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잔타 미술로 떠나는 불교여행 인문여행 시리즈 12
하진희 지음 / 인문산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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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타 미술로 떠나는 불교여행

 

 

아잔타는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 아우랑가바드에서 1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데칸고원의 북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인데. 힌두어로 '인적이 드문' 의 뜻 이라고 한다. 1819년에 인도 주둔 영국군인 존 스미스 일행이 이곳에서 호랑이 사냥을 하다가 석굴을 발견, 1893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1983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한다.

 

아잔타 석굴은 길이가 총 1.5 킬로미터의 말발굽 형태를 하고 있고, 석산의 높이는 70미터 정도 되며, 기원전 1~2세기경부터 사원이 조성되기 시작해 기원 전후 7세기까지 약 900여 년 동안 29개의 석굴이 조성되었다 한다. 이곳은 고대인도 회화의 오래된 역사를 담고 있으며, 아시아 회화사의 중요한 미술사적 자료의 산실인 것이다.

 

아잔타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차야티야> 와 <비하라> 다. 불교 석굴 사원은 크게 예불을 위한 공간으로 둥근 천장과 불법을 상징하는 탑이 중앙에 자리한 <차이티야> 와 승려들이 기거하는 승방으로 모임을 위한 넓은 대중 홀과 작은 방인 <비하라>의 두 가지 형식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 특히 아잔타 석굴은 건축공법과 아름다운 벽화와 조각으로 불교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며, 시기적으로는 불교의 전성기부터 쇠퇴기까지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고 한다.

 

그 다음은 그림의 주제인 <자타카>인데, 이는 부처의 전생을 말하는 것으로 석굴의 벽, 기둥, 천장 등 사원 전체에 부처의 다양한 전생이 묘사되어 있다. 기본적인 4가지 색채 흰색, 노랑, 빨강, 검정과 초록, 파랑의 총 6가지 기본 색채를 이용하여 웃음, 경이, 격앙된 감정이나 두려움 등을 표현하고 어떤 내용이나 구성, 순서에 구애됨이 없이 화가 자신의 느낌대로 자유롭게 예술가의 열정과 몰입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석굴들을 옮겨 다니며 감상하기 위해서는 미리 석굴 번호와 어떤 자타카 이야기가 그려져 있는지 적은 노트를 준비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1부에서 이런 기본적인 설명과 불교미술 시기별 특징이나 감상방법 등을 설명한다. 2부에는 본격적으로 각 석굴에서 보이는 <자타카> 만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며 그림의 구도와 이야기, 작품 설명을 해주고 있고, 3부에서 아잔타 석굴에 나타난 인도의 미학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며 이야기를 마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석굴도, 불교미술도 처음 접해보았기에 모든 것이 신기했다. 생생한 칼라 사진들은 몇 세기가 지나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그림들로 그 시대의 예술가들이 어떤 생각과 방법으로 작업을 했는지, 그 안에 들어있는 부처의 생애를 통해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자 했는지 정말 눈에 보이는 듯한 느낌으로 설명을 해준다.

 

우리나라 절에 가면 보이는 작품들인 탱화나 불상, 탑이나 나한들의 조각된 모습만 보다가 다양한 불교예술의 정수를 접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고, 부처의 전생의 여러 모습들은 깨달은 자 이기 전에 한 인간인 부처의 모습을 보여주어 이도 참으로 신선했다. 정말 많은 사진들과 자세한 설명은 작품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나중에 꼭 실제로 가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교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인도여행을 앞두고 있거나 인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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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식탁 - 우리는 식탁 앞에서 하루 세 번 배신당한다
마이클 모스 지음, 최가영 옮김 / 명진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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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식탁

 

<설탕, 지방, 소금 거대한 식품업계에 숨은 진실>

 

 

 

여느 때 보다 먹 거리에 비상이 걸린 듯하다. 중국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이 못 먹을 을 것들이 수입되고, 벌써 잊힌 미국의 미친 소 수입문제, 일본 발 방사능 오염 농수산물, 케이블 TV 음식 프로그램의 '제가 한번 먹어 보겠습니다' 가 장안에 화제가 될 만큼 음식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일들과 웰빙 현상이 겹치면서 유기농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졌는데, 이도 과연 믿을 만한지 의심이 된다.

