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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밖으로 ㅣ 풀빛 그림 아이
엔히키 코제르 모레이라 지음 / 풀빛 / 2023년 9월
평점 :
뙤약볕이 내리쬐던 여름이 지나,
소풍 가기 좋은 계절 가을이 다가왔어요.
여름 날씨가 너무 더워 뛰어놀다 지칠까 봐
뜨거운 낮에는 놀지도 못하게 마음을 돌리고
시원한 집에서 놀자고 아이를 설득했었는데,
어느새 뛰어놀아도 땀이 흐르지 않네요.
겨울에도 그랬어요. 너무 추울까 봐 걱정했죠.
코가 빨개지도록 오래 놀고 있으면 걱정되고,
너무 추워 감기라도 들세라 집에 있자고 했어요.
그뿐일까요? 바로 얼마 전에도 우리는 코로나19로
모두들 집 밖으로 나가기를 두려워했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도 않았고,
꼭 해야 하는 외출을 빼곤 자제하라는 방송이
TV 뉴스에서 수도 없이 나오곤 했었답니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기 너무도 두려웠고,
이러다 영원히 지속될까 봐 또 무서웠어요.
과연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매일 한숨과 걱정으로 보내기도 했었지요.
그리 오래지 않은 얼마 전, 바로 그때에 말이에요.
📖
소녀가 살고 있는 마을은 아주 조용해요.
놀이터에도 마을에도 누구 하나 다니지 않네요.
아이들은 저마다 창문에 매달려 창밖을 보아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얼 보고 있을까?
오직 새 한 마리만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있네요.
"언제쯤 다시 밖에 나가 놀 수 있을까?
아이에게 친구라곤 오직 TV와 의자뿐이에요.
어느 날 TV에서 맑은 날씨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는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답니다.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드디어 신발을 신고
문을 조금씩 열고 한 발자국씩 밖으로 나가요.
바람을 느끼고, 하늘을 느끼고, 자연을 느끼고,
그리워했던 바깥세상과 만난 아이를 보세요.
아이는 또 어떤 친구들을 만났을까요?
아주 얇고 작은 그림책 한 권을 만났어요.
두껍지도 않은 이 그림책엔 글도 없지요.
그런데 소녀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겠더라고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마음이었거든요.
우리가 얼마나 답답했었는지,
우리가 얼마나 절실한 마음이었는지,
우리가 얼마나 바깥을 그리워했는지
소녀의 표정에서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우린 내 지역 내 주변에 확진자가 없기를 바라기도 했고,
코로나19확진자가 증가세를 멈추기만 기다리기도 했고,
집 밖으론 웬만해선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기도 했으며
내가 만난 사람 중에 확진자가 없기만을 바라기도 했어요.
그저 마스크를 구할 수만 있길 바란 적도 있었고,
우리 가족만은 걸리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지요.
그때는 우리가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조차
명확히 알 수 없는 혼돈의 시기였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거리 두기가 사라졌대요.
어느 날 마스크도 하지 않아도 된대요.
그리고 누구든 자유롭게 만나도 된다네요.
어디로든 자유롭게 다녀도 된다네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참 힘들었구나 싶어요.
얼마 지나지도 않은 가까운 과거임에도,
지금은 느낄 수 없는 절실함이 있었고,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두려움도 있었거든요.
이렇게 다시 세상을 향해 모험을 떠날 수 있다는 것,
다시 밖으로 나가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시 한번 우리 참 행복 하구나 느끼게 되네요.
밖으로 향한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림만 있는 그림책이라 좋았어요.
내 마음을 담은 해석을 곁들일 수 있음이 좋았답니다.
아직 어려 글을 못 읽는 아이들도, 잘 읽는 아이도,
어른들도 모두 저마다의 경험과 느낌을 담아
해석하고 읽어볼 수 있는 그림책이거든요.
모든 연령이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라,
더욱더 저의 경험을 담아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감동과 공감이 가득 느껴지는 그림책이었어요.
새삼 우리 앞에 펼쳐진 모든 일상에 감사하게 됩니다.
세상을 맘껏 만날 수 있고,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요즘,
지난날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