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인사이트 - 배터리 지식의 총집편
정용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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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지식의 총집편
<2차전지 인사이트>
흔들리는 전기차 패권, 누가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것인가?

이 책의 소감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재벌집막내아들’이 삼성가와 한국의 발전사를 보여줬다면, 이 책은 2차전지를 둘러싼 전 세계강국들의 전쟁같은 사랑 싸움을 목격한 느낌이다.(특히 이 책의 1장, ‘전기사회의 서막, 2차전지의 미래’와 2장, ‘정치와 정책으로 맥락 읽기’) 4차산업에 들어선 오늘날, 태양력, 풍력처럼 흐르는 전기를 붙잡아둘 2차전지가 가장 큰 베이스산업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전기자동차 뿐만 아니라 수많은 코드리스 제품들과 전기먹는 하마, AI산업, 그리고 AI의 몸체가 될 로봇과 드론 등 오늘날의 일상은 에너지를 충전해놓을 수 있는 2차전지의 발전이 관건인 세계다.

나도 왕년에 공모주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한 주 받았더랬다. 다들 상장되자마자 팔던데 나는 이름이 맘에 들어 팔지않았다. 에너지 솔루션! 석유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이당시에는 동해바다에 석유이슈가 없던 상황) 에너지 솔루션을 해결해줄 종목이라는 부분이 참 맘에 들었다. 상장되고 더 살 마음도 있었지만 그 당시에 물려있는 애들이 많아 개미중에서도 가장 작은 개미인 나는 한 주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작년인가 한참 최고가를 찍을 때도 난 팔지 않았고(이땐 게으름으로) 현재는 ‘주식투자란, 너처럼 하는 것이 아니다’를 보여주는 표어처럼 아직도 소듕하게 보유중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아 이 종목이 그래서 그때 높아졌다가 지금은 낮아졌구나’를 (이제사!!!) 알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 띠지에는 “2차전지 투자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문구를 미스코리아처럼 둘렀음을 알 수 있다.


3장 ‘2차전지 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지식’에서는 전기화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2차전지에 대해 접근한다. 화학도가 아니라면 용어가 좀 생소할 수도 있지만 2차전지에 재료가 한 두 개 들어가는게 아니므로 이 정도는 읽어줘야 4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렵게 쓰지 않았다. 저자의 이력때문일 것이다. “현재 신한투자증권에서 자동차, 2차전지 섹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책날개 저자 소개에서 발췌) 최소 이정도는 읽어줘야 4장 ‘2차전지 투자 매트릭스’에서 권하는 현재 2차전지에 뛰어든 기업들의 정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내가 소듕하게 생각하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공시 매트릭스도 있어 눈여겨보았다.

이 책은 2024년 5월 소식까지 담고 있는 핫한 책이다. 그러니 AI의 단물이 다 빠져 씹던 껌처럼 느껴지는 투자자들에게 이 책을 ‘당장’ 권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1장부터 충격이었다. 전기자동차의 노동력은 내연기관을 쓰는 현재의 자동차 조립시 필요한 노동력의 10%만 필요하다는 부분과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의 10%를 차지한다는 점을 읽으며 앞으로 우리나라 노조가 가야할길은 어디인가를 생각해보며 자동차산업이 정치적인 이유를 여기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또한, 미중패권싸움이 결국에는 2차전지 싸움이란 것과 세계정치나 외교는 결국은 에너지때문이라는 것도. 석유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사피엔스는 달라진 것이 딱히 없다는 것도.
#2차전지인사이트#원앤원북스#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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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너머의 세계 - 의식은 어디에서 생기고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워지는가
에릭 호엘 지음, 윤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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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경과학으로 ‘의식’이라는 저자의 내재적관점을 ‘책’이라는 외재적 관점으로 표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의식을 향한 젊은 신경과학자의 오래된(!) 질문과 설명, 그리고 숙제로 가득한 문장들이 담겼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내재적관점이 담긴 의식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쓸 글들이 저자가 말한 외재적관점이 되는건가, 나만의 무한궤도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세계 너머의 세계, The World Behind the World>는 ‘의식은 어디에서 생기고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워지는가’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나에게 의식이란, 아니 무의식은 프로이드가 말한대로 바닷물속 잠겨있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빙하부분 정도의 입문지식에 불과했다. 과연 이 책을 읽고 나는 빙하 너머의 펼쳐진 세계가 보일 것인가 기대가 되기도 한 제목이다.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중 하나는 내재적관점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의식을 상세하게 묘사(...) 내재적 관점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문학적 서술기법”(p.56)으로서 소설을 이야기한다. “소설가는 뛰어난 재능을 갖춘 능력자이자 인간의 내면세계를 마음대로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창조자다”(p.57)라고 이야기하며 영화와 비교한다. 아무래도 내재적 관점을 대사나 연기로 표현한 장르를 영화라고 보는 저자의 의견은 주제와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 다른 하나는 외재적관점을 잘 보여주는 과학이라는 키워드다. 여기서부터 본론이 시작된다. 과학의 점진적 발달을 주장하는 칼 포퍼나 혁명적 발달의 쿤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후자를 지지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에서 우울증이라면 햇빛을 받으며 세로토닌을 분비시키라는 정보를 얻었는데 “수십 년간 조사연구를 철저하게 진행해 온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과 세로토닌 수치 사이에 입증된 연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p.92)라는 저자의 설명은 개인적으로 충격받은 부분이다.