 

아침 TV프로그램을 보면 늘 건강에 대해 집중적으로 방송이 되는데, 대체적으로 암, 비만, 성인병에 대한 것이 많다. 성인병의 원인은 대부분 비만이니 운동과 다이어트, 식생활 개선과 건강에 좋은 음식들에 대해 주로 방송이 되고 있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는 비만이나 성인병, 고혈압 등의 질환에 '소금'을 연결시키는 것을 많이 보아 왔는데 젓갈이나 김치, 국이나 찌개를 주로 먹는 고유의 음식문화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책 <배신의 식탁> 을 읽으며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집에서 거의 밥을 먹지 않는다. 대부분 매식이나 외식을 주로 하고 청소년들은 인스턴트 음식을 주로 먹는다.

 

<배신의 식탁>에 의하면 기업들이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인스턴트식품, 데우기만 하면 되는 레토르트 식품들은 정말 나트륨의 창고나 다름이 없다.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소금의 '나트륨' 성분 때문인데 나트륨 성분을 줄이기 위해 염화칼슘을 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고작 몇 %를 줄이고 '저 염식' 이라는 이름을 붙여 건강식품 인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많은 나트륨 섭취를 오로지 '개인의 식습관' 문제로 넘기고 있다.

 

음식의 맛과, 기호, 풍미는 <설탕, 지방, 소금>이 좌우한다. 예전에 학교에서 혀의 미각 지도를 한번 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지도는 틀렸다! 맛은 혀의 각각 한 귀퉁이의 자리에서만 특정한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맛을 느끼는 세포들은 입안과 식도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특히 단맛, 짠맛은 맛보는 순간 중독성 있는 성분을 섭취할 때와 똑 같은 뇌의 부분을 자극한다. 즉 우리는 '중독'의 황홀한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 모든 것을 자신들이 투자한 연구소의 학자들을 통해 광범위하게 실험하고 '지복점' 이라고 하는 '감각적인 만족감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 최적의 농도'를 찾아내 제품들을 생산해 왔다.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태어나면서 '단맛'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를 이용하여 어렸을 때부터 설탕을 들이 부은 과자, 시리얼, 음료수 등을 소비하게 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편리성'을 무기로 갖가지 마케팅 기술을 구사하여 제품들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예전에 우연히 아이들이 먹는 과자를 먹어보고 과하게 단 맛에 놀란 적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단맛에 길들여지면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그 이상의 단맛을 원하게 된다.

 

지방은 더 하다. 얼마나 많이 넣는다 하더라도 먹는 사람은 그 차이를 알 수가 없다. 이는 설탕과 소금을 비롯한 각종 첨가물들을 지방 뒤에 교묘하게 숨길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설탕, 지방, 소금의 문제가 건강문제로 불거질 때 마다 업체들이 선택한 방법은 좀 더 몸에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지복점을 이용하는 방법을 이용하거나, 정치권에 압력을 구사하여 문제를 회피하는 것, 또는 마케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었다. 설탕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 설탕을 미량 줄이고 다른 식품첨가물이나 지방, 소금을 더 넣는 방식을 쓴다던지, 소비자들의 개별 식습관으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식사대용이던 제품을 간식으로 바꾸는 등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예를 들면 3%의 지방을 2%로 낮추고 저지방이란 라벨을 붙여 건강식이라는 느낌을 주거나, 설탕으로 범벅된 시리얼의 이름에서 그냥 설탕을 지칭하는 이름을 빼고, 소포장으로 바꾸면서 칼로리가 낮은 듯한 인상을 주며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식이다.

