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내손으로 성형하기 - MBC 불만제로도 불만 없이 돌아간 착한 골근테라피 내 몸을 살리는 시리즈 6
위수영 지음 / 씽크스마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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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내 손으로 성형하기》

 

 

 

 

 

 

내 손으로 성형을? 책 이름을 들었을 때 바로 떠오른 생각이다. 연이어 당치도 않은 말씀을! 이 생각이 떠올랐고. 아마 저자도 이런 오해를 많이 받았나 보다. 책을 펼치면 왜 이 말이 신빙성이 있는지, 대체 어떤 근거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말인지 세심하게 설명하고 있으니까. 설명을 읽어보니 영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또한 이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을 했다고 하니 처음에 들었던 의문은 살짝 밀어놓고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은 골근 테라피, 골근위 뷰티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프롤로그에서는 골근 테라피를 수기성형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 기초하고 있는 이론, 이를 증명할 석고모형과 의료용 3D CT촬영의 예를 보여주고 있고, 이 테라피를 통해 효과를 본 6명의 체험수기가 실려 있다. 이어 본문에서는 총 4개의 장에 걸쳐 집에서 스스로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진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1장에서는 테라피를 하기 전 알아야 할 기초사항들인 기초해부학, 이상적 얼굴 비율, 기본 준비물, 기본 테크닉을 설명하고 있고, 2장에선 얼굴 골격을 작고 매끈하게 만드는 방법, 3장은 얼굴 근육과 피부를 탱탱하고 환하게 하는 법, 3장은 어깨와 다리를 가늘고 날렵하게 하는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으며, 각 장의 끝에서는 샤워하면서 할 수 있는 몸의 관리들을 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골근 테라피는 기본적으로 근육역학과 기전, 동양의학의 음양오행과 경락학설을 이론적 배경으로 하여 뼈와 근육 위의 피부를 자극하는 관리방법이라 한다. 우리 몸은 뼈와 근육, 근막 등의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인체의 골격 어느 부분에 생긴 문제는, 그 부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 테라피를 통하여 아름다움을 되찾는다는 형태교정 뿐만 아니라 기능개선과 통증경감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이 테라피의 효과는 참으로 광범위한데, 변형된 얼굴의 뼈와 근육을 자극하여 뼈세포 자체의 교환 관리를 돕고, 혈액이나 림프 등의 순환이 활성화 되어 모세혈관의 울혈을 방지할 수 있으며, 딱딱하게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부종을 일으키는 체액을 감소시켜 근육의 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고, 전체적인 순환을 좋게 하여 내부의 자연치유력을 강화하고 인체의 음양평형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한다. 

 

 

필요한 것은 마사지용 오일뿐이다. 아침저녁 하루 2번, 한 세트에 3~5분정도 꾸준히 지속 한다면 성형처럼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드라마틱한 경험은 할 수 없을지 몰라도 큰 탈 없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손 사용법과 손끝의 압력, 반복 횟수와 속도조절인데, 이 또한 하다보면 자신만의 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몇 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요통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몸살림 생활운동'을 접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수련을 할 때 몸, 특히 뼈의 균형과 근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뒤틀린 뼈를 바로잡는 수련과 바른 자세로 생활하기를 1년 정도 한 후 요통을 치료하고 면역력도 많이 좋아진 경험이 있다. 이 테라피 또한 결국 근본 원리는 같은 것 같다. 그래서 굳이 과학적인 방법을 증명하지 않더라도 방식에 신뢰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이 해주면 야 너무나 좋겠지만 이 책을 보면서 스스로 몸의 균형을 되찾고 통증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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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 편집된 사실 뒤에 숨겨진 불편하고 낯선 경제
윤석천 지음 / 왕의서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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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특히 주식에서 경제가사에 난 후 어떤 종목을 사거나 팔면 이미 늦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부동산관련기사도 마찬가지고 특히 무엇을 사고팔거나, 가치를 책정하는 것에서는 다 마찬가지라고. 혹은 어떤 사람들은 '언론 플레이' 라고도 한다. 뭔가 힘 있는 특정 집단의 필요에 의해 분위기를 조성하려할 때 가장먼저 경제기사를 이용한다고. 이런 경우는 특히 '개미'라고 대변되는 어리숙한 집단을 겨냥할 때가 많은 것이라고 말이다.

