다. 나의 세 번째 책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를 내면서 오마이뉴스에 올렸던 글을 몇 개 넣었는데 당시의 글을 완전히 다시 써야 했으니, 오마이뉴스에 글쓰기를 즐겼던 15년전에 비해 진전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오마이뉴스는 나의 훌륭한 글쓰기 연습장이었을뿐만 아니라 나의 첫 단독 저서인 <오래된 새 책>을 내게 된 계기가 되어 주었다. 출판사에서 내 글을 보고 책을 내자고 제의를 해왔기 때문이다. 애초에 출판사(바이북스)에서 내게 제안한 기획은 ‘위인’에 관한 것이어서 고심 끝에 전공부야가 아니니 못 쓰겠고 다만 내가 책읽기와 헌책수집을 좋아하니 ‘헌책 수집’에 관한 책을 내면 어떻겠냐고 제의를 했고 고맙게도 나의 제의를 수락해주어서 <오래된 새 책>을 내게 된 것이다.


<오래된 새 책>은 희귀본을 사냥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그 책의 소중함을 말하는 책이었다. 희귀본을 자랑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는 좋은 책’을 소개함으로서 그 책들이 ‘새 책’으로 다시 부활하기를 기대하면서 쓴 목적이 더 크다. 제법 괜찮은 제목이라고 생각하는 <오래된 새 책>은 사실 내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인터넷 서평꾼으로 유명한 <로쟈>님의 인터넷 서재 속의 게시판이름중의 하나였다. 물론 그 게시판은 절판되었다가 다시 재출간된 책들을 소개하는 코너였으며, 우선 로쟈님께 허락을 구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되어 부탁을 드렸는데 고맙게도 <오래된 새 책>이란 말에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라며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생각보다 훨씬 반응이 좋았고 ‘재미나다’라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사실 부족한 점이 많아서 늘 남들에게 선뜻 내세우기가 부끄러웠기도 했는데 ‘희귀본의 부활’이라는 대의를 따지고 보면 절반이상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희귀본의 상당수가 독자들의 염원에 따라 재출간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선물은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가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최근 재출간되었고 일약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일이다. 권정생 선생과 이오덕 선생이 수십년동안 주고받았던 눈물 겨운 사연과 우정이 가득 담긴 이 책을 구하기 위해서 나는 몇 년을 찾아 헤매야 했다. 희귀본을 간신히 구했는데 재출간되는 경우 소장가의 심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 물론 극소수의 소장가중의 한명이라는 뿌듯함이 다소 사라지긴 하겠지만 좋아하는 책의 버전을 더 추가한다는 기쁨과 좋은 책을 더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가 좋지 않은가?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간신히 구한 추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구한 판본은 새로 출간된 새 책이 따로 있다고 해서 그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딸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집을 가는 그날 까지 소소한 일상을 사진으로 꼼꼼히 기록한 <윤미네 집>은 장정과 사진을 덧붙여 새로 나왔고 이 역시 사진집으로서는 드물게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이 사진집의 저자인 전몽각 선생은 순전히 아마추어 사진가이며 심지어 삼각대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이 땅의 모든 ‘아빠 진사’의 조상쯤 되는 분이다. 놀라운 사진기술도, 예술적인 가치도 미미한 이 사진집이 이토록 오랜 사랑을 받는 것은 순전히 자식에 대한 지극한 아빠의 사랑이 깊게 스며있기 때문이다. 원래 판본이 소프트 커버였는데 포토넷이란 출판사에서 하드커버로 멋지게 재탄생시켰다.


너무나 구하고 싶어서 다른 수집가가 구했다는 소식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 벌렁거렸던 이윤기 선생의 <하늘의 문>은 원래 3권으로 구성되었는데 두툼한 단 권으로 다시 나왔다. 이 소설을 이윤기 선생이 다시 손을 봐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결국 개정을 하지 못하고 이윤시 선생은 세상을 떠나셨다. 어쨌든 더 좋은 장정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고 소설가로서의 이윤기의 모든 역량이 동원된 이 책을 많은 독자들이 읽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어를 유려하게 가장 잘 쓴다고 소문난 고종석의 <기자들>은 <빠리의 기자들>이란 제목으로 바뀌어서 다시 세상에 나왔다. 고종석 본인이 신문사 재직시절 프랑스 파리로 연수를 간 경험을 살려 쓴 소설인데 당시 유럽의 정치 경제적 상황과 연수생 기자들의 로망스가 고종석의 글 솜씨가 어우러진 멋진 책이다.