 

이 책 <배신의 식탁>은 설탕, 지방, 소금과 관련하여 그동안 식품업계가 얼마나 소비자를 기만하고 농락했는지 그 자세한 과정이 담겨있다. 식품업계는 늘 건강에 좋은 식품을 만들어 낸다는 이미지를 꾸미고 반대편에서는 조직적이고 과감하게 소비자를 속여 왔다. 비만, 성인병 등의 문제를 개인의 식습관이나 식탐으로 돌리고 그 뒤에서 교모하게 이 세 가지에 '중독' 되게끔 만들어 온 것이다.

 

단지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것을 뛰어넘어 이 책은 식품업계가 어떻게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중독되도록 조작해 왔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수많은 사례들과 실험들, 마케팅 사례들이 그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는 '비만'이 될 수밖에 없고, 각종 성인병들을 달고 살 수 밖에 없는 '구조' 속에 빠져 있는 것이다.

 

힘들겠지만 로컬 푸드를 이용하여 직접 요리하는 방식, 업계에서 교묘하게 폄하해온 한국인의 식습관을 지켜가는 것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고 상술에 놀아나지 않는 방법인 듯하다. 또한 식품관련 법들을 개정하거나, 재정하는 것에 압력을 가하는 등 소비자로써의 직접적인 권리행사도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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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 - 아파트 빌라에서 제대로 키우기
타마키 미케 지음, 이윤혜 옮김 / 보누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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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

 

 

 

저는 길고양이 4마리와 10년째 동거중인 냥이 엄마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첫째 미지와 10년 되었고, 나머지 고양이 미오, 미로, 미노 이렇게 차례차례 한 가족이 되었어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미로를 데려 왔을 때 나중에 보니 임신 중이었더라고요.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보리였는데 4살 정도 되던 올해 4월에 신부전증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지요. 원래 5마리였다가 다시 4마리가 된 거예요.

 

고양이들은 우리 부부에게 오게 된 사연도 가지각색입니다. 미지는 길고양이가 낳은 6마리 새끼 중 하나였고, 미오는 눈만 겨우 떴을 어린 시기에 엄마를 잃어버린 채 우는 걸 데려와서 분유 먹여 키웠고, 미로는 원래 우리가 밥을 주던 길고양이였는데 얼마나 살갑게 구는지, 나중에는 아예 집 앞에서 죽치고 살더군요. 그래서 데리고 들어왔죠. 미노는 한 지인이 구조했다가 자기 가족들이 반대한다고 그냥 무작정 우리에게 데려다 놓는 바람에 얼떨결에 가족이 되었고요.

 

처음엔 저도 마냥 좋았던 건 아니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고양이들이 우리를 선택한 경우예요. 자기들이 먼저 다가와 정을 내며 기다리고, 졸졸 따라다니고, 배고프다고 울어서 밥을 줬고, 비가오니 박스를 씌워준 것이 다였거든요. 당시 저는 저 하나 입에 풀칠하지도 못한 터라 고양이 입양을 상상도 못했어요. 거부하고 외면하려해도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돌이켜보면요. 그래서 초기에는 우리 첫째 미지 고생을 많이 시켰어요. 중성화 수술도 못시켜서 발정 날 때마다 괴로워했고, 좋은 사료도 못주고 병원은 엄두도 못 냈으니까요.

 

그렇게 서툴게 지내면서 제 형편도 나아지고, 문득 정신차려보니 고양이는 5마리로 불어있었죠. 한 10년 되니 이제야 고양이들과 어떻게 소통하면 되는지,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양이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고, 애완동물이 아닌 진짜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제가 주는 사랑보다 더 많고 큰 사랑을 주는 고양이들에게 늘 고마워하며 지내게 되었죠.

