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진지해지는 선택의 시간이 있다.


팻 메스니와 존 스코필드 중에 

뭘 먼저 들을지 고민하는 시간 같은 것.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대부분 팻 메스니를 먼저 들었다.


그때보다 좀 더 늙은 요즘엔 존 스코필드를 먼저 듣는다.


컨템포러리 재즈 기타의 스승

존 스코필드가 올해 신작 앨범을 발매했다.


타이틀은 [Country For Old Men]



코엔 형제의 영화  [No country for 0ld men]을 정면에서 뒤튼 것 같은 타이틀이

이채롭지만 음악은 무시무시한 영화와 달리 정갈하고 담백하다.


1951년생이니 존 스코필드도 

이제 할배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이 앨범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는

Steve Swallow도 올해 일흔일곱이다.



베이스를 마치 콘트라베이스처럼 연주하는 스티브 스왈로우


(스티브 스왈로우는 나중에 따로 소개 한번 해야 할 만큼 

이야기거리가 많은 베이시스트다)


이렇게 할배들이 모여 만든 이 앨범엔

연륜과 관록.


그리고

'성찰' 또는 '관조'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그 무엇이 넘실거린다.


내 귀엔 팻 메스니의 기타 연주에서 가끔 엿보이는 

난해함이나 까탈스러움이 들리지 않는다.


존 스코필드는 섹션들마다 

친숙한 블루스와 컨트리 스타일의 

클리쉐를 슬쩍 풀어놓으며 

듣는 이들을 저 멀리, 노인들의 나라로 이끈다.


농경사회의 현명한 노인들,

때와 절기마다 적절한 조언을 주었던 지혜로운 자들.


그들이 사는 어떤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좋다.

좋다.

세 번 좋다.


이 앨범은 구입해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보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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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하수상해도 매 해 시월 마지막 날이면


치르던 의식은 해야지.


지금도 기억하고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타는듯한 고량주 한 병.


기름진 돼지고기 한 접시.


독작 (獨酌)은 외롭고.


한 셋 쯤 모여 앉아서


두런두런거리며


마시면 좋은 밤.


이제 정말 가을이 깊어간다.


저절로 물들어가는 가을날 되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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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10-31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월 마지막 날, 시린 공기를 마신 탓인지 사진을 보니 목, 숨이 타들어가는 가을 밤이기도 합니다… ^^

알케 2016-11-01 18:06   좋아요 0 | URL
ㅎ..술 마실 핑계 만들기입니다.
어젠 마지막날이라서..
오늘은 첫 날이라서 ㅎ
 

청동기 시대에 사는 우리 .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

무당과 남창이 다스리는 나라에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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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6일 오전 청와대)


언니, 지난 밤에 말이야.


아버지 각하와 어머니 여사님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현몽하셨어.


아무 걱정하지 말래.


마귀와 축생들의 악담과 시샘은


앞 세운 자의 명예라고 하셨어.


바람이 그치고 나면


곧 대운이 열릴 것이라고도 하셨고.


그러니 언니 아무 걱정하지마.


비록 내가 멀리 있지만


치성은 여기서도 드릴 수 있어.


벌써 사방에 결계를 치고


제물도 준비해두었어.


언니.


우리 곧 만나.


그 동안 자중자애하며


우리의 나라를 부탁해.



2016. 10. 26


멀리서 언니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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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6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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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 2016-10-2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설의 영상이네요. ㅎㅎ
뭘 넣어도 착착 맞는 것이, 이건 새누리당을 위한 영화 같아요. ㅋ

저 닭대가리 때문에 저는 욕만 늘어서.. 걱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