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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신 [dts] - 극장판 + DVD 판
김용균 감독, 김혜수 외 출연 / 팬텀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 분홍신The Red Shoes, 2005
감독 : 김용균
출연 : 김혜수, 김성수, 박연아, 고수희, 서하림 등
등급 : 아마도 15세 극장판을 본 듯
작성 : 2006.03.18
“흐음. 뭔가…….”
-즉흥 감상-
사무실에서 모처럼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몸을 떨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신청해두고 이틀 들어본 평생교육원의 독서지도사과정이 폐강되었다는 전화였다지요. 마침 시야에 들어오는 창밖의 하늘은 우중충 했고, 심심하다고 비명을 지르는 친구의 문자가 저를 자극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도해보려고 하면 난관이라는 것이 이리도 많은 것일까요? 시간이 흘러 퇴근 시간이 되었고 정신없이 걸어 친구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저녁 늦게 흩날리는 비도 아닌 ‘눈’을 보며 맥주를 들이켰습니다. 카하. 그렇게 레포트의 한 부분을 도와줘버린 저는 친구와 영화를 한편 보게 되었으니, 전부터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빨간 구두도 아닌 ‘분홍신’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인적이 없는 늦은 밤의 지하철 승강장. 누군가를 기다리며 전화통화를 하는 한 소녀가 보입니다. 그런데 뭔가를 발견한 듯한 소녀의 시선을 따라 가보니 눈에 확 들어오는 핑크빛의 구두가 보이는군요? 어느덧 신을 바꿔 신은 소녀는 아무런 기척도 없이 나타난 친구로 인해 놀라기도 전에 신발을 빼앗겨 버립니다. 한편 신발을 빼앗아 신고는 즐겁다는 듯 걷고 있는 소녀에게 또 하나의 발자국 소리가 쫓아오기 시작하고, 음? 어헉!! 발목이 잘려버렸습니다!!
이야기의 바통은 어린 딸아이의 엄마이자 한 가장의 아내로 등장하는 여인이 이어받게 됩니다. 처음으로 혼자 학원에 나가게 된 어린 딸의 뒤를 몰래 따라가던 그녀는 가벼운 접촉사고로 아이를 놓쳐버리게 되고, 아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다 결국 집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런데 남편의 불륜현장을 목격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어린 딸과 함께 집을 나와 살게 된 그녀는 어느 날 지하철의 칸과 칸 사이분에서 눈길을 잡는 분홍신을 발견하게 되고, 새로 장만한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분홍신을 사이에 두고 엄마와 어린 딸의 신경전이 시작되고, 급기야는 이상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는데…….
혹시나 하는 기분에 이것저것 검색해보니 ‘예술과 사랑을 놓고 갈등하다 죽고 마는 젊은 발레리나의 이야기를 그린 1948년 영국 영화’라는 다른 작품의 소개도 있고, 이번에 본 한국의 ‘분홍신’ 또한 극장판과 감독판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늦은 시간 졸음과 피곤을 동반한 체 귀찮은 기분으로 봤던 것을 다른 분들이 쓰신 비교 분석을 통해 머릿속에서 재구성 해보니 확실히 어떤 버전이라고는 못해도 아마 15세 관람가의 극장판으로 본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영상은 너무 멋졌는데 이야기의 연계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기분으로 만났던 작품입니다. 뭐랄까요?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런 식의 이야기가 나올 듯한데…… 어라?!”같은 기분 이었다랄까요? 아니면 잔인한 영상미학까지 더했다고 하시는 18세 이상 관람가의 감독판으로 이 작품을 접했더라면 뭔가 다른 기분으로 접할 수 있었을까요?
그러고 보니 전에 영화소개해주는 프로그램에서 이번 작품은 ‘소유욕’과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초자연적인 이끌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 가는 것이 없진 않았지만, ‘여자’에 대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분석의 몇 가지 공식(?)을 대입해보면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심적으로는 잘 와 닿지 않네요. 뭐 일단 제가 남자라는 것이 근본적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그것도 아니라면 인상적인 작품으로 ‘알 포인트R-POINT, 2004’와 ‘거미 숲Spider Forest, 2004’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최근에 본 스티븐 킹 원작의 ‘시크릿 윈도우Secret Window, 2004’라는 작품을 연상시켰던 작품. 점점 발전되어가는 그리고 앞으로의 더욱 밝은 전망을 예고하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생각해보며 이번 감상기록을 종료해보고자 합니다.
Ps. 친구랑 볼 때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엔딩 크레딧을 그냥 넘겼는데요. 후훗. 속는 샘 치고 엔딩 크레딧을 한번 보실 것을 조심스레 추천해드립니다. 글쎄요. ‘보너스 필름’이라고만 중얼 거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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