내 인생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준 유일한 책이라고 볼 수 있는 영어어휘 학습서<Word Power made easy>의 번역서도 다시 세상에 나왔다. 영어단어가 무의미한 철자의 나열이 아니고 인간의 역사와 맞물려진 ‘작은 세계사’라는 기본 틀에 입각한 책인데 어휘를 설명한 글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철학의 문구처럼 깊고, 유려해서 굳이 영어공부를 하지 않고 해석 판만 읽어도 훌륭한 독서가 되는 놀라운 책이다. 


<오래된 새 책>을 읽고 ‘읽고 싶은데 읽을 수 없는 책’으로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냐며 질타를 한 분이 적지 않았다. 이제는 그 노여움을 조금은 풀어도 되지 않을까? 물론 아직도 <오래된 새 책>에는 ‘새 책’이 되기를 기다리는 귀한 책들이 적잖이 남아 있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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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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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4년 내내 개신교 서클 'IVF'에서 활동했다. 그런데 스스로 생각해도 웃기는 것은 현재도 그렇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방과 후에 강의실에 모여 예배도 드리고, 초빙 간사의 '말씀'도 듣고, 교제의 시간까지 가진 4년 내내 나는 '믿는 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고향마을에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짐을 싸들고 올라탄 기차 옆자리의 늙수그레한 학생이 '좋은 서클'이니 입학하거들랑 가입해보라는 충고를 듣고 덜컥 가입한 것이 개신교 서클이었고 '주님을 영접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시절 내내 그 동아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틈만 나면 당구와 술에 탐닉하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건전하고 배울 것이 많겠다라는 생각으로 무신론자이면서 무려 4년간 정기적인 예배와 끊임없는 도제식의 일대일 개신교 강의를 참아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그럭저럭 독실한 개신교 서클과 '예수를 믿지 않는 불순한 회원'간의 불안한 항해는 항구를 눈앞에 두고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졸업을 앞둔 추운 겨울 새벽, 그 개신교써클 내에서 나의 훈육을 담당했던 동기 놈이 요란스럽게 기숙사 내 방 문을 열고 나를 깨웠다. Q. T에 가잔다. 그게 뭐냐고 되물었더니 Quiet Time이라는 새벽 기도 모임이라고. 나는 잠을 잘 때 코를 골지 않기 때문에 지금도 충분히 '침묵의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 그냥 내버려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융통성 없는 동갑 훈육선생은 가타부타 말도 없이 나를 아직 어둠기가 채 가시지 않은 교정의 소나무 밑으로 소환해갔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날이 내가 기도를 인도할 차례란다. 그러니까 모태신앙으로 단련된 개신교 고수들은 가만히 눈을 감고 손을 모은 채, 불순물처럼 섞여 있는 엉터리 개신교 흉내쟁이의 기도를 음미하겠다는 말이다. 그날 나의 기도 인도는 그네들에게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최악이었겠지만 그날의 기도는 나로서도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 중 하나였다. 내가 정작 간절히 진심 어린 마음으로 기도를 한 순간은 따로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 나머지 공부를 밥 먹듯이 하던 시절, 집 뒤뜰에 나가 교회에서 구경한 대로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제발 내일 구구단 검사를 하지 않도록 해줍십사'라고 통성기도를 했었다. 물론 평소 '하나님'을 믿지 않다가 답답한 일이 생겨서 갑자기 기도를 해서 미안하며, 만약 이번 기도를 들어주시면 앞으로는 교회에 열심히 나가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오늘 문득 이해인 수녀님의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을 읽다가 '환자의 기도'라는 시에 눈길이 멈춘다.