 

물론 이렇게 될 때까지 순탄 한 것은 아니었어요. 중성화 수술을 꼭 해야 하는지, 화장실과 사료, 목욕, 소통 문제, 미칠 것 같은 털, 발톱 갈기, 병원비 등등으로 언제나 고민의 고민을 하여야 했답니다. 올해 처음으로 고양이가 아픈 것을 지켜봤고, 또 처음으로 죽음을 경험했는데 그 아픔은 또 이루 말로 하진 못해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이 책<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 1장과 2장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10년 쯤 되니 이제야 고양이에 대해 좀 알 것 같아요. 고양이는 개와는 달라요. 인간과 개는 주종, 서열이 있는 관계이지만 고양이는 인간 대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과 비슷해요.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주인을 못 알아본다' 는 등의 말이 있지만 그것은 고양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말이랍니다. 고양이와 인간 사이에 주종 관계는 없어요. 그냥 한 '존재 대 존재' 로 만나는 것이랄까요. 그냥 그 둘 사이에, 그 둘만 아는 특별한 관계가 형성이 되는 것이지요. 이 이야기는 <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88p에 짧게 나와요. 저는 이점이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내가 다른 어떤 사람과 산다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가장 잘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알기위해 관심을 가지는 것' 등이 아니겠어요? 고양이도 그래요.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그래' 라는 생각은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독립적이고, 깨끗하고, 예민하지만 이것도 고양이 마다 다 달라요. 우리 냥이 4마리만 봐도 성격이 다 다르고, 좋아하는 사료, 잠자는 버릇, 화장실 사용법, 장난치고 노는 버릇, 성격, 상처받는 부분,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모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고양이 마다 그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기다리고, 얘기를 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심지어 미로는 늘 친하다고 생각해왔음에도 불구하고 5년이 넘은 최근에서야 '정말 나를 받아들여 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렇듯 둘 사이에 '진정한 관계' 가 형성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지도 몰라요. 이런 내용들은 <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3장과 4장에서 다루고 있네요.

 

고양이를 데려올 때 야생의 아이를 가둬 학대하는 건 아닐까, 중성화 수술을 시킬 땐 나 좋자고 애들한테 끔찍한 일을 저지른 건 아닐까 하는 고민들을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 책의 저자가 한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이미 인간은 자연을 자기들 멋대로 개발하고 이용하고 야생동물들이 살 공간을 잠식해 가고 있죠. 이 상황에 시골이 아닌 도시에 고양이들이 야생 생활을 한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 아닐 수가 없어요. 지금도 우리 동네에 길고양이 밥 주는 문제로 주민들이 싸우고 있고, 반대하는 쪽은 쥐약으로 고양이들을 다 죽여 버리겠다는 말도 쉽게 하는 것을 보면요. 이 내용은 <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1장에서 2, 3장은 비슷한 내용들도 다루고 있네요.

 

 

저는 이제 고양이들의 죽음도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요. 한 녀석을 떠나보내며, 아픈 아이 한 녀석과 살고 있는데다 첫째 미지는 이미 내년이면 11살이 넘으니까 '죽음은 마지막이 아니라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제가 한 3년 우울증에 시달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고양이들도 다 함께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애들이 왜 하루 종일 잠만 잘까?' 하는 생각밖에 못했는데, 그렇게 인간과 고양이는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는 존재이며, '어떻게 관계 맺는 가'에 따라 서로를 하나의 '존재'로써 성숙에 깊이 관여할 수도 있는 사이가 될 수 있다는 거지요.

 

 

 

이 책 <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는 그런 좋은 관계가 될 지도 모르는 인생의 반려동물, 친구와 가족을 맞아들이는데 아주 좋은 교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물은 사고파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들도 상처받고 사랑하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생명체이며, 그런 관계가 될 수 있는데, 어찌 쉽게 사고팔고 버릴 수가 있을까요? 모든 일에는 깊은 책임이 있으니, 고양이를 가족의 일원으로 들일 계획이 있거나, 어떤 목적으로든 이미 받아들였으면 끝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정신을 무장하길 바랍니다. 저도 그래요.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함께 할 수 있기를, 제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고양이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나, 입양할 계획이 있다면, 이미 입양 후라도 꼭 근처에 두고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어요. 제가 10년간 겪었던 고민이나 어려움들이 정말 소소한 것 까지 잘 설명되어 있네요. 왜 집에서 키워야 하는지, 중성화 수술은 왜 필요한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며, 어떤 물품이 필요하고, 얼마만큼의 비용이 들며, 대체적으로 어떤 성격이나 특징이 있는지, 이사를 가서 환경이 바뀌거나, 결혼이나 출산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어떤 것을 먹이고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하는지 정말 필요한 사항들이 빠짐없이 적혀 있어요.

