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신
로빈 쿡 지음 / 오늘 / 1995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 : 죽음의 신God Player
저자 : 로빈 쿡Robin Cook
역자 : 김원중
출판 : 열림원
작성 : 2005. 05. 12.


   비가 내리고 있는 5월의 밤. 아직 태풍의 소식을 접할 시기가 아니지만, 저는 이번에 태풍과 같은 느낌의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속뜻을 알기 힘든 급변하는 '신의 마음'. 그런 하늘을 닮은 남자 주인공과 그런 하늘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자 샤먼을 연상시키는 여자주인공의 이야기. 시점의 분산으로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소독약 냄새를 물신 풍기는 로빈 쿡 님의 열림원 출판 공식 네 번째 작품. '죽음의 신'을 살짝 소개해보겠습니다.


   이야기는 브루스 윌킨스라는 남자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몇 일 전 심장에 생긴 문제로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신세를 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몸에 이상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난 것 입니다. 그리곤 이유 모를 지독한 고통과 함께 다시 영원한 잠에 빠져들게 되는데…….
   이야기의 바통은 이번 작품의 배경이 되는 보스턴 메모리얼 종합병원의 가장 유명한 심장외과의사인 토마스 킹슬리와 그의 부인이자 정신과 병동의 얼마 되지 않은 정신과 레지던트 카산드라 킹슬리―이하 캐시―가 받게 됩니다.
   하루에도 그 어렵다는 심장수술을 다른 의사들보다도 많이, 그리고 초인적인 실력으로 해치우는 토마스. 그는 수술 후 느끼는 절대적인 쾌감 속에서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신의 힘'을 가졌다는 기분에 도취되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의 압력으로 그에게 할당되는 수술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우울증과 약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런 그를 지켜보며 마음 아파하는 캐시. 한편 그녀는 병원 내에서 일어나는 수술로 인한 갑작스런 사망―SDD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녀 또한 죽음의 손길아래 목숨을 위협받게 되는데…….


   이전에도 접해 본 적이 있어서인지 읽는 도중에 결론이 떠올라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글쎄요. 처음으로 이 작품을 접해보시게 되는 분들은 작가의 이끌어감 속에서 "범인이… 설마! 설마? 설마!?"하는 기분이 드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심장'을 다루는 사람의 이야기. 대담한 자신감과 함께 하는 초인적인 실력으로, 수술을 함께 하는 모든 이의 선망의 대상이 된 자. 하지만 인간미가 점점 사라져 가는―마치 수술을 위한 하나의 기계가 되어 가는 모습을 가지게 된 자. 복용하기 시작하는 약 때문인지. 아니면 '신의 유희'를 즐긴다는 기분 때문인지 때로는 너무 폭력적으로, 때로는 너무나도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 그리고 그런 그를 그래도 끝까지 믿고 사랑하려는 그녀의 모습에서 저는 감상문의 시작에서 말한 신과 샤먼과 인간을 연상했던 것입니다.


   이 작품은 또한 '약물남용'에 대한 경고를 같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 주인공 토마스는 약물남용으로 인해 이중인격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며, 여자 주인공 캐시는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는 전재조건 하에서 인슐린 과다 반응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약물과 죽음'의 이야기를 겸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원제 '갓 플레이어God Player'. 그것은 '신의 힘을 사용하는 자'를 말하는 것일까요? 그럼 '신'이란 무엇일까요? 기도의 방관자를 말하면서도, 또한 절대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서 우리들은 흔히 '신'을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모든 것이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결국 생사택일권한을 가졌다고 생각한―그가 맞이하게 된 최후가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의 말을 되씹으며 이번 감상을 종료합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과하지 말지어다."



Ps. 계속해서 열림원 출판의 로빈 쿡 님의 작품은 처음 언제 쓰여졌는지에 대한 기록이 나와있지 않습니다. 혹시 제가 열림원 출판사가 제시한 리스트를 따라 읽어 가는 것이 정상적인 흐름이 아닌 것은 아닐까 은근히 걱정되는군요. 원래는 쓰여진 순서대로 읽어야 뭔가 재미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자대 사정상 인터넷이 안되니 조사해볼 수도 없구. 아무튼 다음 작품으로 표시된 '바이탈 사인Vital Signs'를 집어들어 봅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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スタビ 2011-05-2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初めてでも安心して使えるサイト

무한오타 2011-05-26 01:06   좋아요 0 | URL
...

