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인숙
조너선유 지음 / 조너선유커뮤니케이션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 : 고양이 여인숙
저자 : 유상욱
출판 : 조너선 유 커뮤니케이션
작성 : 2004. 8. 3.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이 언제였을까요? 그나마 기억에 있는 것은 2000년이 되기 전 어느 날 이라는 것이군요. 지금은 없어져버린 단골 서점에서 발견했었던 검은 표지의 소설책. 특이한 제목 - 고양이 여인숙 -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끌림이었는지 결국 몇 차례 방문 중 이 책을 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긴 그때만해도 세기말이나 초자연적인 사건들의 이야기, 괴담 같은 것을 찾아 읽었으니 그런 영향이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웃음).

   조너선 유, 본명은 유상욱. 충무로의 이단아라는 별명을 가진 영화감독입니다. 처음에는 조너선 유라는 이름 때문에 몰랐었는데, 지금은 폐쇄 되고 없는 그의 커뮤니티 홈페이지를 방문했을 때. 자신이 쓴 피아노 맨을 영화로 찍었다는 사실과 영화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의 감독이었다는 사실에서 느꼈었던 신선한 충격. 분명 그가 찍었던 영화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작품은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감히 말하는 바입니다.

   으음. 너무 서문이 길었군요. 그럼 오랜만에 다시 읽은 고양이 여인숙의 세계로 빠져들어봅니다.

   지옥의 입구에라도 들어가려는 듯한 비장한 각오의 주인공 - 건석과 개 세마리. 그것은 그의 알 수 없는 증오와 공포를 동반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어 그의 친구 S에게 도착한 한 원고의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S는 내심 기다리던 원고라며 좋아하는 한편 사라져버린 친구 때문에 마음 아파합니다. 그리고 사라져버린 친구의 행적을 뒤?기 위해 그 기록을 읽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5년 전의 건석과 그와의 백년가약을 맺은 은주의 이야기. 그 둘에게 있었던 2년전까지의 즉, 3년 간의 혼수상태에서의 또다른 차원에서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혼자 깨어난 건석의 2년동안의 이야기와 함께 건석은 이 기록을 S에게 넘기고 다시금 지옥을 향해 간 것입니다.
   심장이 약해 미국에서의 수술을 기다리는 은주. 그런 그녀를 사랑해 자신도 미국행 비자를 신청하지만 실패하는 건석. 그런 둘의 안면도를 향한 여행. 하지만 시공의 틈을 통과한 그들에게 벌어지는 살육의 축제. 그리고 탈출. 하지만 건석은 자신을 사랑하는 그녀를 실수로 시공의 틈 너머에 놔두고 마는데...

   스티븐 호킹 박사의 양자우주, 블랙홀. 뉴턴의 절대적 위치, 아인슈타인의 절대적 시간. 앞서 말한 두 가지를 무시해 만들어진 쌍둥이 역설의 법칙. 인과율의 법칙과 패로독스. 그리고 평행우주에 대한 이야기. 호러물로 시작한 이야기가 자칫 SF로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름대로 신빙성있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어떠한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수많은 이론들. 잃어버린 사랑과 시간을 되찾기 위한 욕심을 가지는 사람들. 그런 그들의 앞에 다시금 지옥의 문은 열리고 광란과 살육의 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겨우 시공의 문이 닫히지만, 건석은 결국 복수를 하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를 되찾기 위해 기록을 남기고 그 지옥 속의 그녀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조너선 유. 아직 작성하지 않은 감상문 - 소설 피아노 맨도 그렇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머리가 아플 수 있는 무수한 이론들을 나열하면서도 스피디한 전개를 자랑하는 문장력. 한 개의 답을 향해 각기 다른 해석으로 접근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말 사실감 있게 잘 표현하고 있어 그저 놀라움으로 와 닿습니다.

   반전되는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몇 번이고 다시 보는 영화 유쥬얼서스팩트 처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던 작품. 결말을 알면서도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만하는 절대적 사랑이야기의 감상을 여기에서 종료하는 바입니다.

   한여름의 호러작품을 찾는, 만일 이 감상을 읽는 분들에게 이 고양이 여인숙이라는 특별한 작품을 감히 추천해드리는 바입니다. 물론 그녀를 되찾기 위해 오늘 지옥에 갈 준비가 되어있다면 말이지만요.