 

저는 이 책과 더불어 애니멀 커뮤니케이팅에 관한 책도 여러 권 읽어보시길 권해요. 저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박민철>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아멜리아 킨케이드>를 읽어보았는데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고양이가 죽고 나서 마음을 추스르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너의 마음이 궁금해 http://africarockacademy.com/10146688426

 

 

애묘인이 늘고, 길고양이와 유기 동물을 보호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고양이를 키우다 동물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지금은 되도록 채식을 하고 모피나 동물 털, 가죽으로 된 옷, 신발, 가방들도 되도록 사지 않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어요.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죠. 어쩌면 기적인지도 모르겠어요. '미지'라는 길고양이 한 마리의 만남이 이렇게 제 인생을 바꿔놓을 줄 누가 알았을까요.

 

 

고양이와 동물들, 사람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일까 합니다. 이 책을 읽게 되어 참으로 좋았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도 많았지만 우리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고, 10살 넘은 노령묘의 생활과 심리상태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께 읽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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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헤이스 두 번 죽다 모중석 스릴러 클럽 34
마커스 세이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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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헤이스 두 번 죽다

 

 

차가운 바다. 한 사내가 지독한 추위 속에 눈을 뜬다. 그는 안간힘을 다해 바다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친다. 몇 번을 까무러치며 물 밖으로 나와, 길 가에 세워져 있던 차 속으로 들어가 히터를 틀고 정신을 잃는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차가운 물속에서 깨어났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겨우 추위에서 벗어나 차안의 잡동사니 등을 보며 <대니얼 헤이스> 라는 이름을 찾아내고 자신이 바로 그 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정황상으로는 자살을 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왜 다시 깨어나 살려고 발버둥 치는지, 대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 끔찍한 추위 속에 바다에 빠져버렸는지 알길 이 없다. 일단 본능적으로 차를 몰고 근처 모텔에 들어가 혼란스러운 몸과 정신을 추스르려 한다. 그러나 이내 그는 경찰에게 쫒기는 신세인 것을 알게 되고, 보안관의 눈을 피해 달아난다.

 

꿈속에서 보이는 단편적인 영상, TV드라마의 여 주인공으로 보이는 여자의 흔적을 찾아 그는 무작정 길을 나선다. 그러면서 점점 -단편적인 조각이기는 하지만-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한편 '대니얼 헤이스' 를 찾는 두 사람이 더 등장한다. 한 남자와 변장한 한 여자. 이 둘은 각기 '대니얼 헤이스' 의 흔적을 찾고 있고, 그의 목숨을 노리는 듯하다. 그에게 무슨 사연이 있어서 경찰부터 킬러로 보이는 자들까지 그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일까?

 

그러는 과정에서 그가 자신이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쫒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욱 극심한 혼란에 빠져든다. 그는 드라마 작가였고 아내는 유명한 배우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작가는 독자들을 더욱 긴장과 의문의 상태로 몰아간다. 그의 기억 속에서 그는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했고, 자신이 바다에서 탈출하기 바로 몇 주 전까지도 행복했다는 증거들을 찾았는데 말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누구인지, 과연 자신이 아내를 살해했는지, 그렇게 사랑한 아내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 <왜 그들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알기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면서 추리소설에서 그러하듯 한 번의 반전, 그리고 또 한 번의 반전을 주며 독자를 놀라게 한다. 그리고 결국엔······.