スタビ 는 '만남'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고,

初めてでも安心して使えるサイト 를 구글에서 돌려보면
'처음이라도 안심하고 사용할 사이트'라고 나오니...

광고군요 =ㅅ=?
 
쿵푸 허슬 일반판 [dts] - [할인행사]
주성치 감독, 주성치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 : 쿵푸 허슬功夫 : Kung Fu Hustle
감독 : 주성치
배우 : 주성치, 원화, 원추, 황성의, 양소룡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5. 05. 12.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몇 일 전에도 영화 '나인 야드 2The Whole Ten Yards'를 볼 기회가 있었지만, 그 전의 이야기도 안보고 두 번째 이야기를 보자니 뭐해서 보류했다가 이번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
   이번 작품은 예전에 길을 걷다가 봤었던 영화 포스터가 먼저 떠오릅니다. 흙먼지가 흩날리는 마치 서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배경 속. 한 손에는 도끼를, 또 한 손에는 소용돌이 문양의 막대사탕을 든 한 남자. 특히 영화 '식신食神 : God Of Cookery'을 통해 알게된 '주성치'라는 이름의 감독 겸 배우가 연출·주연한 영화라 언젠가는 꼭 봐야지 생각만 했던 작품을 이번 기회에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에. 이번 작품의 감상을 미리 말하자면 한번 웃으면서 볼만했으며, 이왕이면 극장에서 봤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개인 적으로 전작인 영화 '소림축구少林足球 : Shaolin Soccer'보다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 반면 내용 면에서는 좀 부실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글쎄요. 제가 집중력이 떨어지는 내무반에서 비디오로 봐서 그럴까요? DVD나 극장에서 이 작품을 접하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셨는지 몰라도 저는 그냥 한번 볼만했습니다.

   그럼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보다 좀 더 다양하며 안정적인 '쿵푸 액션'을 담은 주성치 식 코미디 액션 느와르를 짧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검정 일색의 중절모에 양복. 한 손에 도끼를 든 '도끼파'. 그들은 암흑기의 도시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다른 폭력단체와 심지어 경찰들 마저 그들을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한편 자칭 도끼파를 말하는 약골 깡패 둘은 '돼지촌'이라는 주거지역에서 행패를 부리다가 진짜 도끼파를 불러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강호를 떠나 마을에 은둔하고 있던 고수들이 눈을 뜨게 됩니다. 고수들을 없애고 돼지촌까지 평정하려는 도끼파는 살인마를 보내지만 실패하게되고 결국 정신병원에 수감 되어있던 전설 속의 고수인 '야수'까지 꺼내오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 VS 스미스'의 일전을 연상시키는 액션을 연출하게 되는데…….


   무엇인가 억지 같은 내용. 웃으면서 화려한 영상을 보고 있다보니 영화가 그냥 끝나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 접했었던 주성치의 작품은 무엇인가 '찡∼'한 맛이 있었는데 이번 쿵푸 허슬은 도대체 무얼 보고 있었는지 조차 남아있을 않은 듯 합니다.
   사연이 있어 그 거대한 힘을 숨기고 살았다는 고수들의 화려한 액션은 분명 잘 볼 수 있었지만, 결국에는 의외성의 인물이 '절대 고수'로 등장해 평화를 찾는 다는 진부한 설정. 그러면서 그 속에서 막대사탕과 관련된 순수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얼랑뚱땅 성장 스토리? 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통 무협의 시나리오를 어떤 다른 특정 장르에 섞었던 영화 '화산고火山高'가 떠오릅니다. 학생들의 싸움을 통한 서열 경쟁과 학교의 그런 학생들을 향한 통제의 이야기를 무협과 섞어 만들었다고 받아들인 작품. 이번 쿵푸 허슬 또한 갱―조직폭력배의 모습을 무협이라는 장르와 퓨전해본 것은 아닐까요?


   정체 불명의 걸인이 한 순진한 소년에게 건네주는 무공연마 서적을 떠올리며 이번 감상문을 접고자 합니다. 저도 그런 책자가 있다면 하나 구해서 연마해보고 싶어지는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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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 :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저자 : 댄 브라운Dan Brown
역자 : 양선아
출판 : 베텔스만
작성 : 2005. 05. 03.