 

실은 가만 생각해 보면 완전히 잘 못된 말은 아닌 것 같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늘 주식 관련 채널을 틀어놓고 산다. 그리고 안전하지 않은 비슷한 소식통의 정보에 기초해 어떤 주식을 얼마나 사고팔지 결정한다. 그 정보가 정확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익을 보아야 하지만, 개미들 중에 그런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예로 가장 가깝게는 우리 아버지도 피해자다. 아버지는 한창 주식이 호황일 때 친척분의 권유로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우리아버지는 경제에 문외한이셨다. 당연히 신문기사나 방송채널에서 정보를 모았고, 비슷비슷한 친구 분들이 큰 비밀인 냥 전해주는 정보에 의해 투자를 하다 결국 많은 '개미'들이 그렇듯 '쪽박'을 차셨으니 말이다.

 

 

그 이후 이를 만회하려 또 투자를 하시려는 아버지를 말리려 우리 가족들은 참 많이도 애를 썼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 때 암울했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다른 여러 이유들과 겹쳐 이미 그때부터 울화병이 나신 상태고 자식은 자식들대로 아버지의 울화를 풀어드리지 못해 늘 전전긍긍인 상태이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이 책《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은 이런 이유로 읽게 된 책이다. 경제기사와 방송채널에서 말해주지 않는 그 28가지가 무엇인지, 우리가 '정보'라고 믿고 보는 기사에서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정말 경제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기사에 문제가 있는 것이 맞는지 그것을 알고 싶었다.

 

 

 

경제기사의 문제점은 앞서 말한 '아버지의 일화'에도 숨어있다. 누구나 신문기사, 방송매체 등의 대중매체는 진실하며, 또 '선' 하다고까지 생각한다. 그러니 기사나 방송에 나온 말은 철썩 같이 믿고, 이 정보에 거짓이나 의도적인 방관이 스며있다고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보'는 각색되기 마련이며, 특정 단체나 글쓴이의 의도나 생각에 따라 왜곡되기도 한다. 글쓴이도 결국엔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며, 또 어떤 단체, 영리기관에 소속된 사람이므로 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그렇다. 또한 글쓰기와 말하기는 가장 정치적인 것이며, 정치는 필연적으로 '선전'을 동반한다. 때로 가공할 수 없을 땐 '팩트'만 전달하기 급급한데, 이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2013년 기사 중 <박 대통령, 하반기 경제 정책 '규제완화⟶투자 활성화' 집중>이라는 구절을 보자. 이 기사의 내용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실은 것으로, 상반기 경기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 놓았지만 침체 국면인 경제 상황의 회복 기미가 뚜렷하지 않아 하반기에는 대폭적인 규제 완화로 경기회복을 유도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있는 그대로의 팩트를 담고 있지만 읽는 사람은 규제를 완화하면 투자가 활성화 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며, 이는 과거의 '규제'가 투자 활성화를 저지해 왔다고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규제가 악인가', 과연 규제를 풀면 '투자 활성화' 를 통해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전 이 대통령 때 수없이 시행한 규제 완화책이 실패로 돌아간 예를 들며 경제기사는 단순히 텍스트만 분석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사가 말하는 것에 끊임없는 의문을 가지고, 기사가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목적, 즉 경제기사를 읽는 것을 넘어 '사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써진 책이고, 이를 기준으로 총 5가지 챕터에서 실제 기사들을 분석하고 있다.

 

 

1. 경제 기사를 돈을 잃게 하는 통로다

2. 경제기사는 기업의 본질을 외면 한다

3. 경제기사는 거품 낀 꿈과 희망을 선물 한다

4. 경제기사는 성장의 역설을 외면 한다

5. 경제기사는 거시경제를 축소하고 왜곡 한다

 

 

이 큰 주제들 안에 5~6가지의 소주제들을 선정해 살펴보고 있는데, 물가 상승률이 세금이며, 인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을 부르고, 혁신의 상징인 애플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동자의 눈물이 있다는 것, 노키아가 몰락한 핀란드를 보며 삼성이 몰락하면 한국은 어떻게 될지 예상해 보며, 기부가 일상화 된 나라가 오히려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는 역설 등 재미있고 꼭 필요한 경제관련 이슈들을 살펴본다.

