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제임스 밴더빌트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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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시의 병역비리에 대한 취재를 위한 내용 보다는 그 이후에 메리 메이프스를 비롯하여 취재진에게 가해진 각종 압박에 대해 더 집중하면서 보게 되었다. 누구든지 세상에 의문을 던질 수 있다. 메리 메이프스는 물론 취재와 방송을 함께 만들었던 취재진은 그저 '부시의 병역비리'에 대해서 '질문'을 했을 뿐이다. 부시의 병역비리가 사실이라면 '부시'가 그에 대한 정당한 처사를 받으면 되고, 사실이 아니라면 '취재진'이 그에 대한 정당한 처사를 받으면 되는 것이었다. 문제는 보도 이후에 '부시의 병역비리'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질문 그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왜 질문을 하면 안 되는가? 왜 의문을 가지면 안 되는가?

'질문을 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그 자체가 자유민주주의에 위배되는 것 아닌가? 이 세상에서 자유민주주의란 '돈이 많은 사람'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누구든지 의문을 제기하고, 질문을 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대답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속성 중 하나이다. 권력층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어떤 집단'은 의문과 질문 자체를 하지 못 하도록 막고있다. 특정한 누군가를 위한 자유민주주의가 과연 올바른 자유민주주의인가?

제일 최악이었던 것은 메리 메이프스의 정치적 성향이 좌파이고, 성적지향이 레즈비언이며, 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부시를 공격하기 위해 보도를 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질문을 하는 것과 정치적 성향, 성적지향이 도대체 어떤 상관관계인가? 그러면 '보수적인 이성애자 남성'이 부시의 병역비리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면, 이 보도는 '정상적'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것인가? 어떤 사람도 단 하나의 정체성으로 묘사되지 않음에도 인간은 흑백으로 사물을 나누려고 한다.

사실과 진실은 어떻게 다른가? 진실은 무엇인가? 어떤 말이나 문장을 표면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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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강 세븐
A. J. 라이언 지음, 전행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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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이나 접촉이 아닌 '기억'으로 특정 바이러스가 감염이 된다는 설정은 매우 특이했다. 인간동물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기억'이 존재하는데, 그러면 인간동물 뿐만 아니라 비인간동물 또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이상증세가 발현이 되는 것인지도 궁금했다. 소설에서는 인간동물 외에 비인간동물의 이상행동이나 신체의 변화에 대해 그려지지 않았는데, '기억'을 할 수 있는 존재라면 바이러스 감염이 가능한 것인지도 궁금하고 바이러스에 감연된 동물의 사체를 섭취함으로서 바이러스 감염도 가능한지 궁금했다. 같은 '기억'을 공유하면 바이러스가 감염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 기억에 대한 매개체가 필요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A.J.라이언이 앞으로 이 시리즈를 어떻게 전개할 지 궁금한데, 꼭 다음 시리즈가 번역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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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변호하는 일 - 무너진 한 사람의 빛나는 순간을 위하여
김예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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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알던 사람이 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행동은 퍽이나 어렵다. 은전언니나 규식이 형의 책이 그랬다. 예변의 책도 힘들었다. 읽는 것도 그리고 그 감정을 글로 풀어쓰는 지금도 힘들다. 어떤 일은 나도 알고 있던 일이었다. 예변이 일 하나를 맡아서 끝까지 처리를 할 때, 그냥 변호사로서 법적인 부분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었다. 변호사로서 일을 시작하였지만 성폭력 상담사로서 세심하게 감정을 살피고 사회복지사로서 자원을 알아보고 연결을 하였다. 예변이 성폭력 상담사 교육을 수료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것은 당사자를 온전히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람은 변호하는 일'은 변호사로서의 사례집이기도 하지만 사회복지사로서, 성폭력 상담사로서의 사례집이기도 하다.

