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를 걷는 느낌 창비청소년문학 59
김윤영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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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를 걷는 느낌》

 

 

 

주인공 <루나>는 천체 물리학에 천제적인 소질이 있고, 칼 세이건과 핵 융합과학자인 아빠를 존경하는 소녀다. 그런데 그녀는 사회적으로 주고받는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행동이나 관심 분야, 활동 분야가 한정되어 있으며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상동적인 증세를 보이는 발달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그래서 일반학교를 다니다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생님과 친구들 때문에 특수학교에 다니게 된다. 이런 장애를 가진 루나의 부모님은 모두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루나의 아빠는 루나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라면 젤리 빈을 코에 쑤셔 넣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마다않으며, 그 행동만큼 우스꽝스러운 연을 만들어 함께 날리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아빠다.

 

그런 아빠가 우연한 기회에 달에 가게 되었다. 아빠는 루나의 열세 살 생일에 깜짝 선물을 하기위해 달에 가 자신이 겪은 일들을 녹화해서 영상편지를 만든다. 그런데 아빠는 달에서 기묘한 체험을 하게 된다. 달에 가기 전 아빠는 과거 지구에서 우주를 향해 날린 탐사선 <보이저 2호>에서 수신한 외계로 부터의 언어를 연구하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이 탐사선은 우주로 보내진 후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다 수명이 다해 우주를 유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활동을 시작하여 해독하기 어려운 언어를 보내 온 것이다. 그 언어는 신기하게도 과거, 현재, 미래가 함께 하는 언어였고 그 언어들 중 해독 한 한 문장은 ‘달에 가라’ 였다. 아빠는 이 때문인지 생각지도 않은 기회에 달에 가게 된 것이다. 달에서 신기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알게 된 아빠는 이 사실도 영상편지에 고스란히 담아두었고, 훗날 루나는 어렵사리 그 선물을 받게 된다.

 

달에서의 기묘한 체험 때문인지 지구에 도착해 달 탐사와는 전혀 다른 일인 <환경운동>을 하게 된 아빠. 지구는 방사능 오염 때문에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이제는 한국에 까지. 전기를 생산하는 값싼 핵발전소의 핵폐기물 때문에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러다 아빠는 엄청난 방사능 오염 현상을 목격했지만, 나라는 이를 쉬쉬하고 은폐하기에만 급급한 상황을 포착하게 된다. 오염은 이미 상상을 초월했다. 방사능 오염 때문이라고 의심되는 장애를 가진 신생아들이 태어나고 있고, 2미터가 넘는 지렁이, 사람 얼굴만 한 쥐 등 돌연변이 동물이 사람을 공격까지 하는 일, 어느 지역에는 동물들이 떼죽음 당한 다던가, 꽃과 나무, 흙의 향기가 나지 않는 무시무시한 도시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철저하게 은폐 축소되고 있었다. 그러다 아빠는 나무에서 떨어져 식물인간이 되고 마는데, 아빠가 낫기를 바라며 병원과 집을 오가던 루나는 극적으로 아빠가 보낸 선물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참으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우리에게 닥친 현실과 너무나 닮아서 섬짓하기까지 했다. 국가는 겨우 20조원 때문에 일본과 합작해 방폐장을 짓고, 방사능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근방 주민들에게는 함구했다. 사람들은 위험과 편리라는 이중성 그러나 자본의 논리에 굴복한 삶을 살며 지구를 망가뜨린다. 달에 가는 것 까지 마케팅의 일환을 삼는 자본, 무슨 문제든 은폐하기 급급한 국가, 어른들의 이 같은 행동은 결국 우리 아이들을 장애의 사각지대에 내몰고, 이런 이기심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배척으로 또 한 번 상처를 준다. 아빠는 이런 지구, 이런 사회를 아이들에게, 자신의 딸인 루나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당당히 불의에 맞서 싸웠다.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과정, 아빠가 사랑으로 보낸 영상편지는 정말로 아름답고 절절하다.