 

 

내용은 의외로 딱딱하지 않고 아주 재미있다. 어려워서 보지도 않았던 경제 기사에 숨어있는 진짜 내용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어 좋았고, 상식으로써의 경제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경제기사를 제대로 읽는 법> 이라 해도 좋고, 경제자체를 공부할 수 있는 교양서로도 좋겠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글쓰기는 정치적인 행위임을 밝히며 많은 질문들과 반론들이 넘쳐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나는 아직까지 반론까지 할 수준은 못되지만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의 챕터를 시작으로 좀 편하게 읽어도 무방한, 생각할 거리들도 많이 던져주는 아주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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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검은숲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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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나는 소설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 특히 역사나 전설 등이 가미된 역사 팩션 혹은 추리소설을 참 좋아한다. 이 소설《덴카와 전설 살인사건》또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여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읽게 된 책이다. 게다가 최근에 이 소설의 소재가 된 '노가쿠' 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어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노' 혹은 '노가쿠' 라고도 하는 일본의 정통 극은 움직임이 극도로 절제되고, '노멘'이라고 하는 탈을 쓰고 하는 음악극의 일종이다. 예전에는 야외에서 행해졌다고 하는데 현재는 일반 공연장에 '노'공연만을 위해 지어진 특별한 무대에서 행해진다고 한다. 객석에서 무대까지 건너오는 다리, 무대 뿐 아닌 객석 또한 극의 일부분이며, 절제된 동작과 음악이 어우러진 아주 독특한 공연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우리의 하회탈춤이나 봉산탈춤이 아주 동적이고 흥을 돋우는 것이라면 노가쿠는 무언가 숨 막힐 듯 정적인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끔 한다고 해야 할까?

 

 

소설은 많은 부분을 이 노가쿠와 노멘, 극이 만들어지게 된 역사적 배경과 이를 연기하는 가문과 배우들을 설명하는데 쓰고 있는데 이는 소설 속 살인사건을 더욱 신비롭고 긴장감 넘치게 만들고 있는 아주 중요한 장치다. 이 소설 속 아주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는 '덴카와 신사' 또한 마찬가지다. 이 소설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 진 뒤 이 산사에 많은 관광객이 몰린 이유로 납득이 된다. 저자는 이곳을 참으로 신비롭고도 아름답게 그리고 있어, 나도 이에 마음이 동하여 인터넷을 뒤져보았지만 소설에 묘사된 대로 그리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소개사진이나 내용을 많이 찾을 수는 없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노가쿠의 종가인 미즈카미 가문, 가문의 수장인 가즈노리, 후계자인 가즈타카와 여동생 히데미, 신주쿠 고층 빌딩 앞에서 급사한 남자와 그의 딸, 그리고 노가쿠의 유래를 취재하기위해 덴카와 촌에 머무르던 <아사미 미쓰히코> 이다. 사건은 신주쿠 고층 빌딩 앞에서 죽은 남자로부터 시작하는데, 그의 품에서 발견된 덴카와 신사의 부적인 <이스즈>가 사건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한편 노가쿠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던 노가쿠 종가의 촉망받던 후계자의 죽음, 이 후 그의 할아버지이자 노가쿠의 대가 가즈노리의 실종이 이어지며 이 사건의 관련자들은 덴카와 신사에서 만나게 된다. 이 사건은 물론 경찰들이 수사를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인 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가 주축이 되어 조용하게 진실을 파헤쳐간다.