   "이거 너무 민감한 내용을 다루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고 멀미가…… 우욱."

   시작이 지저분하다구요? 글쎄요. 저는 느낀 소감 그대로를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앞서 읽은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의 후속작이자 한국에서는 그보다 먼저 소개된 '다빈치 코드'. 그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아니 읽으면서부터 계속 느낀 머리속 생각의 소용돌이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럼 이번에 접한 로버트 랭던 교수의 두 번째 모험을 살짝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관장 자크 소니에르. 그가 유령처럼 창백한 피부의 사내에게 '진실'을 강요당하며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천사와 악마'에서의 바티칸 사건 1년 후. 하버드 대학, 종교 기호학 교수인 로버트 랭던은 익숙하지 않은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어둠 속의 전화벨소리. 그것은 '중앙사법경찰국―DCPJ'의 방문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랭던은 루브르 박물관의 살인 현장에 가게되고, 만나기로 약속된 사람의 죽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죽은 자가 남긴 보이지 않는, 하지만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메시지'에 그는 놀라기 시작합니다. 그런 놀라움 속에서 등장하는 암호해독 부서의 소피 느뵈. 그녀는 그에게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알리고 같이 탈출을 시도하게 되는데…….
   '성배'를 둘러싼 추적들. 랭던과 소피 일행은 DCPJ의 추적 속에서 고인 자크 소니에르가 남긴 메시지를 따라 성배를 찾기 위한 탈출과 도주의 여정을 떠나게 되고, 또한 '오푸스 데이Opus Dei'의 살인마 사일랜스는 성배의 열쇠를 쥔 둘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 속에서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온Zion'수도회라는 비밀 조직과 그들이 수호한 성배의 진실들. 끊임없이 발동하는 반전과 수수깨끼의 해독 과정 속에서 결국 그들의 앞에 거대한 진실이 드러나게 되는데…….


   전 편인 '천사와 악마'와는 달리 살인과 대 참사를 막기 위한 추적이 아닌, 진실을 쫓아―살인 누명을 벗기 위한,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도주의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뭐랄까요? 제가 이때까지 접했었던―비록 그 규모가 광범위한 반면 조각이 작은, 루머가 가득했던―수많은 음모론의 내용과 기호학, 종교학 등의 역사적 증명이 머리 속에서 폭풍우 치는 듯 했습니다. 왜 폭풍우가 지나간 후의 하늘만큼 깨끗한 하늘은 없다고들 하죠? 비록 소설적 상상력이라곤 해도 별 의미 없어 보이던―흩어져 있던 수많은 자료들이 의미를 가지게 되는 작가의 통찰력에, 혼란에 쌓여 정의되지 않던 '막연한' 생각들이 '구체적'인 모습을 가지게 되어 말로 형언하기 힘든 만족감과 쾌감을 동반하는 두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실 된 모습이라―순간 앞서 기록한 영화 '빅 피쉬Big Fish'가 떠오르는 듯 합니다―……. 역사는 힘있는 자로 인해 그 모습이 변했고, 그 결과 종교는 새로운 곳의 전파·정착을 위해 스스로 역사를 변질 시켰다. 인간의 모습을 지워버린 현대의 예수 행적의 기록서 바이블. 그리고 그 진실의 비밀을 사수한 조직과 잊혀진 진실을 폭로하고자하는 조직, 그 사이에서 누명을 쓴 주인공의 여정. 이전의 작품을 뛰어넘는 고대 예술의 표현과 역사의 고찰 등 직접 그 현장으로의 탐험을 충동질 당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성의 강함. 합일의 완벽함. 은폐시키려고 할수록 바로 주위에서 발견되는 진실의 수많은 코드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한다는 통찰력의 충고.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수수께끼. 이젠 이세상 모든 것들이 새롭게 인식되려는 것은 아닌가 궁금해지는 군요(웃음). 과연 종교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또한 지적되었던 수많은 종교적 모순을 떠올리며 이번 감상의 기록을 종료하고자 합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옮긴이의 말 중에서-

그리고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달리 보일지리라
-제가 첨부해서-





Ps. 그러고 보니 다빈치의 그림 '최후의 만찬'에 대한 부분을 읽고 있다가 마침 내무반에 있는 상 위에 인쇄 되어있던 '최후의 만찬'을 보며 본문의 내용과 비교 대조 해보았던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밖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랭던의 강의와 함께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소설계의 빅뱅'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댄 브라운. 그의 그 밖의 작품 'Digital Fortress', 'Deception Point'또한 접해보고 싶어집니다.


