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애니 베전트 지음, 황미영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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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이 책을 접하면서 종교와 철학을 넘어서 존재하는 하나의 근본적인 원리 혹은 모든 다양한 색채의 종교를 뛰어넘어 전 우주에 존재하는 하나의 근원적인 원리를 탐색해보고자 하는 시도라는 '신지학'이란 학문(탐구, 가르침)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온 지구 전체를 전쟁과 테러의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이 바로 '종교'와 '교리'인데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공통적인 근본원리가 있다고 하니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이책은 놀랍게도 1897년에 씌여졌다. 처음 '데미안'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 접했기에 조금 놀랐고 저자 '애니 베젠트'는 이 책을 'H.P블라바츠키'의 저작으로 안내하는 입문서라고 했으니 이 책을 읽은 다음은 저자의 바람데로 바로 블라바츠키의 저작으로 건너가야 할 듯하다.


내가 가장 관심있었던 부분은 '환생'에 대한 것이었다. 이 책을 읽기 얼마 전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라는 책에서 죽음과 환생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적이 있는데 환생의 목적이 더 나은 내가 되고자 하는 거룩한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읽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바로 그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그 방식이 좀 자세히 설명된다.  


그리고 첫 장에선 좀 지루하리 만큼 다양한 종교와 철학이 비교된다. 공자, 노자에서 부터 불교와 힌두교, 유대교, 이집트 신화, 조로아스터교 등에까지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원리 '로고스'를 찾는다. 이어 물질계, 아스트랄계, 욕계, 멘탈계, 천계, 불계와 열반계, 환생과 카르마 이윽고 코스모스까지 설명을 이어간다.


솔직히 이 책은 애초에 내가 짐작했던 책이 아니었고 설명이 꽤나 어려웠기 때문에 읽기가 무척 힘들었다. 철학과 종교에 관심은 많지만 지식과 배움이 짧아 그런지 눈에 쏙쏙 들어오지도 않아서 최소 2번은 읽어야 할 것 같다. 다만 얻은 것이 있다면 다소 환상적으로 다가왔던 환생이나 인간의 진화에 대해 좀 자세히 알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모든 것을 초월한 보편적인 진리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좀 힘들었지만 자신의 근원에 대해, 종교과 철학을 초월하는 진리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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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읽는다 - 금세기 최고 멘탈리스트의 강력한 신체언어 규칙 16
토르스텐 하베너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일스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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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읽는다》




만일 아무도 몰래 특별한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을 원하겠는가? 나는 가끔 이에 대해 상상하곤 하는데 ·첫 번째로 내가 가지고 싶은 능력은 ‘내가 원할 때’ 누군가의 미래나 운명을 볼 수 있는 능력이고 두 번째는 ‘내가 원할 때’ 사람의(동물 포함)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두 ‘내가 원할 때’란 단서가 붙는 다는 것인데 시도 때도 없이 남의 운명이 보이고 생각이 들린다면 사는 게 힘들어 질 것 같아서이다.

 