주님 

제가 아프기 전에는 

당신을 소홀히 하다가

이렇게 환자가 되어서야 

열심히 당신을 부르는 제 모습이 

비겁하고 부끄럽고 염치없어

숨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1967년 종신 서원 이후 수녀원 입회 50년을 맞은 이해인 수녀가 낸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은 이토록 인간적이며 소탈하다. 구구단을 외우는 코흘리개들이 하는 순진무구한 하느님에 대한 '양심'을 입회 50년을 맞은 일흔의 노 수녀님의 시에서 만난 반가움이란 어찌 표현할까 모르겠다.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은 50년간 하느님을 모신 신앙심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는 의지로도 읽히지만, 적어도 내게는 코흘리개들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을 노년까지 잃지 않는 이해인 수녀님의 꽃 같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2008년 암 발병 이후 두 번째로 나온 시집이고, 시의 내용이 '투병 생활'에 관한 것들이 많지만 굳이 '투병 시집'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투병을 다룬 시가 많지만 우울하지 않으며, 태어나고 자라는 이야기보다는 늙고 죽어가는 사연이 많지만 절망적이지도 체념적이지 않다.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의지하지만 주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돋보인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님의 시와 산문은 어둠속에서 조용히 빛을 발하는 촛불이고 허전한 공간을 향기로 채워주는 꽃이다. 그래서 나는 '투병 시집'이 아니고 '동백꽃 시집'으로 부르고 싶다.


'꿈에 본 어머니'라는 시는 이해인 수녀님의 어머니에 대한 그림 움이 사무치게 느껴져서 읽는 이로 하여금 눈물지게 한다.




하늘나라 가신 어머니가

꿈속에 나타난 날은 

꿈에서도 행복하여 

깨어나기 싫어


생전보다 

더 통통하고 동그란 모습으로 

은은한 웃음 머금고

딸을 축복하는 엄마의 모습



12년 전 나의 어머니께서 중풍으로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맬 때가 눈에 선하다. 눈을 감고 의식이 없는 어머니 곁에서 꾸벅꾸벅 조는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엄마'라고 외마디를 내셨다. 그제야 나는 나의 어머니도 몸서리치도록 그리운 누군가의 '딸'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단하디 고단했던 생을 마감할지도 모르는 순간에 보고 싶었던 사람은 어머니의 '엄마'였구나.


몹쓸 병을 얻어 이년 전 세상을 뜬 누이의 마지막 모습도 눈에 그려진다. 갑잡스러운 쇼크로 얼굴이 퉁퉁부어서 힘겹게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맞는데, 깊은 잠보다 더 깊은 의식불명의 상태라는데, 미처 뜨여지지 않는 눈으로 뭔가를 찾는 의지가 역력했다. "지금 엄마를 찾는 거지? 엄마 보고 싶은 거지?"라고 묻는데 누이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나의 어머니와 누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엄마의 모습은 "은은한 웃음 머금고 딸을 축복하는"모습이었을 터이다. 


그렇게 누이를 보내고 홀로 화장터의 뜨거운 화구에 들어갔을 때 우리 가족은 자동차 안에서 추위를 달랬었다. 이해인 수녀님은 당신도 암과 싸우면서도, 수녀원의 동료 수녀님과 친구를 떠나보내면서 가족보다 더 한 진한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가령 '떠난 벗에게'라는 시가 그렇다.




친구야 얼마나 쉬고 싶었으면

흔적도 없이 그렇게 부서져

하얀 가루가 되었느냐?

네 어여쁜 몸이

불가마 속에서 타오를 적에

겁이 많은 너는 얼마나 뜨거웠느냐?

혼자만 갑갑한 곳에 갇히어

얼마나 외로웠느냐?



사람에 대한 사랑이 기초하지 않은, 신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무의미하고 폭력적이다. 아픈 것을, 슬픈 것을 애써 신의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도 공감하기 힘들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에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넘친다. 모든 평범한 사람에 대한 넘치는 사랑이 수녀님을 하느님의 곁으로 더 향하는 징검다리가 되었음을 알겠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 100편과 생활 이야기 100편이 담긴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면서 하느님을 섬기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의 넘치는 사랑을 감당키 어려워 '사랑받는 것도 힘든 일이야'라는 탄식을 자아내는 수녀님은 사실 매서운 추위에서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꽃피우는 동백꽃처럼 사람을 사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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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희귀본을 수집하는 재미로 살았던 때의 이야기다. 거의 3년을 찾아 헤매던 희귀본을 손에 넣었다. 감격에 겨워서 내게 그 책을 양도한 판매자 A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신영복 선생의 《엽서》 이야기가 나왔다. 《엽서》는 희귀본 수집 업계에서 수집가로서의 신분증과 같은 책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수집가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책이란 뜻이겠다. 