 

 

저자의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나 또한 저자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편리, 자본의 노예가 되어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것인가? 이 사회는 상식이 없어졌다. 2014년 4월 중순. 한 척의 배가 서해에서 침몰했다. 그 안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 몇 백 명이 구조되지도 못한 채 3일이 넘도록 잠겨있지만, 국가는 우왕좌왕 적절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 버렸다. 사회는 양쪽으로 갈라져 싸우고 있다. 학부모들은 울부짖고 슬픔을 토로하지만 언론은 앵무새처럼 똑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 이 소설 속 상황과 너무나도 비슷하다. 과연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나라, 사회는 아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 입시만을 위한 교육, 왕따, 학벌, 빈부격차, 빈곤, 방사능, 자연 파괴.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소설이다. 나는 부끄럽고 안타까웠지만 아직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다. 저자는 과연 어떤 생각일까? 지금 침몰한 <세월호>를 보면서. 저자 <김윤영>과 <창비> 출판사에 정말 고마운 마음뿐이다. 이렇게 살아있는 작가 분들이 많은 작품을 써 주셨으면 좋겠다. 참으로 감동적이고 따뜻하고 환상적인 소설이다. 많은 분들에게 읽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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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물
수안 글.그림 / 문이당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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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물》

 

이제까지 여러 스님들이 쓰신 책들을 읽어보았다. 그 중에는《아름다운 선물》의 수안스님처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시는 스님의 책들도 있었다. 그런데 다른 스님들의 책과 이 책은 느낌이 많이 달랐다. 전에 읽었던 책들도 그림과 글, 시화들이 실려 있었지만 잠언에 가까웠고 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책 《아름다운 선물》은 뭐랄까 굉장히 동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굳이 왜 그럴까 생각을 해 보니, 다른 스님들의 책들은 한편 한편이 시이며 잠언들이지만 수안스님의 책은 당신의 작품 활동이 주로 그려지고 작품 활동을 통해 만난 인연들, 전시회의 뒷이야기 등의 작품 자체 보다는 ‘작품 활동’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았다. 스님이기도 하지만 작품 활동은 하는 ‘예술가’ ,‘작가’ 로서의 활동과 일화들이 주로 그려지기 때문인 것 같다. 보통 미술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시, 서, 화, 각 중 한 두 가지의 작품 활동을 한다는데 수안스님은 이 모든 작품 활동을 다 하시는 분이라 작품세계도 독특할뿐더러 이에 관련된 일화들도 많다. 물론 스님이기 때문에 관련된 불교와 진리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일화들은 하나하나 의미가 있다. 붓 하나에 반해 그 먼 중국 땅에 찾아가 이 붓을 쓸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확인 아닌 확인을 받기위해 대가들과 대련을 하기도 하고, 새해를 맞으면 새로운 전각을 해 인장을 찍은 봉투에 세뱃돈을 넣어 신도들에게 전달하기도 하며, 신도들에게 읽히는 책들의 표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러시아까지 날아가 열린 전시회에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관람객들도 불러 모으고 한인 2,3세들의 향수를 위로해 주기도 한다. 또한 스님이 그림을 통해 불가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들, 스포츠, 문화, 예술, 정치, 문화 등 사회 다방면의 이야기들이 멋지고 익살스러운 그림들과 함께 펼쳐진다.

 