 

[연대기목록 확인하기]


TEXT No.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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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쿡 지음, 김원중 옮김 / 열림원 / 1992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 : 열Fever
저자 : 로빈 쿡Robin Cook
역자 : 김원중
출판 : 열림원
작성 : 2005. 04. 30.


   댄 브라운Dan Brown의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를 읽은 후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를 읽어보고 싶었지만, 먼저 읽고 있는 사람이 있어 '브레인Brain' 다음의―열림원 출판의 로빈 쿡 공식 세 번째 작품인 '열'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앞서 읽은 세 작품―누림 출판사의 '스핑크스SPHINX'를 포함해서―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강한 몰입 감을 느끼기 시작하니, 이거 책에서 시선을 땔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추억의 영화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을 떠올리게 한 이번 작품. 그럼 한 어린 생명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버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 드려볼까요?


   이야기는 벤젠이라는 화학약품이 몸 속에서 엄청 실감나는 태러를 일으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마이크로 단위의 천문학적 숫자의 일방적 전쟁은 12살 어린 숙녀 미셸의 몸 속에서 일어난 일 입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세는 단지 열이 조금 있을 뿐이라는군요.
   이야기의 바통은 와인버거 암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찰스 마르텔 박사가 이어받습니다. 그는 9년 전에 사별한 아내를 마음에 묻고 2년 전 캐서린과 재혼한, 3남매의 가장으로 살고 있습니다. 연구소내의 가장 저명한 암 연구자인 그는 나름대로 가정 문제에 골치가 많이 아픕니다. 그런데 그에게 일어나는 머피의 법칙과 같은 악순환의 연속. 자신이 연구하던 '면역을 이용한 항암연구'가 아닌 자신이 연구와는 전혀 다른 방향인 '약품을 이용한 항암연구'에 힘써 줄 것을 강요받으면서 은근히 해고의 압력을 받기 시작합니다. 또한 열에 이은 코피와 함께 병의 증상을 알리는 자신의 어린 딸이 결국 급성 골수아구성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되고, 그는 경악하게 되는데…….



   「틀에 박힌 조직화 된 연구와 기존의 의료 기술들은 나의 실험을 가로막을 뿐이야. 아마도 그들은 내가 미쳤다고 밀어붙일 거야.」

   이 말은 결국 병원에서의 항암약물치료의 진전이 없는 딸을 납치(?)해 자신의 방법으로 치료하면서 아내에게 한 그의 말입니다. 결국 미쳐버린 과학자라 불리며, 집을 요새로 만들어 기존의 모든 형식을 무시하며 자신의 몸마저 실험대로 사용해 딸의 치료에 모든 것을 희생하는 아버지. 전 이 부분에서 또 한번 "우리는 '불가능'을 교육받지 않았나?"의 질문을 떠올리며, 자식을 향한 '미친'에 가까운 사랑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 '리사이클 주식회사'라고 불리는 재생공장의 어둠 속 만행에 대하여 잃어버린 양심의 무서움에 치를 떨어버렸습니다. 바로 그 공장에서 벤젠이라는 화학약품을 무단 방류해 이 이야기의 끔찍한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지요.

   돈과 생명. 비록 이 이야기가 과장과 비약이 심할지 몰라도 분명 묵인할 수 없는 진실의 외침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페놀의 무단 방류와 같은 어쩌면 요즘은 잊혀져버렸을지도 모를 사태가 분명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또 한가지 생각하게 된 것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재생공장의 폐수로 환경 오염과 백혈병 환자가 발생하고, 찰스 마르텔 박사가 일했던 암 연구소가 그 공장과 '계열사'로 맺혀 그에 해당하는 백신을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 앞서 읽었던 '아홉 번째 날Le neuvieme jour'처럼―물론 사고로 인한 바이러스의 유포와 백신 등장의 내용이었지만―계획된 질병과 약이란 이 모순된 모습은 그저 답답하고 울화가 치민 내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가지 더 생각한 것이 있었군요. 그것은 관직의 체계에서의 공무적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입니다. 벤젠을 무단 방류하는 재생공장을 신고하기 위해 마틴은 이런 저런 노력을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서 그 책임을 미루는 모습에서 책을 읽고 있던 저는 그만 분노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원치 않은, 다시는 경험할 수 없다고 생각된 슬픔의 데자뷰를 경험하는 한 남자의―비극을 막기 위한 미쳐버릴 듯한 이야기. 글쎄요. 매드 사이언티스트mad scientist의 생성과정(?)을 보는 것 같다면 큰 실례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연구에 모든 것을 매진하며 어느덧 가정과 멀어진 아버지. 그런 그가 잃어버린 가족의 마음을 되찾는―조금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무엇인가 찡한 기분의 장면을 회상하며 이번 감상의 기록을 종료하고자합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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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
저자 : 댄 브라운Dan Brown
역자 : 양선아
출판 : 베텔스만
작성 : 2005. 04. 29.