그런데 A는 《엽서》가 반드시 재출간이 될 것이며 자신은 그때 구매할 것이고 절대로 비싼 값에 절판된 구판을 사지 않겠단다. 덧붙여서 책이란 게 ‘텍스트’만 확보해서 읽으면 되지 비싼 값에 절판된 판형을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다(당시만 해도 E-BOOK이 활성화되기 전이었다). 나도 격하게 동의를 했고, 재출간이 되면 사서 읽으면 되지 비싼 값에 구판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독서의 본질에서 벗어난 그런 저급한 수집놀이도 하지 않을 것이며, 희귀본이라고 해서 얼토당토않은 비싼 가격에 사지도 않고 오직 책만 열심히 읽겠다는 서로의 신념을 치하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며칠 뒤에 개인 간 헌책 거래 사이트에 신영복 선생의 《엽서》가 판매 리스트에 올라왔다. 가격은 대략 7만 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미친 듯이 예약 댓글을 남기느라 손가락이 얽히고설켰는데 결국 1순위가 되진 못했다. 물론 그 책을 사겠다고 야밤에 남긴 예약 댓글의 행렬 속에서 A의 이름과 연락처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나보다 좀 더 절박했는지 자정이 되어가는 시간인데도 같은 서울이니 당장 달려가겠다고 써놓았다…….


===== 이 글은 제가 쓴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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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부친인 김 아무개 씨는 소작농의 자식으로서 온갖 고생은 다 겪었다. 김 아무개 씨의 부친은 마을에서 처음으로 단발령을 받아들여서 상투 대신 성인 남자의 보편적인 헤어스타일인 하이칼라를 선보일 정도로 신문명에 관심이 많았지만 타고난 가난은 어쩌지 못하고 김 아무개 씨에게 가난을 대물림했다.


김 아무개 씨는 정규 교육은 거의 못 받고 온갖 농사일에 시달렸는데 소년 시절부터 마을의 대소사에 부친 대신 동원되었다. 마을의 온갖 대소 사중에서 그가 가장 힘겨워한 일은 상여 매기였다. 어른들과 키가 맞지 않아서 어떨 땐 상여를 지탱하는 끈이 어깨의 허공으로 다녔지만 또 어떨 땐 상여의 무게가 그의 가녀린 어깨로 집중되어 땅으로 꺼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의 눈에 신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상여를 끈으로 매고 온갖 험난한 길을 온몸으로 버텨야 하는 상여꾼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여 소리꾼은 맨몸에 설렁설렁 걷기만 할 뿐 그 어떠한 힘을 쓰지 않았다. 상여 소리라는 것이 두고두고 쓰지, 변하거나 망자에 따라서 다르게 할 필요가 없으니 한 번만 익혀서 소리꾼이 된다면 평생 편하게 상을 치를 수 있을 것 같았다.


 더구나 흥이 나면 상여에 올라타고 가는 호사를 누릴 수 있을 뿐더러, 어느 순간 상여를 멈추게 하고 상주들로부터 절도 받고, 망자의 노잣돈이라는 핑계로 돈을 뜯어내는 것 역시 소리꾼의 몫이었다. 김 아무개 씨는 소리꾼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상여소리를 배우려고 했지만 그 동네의 소리꾼은 그가 자신의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는지 가르쳐달라는 소리는 가르쳐주지 않고 버럭 화만 내면서 김 아무개 씨를 쫓아낼 뿐이었다.


김 아무개 씨는 잠시 낙심을 했지만 다른 동네에도 소리꾼이 있겠다 싶어서 무작정 길을 나섰다. 인근의 여러 마을을 헤맨 끝에 그는 마침내 소리를 가르쳐주겠다는 스승을 만났다. 그렇지 않아도 궁색한 살림에서 훔친 콩 두어 되로 수업료를 지불했다.