실은 운명이나 미래를 보거나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 모두는 내가 내려야 할 ‘의사결정’과 관련이 있다. 직업상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일종의 계약을 자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 일을 했을 때 과연 문제가 없을지, 앞에 있는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인지 늘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 외에도 어떤 사람과 가깝게 지내도 될지 부탁할 때 거절을 해야 할지 들어줘야 할지 등 선택의 순간이 오면 늘 온 몸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도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를 대비해 운명, 처세술, 대인관계, 심리학 관련 책들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역시 책과 실전은 다른 법이다. 책에서 배운 것들은 치열한 기 싸움 앞에선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인정에 이끌려 내린 결론엔 깊은 후회가 뒤 따른다. 이 뿐만이 아니지. 붙어사는 남편과는 늘 티격태격, 가끔 보는 가족들과 모이는 날은 또 큰 소리가 나지 않을까 늘 불안 불안 결국 모든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책《생각을 읽는다》도 이런 내 노력의 하나다. 연애에 서툰 남동생의 여성 심리 상담에도 적절한 대답을 주고 싶고, 치열한 기 싸움 앞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고 싶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인생의 한 장면들에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거나 중요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이목이 집중되도록 하는 적절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런 책이 처음도 아니고 다른 책들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현실적’ 이란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 상대방 행동의 유의미한 변화를 알아차리는 훈련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른 책들에선 “이런 행동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를 가르쳐 주지만 이 책에선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자세가 바뀔 때만 비로소 의미가 있다”를 말한다. 그러니 늘 사람의 행동 패턴이나 특정 방식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컨트롤이 가능한 표정이외에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신체 언어를 알아채는 방법이라든지, 옷차림, 억양,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끌어 내는 방식까지 다양한 팁을 가르쳐 주고 있다. 다른 심리학 교양서들을 읽어보았어도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정말 특별한 능력이 없는 한 사람의 마음을 어찌 완벽하게 읽을 수 있겠는가. 여전히 내게 사람은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은 나처럼 사람을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하겠다. 그는 다른 사람의 뇌를 들여다본다는 카피는 좀 과한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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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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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비밀》




2015년 후반부터 현재 2016년 초 여전히 한국 사회의 큰 이슈는 ‘과거사’인 것 같다. 국정 교과서 문제부터 위안부 문제까지 아직도 한국은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해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출마 예정자들의 역사 인식은 당락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냉전시대부터 생존해온 분들은 이제 거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그 시절 전쟁과 수탈의 주체였던 국가들의 정부는 대부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보상을 했고 그에 앞장선 인물들도 철저하게 응징했지만 여전히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가 있어 여전히 사과와 피해보상에 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 이런 잘못으로 가족과 이별하고 고통의 시간을 보낸 그 분들의 황혼기는 과연 어떨까? 소설 《한여름 밤의 비밀》은 불행한 과거사의 기억을 안고 홀로 살아가는 주인공에 얽힌 이야기다.


소설 속 남자 ‘호프만’은 유대인으로 부모님이 나치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자신만 겨우 목숨을 건져 프랑스에서 살게 된 남자다. 우연히 출연한 TV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과거를 말하게 되는데 이 방송을 본 어떤 부인으로부터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신 앞으로 남겼다는 서류봉투를 건네받게 된다. 그 서류는 놀랍게도 유명한 음악가의 친필 악보 <한 여름 밤의 비밀이었다. 이 사실까지 전파를 타자 악보를 출판하고 싶다는 제의가 물밀듯 들어오고 TV프로의 진행자는 악보를 들고 직접 독일로 향한다. 한편 독일의 한 선상 레스토랑에서 다섯 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소설의 주인공인 ‘로버트 마탈러’ 형사는 이 사건을 해결하는 하는 과정에서 현재진행형인 끔찍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은 추리와 형사물의 즐거움을 제대로 전해준다. 뛰어난 탐정이나 해결사가 귀신처럼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철저하게 경찰과 경찰 조직이 이 사건을 정석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목격자 한명 찾거나 관련자 한명을 수사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 언론의 간섭이나 정치권의 압력에 시달리기도 하고 경찰 조직에서의 힘겨루기나 견제 또한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주인공인 형사와 동료들은 가끔 엇박자가 나기도 하고 그들의 개인사가 수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은 정말로 현실적이다.


소설을 끝까지 읽어가다 보면 등장인물보다 독자가 먼저 범인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런데 주인공은 모르고 독자는 안다고 해서 소설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마주한 진실이 너무나 소름끼치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른다. 역시 역사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결코 과거가 될 수 없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버무리고 매력적인 주인공들을 멋지게 활약하게 만들었다. 독자는 즐거울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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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메이 페일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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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메이 페일》




책을 다 읽은 후에 만감이 교차했다. 소설은 환상적이었지만 동화처럼 비현실적이어서 너무나 따뜻했지만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현실은 소설처럼 그렇게 동화적이진 않으니까. 그러나 작가 ‘매튜 퀵’이 타고난 이야기꾼인 것은 반박할 수 없을 것 같다. 읽는 동안 아주,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웠으니까.