Ps. 유상욱 님의 다음 작품인 '소설 요한계시록'을 읽어보고 싶은데 이상하게 책이 나왔는가에 대한 정보 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출판 예정까지만 하고 책이 안나온 것인지 원. 애타는 기분으로 웹을 항해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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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메신저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서계인 옮김 / 미학사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 : 드림 메신저Dream Messenger
저자 : 사마다 마사히코
역자 : 서계인
출판 : 미학사
작성 : 2004. 7. 30.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지금."

   이번에 읽은 책은 사실 손에 들어온지 조금 된 책입니다. 입대 전에 헌책방에서 구매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것일까요? 사실 샀던 날 조금 읽다가 1차 정기 휴가를 다녀와서 다시 다 읽게된 작품입니다. 뭐 일종의 연대기나 어떤 인물에 대해 알아가는 내용의 소설이 생각보다 읽기 힘들어 박경리님의 토지, 앤라이스님의 뱀파이어 연대기 마냥 정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게 된 작품이군요.

   작품의 제목만 봐서 또 저의 악취미가 그게 그거지 않느냐라고 잔소리를 하실지 모르겠군요. 다른 장르의 책도 많이 읽는 편인데 왜 유독 컬렉션 중에 초자연적인 내용이나 오컬트 관련 주제만 유달리 잔소리가 많은지 원(사회 통념 중에서 타부시 되는 것이기에 그런것인가?).
   뭐 하긴 저도 그런 부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무엇이라 말은 안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말씀 드리고 시작하도록 하지요. 이번 작품 '드림 메신저'는 미스터리나 초자연적인 어떤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그럼 드림 메신저의 세계에 한번 빠져볼까요?

   아들을 찾아 달라는 한 노 미망인의 의뢰. 증권 어널리스트인 미모의 여인 마이코는 쿠비다케라는 전직 소설가를 통해 아미노 부인의 의뢰를 받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탐정소설인 듯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됩니다. 한편 노 부인이 찾고자 하는 아들의 이야기가 따로 나오는데요. 그의 이름은 매튜. 잊혀진 이름 - 마사오이자 노부인이 찾고자하는 아들의 이야기이지요. 그는 '모든 이들의 연인이자, 모든 이들의 친구'가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또한 어린 시절 외국에서 렌탈 차일드Rental Child의 삶을 살기도 한 주인공 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찾아나서는 이들이 알게되는 그의 과거와 자신을 찾기 위한 회상 속에서의 그의 이야기. 이 작품은 그런 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로가 서로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기나긴 시간의 부재. 그리고 만남을 위해 사람을 찾아다니는 한편,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잡으려는 주인공들.

   앞에서도 짧게 언습했지만 이 이야기는 일종의 연대기나 회고록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정체성의 소멸로 인해 자신을 찾아가는 듯한 이야기. 현실에 안주하기 위해 미래보다는 과거의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타인과의 공존을 위해 타인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는 한편 과거로 부터 자유로워지고자하는 이들의 이야기. 저는 이 작품을 감히 이런식으로 이해 했습니다.

   이 작품을 읽어가면서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빠르게 진행되는 국제화. 정보통신과 운송수단의 발전으로 인해 국경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런 현실 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으로 인해, 그리고 자신을 유지시켜나가기 위해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거나 타인을 알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이 작품에서 저는 두명의 매력적인 케릭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매튜와 쿠비다케입니다.

   매튜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며, 미카이 나이트라는 배호령背護靈 - 일종의 수호령이나 자신의 분신체 -를 가지고 살고 있지요. 사실 매튜도 마음에 들지만 그 미카이 나이트라는 것에 더욱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혹시 모르게 붕괴될지도 모를 자신을 유지하기위해 만들어진 또하나의 인격이 아닐까요? 주인공 매튜 - 마사오의 미카이 나이트 처럼 저 또한 저 자신의 붕괴를 막기위해 그녀 - 자칭 '얼음의신'을 만든 것인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분신체 '무한오타'를... 아니면 혹시 모르게 저 자신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기분으로 만화를 그리고 글을 써내려가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전직 소설가 쿠비다케. 어딘가 모르게 저와 많이 닮아 보이는 케릭터라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괴로운 기분으로 만났습니다. 자신의 소설에 잠식 당하여 결국 자기자신을 소설속의 한 일물로 치부하며 하루하루의 공허 속에서 살다가, 미쳐서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을 경매해 결국 노 부인에게 자신을 팔아버립니다. 삶에 리얼리티를 상실해버린 케릭터. 그렇기에 주변 모든 것에 거리낌 없이 즐길 줄 아는 케릭터입니다. 결국 자신을 찾긴 하지만 방황하는 그의 모습에서 현재의 저의 모습을 보는 듯해 섬뜩한 기분이 없지 않아 있더군요.