   사실은 로빈 쿡Robin Cook 님의 '열Fever'을 읽으려고 했지만, 댄 브라운 님의 작품이 저의 기호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지라 이번 기회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내무반 대원 중 하나가 가지고 있어서 읽어본 작품.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그 이전의 작품이라 불리는 '천사와 악마'. 두껍게만 보이던 두 권의 작품의 첫 장을 열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소장의 욕구와 머리 가득 차 오르는 쾌감에 몸서리 친 작품.

   그럼 이번에 접한 작품을 짧게 회상해 보겠습니다.


   스위스의 CREN―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 레오나르도 베트라 라는 물리학자가 가슴에 고대의 반 기독교 세력―일루미나티illuminati의 낙인이 찍힌 체 발견됩니다.
   한편 악몽에서 깨어나는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그는 자신을 깨운 전화의 내용을 듣고는 신경질적으로 끊어버리지만, 이어서 날아오는 팩스를 보고 결국 의뢰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팩스의 내용. 그것은 일루미나티의 낙인이 찍힌 시체의 사진입니다.
   과학의 보고 CERN에 도착한 랭던. 그는 막시밀리안 콜러 소장의 만남과 살해된 과학자의 딸 비토리아 베트라의 등장 속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지는 반물질反物質의 도난을 알게됩니다. 하지만 자칫 대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반물질이 로마의 바티칸에 있다는 정보와 함께 랭던과 비토리아는 '신의 힘'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한편 로마 바티칸에서는 새로운 교황의 선출을 관련해서 사건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발탁된 네 명의 추기경들의 실종. 예정된 대 참사의 시간과 추기경의 죽음의 시간 속에서 카운트다운 중인 반물질과 원소의 낙인과 함께 한 명씩 죽어 가는 추기경들.
   랭던과 비토리아는 고대의 예술가 베르니니의 작품을 통해 대 참사와 죽음을 막기 위한 일루미나티를 향한 추적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


   과학과 종교. 고대 예술의 숨겨진 진실 된 모습. 치열한 두뇌싸움 속에서 드러나는 경악할만한 음모.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상식들이 순간 거짓말이 되는 끝없는 반전의 이야기. 앞서 기록한 적이 있던 소설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과 '운명계산시계'에서 느꼈었던 상식 파괴와 마치 수많은 조각을 조립하여 하나의 그림을 그리는 듯한―완성된 직소퍼즐의 쾌감이 저를 흥분시키는 듯 했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말해지는 선과 악의 실체, 과학과 종교에 대한 철학적 대화. 고대 예술의 미스터리 등 그 모든 것들의 이야기들이 하루의 끝―자정까지라는 카운트다운 속에서 숨막히게 전개시키는 작가의 이야기에 그저 푹 빠져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접해보지 못한 예술품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하버드 대학교 예술사 분야의 교수이자 우상기호학의 전문가 로버트 랭던의 눈을 통해 지켜보면서, 저도 언젠가 꼭 실제로 접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특정 종교의 귀속을 권장 받습니다. 하지만 전 이전부터 막연하게나마 모든 종교는 그 원류가 하나라는 생각에 특정 종교에 들지 않으면서도 유신론자 상태로 있으며, 또한 과학과 종교가 완전히 다른 길이라기보다는 둘 다 비슷한 모습이며, 특히 과학이란 그 어떠한 현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설명하고자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런 '막연함'을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 것이 사실이며, 어느 것이 픽션인지 그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저울질하는 작품. 그럼 다음의 질문을 중얼거리며 이번 감상 기록을 종료하고자 합니다.


   과연 신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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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No.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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