이어 행동주의 심리학자이며 심리상자로 유명한 스키너와 노벨상을 받은 프랜시스 크릭, 제럴드 에델만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이 이어진다. (사실 이 부분은 뭔가 젊은 피이자 MZ세대 저자란 이렇구나를 덤으로 읽었다) 또한 대학에서 저자가 몰두했던 통합정보이론의 다섯가지 공리에 대해 다섯가지 장단점을 기술한다.

의식연구에 있어서 좀비논증과 공주와 철학자와의 편지 부분은 흥미는 있었으나 진도가 빠른 감이 없지 않아 이해하는데 애를 좀 먹었다. “일반 상대성 이론 전문가가 된 후에는 더 이상 우주선이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고 상상할 수 없게 된다”에서 “약혼을 취소한 것이다”(p.238) 로 인과부분이 이어지는 이 부분을 읽으며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할머니의 대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다른 시공간에서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내재적 관점으로 다가오는 의미를 굳이 외재적관점으로 밝혀야 하는 목적에 대해서도.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부분이 책장을 넘기기 힘든 부분이었다.

이후 의식을 파헤칠 도구로서 과학의 불완전성에 대해, 드디어 ‘인과적창발성’이라는 범위와 자유의지에 대해 설명하며 이 책을 마무리한다. 끝이 멋있는 책이었다.

“작가는 세상에 생각과 모습을 드러내고 고백해야 한다. 나는 작가로서 그에 따른 자유가 아찔하고 무모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면에서 그런 자유는 오랫동안 추구해 온 역사적인 꿈, 즉 과학적 세계관에서 후퇴하지 않고 과학적 발견에 확고하게 기반을 두면서 목청껏 크게 소리치는 자유에 해당한다.”(p.376)라고 고백한다. 또한 저자, 작가들이 소리치는 그 모든 것들을 들을 수 있는,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며 책을 끝맺는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저자 에릭 호엘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세계 너머의 세계를 의식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의식이라는 빙하를 오르내리는 탐험가를 자처하는 저자의 고백과 그를 관찰하게 된 나는 부디 이 빙하가 오늘날의 기후위기처럼 녹아내리지 않기를, 책 속의 마카크 원숭이처럼 그저 음식을 갈망하는 의식을 발견하는 일 보다는 ‘질적인 부분과 특유한 형이상학적 생태계에 해당하는 양적인 부분이 만나는 혼합지대를 탐구’하는 목소리를 들려주기를 응원한다.


p.s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이라는 세계 너머의 세계를 보았음을 고백한다. 왜 이런 저자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미국인 특유의 모험과 즐기는 그들의 DNA라는 내재적관점과 탐험이라는 외재적관점은 새삼 수동적이고 관성적인 나에게 불을 지피기도 한다. 얼마나 가려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저자만의 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엿본 기회이기도 하다.
2. 나는 이 책이 의식을 과학이라는 외재적관점이라는 도구로 밝혀지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필독하기를 권한다. 의식이 신경과학에서 눈에 보이는 그날이 바로 인간과 싱크로율 100%되는 인공지능이 탄생하는 날 아닐까 생각해보며.

#세계너머의세계#에릭호엘#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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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소년 표류기 팡세미니
쥘 베른 지음 / 팡세미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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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생존능력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시선은 지극히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 흐름으로 돌아가는 ‘현대사회’에 맞춰져 있다. -소설가 천선란”이라는 띠지를 두른, 쥘 베른의 <15소년 표류기>를 소개한다.