   이 책을 읽고나서 흔히 사춘기적 고민거리라는 것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감상문의 처음에도 적어 둔 말.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지금."

   급변하는 세상. 그런 세상 속에 사는 우리들은 육체적으로는 성숙할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아직 질풍 노도의 시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아 정체성의 불안정이라...

   이렇게 이번 감상을 접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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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의 동화
이기원 외 / 서지원 / 1997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세기말의 동화
저자 : 이기원, 김차애, 백휴, 서미애
출판 : 서지원
작성 : 2004. 7. 22.


   언제부터였을까요? 서양 문학에서의 식상함으로 동양권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 그리고 처음의 미약함에서 요즘의 발전됨을 발견한 것이. 텔미썸딩tell me something, 건축무한육면각체의비밀,운명계산시계, 피아노 맨, 기타 미스터리, 서스펜스, 추리물 등의 작품들. 요즘들어 진흙 속의 보석마냥 그 진가의 빛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이전의 작품들.
   헌책방의 어느 한구석. 저는 그곳에서 한 권의 근사한 단편집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기말. 이 단어는 하나의 격동기를 암시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흔히 사회악 현상의 혼돈의 사회 - 허무, 퇴패, 쾌락, 파괴되는 도덕의 시대를 말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현대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 작품이 97년도에 묶여졌다고는 하나, 흔히 뉴 밀레니엄시대 하고도 4년째인 요즘과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시대의 이야기. 그리고 그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번 작품에서 펼쳐집니다.
   가정 불화로 인한 살인. 사회 부조리로 인한 살인, 내적인 불안과 공포, 불륜, 자살, 그리고 의문의 살인사건들을 추적해나가는 이야기들. 어떻게 보면 과장이 심한 듯한 이야기들은 실제로 있었을지도 모를,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할 수도 있는 우리의 삶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섬뜩하게, 또 한편으로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묘하게도 친근감있는 이 단편들을 즐거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흔히 단편이라 함은 짧은 글 속에 작가가 하고자하는 말을 해야하기에 장편이나 중편보다도 읽기 힘든 글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이 단편집의 단편들은 현 사화의 어두운 이면의 이슈와도 연결되는 이야기다보니 많은 것을 떠올리게 되어 쉽게 읽힌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작가들의 문장력이 좋은 것이겠죠?


   무너지고 파괴되어버린 사회적 도덕관념, 인간에 대한 믿음의 붕괴, 그렇기에 절대자를 찾으며, 그렇기에 어느것 하나 안정된 것이 없는 삶. 이것은 빠른 경제발전과 그로인한 인간의 기계화와 전문화. 발전해서 인간관계의 차단화 되는 현실에서 만들어진 현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의 이야기가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각 이야기의 사건들을 읽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잊어버린 사건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도덕관이나 윤리를 넘어선 엽기적인 사건들. 그 사건들의 내막에 무엇이 있었는가에대한 작가의 통찰력들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아니 무의식적으로 지워버리는 내면의 '사악'을 너무 잘 표현한 것 같아 이유모를 전율에 쾌감마져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사회의 이면을 심층적으로 고발하는 듯한, 묘한 스릴감마져 느끼게하는 단편들. 어쩌면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우리는 너무 당연한 듯 넘겨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며 이번 감상을 접습니다.


Ps. 아름다운 것도 너무 많으면 그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기적도 너무 많으면 그것은 기정사실이 되듯 우리는 너무 많은 범죄에 노출되어 그것을 하나의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인 아닐까?...라며 소름끼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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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박일 / 등불(=징검다리) / 1995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 : 거미
저자 : 박일
출판 : 등불
작성 : 2004. 7. 20.


   몇십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있는 반면, 한 번 이상 읽기 거북한 작품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경대 후문의 헌책방에 갔었다지요. 하긴 군 생활 중이니 가끔 갈 수 밖에 없는 처지군요. 그렇게 몇 달 만에 찾은 헌책방은 예전보다 더 많이 싸여버린 중고책들로 공간이 정말 좁아져버렸답니다. 하지만 그날 역시 생각치도 못한 책들이 발견되어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Foundation 1, 2, 3'. 딘 R. 쿤츠의 '운명의 추적Lightning'. 그리고 한때 미니시리즈로 방영한 '거미'의 원작 소설 '거미'. 그럼 14박 15일 동안의 1차 휴가에서 복귀 후 읽은 '거미'의 작품 속으로 빠져들어가 봅니다.

