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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예감 - AI 비즈니스와 투자를 위한 격이 다른 현장 분석
권기대 지음 / 베가북스 / 2024년 6월
평점 :
AI 예감 : AI 비즈니스와 투자를 위한 격이 다른 현장 분석
*이 책의 목차
Part one, 생성 AI 혁명 2년째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가
Part two, AI 예감 : 주요 산업과 각 분야 경쟁자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챗GPT와 생성 AI 이후 AI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몇 가지 특징”을 “기술적 측면이 아니라 주로 경제와 산업, 비즈니스 그리고 투자의 측면에서 AI의 발전을 고찰”(p.5)하고 있다.
이 장을 읽으며 나 역시 오픈 AI라는 선두에 뒤쳐져 있는 자존심 상한 구글의 제미나이는 어떻게 반전을 마련할지 궁금하다. 또 과연 삼성전자의 세계 최고 제조능력이 온디바이스에서 발휘해 우리나라의 미래먹거리를 삼성이 계속 차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경제 뉴스에 나올 이야기들을 미리보기 하는 것 같아 흥미로운 장이었다. 결국 모든 AI의 산업이 AGI 개발을 향한 발걸음을 걷고 있다는 통찰은 덤. 문제는, “AI에 관한 한 미국이 누리는 장점은 압도적이다. 유럽, 일본, 한국 등의 열세는 언급이 필요없을 정도다. AI 개발에 필요한 언어 데이터의 규모, AI 인재의 집중도, 기술 투자 생태계의 규모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정책의 도움과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AI 기술 개발, 투자를 시장과 기업에만 맡겨 놓아선 그 격차를 따라잡기가 힘들다. 머지 않아 미국이 막대한 AI기술 이용료를 세금처럼 걷어갈지도 모른다.(pp.113~114)” 라는 저자의 지적에 대한 부분이다. 가뜩이나 뒤늦은 AI산업으로의 진입인데 “AI는 빠르고 정치는 느리다”(p.114)라는 전문가들의 말처럼 국가차원의 정책 도움은커녕 발목을 잡는 사안들에 대한 빠른 논의가 필요해보인다.
두 번째 파트는 AI기술의 발전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면면을 둘러보는 내용”(p.6)에 대한 저자의 종목(!) 예감(제목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2장이 중요 포인트)이 적혀있다. 전 산업에 걸쳐 혁명적 변화중이지만 그 중 특히 로봇과 바이오쪽이 두드러진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지금 일어나는 의사들의 난 역시, 영상판독에 있어 의사보다도 정확하다는 AI의 발전이 의사라는 직업군에게 가져다준 위기감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학쪽에서는 암 치료나 동물의료, 뿐만 아니라 심리치료까지도 범위를 넓혀가는 형국인데 이 부분을 읽으며 쌩뚱맞지만 디벗이 떠올랐다. 요새 서울시교육청에서 ‘디벗’이라는 디지털교과서 배부 중인데 향후 삼년 이내로 서울의 모든 학생들이 이 디벗을 사용하게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많은 학부모들이 반대하고 있어서인지(잡스도 자기 자식들은 스무살까지 아이폰을 못쓰게 했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있지 않은가?)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디벗 홍보에 적극적이다. 그 중 대표적인 홍보내용이 이거였다. 아이들이 등교해서, 의례히 체크하게 될 그 날의 바이오리듬은 한달, 석달의 데이터로 쌓여 아이가 현재 정서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일 때 교사와 학부모가 이를 동시에 알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식으로 쌓은 데이터는 다른 유형의 샘플 데이터가 될 것이고, 이 막대한 데이터들은 AI를 추론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뭔가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학생들의 미래는 아직도 잘 보이지 않았는데, AI의 미래만큼은 또렷이 보이는 그런 아이러니한 부분이었다.
이 두 파트 이후의 뒷부분에서는 “AI 기술의 발전이 초래하고 있는 몇 가지 경제적, 사회적 폐단과 문제점, 그리고 AI 기술을 악용하고 심하게는 인류를 위협할 수도 있는 위험성”(p.6)에 관해서도 나열했다. 또 AI개발의 선두주자들의 생각과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도 요약해놓았는데 나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다.
2023년에 쓰인 <챗GPT 혁명>의 뒷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책 <AI 예감>은, 권기대 저자님의 책이다. 책을 읽고, 몇 달 전 포스코 연구소에서 펴낸 책을 읽었는데 그것과도 비슷한 결이길래 저자는 공대생도 아닌데 대기업 연구소에서 펼쳐낼 만한 책을 혼자 쓰셨네? 식견이 왜 이리 넓으신겨? 하며 책 날개에 붙은 약력을 보았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시기도 했고, 전 세계에서를 다니며 쌓은 커리어도 커리어지만, <2024년 비즈니스 트렌드>라는 책과 같은 경제 서적 저자이면서, , <덩샤오핑 평전>, <부와 빈곤의 역사>, <우주 전쟁>, <아이는 어떻게 성공하는가>등 영미, 독어, 프랑스어권 책 50여 종을 번역하셨다. 번역가라면 그 글을 쓴 저자보다도, 그들의 문장을 더 많이 읽었을 사람 아닌가? 그제서야 이 책의 광범위한 시각이 이해가 되며 부러웠다.
아직도 AI가 뭔지 잘 모르겠는 사람, 대충만 아는 사람, AI 관련 주식투자에 있어 머뭇거려지는 사람, AI가 어떤 과정에서 등장했는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호기심이 생긴 사람, 지금 현재 AI의 상황을 글로벌한 시각에서 보고 싶은 사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미래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진짜 여기 나온 종목들은 지금도 상승세에 오르고 있는 애들인데 내가 이 책을 한 달만 빨리 봤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