스님의 책은 참으로 동적이다. 어느 쪽이 좋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스님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수행을 하고 설법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신다고 알고 있다.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요리를 하기도 하고, 때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수안스님은 시, 서, 화, 각 예술 행위를 매개로 수행을 하고 신자들과 불자들, 독자들을 만난다. 책은 읽는 내내 유쾌했다. 그림들은 모두 생동감이 넘치고 익살이 가득하다. 청마처럼 힘차고 에너지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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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개정판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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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책을 읽기도 전에 《이방인》오역논란을 먼저 접했다. 책 띠지에 있는 도발적인 문구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다'를 읽고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솔직히 어렸을 때 읽었던 《이방인》은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아니 무슨 이야기인지 정리조차 되지 않았다. 단지 뜨거운 햇빛 때문에 사람을 죽인 사람이라는 정도? 이정도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랬기에 나는 그전에 읽었던 이방인과 이 번역본 《이방인》이 어떻게 다른지, 내가 정말 이해력이 낮아서 이해할 수 없었는지 진짜 이방인이 있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예전 오래전에 나왔던 번역 책들은 딱딱한 번역체, 의역 혹은 직역 때문에 문장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전에 오역 논쟁을, 어쩔 수 없이 언급해야겠다. 처음에는 후배가 선배에게 도발하는 구나, 아니 이미 그 누구도 이이를 제기할 수 없는 경직된 분위기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 파문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만큼 그 파급력은 점점 힘을 얻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옮긴이 '이정서'가 새움 출판사 사장의 필명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프랑스어 원본이 아닌 영문 본을 중역했다는 비판이 제기, 곧 사죄한다는 인터뷰를 한 역자의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이글을 쓰는 2014년 4월 중순 현재까지도 도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오역논란의 요지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이방인》 작품에 대한 의견을 먼저 이야기 하고 싶다. 슬프게도 나는 역자 이정서와 새움이 공격대상을 삼았던 이화영 교수의 번역본만 읽었고 다른 역자들의 번역은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말 할 수는 없지만, 이 둘을 비교했을 때 새움 버전의 번역은 비교적 굉장히 매끄럽다는 것이다. 그 전의 이해 할 수 없었던 이방인이 아니었고, 한편의 소설로 다시 자리매김했다는, 또한 '굉장히 치밀하며 잘 짜인 구조의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느낀 다른 점, 그 전의 번역과 이 버전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소설 속 인물 성격설정, 두 번째는 불편한 번역체가 훌륭한 문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전의 번역은 주인공을 사이코패스나 소시오 패스 혹은 파렴치한으로 그려 놓아 단지 햇빛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정말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설정했다는 것이고, 다른 등장인물들의 성격들도 성의가 없거나 일관성이 없게 그려놓았다는 것이다. 작품은 크게 살인이 일어나기 전과 후의 법정 부분으로 갈리는데, 살인 전에 묘사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말버릇은 법정 증인 심문 장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주인공만큼 중요한 장치다. 또한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지에 따라 <이방인>의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는 문제이기에 그 의미는 굉장히 크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의 문체에 관한 것은 외국의 문학이나 저서들의 번역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번역 자체가 작품에 버금가는 위치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타깃으로 삼은 번역은 분명 문제가 많았다. 나는 지금의 새움 번역본을 작품으로만 본다면 정말 괜찮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다른 문제가 있다. '공격' 에 가까운 마케팅, 그리고 번역자의 도덕성문제다. 책 띠지에 있는 카피 문구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도발적 문구는 충격적이었지만 적당했다고 본다. 그러나 책의 거의 반을 차지하는 <역자노트>에서 역자가 보인 뉘앙스는 번역의 잘못을 바로잡는 수준이 아니라 앞서 말한 대로 '공격'에 가까웠다. 꼭 그래야만 했을까? 그리고 영어역본 중역이 사실이라면 이는 도덕성에 크나큰 문제가 있는 것이고, 독자를 기망한 것이다. 또한 기껏 잘 번역해 놓은 작품을 스스로 망치는 꼴이 되 버리고 만 것이다. 이미 다양한 경로로 '이정서' 역자를 공격하는 칼럼들을 많이 보았다.

 

나 또한 이 글에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 나는 소설보다 더 긴 역자 노트에 적힌 역자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번역서를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된다면 자신을 의심하기에 앞서 역자의 권위에 우선 주눅 들지 말고 그가 번역을 잘못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볼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학생들을 비롯해 누군가에게 책을 권할 때는 더군다나 그래야 할 것 같다. p 287> 역사도 그렇지만 학계에서 그전 세대의 권위가 지니는 권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랬기에 저자의 이런 노력도 일정부분 이해가 된다. 당돌한 한 줄의 카피 문구가 경직되고 답답한, 어찌 보면 부조리한 이 사회에 큰 파문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방법이 잘 못 되었다. 그 전의 역자 또한 자기 자신대로 노력을 다 했을 것이다. 공격당해야 할 것은 이이제기도 못 할 만큼의 경직된 분위기와 기성세대지 어느 특정 인물이 아닐 것이다. 또한 새로운 세대, 혹은 시대가 달라지고 세월이 흐르면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것도 번역이다. 새로운 변역이 특별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런 거대한 벽을 깨려면 이정도의 <똘 끼>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쓰다 보니 결국 새움과 역자를 변명하는 것처럼 되 버렸다. 그러나 이것이 진짜 나의 마음이다. 역자는 어수룩한 돈키호테일까, 이 견고한 사회가 만들어낸 똘끼 그 자체일까? 아니면 그저 방식을 잘 못 선택한 안타까운 사람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이방인》을 다시 읽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잘못 보다는 작품에 무게를 두고 싶다. 역자는 이 소설의 주인공과 너무나 닮았다. 그가 바로 《이방인》그 자체가 아닌가. 세월이 지나면 알 것이다. 새움과 역자가 《이방인》하나로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견고한 성을 흔들었는지 그저 '햇빛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한낱 파렴치한'일 뿐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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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2014-04-19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화영 x 김화영 o
 