   미생물학자 김우혁. 그런 그를 짝사랑하는 기자 이미란. 그리고 3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우혁의 옛 애인이자 거미연구소 부소장이된 강주리. 그런 주리의 연구 프로잭트를 빼내기 위해 그녀의 얼굴로 성형수술을한 롬 진리교의 미치코와 그녀를 따르는 부하들. 그밖의 죽어가는 서울시민들과 의문의 사건을 뒤쫓는 형사들의 이야기.

   SF와 로맨스, 의문의 살인사건이 이어지는 이 작품은 예전에 TV에서 방영할 때의 거미를 다시 접해보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 작품이 영상화 되었을때도 그랬지만, 촬영기법이 이 감상문을 쓸때보다 더 열악했었지요. 그나마 원작 소설이 더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로 작품을 끝까지 읽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영상물도 원작도 그리 마음에 안드는 작품이 되는 것에 아쉬움의 실망감이 도는 느낌은 어쩔수 없군요.

   영상물은 일단 그렇다치고, 소설은 뭐랄까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알겠는데, 케릭터의 심리묘사와 사건의 진행과정, 그리고 상황의 갈등 구조와 상황묘사 등이 뭐랄까요? 약간 어거지로 전개되는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고 감히 말하겠습니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면 그 당시에 유행처럼 많이 나왔던 외화 '거미' 영화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미 예상할 수 있는 모든것을 재탕하는 것 처럼 보이기에 그만큼 흥미를 상실해버리는 것이지요. 제 기억속에는 그 당시에 꾀나 사실적인 '거미 호러'영화가 많이 나왔었고, 거기에다가 드라마 '거미'나 영화 '거미'나 장소 설정만 다를 뿐 이야기 전개가 비슷한 면이 많았었지요.

   이번 '거미'의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95년이나 요즘이나 아직 한국의 SF문학은 그리 큰 변화를 못 가진것만 같아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그나마 SF문학에서 조금 진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예전이나 요즘이나 한국은 SF의 불모지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지요.
   뭐 남말한 처지가 아닌 나름대로 글을 쓴다고 까부는 저의 입장은 그나마 '거미' 등의 작품이 최근의 드라마 'RNA'와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선배격으로 한국형 SF의 효시가 되었다는 점에 감사할 뿐입니다. 물론 본인은 'RNA'도 욕을 하고 차라리 드라마 'M'을 더 작품으로 취급하지만 말입니다.

   SF를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이 아닌 사이언스 판타지Science fantasy로 인식하는 현대의 독자들과 초보 작가들. 아무리 '거미'가 그리 흥미있게 읽지 못한 작품이지만 저는 '거미'는 분명 SF라고 인정합니다.
   SF의 기분 취지는 어떠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어쩌면 다가올지도 모를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럼 나름대로의 추억의 작품인 '거미'의 감상을 종료합니다.


Ps. 드라마 'M'도 다시보고 싶지만 드라마 '거미'도 다시보고 싶어지는군요. 기억에 남는 것은 살인거미로 인해 아수라장이된 건물안으로 살충제를 들고 뛰어들어가는 남자와 여자인데... 나름대로 열악했던 추억의 작품을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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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추적
딘 R.쿤츠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3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운명의 추적Lightning
저자 : 딘 R. 쿤츠Dean R. Koontz
역자 : 박은경
출판 : 고려원
작성 : 2004. 7. 20.


   "훗? 그? 글쎄 짬봉 소설의 대가라고나 할까?"

   공포소설의 대가로 스티븐 킹을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딘 R. 쿤츠를 더 높이 평가하는 바 입니다. 물론 심오한 편은 스티븐 킹이며 그 - 이하 쿤츠 - 의 작품은 짬뽕 같지만, 한국 역자의 능력 문제인지 스티븐 킹의 작품자체가 그런지 책 보다는 영상화 된 것을 더 좋아하게되더군요.(그래도 스티븐 킹의 작품을 미친듯이 모았다)
   그런 쿤츠의 작품 중의 하나 '운명의 추적'. 고려원에서 묶은 것 중 못구해서 구매를 포기해버린 작품을 우연히 헌책방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설원의 집. 그 집위로 떨어지는 번개. 무엇인가 음침함이 감도는 표지의 마력에, 이번 작품 속으로 빨려들어가 봅니다.