쥘 베른의 또 다른 소설인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동물주인공들이 나오는 만화(!)로 나 어릴적 KBS에서 방영한 적 있다. 중절모를 쓴 사자아저씨가 배 또는 기구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내용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1828년생 프랑스인 입장에서, 배를 타고 낯선 땅에 내리면 다 자기땅이 되는 마법의 총균쇠를 가진 시대 한가운데 살았으니 이런 어드벤쳐가 즐거웠을 수도 있겠다라는 삐-뚤어진 마음을 가져보기도 한다.

YBM 시사 출판사의 빨간 영한대역문고 중 <파리대왕>이 집에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이 둘을 교묘히 섞어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자크가 죽으려나? 언제 죽으려나? 이상하다, 분명 어린애가 죽었는데? 기다리며 읽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 오클랜드에는 ‘체어먼’이라는 학교가 있었다. 여기에 다니는 학생 14명은 1860년 2월 14일, 슬루기호를 타고 6주간 항해를 할 예정이었다. 너무 두근댄 나머지 하루 전날밤 배에서 잔다. 눈떴더니 태평양 한가운데였다. 그나마 배에 대해 아는 13살 프랑스인 브리앙과 12살 모코라는 흑인 견습선원이 부러진 돛 재생해가며 겨우 어떤 섬에 도착하게 된다. 14살 미국인 고든과 열세살 영국인 도니펀, 그의 꼬붕 윌콜스, 웨브, 사촌 크로스와 가넷, 서비스, 백스터, 브리앙의 동생 자크, 그리고 9살 아이버슨, 젬킨스와 8살 돌과 코스타까지 총 15명이 이 섬에 2년 정도 표류하며 겪는 일들이다.

나는 작가가 왜 15명이나 이 섬에 가둬야했을까?가 가장 궁금했다. 아이들보다 먼저 이 섬에 표류되어 홀로 죽은 보두앵을 생각하면, 혼자보다는 집단이어야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의 조건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또 15명이라 한 ‘사회’로 보이기도 한다. 아이들은 프랑스인 브리앙과 영국의 우두머리인 도니펀을 따르는 두 무리로 나뉜다. 또 섬에 도착해 이름을 짓는데 서쪽 곶이 3개라 각각의 나라 이름을 따서 명명하는 모습에서는 제국주의 나라 아이들 답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이어린 소년들에게도 시계태엽을 감는 일이라든가, 달력 체크하는 책임을 나눠주고, 벡스터에게는 일지를 기록하게 한다. 1년이라는 임기가 있는 지도자를 뽑기도 하고 도니펀이 아이들 몇을 데리고 떠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작게는 어떤 목적을 가진 그룹에서, 크게는 국가라는 집단인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필수조건같은 것들이 느껴졌다. 그런 것들이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이 열다섯 소년들이 이 섬에서 살아가는 나날들 속에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들이 몇 가지있다. 먼저 어른들. 배를 훔쳐서 노예선 장사하려는 악당 어른들도 이 섬에 표류하게 된다. 애들보다 쉽게 타인을 배신하고, 결국에는 모두가 죽는 어른의 모습과 아이들의 모습이 대비되며 참 아이러니했다. 그래도 아이들이 어른들의 세계보다 낫다는 쥘 베른의 결론에 공감했다. 또 하나는 책의 표지다. 책 반 정도 보다가 표지에 그려진 아이는 누구였지? 브리앙인가?했다. 곱슬머리에 고동색 피부였다. 이 책에서 견습선원으로 나오는 유일한 흑인 열두살 모코가 메인 표지 모델이었다. 14명의 백인아이들 속 유일한 흑인소년. 돛이 쪼개졌을 때 다시 돛을 세워야 된다고 브리앙에게 이야기해주던 소년. 섬에서도 아이들의 요리를 책임지던 소년. 브리앙에게 자크를 용서할 것을 권유하는 소년이다. 이렇다보니 책의 마지막부분에서는 케이트 아주머니가 이후 도니펀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후기를 남기는데 나는 오히려 모코의 행방이 더 궁금해져버렸다. 모코가 책의 표지로 그려진 미니팡세 출판사의 이 책, 너무 좋다.

p.s 1. 몰랐는데 슬이는 이 책을 2-3년전에 읽었다고 한다.(헐?) 하지만 얘가 잘 기억을 못한다. 얘는 누가 죽어야 기억하는 스타일이다. 슬이도 나중에 <파리대왕>읽으면 날닮아 섞어서 기억할 확률 99.9999를 느낀다.