한 초등학생에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을 때, 학교와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전혀 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분리를 진행하였다. 중간에 예변이 개입을 하였을 때, 이미 당사자는 2번의 자살시도를 하고 정신병동에 강제입원이 된 상태였다. 정신병동의 의사도 이 사람은 정신병동에 감금이 되어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을 하는데도 사회복지사는 그 사람을 사회로 복귀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예변은 처음부터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기위해 행정적인 절차부터 시작해 사회복지 자원을 연결하고 법적인 지원을 하였다. 행정적인 절차나 법에서 보면 이 당사자는 당연히 지역사회로 나와서 정당한 사회복지 지원을 받을 수가 있는데, 행정에서는 그것을 거부했다. 사례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늘 이렇다. 법과 지원체계가 있는데 사례가 없다며 사회복지지원을 거절한다. 그러면 시민단체에서는 지금의 이 일을 사례로 만들기 위해 일을 한다. 사례가 없다면 이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지원이 거부당하기 때문이다. 예변도 그 문제를 알았기에 변호사로서 사회복지사로서 성폭력 상담사로서의 지식과 전문성으로 '왜 안되냐?'를 시전하며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사례를 만들었다. 예변이 만든 사례 덕분에 앞으로 누군가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하나도 아니고 수천수만번 반복된다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예변은 심지어 무료법률지원을 하고 있다. 법률지원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 성폭력 상담사로서의 지원 역시 무료이기 때문에 강연이나 교육 같은 기타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변이 이렇게 일을 하는 이유는 지금 하는 일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라서 그렇다. 국가에서 제대로 일을 못하고 행정적인 처리를 못하니 누군가 해야하는 일이고 그 누군가가 바로 예변이다. 예변과 함께 장추련, 전장연, 발바닥, 이음의 활동가가 모두 함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장연이 지하철에서 시위를 할 때 대다수의 사람이 욕을 한다. 전장역 덕분에 만들어진 저상버스와 지하철에 만들어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주로 전장연에게 욕을 하더라. 누군가 항의를 하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심장에 눌러쓴 글 한 자 덕분에 세상이 바뀌고 있고, 그 덕을 우리가 보고 있다. '왜 그렇게 까지 해?'라는 물음은 의미가 없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고 한 사람의 삶을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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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스웰 사람을 움직이는 말의 힘
존 C. 맥스웰 지음, 양진성 옮김 / 토네이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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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스웰, 사람을 움직이는 말의 힘'에서 첫 번째로 기억에 남는 내용은 나의 삶과 내가 말한 것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존 맥스웰은 자신의 삶과 말이 일치하지 않으면 진실성이 없기 때문에 대중에게 동기부여도 설득도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본 내용인데, 본인 스스로 본인을 바꿀수도 없는데 어떻게 가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느냐라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중요한 것은 프랑스 소설가 폴 부르제는 'One must live the way one thinks or end up thinking the way one has lives(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결국에는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라고 쓴 것처럼 내가 세상을 바꾸고 싶고 남을 설득하고 싶다면 먼저 스스로 생각하는데로 살고 나 자신을 바꾸는 것 부터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내용은 아무리 내가 숙달이 되고 전문가라고 할지라고 하나의 강연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이 자신이 특정 분야에 전문가가 되었다고 생각이 들면 더 이상의 준비와 노력을 멈추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준비와 노력을 하지 않은 상태로 실수가 일어나고 그 실수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평생을 강연을 하고 산 사람이지만 강연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 고민한다는 존 맥스웰을 글을 읽으면 사소하고 별거 아닌 일이라고 할지라도 준비와 노력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누군가를 설득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는 내 삶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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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양장 특별판)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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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은 프랑스에서 만난 스웨덴 여류 화가 카린을 만나 결혼을 하고 나서 가정생활의 모습을 작품으로 많이 남겼다. 칼 라르손이 남긴 아내와 자녀의 그림을 보면 얼마나 가족에 대한 애정이 많았는지가 엿보일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을 기록하는 것 처럼 칼 라르손은 자신의 자녀가 자라나는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두었고, 화실에서 자녀와 함께 있는 모습이나 개구진 모습의 자녀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칼 라르손 가족은 개와 고양이도 키운 것 같은데 자녀가 고양이를 앉고 책을 읽거나 반려견이 집이나 마당 여기저기에 누워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당시 시대상황에서 여성은 결혼하면 주로 가사노동을 하였기에 칼 라르손의 아내였던 카린은 화가의 길을 접고 주부로서 살게 된다. 카린의 그림도 궁금하였는데, 책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다. 칼 라르손과 카린 모두 화가로서의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고 자녀도 8명이었지만, 자녀 중 그 누구도 화가로서의 길은 가지 않았다.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자녀가 모두 그림에 재능은 없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명 정도는 화가가 되었을 법도 한데 말이다. 칼 라르손은 우울증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의 그림을 보면 따뜻하고 한적한 스웨덴의 시골마을을 보게 되고 뭉크처럼 기묘하거나 우울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어린시절의 빈곤을 잊을 수는 없고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는 않았지만 어머니와 아내라는 든든한 지원군과 사랑하는 자녀덕분에 우울함보다는 따뜻함이 드리워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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