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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 성공과 행복을 이루고 싶다면!, 개정판 ㅣ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4
미즈노 남보쿠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잘 먹고 많이 먹는 것으로 유명한 우리 선조들은 주로 농사를 했기에 아침일찍 눈을 떠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농사일을 손에서 놓을 수 있었다. 그런 유전자 때문일까, 유독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맛집 탐방, 먹방, 요리하는 방송을 좋아한다. 젊을 때는 소화력과 체력이 좋아 받쳐준다 하지만, 반백살 정도의 나이가 되면, 그동안 어떻게 먹어왔는지를 성적표같은 건강검진 진단을 받는다. 고기와 술을 즐기는 댓가는 심혈관 질환으로, 단 것을 좋아하는 이들은 당뇨로,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장 속 용종으로 처벌(!) 받게 된다. 사람이 참 간사해지는 것은 이 시점이다. 젊었을 때는 이런 종류의 글을 봐도 그 병이 나에게는 비켜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뿌린대로 거둔다. 그래서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과하지 않게 절제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건강관리 비법일 수 있다. 꼭 건강때문이 아니라 음식의 절제를 통해 성공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200년 전, 한 일본인이 쓴 책,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을 소개한다. 이 책의 원제는 <남북상법극의수신록 최초 구어역 판>이다. 1812년 출간된 이후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슬로베니아, 한국, 일본, 중국, 아홉 개 나라에서 211년 동안 55번 출간되었다. 일본인 저자, 미즈노 남보쿠는 18세기 이름을 떨친 관상가로 당시 평균 수명이 40대 중반이었던 시대에 78세까지 장수한 인물이다. 이 책의 내용은 단 하나로, 음식에 모든 길흉화복이 있다는 메시지였다. 달리 표현하면 ‘절제’의 가장 기본적인 본질인 ‘음식을 먹는 일’에 행복과 장수, 번영과 성공이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천지의 덕이 담긴 만물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매우 올바른 처신입니다. (...) 음식을 절제하면 혈색이 좋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운이란 것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음식이 근본적으로 몸을 살리는 원천이기는 해도 운과는 상관없는 일로 생각합니다. 이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일입니다. 음식을 절제하면 몸이 건강해질 것을 알면서 건강해진 몸에서 기가 저절로 열리는 것은 알지 못하니 말입니다. 이렇게 몸과 기가 열려야 마음도 함께 열리는 것이며 이것으로 운이 열리는 것입니다. 누구라도 삼년을 절제하면 없던 운이 드러납니다. 건강해지며 머리와 마음이 맑아져 하는 일마다 큰 힘을 두루 발휘하게 되니 성공과 출세가 당연한 열매로 저절로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pp.96~97)
다이어트를 앞두고 있는 사람, 저녁을 덜 먹고 공부하는 수험생 중에 뭔가 억울한 사람, 먹방을 보며 회의감을 갖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내가 한 끼를 언제 안먹어보았던가를 한참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오늘 저녁 한 끼 굶어볼 아니, 절제해 볼 결심을 얻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