본래 목청이 좋고 상여소리에 대한 동기 부여가 남달랐던 김 아무개 씨는 상여꾼들과 상주들을 애달프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레퍼토리의 상여 소리를 갖추었다.

김 아무개 씨가 특별히 바라던 바는 아니었지만, 수십 년간 상여 소리꾼 노릇을 한 할배가 바람을 맞아서 유명을 달리했고 김 아무개 씨는 냉큼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인근에서 최연소 상여소리꾼에 취임한 그는 그로부터 근 50년간 무수한 망자를 구성진 목소리로 달래 저승길로 데려다주었다. 


그 무수한 망자 중에는 나의 조부모와 아버지도 포함되었다. 그의 상여 소리는 마치 망자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넋두리 같았다. 그는 나의 할아버지가 되었고 할머니도 되었으며 나의 아버지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들려주었다.

김 아무개 씨는 무수한 망자를 음택으로 모셨지만 정작 마을에서는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고 그가 마침내 유명을 달리했을 때 그의 상여를 든 이들은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가 힘겨워 보이는 열댓 명의 노인뿐이었다.


문상을 온 김 아무개 씨의 아들의 친구들이 대신 상여꾼이 되어주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였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장지가 김 아무개 씨의 집에서 멀지 않은 나지막한 산 아래였는데 불행하게도 김 아무개 씨가 반백년 동안 상여소리꾼 노릇을 할 때 그의 자리를 탐내는 젊은이가 전혀 없었고 김 아무개 씨의 아들은 갑작스러운 부친의 죽음에 타동네서 소리꾼을 초빙할 여유도, 의도도 없었다. 


김 아무개 씨가 망자들을 모시고 다닌 마을 골목골목을 거쳐서 마침내 장지에 이르기까지 그의 저승길을 위로한 것은 상여 귀퉁이에 매달린 일제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는 녹음된 소리였다.


===== 이 글은 제가 쓴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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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 무슨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10년 전의 그나마 순수했던 디씨인사이드 ‘도서갤러리’를 먼저 이야기할지, 아니면 적어도 내게는 북스피어출판사를 대표하는 저작으로 기억되는 <아발론 연대기>를 우선해서 이야기해야 할지 , 그도 아니면 지독한 난독증에 시달리던 지난 한 달간을 제일 먼저 이야기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러니까 대략 10년 전 당시까지만 해도 디씨인사이드의 도서갤러리는 서로 도타운 정을 나누던 따뜻한 도서 커뮤니티였다. 오순도순 책에 대한 이야기와 정보를 나누는 따뜻한 공간이었고 책에 대한 고수도 상당히 많았다. 우리가 책에 대해서 티격태격하거나, 도저히 해결 못하는 궁금증이 생겼을 때 , 불쑥 나타나 위기에 빠진 중생들을 현란한 책에 대한 지식으로 우리를 열광케 한 gksrud이란 유저가 그 대표적 인물.


그러니까 2006년 조용하던 도갤이 떠들썩할만한 빅뉴스가 떴는데 기존에 <아서왕 이야기>라고 알고 있던 대작이 <아발론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새로 나온다는 소식. 아서왕의 일대기를 켈트신화를 바탕으로 완성한 판타지 소설이다. 이 8권으로 구성된 이 대작을 ‘아웃사이더’라는 출판사가 무리를 해가면서 겨우 겨우 4권까지 내다가 결국 두 손을 들고 폐업을 해버렸다.