퍼펙트 조선왕조 2 - 정도전과 조선왕조에 숨겨진 역사의 현장 퍼펙트 조선왕조 2
이준구.강호성 지음 / 스타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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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조선왕조 2》

 

 

《퍼펙트 조선왕조1》전2권 중 1권은 고려 말 공민왕 시대 정도전이 정계에 등장할 시기부터 이성계와의 만남, 그가 이성계와 손을 잡고 변혁의 꿈을 꾸고 결국 조선을 건국하여 조선의 제1대 왕이 된 태조부터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제 16대 인조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퍼펙트 조선왕조1》 http://blog.daum.net/yoonseongvocal/7343650

《퍼펙트 조선왕조1》 http://africarockacademy.com/10189385962

 

 

1권에 이어 《퍼펙트 조선왕조 2》에서는 제 17대 왕 효종에서 조선이 대한제국으로, 다시 일제 강점기를 지나 왕조의 마지막 직계 후손인 덕혜옹주, 이은 황태자와 그의 비 이방자 여사가 사망하면서 왕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1989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한 제국까지의 일은 다른 역대 왕들처럼 소상히 다루고 있으나 그 이후의 일은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있고, 덕혜옹주와 이은 황태자의 이야기만 몇 쪽을 할애하고 있는데 여기까지가 책의 3분의 2를 구성하고 있다. 마지막 3분의 1은 <조선왕조 역사 드라마 가이드> 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관련된 드라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조선 초기의 이야기를 담은 <용의 눈물>에서 19세기 조선 말기 <토지>까지 거의 모든 드라마를 총 망라한다.

 

1권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기에 2권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1편에 비해 왕조의 이야기보다는 사회 문화적인 이야기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왕조의 정통성이 서서히 불분명해지고 있고, 말기에는 외세의 압력과 내부의 부패로 결국 나라를 빼앗기기 까지 하니 왕조 보다는 다른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 지는 게 당연할 것 같다. 훈구파와 사림파를 비롯해 여러 갈래로 갈라진 파벌들의 이야기와 후기로 갈수록 붕괴되는 신분제도는 꽤 흥미로웠다. 그러나 악녀 이야기라던가 통치기구의 구성 등의 부분은 이미 1권에서 언급한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반복된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후기로 갈수록 왕들은 빨리 사망을 하고 직계에서 세울 왕이 없자 방계혈족에서 찾아 왕의 자리에 앉히고 수렴청정을 시작으로 권력을 탐한 외척들의 세도정치와 도를 넘은 당쟁은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 하였다.

 

 

그리하여 북벌을 꿈꾸었지만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한 효종에서 외세의 압력을 막으려한 흥선대원군과 줄타기 외교로 위험한 정치를 펼쳤던 명성황후의 권력투쟁, 결국 나라를 외세에 들어 바친 대신까지 조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의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책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사극의 소개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이 드라마들만 잘 보아도 조선 역사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인 흐름을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의아했던 점은 저자는 명성황후를 계속해서 민비로 낮춰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인물들은 제대로 부르고 있으면서 이 인물만 그렇게 낮춰 부르는 것에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는 역사를 저술하는 사람으로 경솔한 행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눈여겨 볼만한 내용이 많고 드라마와 역사를 엮어서 서술한 것이 참신한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1권과 마찬가지로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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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퍼펙트 조선왕조 1 - 정도전과 조선왕조에 숨겨진 역사의 현장 퍼펙트 조선왕조 1
이준구.강호성 지음 / 스타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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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조선왕조 1》

               

 