   번개가 치는 날. 한 아이의 탄생을 위해 나타나는 자칭 '수호천사'. 그리고 그녀의 성장과정 중 위기의 순간마다 시간에 구에받지 않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는 수호천사. 그리고 그런 수호천사를 뒤쫓는 한 남자. 이야기는 이런 삼각관계로 초자연적인 내용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성인으로서 안정된 삶을 영위해나가면서 부터 드디어 그 신비로운 일의 내막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 이야기는 초자연적인 내용에서 미스터리, 서스팬스로 이어져 액션과 SF, 호러를 겸비해 결국은 로맨스로 치닿게 됩니다.(결국 짬뽕이란 말이다.)

   명성있는 소설가로 성장하는 그녀 - 로라. 시간이동자이자 자칭 '수호천사' - 스테판. 그리고 그의 뒤를 쫓는 남자 - 코코스츠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이야기. 음모와 사랑. 그리고 이상을 위한 몸부림이 한데 엉킨 듯한... 읽으면 읽을수록 짬뽕같은 소설. 한편으로는 영화 '터미네이터', 또 한편으로는 영화 '백 투 더 퓨쳐', 영화 '타임머신'을 보는 듯한 이 작품은 쿤츠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시대, 1988년도에는 모르겠지만, 요즘 시대 - 대략 20년이 흘렀다 - 에는 대중화 되어버린 이미 알고 있는, 그리고 한번쯤 접해버린 듯한 내용. 하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에서 손을 땔수가 없는 이야기. 글쎄요? 몇 몇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쿤츠의 책들 중 마음에 안드는 것이 간혹 있지만 '운명의 추적'등과 같이 고려원에서 묶은 작품들은 이와같이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더라구요.

   이 작품은 일종의 '타임머신'의 이야기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부터 미래의 여행만이 가능한 타임머신과 그것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의 이야기지요.
   그리고 이 작품을 읽다보면 중 후반부부터 '패러독스paradox-일반적으로 옳다고 생각되는 것에 반대되는 의견이나 말. 역설(逆說)이라고도 한다'를 남발하는데, 이야기의 상황 속에서는 나름대로 절박한 심정을 말한다고 해도 조금은 어거지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는 이론들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미래를 바꾸려는 자. 자신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한 남자. 한 여자의 불행한 미래를 바꾸려고 하지만 그녀의 미래는 자꾸만 정상궤도로의 진입을 시도하는데... 아무튼 오랜만에 접해보는 쿤츠씨의 작품을 참 즐거운 기분으로 읽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작품을 많이 접해봤었습니다. 미래를 바꾸기위해 노력하지만 실패하는 이야기. 또는 성공한 이야기. 시간 여행의 가능에 따라 오히려 비극을 맞이하는 이야기. 시간의 미아가 되는 이야기. 그 밖의 다양한 이야기. 그렇다보니 전 저만의 생각을 가지게 되어버렸지요.
   아무도 알 수 없는 어떠한 것의 답은 변할 수 없는 하나일 수 밖에 없다. 다만 그 답으로의 여정이 여럿일 수 밖에 없다는 것. 즉, 시작과 끝은 하나이지만 그 과정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는 겁니다.

   별로 큰 교훈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고, 머리속으로 잡다한 생각들만 잔뜩 만드는 이야기. 하지만 일반적인 상상력이 아니기에 더욱 사랑하게되어버린 이야기. 철학적이고 심오한 작품도 사랑하지만 때론 이렇게 상상력의 극치를 달리려는 작품 또한 사랑합니다. 이유요? 생각의 전환을 위한 일종의 심심풀이 땅콩 같다랄까요?

   이렇게 이번 감상을 접습니다.

Ps. 으음; 20년 전만해도 상상력의 극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요즘은 무리인가;


[연대기목록 확인하기]

 

 TEXT No.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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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 2011-06-1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SF물을 좋아하는데, 이책을 처음에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때문에 SF물로 인식하고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운명의 추적자"을 계기로 "딘 R 쿤츠"의 열열한 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대부분의 타임머신이야기는 주로 미래에서 현재나 과거로 여행을 하는데,
본 책에서는 과거에서 미래 즉, 현재로 여행을 한다는 점에서 푹 퍼져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여자라서 로맨스가 가미된것이 더 좋았을수도 있겠지만요.
그래서 "와처스"도 재미있게 읽었던것 같습니다.

무한오타 2011-06-14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기록에 멋진 댓글 감사합니다^^

와쳐스도 멋진 작품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