당시 아웃사이더의 직원이었던 김홍민과 직원 몇 몇은 의기투합하여 <북스피어>라를 회사를 차리고 그 대업을 계속 이어가는 패기를 발휘했다. 외부에서 투자를 받는 한편 악전고투를 벌인 끝에 결국 <아발론 연대기>로 이름을 바꾼 8권 전집을 완전히 발간하기에 이른다. 그러니까 망한 출판사가 완성하지 못한 대업을 직원들이 회사를 새로 차려서 완성한 희귀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도서갤 유저들은 화려한 장정과, 멋진 표지 디자인을 가진 완성된 <아발론 연대기>에 열광했고 모두의 로망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북스피어>라는 출판사는 내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었다. 개인적인 기준이긴 하지만 그리고 과학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아발론 연대기>는 시대를 앞서가는 화려한 디자인과 장정을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새로 설립된 <북스피어>가 책임이 질 이유가 없는 <아웃사이더>판 <아서왕 이야기 1권~4권>을 구매한 독자를 위해서 새로 나온 <북스피어>판으로 보상업그레이드 해주는 보기 드문 미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북스피어>의 대표인 김홍민씨가 교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말이 이벤트지 실상은 독자를 공짜로 부려먹기’위해서 기획한 ‘독자 교정자 제도’에도 열광을 했고 실제로 많은 도서갤의 유저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스스로 무급 교정 일을 하게 된 것을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제 8권 말미에 이른바 ‘독자 교정자 제도’에 참여했던 이름을 기재해준 꼼꼼함과 교정에 참여한 답례로 <아발론 연대기>를 선물한 배려는 <북스피어>를 여느 다른 출판사와는 차별되게 인식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출판계의 인사들은 자주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불평과 하소연을 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면 그에 대항해서 더 재미난 책을 만들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인터넷과 스마트 폰을 비롯한 책이 그나마 잘 나갔던 시절에 없던 경쟁자와 맞서서 싸울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며 어찌되었던 살아남기 위해서 책을 더욱 매력적이고 재미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지난 한 달간 나는 소설 한 권을 항상 지니고 다녔지만 당체 읽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인 복잡한 사정도 있었거니와 어쩐지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대신 스마트 폰과 인터넷에 열중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라는 책을 발견했고 이 책의 저자가 10년 전 우리를 열광케 한 <북스피어>출판사의 사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과학소설을 즐기지 않아서 <아발론 연대기>도 감탄과 경외만 했을 뿐 그 비싼 가격에 대한 부담도 되고 해서 사지도 못한 처지였다. 더욱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 때 그’ <북스피어>가 여태껏 살아 있다는 게 신기했고 반가웠다. 10년 동안 잊고 있었던 이름이었던 게다. 그러나 10년 전 출현할 때부터 이미 범상치 않은 출판사와 그 사장이란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출판인생과 주변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니 1초의 주저함도 없이 주문을 했고 받자마자, 들고 다니던 소설책을 집어 던지고 이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나절 만에 다 읽어내려갔다. 역시 기대대로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내용이 가득했다. 인터넷과 스마트 폰보다 더 재미났다. 그의 말대로 앞으로 책이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재미’를 중요한 가치로 인정해야만 한다. ‘재미’라는 것이 굳이 ‘고급지지 못한’것과 동일선상에서 볼 필요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책에 대한 책을 좋아하는 나는 늘 아쉬웠던 것이 정작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드문것이었다. 그래서 ‘열린책들’의 <통의동에서 책을 짓다>를 보석처럼 아끼는데 실로 오래간만에 책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를 만나니 감개무량하다. 이 책에서 ‘야매 출판인’ 김홍민은 매우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계층에게 자신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비전을 이야기 한다. <통의동에서 책을 짓다>가 대형출판사 사장의 진솔한 출판이야기라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는 책과 관련된 모든 계층을 향해서 자신의 ‘험난한’경험을 통해서 얻은 ‘영업비밀’을 과감없이 ‘재미나게’ 말하는 책이다. 


특히 ‘버려지는 띠지에 숨겨 놓은 것’, ‘독자들이 빌려준 5000만 원’ 이야기 등과 같은 북스피어만의 독특한 마케팅방법뿐만 아니라 심지어 책의 마지막 페이지가 반드시 4의 배수인 이유와 판권 페이지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하는 책과 관련된 스프레이식 지식의 향연를 자랑한다.

출판이나 독자들을 위한 제언뿐만 아니라 과거 편집자로 일하는 재미난 일화도 이 책을 읽는 큰 즐거움이다. 가령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가 그렇다.


모 잡지사에 근무하던 때의 일이다. 첫 직장이었고, 나는 경력이 전무한 편집자였다. 모든 일에 미숙하던 시절,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대목은 필자들의 원고를 받아내는 일이었다. 엄연히 마감 시한이 정해져 있건만 열에 두셋은 당연하다는 듯 시한을 넘기기 일쑤였다. 대개 유명한 필자들이라 나로서는 감히 독촉 전화를 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편집부로 전화가 한 통 왔다.