2. 그와중에 제일 나이 많은 고든을 미국인 시켜준거 보면 프랑스인 쥘 베른은 영국놈들은 참 싫어하지만 그래도 미국인에게는 우호적인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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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5가지 생체실험
김서형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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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실험을 대신한 동물실험. 인류는 이마저 대체할 첨단기술을 찾으려는 노력 중이다.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2%미만이다. 게다가 동물실험에 이용된 동물의 99% 이상이 안락사에 처해진다.”(p.5)라는 부분은 처음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임상실험의 대상으로서 생체실험은 존재한다. 이 책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배경을 분석하고 생체실험이 지니는 의미를 평가”(pp.5-6)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은 긍정적인 영향과 논란을 분석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성을 살펴보고 인류의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p.6)는 저자의 책 <세계사를 뒤흔든 5가지 생체실험>을 소개한다.

첫 번째 고대 파트에서는 의학에까지 영향을 뻗쳤구나 싶은 피타고라스로 시작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초등의대반이 성행중인 학원에서 시간이 남아돈다면 이 책의 파트 1을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인류에게 의학의 시작이 어떠했는지 미래의 의사들이 아는 것이 의미있겠다 싶은 고대의학 파트였다. 이집트, 아즈텍 문명에서 심장을 중요시 했다는 이야기나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실제로는 “1948년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의사협회가 채택한 제네바 선언”(p.32)이었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 읽었다. 그리고 “나는 나이, 질병, 장애. 인종, 성별, 국적, 정당, 성적 지향, 사회적 지위 등을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습니다.”(p.32)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8번 내용이지만, 정작 그는 “오직 그리스인만이 의술을 베푸는 대상”(p.35)이라고 한다. 인종, 국적, 정당, 사회적 지위 이런 게 중요한 사람이었다는 것!!!!!!!!!!!!
두 번째 중세시대는 특히 교황과 사이가 좋진 않았지만 합리적이고 개방적이었던 프리드리히2세의 생체실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체실험 대상은 죄수들로 “배에 구멍을 뚫어, 죽는 순간에 인간의 영혼이 육체를 떠났는지를 확인하려 했다.”(p.125)라든지 인간 언어의 기원을 궁금해해서 어린아이를 대상으로도 실험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단테는 <신곡>에서 프리드리히 2세를 이단 지옥에 넣었다고!! 세번째 나치에 의한 실험은 우생학 관점에 따른 것으로 600만 명이라는 제노사이드를 다루고 있다. 네 번째 731부대는 우리나라가 당한 역사적 사건이기에 더 마음 아팠는데 열 받는 점은, 은밀하게 자행되어 생체실험 역사상 가장 잔인하게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대부분 마취 없이 행해져서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생체실험”(p.188)인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이 부분 읽으며 미간에 주름을 펼 수가 없었다 흑흑) 다섯 번째는 미국 1920년대의 KKK 이야기로 시작된다. 흑인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관리를 해준다는 연방정부의 말을 듣고 속아 매독 실험체가 된 가난한 소작농들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러한 생체실험과 동물실험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험이 훨씬 더 정확해져 가고 있다는 희망을 ‘나오는 글’에서 써준다.(그제서야 주름 핌) 이 끔찍한 생체실험을 통한 인류의 의학 발전으로 150세 수명을 바라보고 있는 요즘이다. 죽는 것도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치매나 의식중태로 빠져버리면 나 역시 무수한 약물로 생명을 연장해야 하는 생체실험체가 된다고 생각하니 어서 빨리 연명치료거부 서약서를 써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한편으로는 다행히도 이런 실험 기록물들이 살아 남아 이렇게 책으로 보는, 바로 지금을 사는 우리가 과거에 이런 생체실험이 자행되었음을 목격할 수 있구나에 대해 생각해본다. 뭐니뭐니해도 “중요한 것은 과학을 넘어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다.”(p.80) 생체실험을 통해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새삼 깨닫게 되는 책, 제목은 조금은 섬뜩한 <세계사를 뒤흔든 5가지 생체실험>이었다.

