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나왔네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지음 / 한림출판사 / 199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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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이런 책이 다 있었다니. 무려 윗도리 입기에 관한 책이다. 옷을 뒤집어 씀(발단) - 손과 얼굴이 나옴(전개) - 발 한 쪽이 안 나옴(위기) - 몸부림 끝에 가까스로 발이 나옴(절정) - 옷을 다 입음(결말). 충격이다. 옷 입는 게 이토록 기승전결을 갖춘 드라마틱한 활동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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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보아요! 보아요 아기 그림책 10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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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하고 방문을 열 때마다 낯선 인물들이 펼치는 기묘한 사건 현장들이 우리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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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이 본 것은?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0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 그림 / 보림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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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달님이 해님에게 투덜거린다. “난 너무 속상해. 한 번도 세상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 그래서 해님은 달님에게 낮에 본 것들을 소개시켜주기 시작한다. 도시와 시골과 집과 숲, 숲속의 작은 꽃, 개의 앞모습과 뒷모습, 화려한 문양의 양탄자를 두른 코끼리, 새, 표범, 사자, 하마, 도마뱀, 팰리컨 등등. 해님은 으스댄다. “어때, 재미있지? 난 정말 운이 좋아! 이 세상 모든 걸 다 볼 수 있으니까!” 그러자 격분한 달님 왈, “아니야, 너도 못 보는 것이 있어. 나는 밤마다 보지만, 너는 앞으로도 영영 못 볼 걸. 뭐냐구? 바로 어둠이지”

 

어둠은 그 보드라운 겨드랑이 사이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품고 있나. 비록 도시와 시골과 코끼리와 새와 표범과 사자 등속은 볼 수 없어도 밤에는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들”이 보인다고, ‘봄밤’이란 시에서 김수영 시인은 그랬다. 그래서 따스한 어둠 속에 땅속의 벌레처럼 오래도록 가만히 옹크리고 있노라면 “귀여운 아들” 같은 영감(靈感)이 문득 찾아올 거라고. 그러므로 달님은 해님이 좀 으스대더라도 부디 심기 불편하지 말기를. 이면의 비밀을 감지하고 영감을 낳고 새벽을 열줄 아는 어둠에 대해 좀 더 자부심을 갖기를. 창 너머로 보름달이 다사로운 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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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별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1
파블로 네루다 지음, 남진희 옮김, 엘레나 오드리오솔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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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다. 세상에는 소유하고 싶지만 끝내 단념해야 하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포기에서 오는 슬픔을 수용하고 상실감을 견디는 방식의 훌륭한 예를 보여준다. 시인의 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삽화 또한 멋지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패션 센스가 하나같이 수준급인데 이 마을 사람들은 양말 한짝을 신어도 도무지 허투루 신는 법이 없다. 상하의 과감한 컬러매치는 기본이고 감각적인 포인트 컬러와 소품 활용 또한 능란한 가운데 트로피컬룩에서 샤넬룩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고유의 개성있는 스타일을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놀라운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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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너머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0
찰스 키핑 글.그림, 박정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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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뉘엿해져 가는 오후 제이콥은 커튼 사이로 창밖을 구경하고 있다.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길은 '제이콥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세상'이다. 그 길을 사람들이 '쭈그렁탱이'라고 부르는 노파가 지나간다. 그녀가 키우는 개도 보인다. 그 개는 '비쩍 말라서 뼈다귀에 가죽을 뒤집어쓴 몰골'을 하고 있다. 거리를 청소하는 위레트 씨도 지나간다. 조지도 있다. 과자 가게로 들어가는 조지가 제이콥은 부럽다.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말 두 마리가 질주해 온다. 양조장에서 뛰쳐나온 모양일까. 사람들이 말을 잡으러 우르르 쫓아 나온다. 제이콥은 궁금하다. "무슨 일일까? 하지만 나는 이층에 있으니까 안전해." 다행히도 마부가 겨우 말을 붙잡아 세운다. 그런데 이때

 

 

개를 꼭 껴안은 쭈그렁탱이가 보인다. 이 책에서 가장 붉은 장면이다. 사람들이 하나 둘 쭈그렁탱이 곁으로 모여든다. 심상치 않다. 말이 무슨 짓을 한 걸까. "우리 개가 말하고 싸운 걸 거야. 그래, 분명히 그랬을 거야." 하지만 제이콥의 추측은 억지스럽다. 제이콥은 아마도 마음을 편하게 해두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믿고 싶은가보다. 이제 곧 엄마가 차를 끓이려고 이층으로 올라올 것이며, 제이콥은 학교에서 돌아온 누나와 기분 좋게 차를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잔상이 남아서였을까. 자리를 뜨기 전에 제이콥은 유리창에 입김을 내뿜어 그림을 그려놓는다.

 

 

줄줄 흘러내리고 있는 저것은 이슬일까. 피일까. 눈물일까. 제이콥은 알았을까. 몰랐을까. 알고도 모른 척 했을까. 창 너머 세계이기 때문일까. 제이콥은 왜 이런 걸 그렸을까. 어차피 누나랑 오순도순 차나 마실 거면서. 그런데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일까. 여러가지로 모골이 송연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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