 상당히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체면을 좀 지켜드리자는 차원에서 이분의 이름은 생략하는 게 좋으리라 생각하는데, 글쎄 이러시는 거다. "홍민 씨. 홍민 씨는 왜 나한테 독촉 전화를 안 해? 나는 독촉 전화를 자꾸 받아야 글이 써지는데 당신이 가만히 있으니까 한 글자도 안 써지잖아. 앞으로는 나를 좀 못살게 굴어줘. 제발. 내가 전화하지 말라고 해도 무시하고 전화해야 돼."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잘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당시의 나는 그런 사고방식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김홍민씨가 북스피어 독자 잔혹사라고 부르는 독자 교정이벤트는 사실 독자들에게는

환장하게 참가하고싶었던 재미난 기회였다. 2005년 당시 <아발론 연대기>교정작업에 ‘운이 좋게’ 참가했던 도갤러 <후훗...>씨의 참가 소감을 읽어 보자. 물론 10년전에 작성된 글이다.


<교정 작업 체험기>

제목대로 교정작업 다녀왔습니다. (휘잉~~~) 아마 제가 가장 마지막에 교정보는 사람이 될 것 같더군요. 이번에 이 책을 내는 '북스피어'라는 출판사, 범우사 바로 '위'에 위치해 있더라구요. 서울 안이고 지하철 역에서 가까이 있기는 한데... 찾아가기에는 좀 까다로웠습니다. 


제가 맡은 부분은 7권이었습니다. 8권 전질에 일곱번째라. 그닥 큰 임팩트가 가는 부분은 아니었는데, '성배'와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읽고 교정할 부분 찾아 기록하고, 물어보고... 정확히 한답시고 국어사전, 옥스포드 영영사전 등 이것저것 꺼내들고 들이대보기는 했는데... 휴우... 완성된 책이 아니라 출력된 원고로 하는 것이라 몰입도가 떨어져서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찾기가 엄한 오류 몇 개를 잡으니 뿌듯함까지 느껴지는게... 한 권 분량 잡고 아홉 시간 가까이 걸리더군요.


 (두 번 보느라) 책은... (스포일러는 생략하고...) 상당히 잘 나왔더군요. 일단 표지야... 짤방 보시는 대로 상당히 럭셔리하고... 잘 모르실 '내용' 부분으로 넘어가자면... 울나라 번역본의 가장 큰 문제가 쓸데없이 문장이 길어지는 '만연체'와 번역자의 '문어적 어투' (~한 바이다.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쓸데없이 어려운 '한자어 차용'이라고 생각하는데... 원전이 있느니 만큼 중반부 이후 조금 늘어지는 듯한 인상은 있었습니다만, 문장이 정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최소한 '반지의 제왕' 류의 번역으로 뒷통수 맞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문장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도 흐름이 유지될 정도로 짧게 배치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본문 중에도 문어체 사용을 줄이고 구어체를 구사하여 처음 접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겠더군요. 한자어는, 정말로 대용할 것이 없는 몇몇 단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쉬운 한자어로 바꾸어 표현하였구요. 


'역사물'이라 은근히 긴장했는데, 의외로 술술 읽혀지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야, '로마제국 쇠망사' 읽고 나서 긴장한 탓도 있겠지만, 일반 판타지나 무협 소설 읽을 정도의 reading skill만 있으면 수월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자의 햏력이 상당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전과 1:1 비교를 해보고 싶을 정도로. gksrud님께서 이미 이전 글에 (목요일) 리뷰를 하셨지만, 각주가 정말로 참신하였습니다. 


원전의 각주에 역자주를 첨가한 형태였는데, 심리학 부분까지 건드린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고무적이더군요. 교정 보면서도 '이런 부분이 참 재미있다'는 식으로 의견을 주고받고... 이미 '아더왕 이야기'의 형태로 이전에 읽어보신 분도 각주 하나만 보고서도 따로 구매할 만 하겠더군요. 내용 중에도 많지는 않지만 삽화가 첨가되어 있습니다. 이런 글에다가 책의 장점만 주구장창 늘어놓으면 괜히 '~빠' 다, 뭐다 할 것 같아서 조심스럽기는 한데...  사실, 그닥 큰 단점은 보이지 않더군요.