KBS TV 정통사극 <정도전>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한동안 방송가 사극의 판도는 달달한 멜로와 팩션, 환타지였다. 늘 그렇듯 그런 사극들은 역사 왜곡의 논란에 휩쓸리고 어느 정도의 사실에 어느 정도의 픽션이 가미 되었는가가 화두가 되곤 한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서 남성 중심인 정통 사극이 이렇듯 큰 화재가 되는 이유는 탄탄한 극본과 연출력, 걸출한 연기자들의 내공 있는 연기 때문일 테지만 <정도전>이라는 한 시대를 주도한 혁명적 사상가의 재해석에 있지 않나 한다. 또한 드라마 때문인지 <정도전>을 재조명한 역사서들도 시기에 발 맞춰 쏟아지고 있으니 새삼 놀라운 현상이다. 그런 이유로 나 또한 얼마 전 《정도전과 조선 건국사》를 읽으면서 고려 말의 시대 상황과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사회 분위기를 엿 보았다. 그러나 이 책은 정도전을 앞세우고 있긴 하지만 고려 멸망 사에 가까웠다. 그만큼 고려 말의 상황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저자의 꼼꼼한 의문제기와 인물들의 해석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그럼 이 책《퍼펙트 조선왕조》만의 특징은 어떤 것일까?

 

《정도전과 조선 건국사》 http://africarockacademy.com/10186463209   

 

 

이 책은 《퍼펙트 조선왕조》전2권 중 1권으로 고려 말 공민왕 시대 정도전이 정계에 등장할 시기부터 이성계와의 만남, 그가 이성계와 손을 잡고 변혁의 꿈을 꾸고 결국 조선을 건국하여 조선의 제1대 왕이 된 태조부터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제 16대 인조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시대 순으로 역사를 나열하여 왕조간의 흐름을 이어볼 수 있고, 각 시대별 왕의 특징들을 서술하고 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이제까지 방송된 TV 사극이나 영화를 예로 들며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해를 위해 언급된 사극은 용의 눈물, 왕과 비, 장희빈, 여인천하, 왕과 나, 추노, 서 궁, 왕의 여자, 허준, 대장금, 공주의 남자, 이산, 동이, 영화 광해와 왕의 남자 등등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다. 또한 왕들의 일상과 의, 식, 주, 관료들의 품계와 복식, 왕비와 후궁, 궁녀들의 간택이나 생활 품계와 복식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궁중생활의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어 참으로 흥미롭다. 또한 조선 역사의 큰 궁금증인 악녀들과 쿠데타, 독살설, 폭군들의 이야기들도 각 시기별로 덧붙이고 있어 호기심을 채워준다.

 

 

책 앞부분에 나오는 정도전의 이야기는 이제껏 간신으로 여겨진 정도전의 이미지를 한 번에 확 벗겨낸다. 그는 이방원에게 숙청될 때까지 조선의 500년 역사를 이어갈 큰 그림을 그린 대단한 인물이었다. 도읍지를 한양으로 옮겨 그 안에 들어설 건물과 길, 문의 이름까지도 꼼꼼하게 지었고, 조선의 통치이념인 경국대전의 초안을 잡았으며, 토지개혁과 사병혁파 등 개혁안을 실천했다. 자신을 왕위 계승에서 제외시킨 이방원에의해 숙청되지 않았다면 아마 그는 그 큰 개혁을 완성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서자라는 꼬리표에도 굴복하지 않았으며 오랜 시간 유배를 가 있으면서 백성의 고통과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고, 이 모든 것이 그가 이루려던 세상의 밑그림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런 정도전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조선 창업으로 나타나고, 태조가 물러나고 피로써 정권을 안정시킨 태종을 거쳐 세종에 이어지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왕조를 이어 간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간간히 재미난 이야기들까지 적재적소에 자리하고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다. 또한 현실감 있는 사진과 삽화들 등의 자료는 책 읽기에 굉장히 큰 도움을 준다. 이 책 《퍼펙트 조선왕조》2권을 다 읽는다면 500년 기나긴 조선의 역사를 꼼꼼히 살펴볼 수가 있겠다. 또한 오로지 사실만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상과 역사를 서술한 세력의 의도까지 파악하여 공정함까지 확보하고 있다. 나처럼 역사에 관심 있는 일반인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좀 더 자세한 역사를 알고 싶은 사람, 공부하는 학생의 참고서로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일단 정말 재미있다. 이 책을 읽는 다면 아마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 있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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