우리는 인생이란 알 수 없는 여정에서 많은 일을 겪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 중 누구는 스쳐지나가고 누구는 인연으로 누구는 악연으로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다 어쩌다 한번 쯤 마법 같은 일을 겪기도 하면서. 가족이나 친구라고 해서 모두 애틋하고 끈끈한 사이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주고 원수가 될 수 있는 것도 바로 가족이고 친구다, 이런 현실에서 무너진 나를 일으켜 주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하는 사람을 만난 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기적일 지도 모른다. 그 결과에 상관없이.


소설 속에는 생각만 해도 우울한 인생들이 등장한다. 모두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을 테지만 누구는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누구는 마약 중독에 빠지고 누구는 미혼모로 힘겹게 살아간다. 심지어 어떤 교사는 가르치는 학생에게 폭행당해 사회를 떠나 칩거하며 자살할 순간만을 꿈꾸고 다른 누구는 호더스증후군으로 스스로 만든 거대한 쓰레기 더미에 묻혀 스스로 투명인간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과연 이런 우울한 인생들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과연 이들에게 있어 한 줄기 빛은 무엇이며 희망이라 부를 만 한 것이 있기나 한 걸까? 이 소설은 바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설 속 이 우울한 인생들은 놀랍게도 서로서로가 구원의 빛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데는 놀라운 신의 의지와 기적이라 부를 수밖에 없는 우연의 힘이 양념처럼 뿌려진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4명으로 과거 문학 선생님이었던 ‘네이트 버논’과 그에게 수업을 들었던 ‘포샤 케인’과 ‘척 베이스’ 그리고 네이트 버논의 어머니인 ‘매브 스미스’ 수녀다. 각 한 챕터씩 이야기를 할애하고 있으며 그 챕터 안에서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포샤케인은 포르노 영화 제작자인 남편이 어린 여자와 바람피우는 것을 목격하고 그를 떠나 엄마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거기서 과거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네이트 버논’ 선생님이 학생에게 폭행당해 칩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를 다시 교단에 세우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운명처럼 ‘척 베이스’와 ‘매브’ 수녀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결국 스스로의 인생을 구원한다.


소설은 참으로 따뜻하고 긍정적이다. 모두 인생의 고비를 만나고 막장까지 (매브 수녀는 빼고)다다랐지만 그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자신들의 꿈과 행복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간다. 물론 세상은 기적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나는 기적보다 사람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포샤 케인이 돈이 없었다며 과연 그녀는 자신의 꿈이던 소설을 쓸 수 있었을지 장담할 수 없고 이혼 소송은 영혼까지 탈탈 털어갔을 지도 모르며 다시 만난 가난하고 마약 중독자였던 남편과 꾸릴 가정이 과연 순탄했을 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 어쩌면 그런 모습이 현재 ‘헬조선’이라 불리는 우리 현실에 더 부합 할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을 믿을 수밖에 없다. 나와 남이 아니라 ‘우리’의 힘을 믿는 수밖에, 바로 거기에서 기적은 일어난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씁쓸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소설은 이런 이야기 외에 8~90년대 유행하던 ‘헤어메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현재 헬 조선에 불어 닥친 ‘응답하라 1988’ 정도의 정서가 아닐까 하는데 이런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읽는데 아무 느낌 없겠지만 만일 락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사랑할 또 하나의 포인트가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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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살인
한스 올라브 랄룸 지음, 손화수 옮김 / 책에이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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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살인》 


나는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흔히들 말하는 장르문학 마니아다. 국내 대표 추리작가인 김성종 작가는 추리소설을 장르문학이라 칭하며 일반 문학 작품과 구별하여 폄하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성토하였지만-나도 강력히 동의하는 바이다-내게 있어 장르문학은 동경의 대상이며 무한한 사랑의 대상이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이러한 분위기에도 많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꾸준이 출간되고 있다는 사실이며 그 수준 또한 굉장하다는 것이다. 예전엔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주로 선을 보였는데 요즘은 다른 나라 작가들의 작품도 자주 만날 수 있어 자칭 마니아인 나는 즐거울 따름이다.