 

 

 

 

 

 

이 소설의 특징은 추리소설의 묘미에 있지 않다. 노가쿠와 신사의 전설을 빼고 나면 추리소설이 가지는 본연의 긴장감과 스릴, 사건해결의 긴박함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그러나 바로 그 부분이 오히려 이 소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소설 속에서 만나는 신비한 산사, 전설, 노가쿠라는 일본 전통의 극은 소설을 읽는 내내 이국적이며 독특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일본 문화와 일본인의 특징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통을 지켜가는 가문과 사람들의 장인정신, 옛것이라고 천대하는 것이 아닌 존중하고 아끼는 사람들의 모습, 노가쿠와 노멘에 담긴 일본인만이 가진 정서. 나는 여러 번 일본에 가고 사람들을 만났지만 늘 묘한 이질감을 느끼곤 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이 사건을 해결하려는 사람과 조용히 덮으려는 사람, 혹은 자신과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행한 이기적인 행동들,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작은 진실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어주는 '노가쿠' 와 '덴카와 신사' 그리고 전설. 이 모든 것이 잘 맞물려 아주 흥미로운 소설 한편으로 탄생했다. <우치다 야스오>란 작가는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그가 쓴 다른 소설들도 읽어보고 싶다. 꾸준히 아주 많은 작품을 남겼다고 하고, 일본의 전설들을 소재로 쓴다고 하니 다른 작품들이 더욱 궁금해진다. 벚꽃이 만발하는 봄에 읽으면 더욱 어울릴 만한 소설이다.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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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도둑 데이비드 윌리엄스 시리즈
데이비드 윌리엄스 글, 장선하 옮김, 토니 로스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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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도둑》

 

 

할머니. 내게 할머니는 외할머니 한분뿐이다. 친할머니는 내가 태어나 2살 되던 해에 돌아가셨으니 아무런 기억이 없고, 어렸을 때는 외할머니 손에 자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지금 요양원 침대에 누워계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이젠 아무도 못 알아보시는 상태가 되어 생명만 연장하고 계신, 건드리면 부셔져 버릴 것 같이 야윈 모습. 어렸을 때 할머니는 사탕이며 단 것들을 숨겨두었다가 부모님 몰래 주시던 분이셨다. 아플 때 병원에도 데려가셨고, 옛날이야기도 곧잘 해주셨던.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더 이상 옛날이야기도 재미가 없었고, 내게는 더 많은 관심거리와 놀 거리들이 생기고 할머니와는 더 이상 이야기가 통하게 되지 않게 되면서부터.

 

이 소설도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벤도 나처럼 어렸을 땐 할머니와 많이 친했고 할머니를 무척 따랐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할머니를 멀리하게 된다. 늘 온 몸에 배어있는 양배추 냄새, 시도 때도 없이 뀌어대는 방귀, 잘 들리지 않는 귀, 매일 똑같은 맛없는 파이에 똑같은 재미없는 놀이. 금요일 밤마다 부모님은 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벤을 할머니 집에 데려다 주고 가버리지만 벤은 이것이 참 싫다. 그러던 어느 날, 싱크대 안에 몰래 숨겨둔 다이아몬드 보석들을 발견하며 상황은 달라진다. 그 보석들이 바로 할머니가 훔친 것이라니! 벤은 할머니에게 그 짜릿한 이야기를 들으러 부모님 몰래 집을 빠져나와 매일 밤 할머니를 찾아가기 까지 한다. 그러다 이 둘은 영국 왕실의 보석을 훔치기 위한 엄청난 일을 저지를 계획을 세우게 된다.

 

평소 주인공 벤은 훌륭한 배관공이 되는 것이 꿈이지만 부모님은 벤이 유명한 댄서로 자라나길 바란다. 벤은 그런 부모님 몰래 매달 배관공에 대한 책을 읽으며 자신의 꿈을 키워간다. 이번 할머니와의 보석 탈취 계획에 벤의 배관에 대한 지식이 아주 큰 역할을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계획을 세우는 도중 슬프게도 할머니는 쓰러져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된다. 아픈 할머니, 그러나 벤은 수업시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석 탈취계획을 성공시킬 계획을 착실하게 세운다. 그리고 결전의 날! 이 둘은 계획을 성공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 소설은 이 시대 부모와 자식, 손자와 조부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는 나이가 들고, 때가 되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다. 가족의 형태는 그 인생의 선택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한다. 그러나 누구나 그 변화에 적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할머니는 손자를 사랑하고 자신의 인생에 손자가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손자는 할머니와 같은 마음이 아니다. 부모 또한 마찬가지다. 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 또한 할머니와 그리 다정한 사이가 아니다. 이 소설은 벤과 벤의 부모님을 통해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한때는 누구보다 다정한 사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멀어지게 되었다. 벤과 할머니도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지만 벤은 할머니를 점점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고 마음속의 보석을 발견할 수가 있다. 그 보석은 늘 닦아주고 정성을 쏟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돌이 되어버릴 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벤이 할머니와 함께 훔치려 한 보석은 바로 이 마음의 보석일 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란 늘 내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늘 닦고 애정을 주어야만 보석으로써 반짝반짝 빛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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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의 도시 사계절 1318 문고 90
장징훙 지음, 허유영 옮김 / 사계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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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의 도시》