 

이 소설의 축은 세 가지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내가 하는 것과, 자신의 아내를 과연 누가 살해 했는가 그리고 그 사이에 어떤 진실이 숨어있는가 하는 것이다. 연예계의 어두운 면도 살짝 씩 보이고 추격전도 긴장감이 있다. 반전 스토리도 꽤 괜찮았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인공들의 심리를 조금 길게 묘사한 것이다. 그런 심리묘사를 조금 줄이고 분량을 3분의 2정도로 줄였으면 긴박감이 배가되고 읽기도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도 그렇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찾는 과정 속에서 긴장감을 주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과연 주인공은 범죄를 저질렀는지, 누명을 쓴 것인지, 어떤 사연과 <반전>이 있는가에 따라 극적인 재미가 달라진다. 이 소설은 자신이 왜 자살을 하려고 했는가, 자신이 아내를 죽였는가에서 의문이 시작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행동 할 수도 없고,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 어쩌면 자신의 어두운 면을 볼 수도 있는 것이기에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그 누구도 믿을 수가 없는 것에 극적인 재미가 있다.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이유든 자신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은 자신이 죽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반대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과거의 자신을 미래에 두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지 모른다. 우리에겐 언제나 기회가 있다. 과거의 자신이 어떠했든 우리는 현재의 자신, 그리고 미래의 자신을 선택할 수가 있다. 꼭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아도 말이다. 소설도 좋지만 영화로 만들어 져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오히려 영화로 보면 더 재미있는 반전 영화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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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암산법 - 6시간 만에 끝내는 초간단 암산 비결!
미즈노 준 지음, 김현우 옮김, 김휘태 감수 / 좋은날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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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암산 법

 

 

얼마 전 인터넷에서 신기한 방법으로 수학문제를 푸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인도는 구구단이 아니라 19단 까지 배운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놀라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수학 선생님이 한분 계셨는데, 백 단위 곱셈도 몇 초 만에 뚝딱 암산하시는 것에 모두 신기해했다. 그 선생님의 암산 실력의 비밀은 바로 '주산'이었다. 나도 어렸을 때 주산학원에 다닌 적이 있는데 연습을 안 해서 그런지 좀처럼 급수가 늘지 않아서 조금 다니다 그만 두었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여러 가지 생각들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그 멋진 선생님, 신기한 인도 수학, 주산 등에 관련된 추억과 나의 비참한 수학과 숫자에 관한 능력도. 그리고 일치감치 숫자와 담쌓은 나처럼 머리가 굳은 사람에게 참 으로 딱 맞는 책이다. 여러 가지 신기한 방법으로 '암산'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앞서 말한 인도 수학은 '베다' 수학이라고 한다는데, 이 책 맨 첫 번째 암산에 소개되는 방법이다.

 

<기적의 암산 법>은 이런 베다 수학을 비롯하여, 암산법이라고 할 만한 요령을 거의 모두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쉽고 기초가 되는 <11을 곱할 때 가운데를 벌린다.>를 시작으로 <뺄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암산 법>등의 1초 암산 법,<11에서 19까지 구구단 암산 법>, <통분 암산 법> 등의 3초 암산 법,<세 자릿수와 한 자릿수를 곱하는 암산 법>,<곱셈 법칙을 이용하는 암산 법>등의 5초 암산 법으로 간단한 방법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으로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며, 중간 중간 <거스름돈 계산하는 방법>, <더 이익이 되는 피자의 크기> 등 실 생활에 바로 적용이 되는 암산법도 가르쳐 주고 있다.

 

 

 

물론 요즘은 계산기가 모든 계산을 다 해주지만, 이 책 앞에도 적혀있는 것처럼 우리는 너무 경직된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배우는 정식, 정석의 방법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때론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방식을 떠올리는 것조차 방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많은 법칙을 다 외워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3~4가지의 법칙은 몇 번 반복하면 금방 할 수 있고 '앗! 이런 방법이' 하면서 놀라게 되는데 그 다음부터는 앞의 방식을 머릿속에 그려야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을 다 읽어 보았다고 해서 바로바로 암산이 되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내 몸에 익고 진짜 내 것이 되려면 그만한 대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 결론은

1. 암산을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2. 이 책에 제시된 방법만 알면 우리가 '정석'으로 배웠던 방식보다

    몇 배는 훨씬 쉽게 암산을 할 수 있다.

3. 그러나 이를 익히는 데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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