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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화의 절대초인 - [초특가판]
유덕화 출연 / 기타 (DVD)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 : 절대초인 大隻 Running on Karma, 2003
감독 : 두기봉, 위가휘
출연 : 유덕화, 장백지, 장조휘, 탕보여, 진황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6. 01. 16.
"……뭡니까 이건!!"
-즉흥 감상-
오랜만에 등산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도대체 몇 년만에 오르는 가산산성인지 처음 와보는 것만 같은 상쾌한 기분에 이유 모를 우울증이 가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어서는 하산후의 온천 욕까지 즐겼다지요. 그렇게 괜히 기분 좋게 집에 돌아온 저는 데스크탑의 DVD드라이브에 박혀있는 영화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어제 자기 전에 보려고 했었는데 컴퓨터가 버벅 거리는 데다가 오늘 있었던 등산을 생각해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해버렸던 것이지요.
그럼 다시 재생해도 버벅 거려 비명을 지르다가 DVD전용 프로그램으로 돌리니 안정적으로 돌아간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남자 스트리퍼들이 공연하는 한 나이트클럽. 근육질의 몸매를 과시하는 남자들이 여자들의 환호 속에서 춤을 추며 옷을 하나씩 벗어 던지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서도 '거인'이라 불린 남자가 인기가 가장 좋아 보이는군요. 그런데 갑작스러운 경찰의 등장과 함께 흥이 깨지게 되고, 특히 거인에게 열정적으로 환호하던 한 여인이 그를 향해 경찰신분증을 보여줍니다.
한편 또 다른 곳에서는 파괴의 흔적과 함께 피범벅이 된 시체가 발견되고, 형사들은 그 현장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용의자를 발견하고 체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상식을 뛰어넘은 발견상황과 마찬가지로 형사들 품을 벗어나고 마는군요.
신분증을 찾는답시고 틈을 노려 나이트클럽을 벗어나 도망가는 '거인'과 도주 중인 인도인의 만남이라는 과정을 통해 엮이게 되는 여 경찰 리 펭리, 그렇게 삼라만상의 이치라고도 하는 카르마를 둘러싼 아슬아슬한 로맨스와 함께 '거인'의 고통 가득한 과거가 현재와 연결되려하는데…….
뭐랄까요? 처음 이 작품을 알게 되었을 때만 해도 "중국판 헐크?"라는 웃기지도 않은 선입견과 허공에서 춤을 추는 얇은 휴지를 통한 근육질 남자의 우아한 무술을 보며 뭔지 모를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서는 "뭔가 감독판 같아."라며 중얼거리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뭔가 이상한 기분에 영화 정보를 검색하던 중 이 영화는 두 가지 형식으로 나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중국판과 홍콩판인데요. 저는 그나마 무삭제로 알려진 한국 출시용인 홍콩판으로 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 이야기가 살짝 옆으로 빠진 기분입니다. 뭔가 감독판이라는 기분이 든 자세한 이유를 말씀 드려버린다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참기로 하겠습니다. 그래도 힌트를 원하신다면 장백지 팬 분들께는 이 작품을 비 추천이라고만 속삭여 드리겠습니다(웃음)
이 작품은 불교에서 말하는 업業. 즉 카르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원인과 결과의 법칙인 인과율因果律과도 상관 있다 생각하고 있는데요, 바로 전세에 지은 악행이나 선행으로 말미암아 현세에서 받는 응보를 이르는 말이라는 의미 때문입니다.
이 작품에서의 '거인'은 모든 생명체의 죽음에 대한 카르마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의 과거와도 관련된 비극으로 얻은 능력인데요, 덕분에 그는 산을 내려와 도시에서 나름대로의 은둔 생활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카르마는 그의 삶을 계속 힘들게 만들고 마는군요.
사랑해버릴 것만 같은 그녀가 위험해 처해질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뛰어난 무공으로 그녀를 구해주는 한 남자가 있다. 이 부분만을 보고 있었을 때는 '소림축구를少林足球 Shaolin Soccer, 2001'를 볼 때 생각했었던 '잊혀진 무공의 강함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린 새로운 감각의 히어로'를 생각해 색다른 기분으로 보다가도, 점점 '설마'하는 비극이 통제 불가능의 모습으로 주인공과 저를 자극하는 등, 뭔가 그 균형미가 위태로운 작품이라는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도 한문 제목이기도 한 대척료大隻 를 한자 한자 뜯어보며, 자기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은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버린 거대한 마음을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흐음. 그럼 뭔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은 이 작품을 머릿속으로 되풀이해보며 이번 감상기록을 종료코자합니다.
Ps. 아주 약간 어색한 감이 없지 않은 정교한 근육복을 입고 열연하신 유덕화 배우와 나름대로 고심하셨을 감독 및 스텝 분들께 '새로운, 그리고 색다른 시도'에 대한 심심한 감사를 마음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