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진지해지는 선택의 시간이 있다.
팻 메스니와 존 스코필드 중에
뭘 먼저 들을지 고민하는 시간 같은 것.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대부분 팻 메스니를 먼저 들었다.
그때보다 좀 더 늙은 요즘엔 존 스코필드를 먼저 듣는다.
컨템포러리 재즈 기타의 스승
존 스코필드가 올해 신작 앨범을 발매했다.
타이틀은 [Country For Old Men]

코엔 형제의 영화 [No country for 0ld men]을 정면에서 뒤튼 것 같은 타이틀이
이채롭지만 음악은 무시무시한 영화와 달리 정갈하고 담백하다.
1951년생이니 존 스코필드도
이제 할배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이 앨범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는
Steve Swallow도 올해 일흔일곱이다.

베이스를 마치 콘트라베이스처럼 연주하는 스티브 스왈로우
(스티브 스왈로우는 나중에 따로 소개 한번 해야 할 만큼
이야기거리가 많은 베이시스트다)
이렇게 할배들이 모여 만든 이 앨범엔
연륜과 관록.
그리고
'성찰' 또는 '관조'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그 무엇이 넘실거린다.
내 귀엔 팻 메스니의 기타 연주에서 가끔 엿보이는
난해함이나 까탈스러움이 들리지 않는다.
존 스코필드는 섹션들마다
친숙한 블루스와 컨트리 스타일의
클리쉐를 슬쩍 풀어놓으며
듣는 이들을 저 멀리, 노인들의 나라로 이끈다.
농경사회의 현명한 노인들,
때와 절기마다 적절한 조언을 주었던 지혜로운 자들.
그들이 사는 어떤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좋다.
좋다.
세 번 좋다.
이 앨범은 구입해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보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