 '대충대충' 나오는 요즘 책들에 비하자면 노력의 흔적도 보이고, 그닥 좋지는 않은 환경인데도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주인공급(?) 기사의 수가 많다 보니 이름 외우기가 아햏햏하다는 점과 주인공따라 사건이 왔다갔다 해서 조금 정신없던 점, 중반부 이후에 지루하게 전개되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건 원전에서 먼저 제기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살포시 무시하고요. (아, 혹여나 하는 이야기지만, 제가 보기에는 참  좋았다는 겁니다.


 주관 뚜렷하신(?) 도갤햏자님들께서 훗날 책 접하고서 '나 후훗이한테 낚시 당해써' '후훗, 왜 그진말해써' 라고 하면 저, 자방합니다. ㅡ.-;;;) 그런데, 아더왕 이야기에 상당한 양의 기독교적 색채가 입혀져 있었습니다. 원전을 미리 접하지 못한 터라 몰랐는데- 제가 맡은 부분이 성배와 관련한 부분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천축국에 불경 얻으러 가는 손오공 일행의 모험담같은 느낌이 들어버리니... 권선징악적인 내용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문맥 속에 숨겨진 (역자주에 자세한 설명이 첨가되어 알게 되었지만)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 거세(ㅡ.-;;;)하는 부분에선 섬찟함이 살짜쿵 느껴지더군요. 


(본문에서는 '넓적다리를 찔렸다' 정도로만 표현되어 있습니다. 기독교적 사관에 의해 윤색된 것이라고 하네요. 에구... 스포했다 ㅡ.-;;;) 이번 도서가 이 출판사의 첫 사업이라고 하는군요. 그래서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를 계획하고 계시더군요. 이것도 스포일 수 있으므로 말씀드릴 수는 없구요. 아이디어가 참신했습니다. 완성본은 12월 12일 경에 일반 출시될 모양입니다. 권당 가격은 잠정 만 천원. 조금 비싼 감이 있기도 하지만 무려 권당 400페이지 이상인데다 소장가치로 따지자면 저 가격이 과히 비싸겠다 생각이 되지는 않더군요. 


시집 한권에도 칠천원씩 하니... 아, 첫 물량 방출 때 할인계획 있다네요. 찜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그리고 기존에 발행되었던 '아더왕 이야기' 소장하신 분은 교환 및 별도 할인 계획도 있다고 하니...충전 200% 요 사업이 잘 되면 이후 그걸 종잣돈으로 SF 등으로 출판 범주를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계신 것 같더군요. 에셉 팬이라면 제목을 알만한 마이너 소설도 재발간 계획 있다니까... 기대충만. 마지막으로... 저는 먼저 나왔는데, 늦은 시간까지 작업하실 관계자 분, 수고하시라는 말도 못해드렸군요. 혹여, 이 글 보시면 수고하시라는 말 꼬옥 전합니다.   


세줄 요약... 1. 아발론 연대기 교정작업 갔었다. 2. 표지깔쌈. 내용양호, 각주왔다, 삽화뽀샤시, 이벤기대, 12월 12일 발간예정 3. 아더왕과 엑스칼리버에 목마른자, 질러라... 지름신은 이럴 때 도래하는 거시다. 문제제기!!! '할게요' 가 맞나요, '할께요'가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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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6-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더왕이야기를 좋아해서 <아발론연대기>박스세트를 구입했던 일인인데요,,
이 책이 북스피어에서 나왔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ㅎㅎ
책장님 페이퍼 읽고 찾아보니 8권 말미에 도와주신 분들이라고 나와있는데,
교정부분에 13분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네요.
어느분이 후훗님인지는 모르겠지만 교사와 학생들이 많구요...흑묘라는 분도 있군요
책은 언제 사놓았는지 기억이 까마득한데....아직 한권도 못 읽었습니다..ㅠㅠ..
뭐 언젠가 볼 날이 있겠지요...

페이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박균호 2015-06-20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네...반갑습니다. 흑묘라는 분은 당시 고려대 심리학과 대학원생입니다. 지금은 뭘 하고 지내는지 참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