p.s 이 책 내용도 알차지만 그림도 알차다. 목차 다음인가 렘브란트가 그린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1632년) 작품으로 시작해서 꽤 많은 회화를 볼 수 있다. 나는 특히 후반부의 구스타프 클림트 <생명의 나무>가 좋았다.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상징하는 그림이라는 생각을 그냥 추상적으로만 하며 보다가 막상 이 책과 연관지어 “생명이 공통 조상에서 분화되어 다양한 종이 나타나는 방식으로 진화한다고 생각”(p.220)하며 보니 새삼 새로운 그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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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을 만드는 스몰머니 투자법 - 초인 용쌤 유근용이 알려주는 소액 투자의 정석
유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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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은 돈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일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티비에 국문학자가 나와 흥부의 아이들과 심청이를 비교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흥부의 열두 아들들은 이름도 없지만, 심청이는 글의 주인공이면서 제목이다. 흥부가 매맞이해서 쌀을 벌어오면 아들들은 그저 먹기만 하지만, 심청이는 눈먼 심봉사가 저지르는 일들의 사고를 뒤처리하며 책임지기 때문에 야무진 딸래미가 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프롤로그에서 1장으로 넘어가는 페이지에 적혀 있던 저 문장을 읽으며 이런 심청이가 떠올랐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책임진다는 것, 그것은 돈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일 아닌가.
이 책은 ‘돈은 자기 자신과의 지독한 싸움’이라고 말하는 유근용 저자가 쓴 글이다. 맥도날드 알바생이었는데 지금은 100억 자산가가 된 인물임을 암시하는 띠지를 둘렀으니 그 주인공일 것이다. 책 날개에 ‘문제아에서 독서 멘토로, 실천하는 삶을 거쳐 투자자이자 사업가로 거듭난 100억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구와 함께 ‘라이프체인징’에 관련한 모임을 카페, 인스타, 유투브 등에서 운영중이라 한다. 인스타를 하다 보면 ‘미라클 모닝’이나 ‘100일 필사클럽’, ‘마인트컨트롤 독서모임’같은 많은 그룹들이 성행하고 있음을 목격한다. 하지만 내 근처 사람이 직접 체험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어서 와닿지 않았는데 이 책의 저자가 딱 이런 게시글 한가운데 서있는 그런 인물로 보였음을 고백한다. 광고아냐? 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저자 스스로가 주식에는 자신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문장을 읽으며 신뢰감이 생겼다.

이 책 1장에서는 어디서 많이 들어는 봤으나 ‘나중에 찾아봐야지’라고 생각만했던 금융쪽이나 투자쪽 용어가 잘 정리되어 있었다. 은행창구에서 흔히 보는 만기환급형 방카슈랑스 보험같은 정보는 물론, 연말정산에 있어서 13월의 보너스가 아니라 그만큼 소비를 많이 한 것이라는 지적도 새로웠다. ISA 계좌에 관한 설명 역시 많이 도움되었다. 뭐니뭐니해도 청년이라면 받을 수 있는 정부의 혜택에 대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20대~30대 초반에게도 더 많이 도움받을 수 있는 책이다. 2장에서는 콘텐츠로 시드머니를 모으는 법에 대해 기록되어 있다. 이쪽 광고를 엄청 본 것 같다. 대체 뭐하는 게시글인가 했는데 이런 무브먼트(?)에 관련된 거였구나, 이 책을 보며 알게 된다. 블로그나 유투브쪽의 채널 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꼭 운영때문이 아니더라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 기록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p.89)라는 부분도 좋았다. 역시 부자들은 마인드가 달랐다. 하지만 그 마인드는 그냥 생기지 않고 기록을 통해 다져지고 또 다져짐을 알 수 있는 장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리아킴이 이끌고 있는 원밀리언의 유투브는 구독자만 2,620만 명이지만 수익은 0원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댄스를 보여주는 채널이다보니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 저작권자들에게 수익이 돌아간다고 한다!!!!! 3, 4부에서는 꼭 청년들이 아니어도 50만원 가지고도 투자를 할 수 있는 토지 지분 경매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준다. 경매과정부터 써야하는 계약서양식이나 토지 지분과정에서 수익화되는 이야기까지 써있어 이쪽에 관심있는 사람이고 ‘라이프체인징’카페는 가입하기 좀 그렇다면 이 책을 잡으면 되겠다.

에필로그에서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말한 복리의 마법에 대해 적고 있다.

“여덟 번째 세계 불가사의는 바로 복리다, 복리를 이해하는 사람은 돈을 벌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돈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p.303) 인생을 복리로 살 순 없을 것인지에 대해 누구보다도 먼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유근용씨만의 기록, <스몰머니 투자법>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무 살을 맞는 조카들에게 선물용으로 큰 인기였던 <세이노의 가르침>이 있었다. 만약 두 권을 선물할 의향이 있다면 난 한 권은 이 책을 추천하겠다. <세이노의 가르침> 후반부의 ‘은행저축은 목돈을 만들 때까지만 해라’, 이 챕터가 살짝 부실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주식은 영 맞지 않고 아무래도 부동산이 더 좋아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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