 

 

 

 

나의 열일곱 살은 어땠었나?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신입생이었지. 학교에 갓 입학 한 후 윤리 수업시간 때였을 것이다. 선생님이 우리에게 물었다. 너희가 고등학교에 들어온 이유가 무어냐고. 그리고 바로 당신이 친절하게 답하셨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라고. 나는 그 말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나는 정확하게 고등학교에 '공부를 하기위해서' 왔기 때문이었다. 아마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내 목적은 더 수준 높은 공부를 하고 그저 그 나이에 알맞은 성장의 시기를 보내기위해 고등학교에 들어온 것이었다. 내 목표는 분명했다. 또한 내 꿈을 실현시킬 과정의 일부이기도 했다. 그런데 나의 그 모든 목적과 다짐들이 '대학에 가기 위해서' 란 한마디로 산산히 부서진 것이었다. 선생님은 친절하게도 우리에게 모두 똑같은 목적과 이유를 정해주신 것이었다.

 

 

그 전에도 그랬지만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을 그 말에 반항하는 것으로 보냈다. 나는 대학에 가기위해 고등학교에 온 것이 아니고, 내 꿈을 위한 과정의 일부분일 뿐임을 늘 증명하려 애썼던 것 같다. 친구들은 그 말에 동의하는 듯 별 미동이 없었다. 그리고 우리들은 각자의 길로 흩어졌고. 나는 그 시절의 반항기 그대로의 삶을 지금도 살고 있다. 이미 20년이 지났는데 왜 그 말과 그 때 교실의 분위기, 그 때 느꼈던 감정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대학 또한 성적에 맞추거나 남들이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과에 진학하지 않았다. 내 성적이 뭐 이리저리 고민할 수준도 아니었지만 역시 나는 내 주관에 맞게 과를 정하고 진학했고, 그 후 4년 또한 뜨겁고 절실하게 보냈다.

 

 

세상은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우리 갈 길을 친절히 정해준 것처럼, 그렇게 끼워 맞춘 듯 돌아간다. 학교나 사회나 형태가 다를 뿐 결국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돈과 권력은 늘 가까이 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갖가지 폭력 또한 너무나 당연한 듯 여기고 살아간다. 우리를 보고하려고 만들어 놓은 공권력 또한 있는 자의 편에 서서 움직일 뿐이며, 이 책의 주인공 같은, 열일곱의 나 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사회의 부적응자로, 소외당한채로 살아갈 뿐이다. 더 이상 순결하지 않은 여자들의 몸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처럼 우리는 서서히 사회의 부조리에 물들어 가며,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오물보다도 더 더럽기 일쑤다.

 

 

그나저나 모텔은 이런 도시의 배설구일까, 해방구일까? 누구는 교미를 하고, 누구는 자살을 하기위해, 자신의 얼굴도 드러내지 못하고 몰래 숨어드는 곳. 왜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이런 삶을 살지 못하는 걸까. 그들이 해방구를 찾아 이곳에 숨어든다면 왜 자신의 삶을 그렇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며, 배설구와 일탈의 장소라면 우리는 왜 이런 곳을 만들어야 할 만큼 억압된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 소설은 돈과 권력에 따라 차별이 난무하는 학교를 뛰쳐나와 친구의 도움으로 일을 하며 살아가는 열일곱 소년의 눈에 비친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학교나 사회나 별반 다르지 않다. 소설 속 장황하고 불필요한 미사여구만큼 이 사회는 이상한 옷을 입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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