이번에 읽은《촉매살인》의 작가 '한스 올라브 랄룸'은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요 네스뵈'와 같은 노르웨이의 작가로 역사학과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특히 자국 정치계의 역사가 전문영역이라한다. 작가의 이력을 밝히는 것은 이 소설이 바로 그의 전문영역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은 1970년대 노르웨이이다. 나치의 잔당이 아직도 살아남아 있고 이념의 대립으로 날이 서있던 시대에 공산주의의 이상향을 위해 활동하던 급진적 운동권의 젊은이들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이 그룹을 이끌던 의욕적이고 매력적인 리더 '팔코'는 5명의 멤버들과 함께 별장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근처 절벽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로 2년의 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2년후 현재, 사라진 팔코의 약혼녀인 '마리에 모르겐스티에르네'가 전철역에서 살해된다. 

소설은 우연히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본  주인공인 '크리스티안센' 경감이 사건을 맡게 되는데 그는 불행히도 형사로써의 능력은 볼품없다. 그가 가진 유일한 강점이라면 천재적인 추리능력을 가진 여인 '파트리시아'의 조건을 얻을 수 있는 것 뿐이다. 미국스타일의 소설이었다면 분명 그녀는 통통튀는 매력을 가지고 경감과 함께 범죄현장을 누비며 콤비로 수사를 해나가는 캐릭터로 그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그녀는 사고 때문에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터라 능력없다 못해 답답하기까지한 경감이 가져다 주는 증거들로만 추리를 해 나가야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건 해결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증거물들도 늦게 도착하고 증인들에게 알아내야 하는 정보들도 일일이 코치를 해주자니 독자들은 답답함 속에서 긴장을 늦출수가 없다.

심지어 경감은 주요 증인 중 한명에게 호감을 가지기 까지 하고 파트리샤와 3각 관계로 미묘한 긴장감 까지 안겨준다. 열린 공간에서의 사건에다 과거의 사건까지 얽히고 국가정보원에 과거 나치주의자들과의 연관성까지 밝혀지니 사건은 점점더 오리무중이 된다. 그리고 '마리에 모르겐스티에르네'의 살인사건이 촉매가 되어 연이어 살인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답답한 경감의 현장수사와 예민한 천재 '파트리시아'의 추리력으로 소설은 서서히 독자들을 진실의 문으로 안내한다. 

소설은 생각보다 그리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었다. 이는 주인공인 '크리스티안센' 경감의 호흡때문이기도 하고 시대가 70년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핸드폰도 없고 인터넷도 없는 데다 우리의 주인공인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정말 형사로써의 감은 거의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경감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단서와 증거들을 수집하고 이를 '파트리시아'에게 가져다 주면 순간 속도가 빨라지고, 다시 경감의 호흡으로 돌아오면 참으로 정직하게 시간은 흘러간다. 그럼 소설이 지겹냐면 또 그건 아니다. 작가는 적절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데 참으로 적재적소에 던져주는 증거들은 독자들의 추리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천천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노르웨이의 과거, 정치와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도 참으로 쏠쏠하다. 자주 접해보지 못한 이름과 지명 때문에 조금 헤깔리기는 하지만 다양한 사상과 생각을 가진 사람, 가족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바람둥이라기엔 젊잖고 딱히 큰 매력을 가진것 같진 않은  '크리스티안센' 경감과  '파트리시아'와의 케미도 눈여겨 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소설이다.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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